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신경영‘첫 작품’은 채용 혁신

삼성이 13일 지방대생과 저소득층을 우대하도록 대졸공채 방식을 바꾼 것은 사회를 향해 던진 ‘희망의 메시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능력과 상관없이 차별받던 지방대생, 저소득층에 기회를 줌으로써 ‘꿈과 희망’을 주는 사회를 만들어나가겠다는 삼성의 시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지금의 채용방식으로는 ‘헝그리 정신’을 지닌 다양한 계층의 신입사원을 뽑기 어렵다는 반성도 영향을 준 것으로 관측된다. “사회에 희망사다리 세워라” 사회 계층 간 불평등 심화는 삼성의 고민거리 가운데 하나다. 한국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삼성으로선 사회 안정이 큰 관심사다. 불평등이 심해지면 글로벌 1등 기업인 삼성을 향한 불만과 질시도 커질 수 있다.삼성은 이 같은 인식에 따라 글로벌 기업으로 들어가는 대문을 활짝 여는 채용 혁신 카드를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삼성이 사회에 할 수 있는 가장 큰 공헌인 ‘고용’을 통해 불균형을 완화하는 데 기여하려는 시도다. 대졸 공채에서 지방대생을 35% 선발하고 저소득층도 5% 특별 채용하겠다는 계획은 이렇게 나왔다. 이인용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은 “지방대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 균형발전을 유도하는 효과도 고려했다”며 “지방대생 35%는 경쟁력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기회균등을 적극적으로 실행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헝그리정신 지닌 인재 찾아라” 삼성의 퇴사율은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지만 신입사원의 이탈률이 높다. 성실함, 조직력 등을 요구하는 삼성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젊은 사원이 많다는 얘기다. 삼성 관계자는 “학벌, 어학능력 등은 화려하지만 현장에서 써보면 헝그리 정신, 창의성이 모자란 사원이 많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삼성은 젊은 사원의 도전정신 등을 키우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달 초 하계신입사원 수련대회에서 이건희 삼성 회장이 “장래의 꿈과 목표를 세우고 끊임없이 도전할 것”을 강조한 것도 맥을 같이한다. 삼성은 지방대생, 저소득층 등의 비율을 높이는 게 헝그리정신을 고양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삼성은 지난 2월 고졸 공채를 첫 시행하면서 예정보다 100명이 더 많은 700명을 뽑았다. 원기찬 삼성전자 인사팀장은 “고졸 채용을 하면서 삼성도 많은 것을 배웠다”며 “어려운 환경을 꿋꿋하게 극복한 지원자들에게 일할 기회를 주면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겠구나 하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은 헝그리 정신에 기반해 성장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30~40년 만에 맨 땅에서 자기 능력으로 TV 1등, 반도체 1등, 휴대폰 1등을 일군 게 삼성이다. 이 때문에 삼성 사장단엔 이른바 지방대, 비SKY대 출신이 많다. 삼성전자의 윤부근 사장(한양대)과 신종균 사장(광운대), 전동수 사장(경북대)뿐 아니라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청주대), 이상훈 미래전략실 전략1팀장(경북대), 김명수 전략2팀장(부산대)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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