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유형의 팀장들이 있다. 업무상 중요한 회의에도 혼자 참석하고, 중요한 고객과도 혼자만 만나고, 핵심적인 정보도 부하직원과 공유하지 않는다. 업무지시도 필요한 부분만 분리해서 개별적으로 하기 때문에 직원들은 전체적인 업무흐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편적 업무만 수행하게 된다. 부하의 성장을 일종의 위협요소로 받아들이는 중간간부들, 부하의 성장이 곧 자신의 불행이라고 생각하는 졸렬한 상사는 현재위치를 사수하는 것 외에는 관심이 없다. 그들에게는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까 부하의 불행이 팀장의 행복? 아무리 유능한 팀장이라도 혼자서 모든 일을 처리할 수는 없다. 잠 안 자고 열심히 일해서 혼자 팀 전체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팀장이 있다 하더라도, 그 팀장은 일상적인 업무에 매몰 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혼자만 열심히 하는 팀장에게는 유능한 사람이 필요하지도 않을 뿐더러 그런 인재들이 모이지도 않는다. 젊은 부하직원들 입장에서는 자신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는 것이, 당장 눈앞의 돈보다도 훨씬 커다란 인센티브로 작용한다. 그러니 자신의 성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상사 밑에서 재능을 썩힐 사람은 없다고 봐야 한다. 부하들이 성장해서 자신의 자리를 위협할 것을 의식해 부하 들의 능력을 고정시킨다고 지위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회사는 여러 개의 팀과 조직이 있기 때문에 다른 부서에서 역량을 키운 후배나 동료가 언제든 자신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기 때 문이다. ‘고마운 우리 팀장님’ 조직의 장이 가진 능력이란 자신과 함께 일하는 부하들의 능력이 합쳐진 것이다. 따라서 부하들의 능력을 키우는 것은 곧 자신의 능력을 키우는 일임을 알아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부하들과 쌓인 신뢰관계는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서로에게 무형자산이 된다. 부하들 입장에서도 자신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상사가 가장 고마운 사람일 것이기 때문이다. 팀장이 혼자서만 잘되겠다고 하는데, 이를 진심으로 지원할 부하직원을 찾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반면 팀장이 같이 커나 가자는데, 이를 반대할 부하직원은 없다. ‘같이 크고 같이 성공 하자’는 유능한 리더가 조직원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 되어야 한다. 이순신과 원균의 차이 23전 23승을 거두며 임진왜란에서 나라를 구한 이순신 장군과 칠천량 해전에서 단 한번의 패배로 조선수군을 괴멸시킨 원균은 똑같은 부대를 지휘했다. 같은 부대를 이끌고 전혀 다른 결과를 보인 것은 리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나타내 주 는 일화이다. 사람의 능력이 상황에 따라 발휘되는 것은 기업에서도 자주 있는 일이다. 똑같은 팀 구성원인데도 팀장이 바뀌면서 커다란 성과 차이를 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프로젝트에서 믿고 신뢰 할 수 있는 사람이 팀장이 되면 사람들은 최선을 다해 일하지만, 신뢰성 없는 거짓말쟁이가 팀장이 되면 팀장 잘되는 꼴보기 싫어서라도 면피할 구실만 찾게 된다. 팀장 자신이 일을 하면 한 사람이 열심히 하는 것이지만, 팀원 들에게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수십 명이 열심히 할 수 있다. 거기다 팀원들이 최선의 노력을 하는 여건까지 만들어주면, 팀장은 수십 명의 인원으로 수백 명에 상응하는 성과를 낼 수 있다. 인간의 능력이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큰 차이를 내는데, 여건이 맞으면 큰 힘을 발휘한다. 앞서가는 팀장이라면 팀원들이 능력을 발휘하고 싶은 여건을 조성해주어야 한다. 팀장파워는 팀원에게서 나온다 자신을 일당 받는 노동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주어진 시간에 일을 시키고 게으름 피우지 않도록 감시·감독하면 된다. 그러나 일정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모인 조직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책임감과 자부심을 인정하고 이에 걸맞은 행동을 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육체노동자의 업무성과는 작업시간에 비례하지만, 정신노동자는 업무집중도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집중도를 높이고 창의성을 발휘해야 하는 조직의 팀장은 공사판 십장과는 다른 접근을 해야 한다. 인간이란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졌을 때 최선을 다하는 존재다. 인간에게 가장 강력한 동기는 이기심에 근거한 경제적 인센티브지만 이는 필요조건이고, 충분조건은 자부심과 책임감 에 바탕을 둔 가치관이다. 잘되는 회사와 탁월한 리더는 돈과 가치관이 가지는 두 가지 힘의 균형을 알고 있다. 균형을 이해하지 못하면 외눈박이물고기처럼 한 가지만 본다. 금전적 보상과 공통된 가치관이란 기업조직을 굴러가게 하는 두 바퀴다. 노동자 아닌 전문가 집단 만들어라 조직원들에게 합리적·경제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하지 못하고, 실체 없는 혁신구호를 외치는 기업에서 이룰 수 있는 실질적 발전은 없다. 마찬가지로 돈의 배분구조는 있으나 합리적 가치관과 보편적 지향점이 없는 기업 역시 생명력이 길지 않다. 이는 과거 머니게임으로 한탕 하고 사라진 수많은 벤처기업들에게서 볼 수 있었던 현상이다. 물론 팀원을 위한 금전적 보상구조는 팀장이 아니라 경영진이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팀원에게 1차적으로 자부심과 책임 감을 부여하는 사람은 팀장이다. 기업의 비전과 경영진의 역량은 팀원들이 직접 대하기에는 너무 먼 거리에 있다. 팀원 입장에서는 얼굴을 맞대고 업무를 같이하는 팀장의 역량에 따라 조직생활의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팀장이 노동력을 쥐어짜려 하면 팀원들은 일당 받고 주어진 시간만 일하는 노동자가 된다. 그러나 팀장이 자존심을 쥐어짜면 팀원들은 연봉 받는 전문가의 집단이 된다. 팀장 자신이 이끌어갈 조직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인지를 생각해보면 답 이 나올 것이다. 김경준 딜로이트컨설팅 대표 △서울대 농경제과 및 동 대학원 경제학과 △쌍용투자증권, 쌍용경제연구원, 쌍용정보통신 △ 딜로이트 투쉬 기업금융, 딜로이트컨설팅 전무, 부사장 △저서 ‘잘되는 회사는 분명 따로 있다’ ‘뛰어난 직원은 분명 따로 있다’ ‘인정받는 팀장은 분명 따로 있다’ ‘거친 산을 오를 땐 독재자가 된다’ ‘위대한 기업, 로마에서 배운다’ ‘소니는 왜 삼성전자와 손을 잡았나’ ‘대한민국 초우량기업 10’ ‘CEO, 역사에게 묻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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