만화 속 이야기는 그저 만화일 뿐

경제용어 중에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1982년 제임스 윌슨(James Wilson)과 조지 켈링(George Kelling)이 자신들의 이론을 월간지 <Atlanta>에 발표하면서 명명한 범죄학 이론이다. 내용은 이렇다. 건물주인이 건물의 깨진 유리창을 그대로 방치해두 면, 지나가는 행인들은 그 건물을 관리를 포기한 건물로 판단하고 돌을 던져 나머지 유리창까지 모조리 깨뜨리게 된다고 한다. 나아가 그 건물에서는 절도나 강도 같은 강력범죄가 일어날 확률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 용어는 깨진 유리창과 같이 사소한 것들이 도시 전체를 무법천지로 만들 수 있다는 의미로 쓰이기 시작하면서 사소한 문제를 그냥 넘기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경제학 용어가 되었다.

직업 특성상 나는 많은 기업가들을 만난다. 그중에는 소위 말해 잘나가는 사장도 있지만 언제나 그 자리에서 아무런 변화가 없는 분들도 적지 않다.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유지하는 기업을 운영하는 분들도 있고, 회사를 만들고 수십 년이 지났지만 항상 그 자리에서 직원들 월급 걱정에 은행을 기웃거리는 분들도 적지 않다. 그 차이가 어디서 오는지는 확연히 눈에 보인다. 나처럼 경영컨설턴트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상관없다. 그곳의 회사를 방문하고 그곳 사장들과 몇 번의 만남을 가질 수 있다면 누구든지 그 차이가 어디에 있는지를 느낄 수 있다. 톨스토이의 위대한 소설 『안나 카레니나』에 나오는 유명한 문장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불행의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는 말처럼, 잘나가는 기업들은 모두 비슷한 이유가 있지만 망해가는 기업들은 다양한 이유를 안고 있는 것이다. 그 중에 하나가 정리정돈이다. 사업하는 사람들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이 부분이다. “큰 회사를 경영하는 사람들은 작은 일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을 거야. 책상정리, 사무실 청소, 뭐 이런 것들은 관심도 없겠지. 있다 해도 다른 사람들이 알아서 해주겠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러나 이런 생각을 가지고 사업을 하는 분들을 나는 본 적이 없다. 위에서 언급한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제자리 걸음에 계신 분들’을 빼고는 주변 정리에 무신경으로 계신 분들을 만나 본 적이 없다. 오히려 기업이 크면 클수록 본인의 사무실은 물론, 사업장의 위생환 경이나 정리정돈에 대한 중요도를 최우선 순위에 두는 경향이 강했다. 관련하여 내가 겪은 일화를 두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 일화는 내가 입주해 있던 건물에서 있었던 일이고, 두 번째는 고객 사에서 목격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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