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전 영역에서 직원경험(EX, Employee Experience)이 빈번하게 거론된다. 그동안 비즈니스에서 ‘경험(Experience)’이라는 개념은 기업들이 고객에게 차별화되고 매력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매우 중요한 전략이었다. 특히 세일즈와 마케팅 측면에서 고객경험(CX, Customer Experience)을 활용하는 기업들의 전략이 두드러졌다. 반면 직원에 대한 관점은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했다. 기업에 수익(Profit)을 제공해주는 주체는 고객(Customer)이지 직원(Employee)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차 비즈니스에서 직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가고 있다. 이들이야 말로 고객이 경험하는 제품 및 서비스의 질(質)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최종 전달자이기 때문이다. 직원은 더 이상 ‘노동을 제공하는 자원’이라는 개념에 국한되지 않고, 비즈니스 운영과 가치 창출을 위한 ‘핵심자산(Core Asset)’이라는 인식으로 그 경계선을 확장하고 있다. 직원에 대한 인식 전환은 기존의 X, Y세대에서 밀레니얼, 그리고 Z세대로 넘어가는 인구통계학적 전환과도 무관하지 않다. 우리 사회의 일자리 주요 포지션과 점유율을 이들이 차지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밀레니얼과 Z세대로 통칭되는 이들은 이전 세대와 비교할 때, 단순히 급여를 받기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기보다는, 일과 삶의 밸런스, 그리고 직장 외에도 개인 삶에서의 행복 등을 중시하는 성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직원경험은 직원몰입(Employee Engagement)이 아니다
아직 직원경험(Employee Experience)의 개념이 명확하지 않다 보니, 많은 사람이 직원경험과 직원몰입(Employee Engagement)의 사이에서 혼동을 느낀다. 직원몰입은 직원이 더 나은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그리고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조직의 목표에 일체감을 느끼고 헌신할 수 있는 심리적 상태를 말한다. 반면 직원 경험은 한 직원이 한 조직과의 관계에서 입사 전부터 퇴사 후까지 직/간접적으로 겪는 모든 물리적ㆍ기술적ㆍ문화적 경험을 의미한다. 두 가지의 개념이 전혀 별개의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동일한 개념도 아니다. [그림1]에서 보다시피 직원경험의 개념은 점차 변화, 발달되어 왔다. 직원몰입이 인재 유지와 성과 관리 측면을 강조한 반면, 직원경험은 업무 전반에서의 생산성과 환경, 문화, 안전, 비즈니스 목표 달성, 다른 직원과의 관계 등을 모두 포괄한다. 사실 직원몰입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이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계속 나온다. 직원의 생산성 향상과 성과 평가 측면에서 직원몰입은 지난 수십 년간 직원에 관한 주요 측정 지표 중 하나였다. 지금도 많은 기업이 직원몰입을 HR의 핵심 측정 지표 중 하나로 삼고 있다. 하지만 직원몰입의 개념을 이상적으로 반영하고 실현하는 곳은 많지 않다. 성과 몰입 설문조사를 통해 수치를 파악하고, 이를 반영하여 조금씩 변화를 시도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동일한 수준으로 회귀하는 현상은 어느 한 조직만의 문제가 아니다. HR팀 입장에서도 몰입도 점수를 좌지우지하는 근본을 건드리지 못하고 미봉책에 불과한 솔루션을 제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심지어 어떤 HR 팀에서는 조직의 직원 성과 몰입도 설문조사 점수를 조작하거나 수치를 일시적으로 높이는데 집중한 나머지, 직원몰입의 본질을 놓치곤 한다. 반면, 직원경험 중심으로 접근하는 방식은 조직에 대한 큰 그림과 전략적인 관점을 제시한다. 여기에는 잠재적인 인재를 끌어들이는 것과 동시에 개인 및 동료, 상사와의 관계, 그리고 지역사회 봉사 활동 등, 조직 내에서 접하는 모든 경험이 얼마나 긍정적인지 여부로 판단된다. 직원경험의 관점에서 볼 때, 직원몰입은 더 큰 퍼즐 (직원이 조직과 관련하여 경험하는 전반적인 모든 것)의 한 조각 (일반적으로 직원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려는 일시적인 노력)에 불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