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조직문화 구축, 선택이 아닌 필수

Case 1 지난 2002년 청소용품 전문업체인 미국 존슨왁스(Johnson Wax Prof-essional)의 CEO인 그레그 로튼(Greg Lawton)이 유럽의 다국적기업 유니레버(Unilever)의 청소용품 사업부 디버지레버(DiverseyLever)를 인수하겠다고 했을 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2001년 매출액이 11억 달러였던 존슨왁스가 덩치가 더 큰 디버지레버를 인수해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까 의문시되었으며, 이질적인 조직문화도 문제였다. 위스콘신을 근거지로 오랫동안 비공개 가족기업 형태로 운영돼온 존슨왁스는 창업가 정신이 왕성하고, 비공식적이며 직관에 의존하는 의사결정 풍토를 갖고 있었던 반면, 디버지레버는 다국적 기업답게 시스템과 통제를 앞세운 관료제적 경영에 익숙하며, 공식적이고 조직적인 의사결정을 선호해왔다. Case 2 2001년 제너럴밀스(General Mills)의 필스버리(Pillsbury), 두 회사의 M&A는 큰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제너럴밀스는 마케팅과 신제품 출시에 강점을 갖고 있었고, 필스버리는 고성장 하던 식품분야에서 많은 제품들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M&A 당시 애널리스트들은 합병 이후 매출이 곧바로 4~5% 늘어나고, 주가도 11~15% 뛸 것으로 전망했다. (성공하는 M&A- 인수해야 하는 이유 명확해야- 조선일보 2007년 8월 18일 기사 중에서)

결과는 의외였다. 존슨왁스와 디버지레버는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합병 후 선전을 거듭한 반면, 제너럴밀스와 필스버리는 M&A의 대표적 실패사례로 꼽힌다. 두 사례에서 성공과 실패를 가른 중요한 요인은 무엇일까? M&A의 성공이 1~2가지 요인으로 귀결되지는 않겠지만, 두 회사는 조직문화의 관리 방법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존슨왁스의 CEO는 인수합병에 따른 조직문화 화합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M&A를 발표하기 이전에 이미 두 회사의 경영진이 상호 협력할 수 있는 의사결정 시스템을 구축해 놓았다. 그리고 합병작업에 직접 연관되지 않은 대다수 임직원들은 통합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종전대로 자신의 업무에 몰두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노력과 준비 덕분에 존슨왁스는 합병과정에서 조직 구성원들의 동요 없이 핵심고객과 핵심인재를 거의 100% 유지할 수 있었다. 반면 제너럴밀스의 경영진은 M&A 후속작업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채 오로지 낮은 가격으로 M&A 거래를 성사시키는 데만 몰두했다. 그 결과 조직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큰 혼란을 겼었고 기대했던 시너지효과도 거둘 수 없었다. 이 두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M&A과정에서 양사의 조직문화를 어떻게 관리했느냐에 따라 통합 이후에 나타나는 성과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직을 움직이는 것은 ‘문화’ 그렇다면 M&A의 핵심성공요인인 조직문화를 어떻게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인가? 조직문화는 그 기업만이 가지는 고유의 핵심가치를 바탕으로 조직구성원들의 사고와 행동방식을 규정해 온 것이다.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된 것인 만큼 한 순간에 달라지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인수합병 이후 조직문화 구축은 많은 시간적, 물적 자원이 소요되는 작업이며, 성공적인 통합을 위해서는 순차적인 접근 방식이 요구된다.

먼저 피인수기업의 조직문화를 진단하기 위해 임직원 인터뷰 및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양사의 미션·경영철학·핵심가치 등의 문서 분석을 통해 인수기업과 피인수 기업 간의 조직문화 Gap을 파악한다. 특히, Cross-border M&A의 경우, 국가 차이에 따른 문화적 이질성에 대한 사전 이해가 필수적이다. 또 피인수 기업이 과거 여러 차례 M&A의 전례가 있을 경우에는 기업실사 단계에서부터 과거 M&A의 실패 요인과 M&A에 대한 직원들의 인식·태도 등을 명확히 분석해 불필요한 문화적 갈등을 빚어지지 않도록 접근해야 한다. 문화진단 인터뷰를 통해 1. M&A에 대한 조직 내 시각(인수기업에 대한 직원들의 인식, 구성원들의 동참을 위한 조직 차원의 지원사항, 인수기업이 수행해야 할 역할 등), 2. 조직문화 특징(피인수기업 고유한 문화적 특징, 최근 조직분위기 변화 및 주요 계기 등), 3. 조직구성원들의 강약점 등에 대한 정보를 획득하며, 그 결과는 양사간 신뢰형성을 위한 향후 실행계획 수립, 임직원 커뮤니케이션 내용 작성, New Company의 핵심가치 정립을 위한 주요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피인수기업의 현 조직문화 진단과 직원들 강약점에 대한 파악, 인수기업과의 Gap 분석 등이 완료되면 양사 임원들간의 ‘LAW’(Leadership Alignment Workshop)이 필요하다. 단일 기업의 조직문화 구축과 인수합병 시 조직문화 구축 간의 차이가 나는 부분은 시스템 통합이나 조직문화 내재화에 앞서 양사 간 신뢰형성(Trust-building)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특히 Cross-border M&A처럼 서로에 대한 정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경우나 과거 여러 차례 M&A 실패를 경험해 M&A 자체에 대해 회의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기업을 인수할 경우, 상호 간의 신뢰형성을 위한 활동들은 그 중요성이 더 클 수 있다. LAW는 양사간 신뢰형성을 위한 첫 단계이자, 새롭게 설정된 인사 방향성에 대한 공유를 통해 상호 간 동의를 형성해 변화관리를 해 나가기 위한 중요한 시작점이다. 피인수기업의 전 임원, 인수기업의 관련 임원 및 파견인력 등이 참가해 1. PMI(Post-merger Integration) 상황에서 필요한 임원 리더십에 대한 강의, 2. PMI 이슈 및 향후 변화 방향성에 대한 공유, 3. PMI의 성공적 실행을 위한 임원 리더십 요구사항에 대한 논의, 4. PMI 변화 방향성에 대한 토론, 5. 상호간 신뢰형성을 위한 활동 등에 대해 1박 2일 기간 동안에 걸쳐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이 Workshop을 통해 향후 인수기업과 피인수기업 간 조직문화 통합의 정도나 요구되는 핵심가치 등에 대한 방향성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한다. 임원 간의 PMI 방향성 공유 이후에 피인수기업 전직원을 대상으로 ‘한마음 교육’(Oneness Program)을 실시한다. 이 교육의 목적은 인수기업과 피인수기업간 상호이해를 통한 신뢰구축을 하는 동시에 피인수 기업 내부에서 임원과 직원, 사무직과 생산직 직원들 간에 하나가 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다. 피인수기업의 전직원과 인수기업 임원과 파견 직원이 참가한 가운데 1. 퀴즈 형식의 상호 이해도 평가, 2. 팀 빌딩을 위한 슬로건이나 깃발 제작, 3. 팀워크 형성을 위한 공동과제 해결(예: New Company 비전 전파를 위한 Song, UCC제작), 4. 상호신뢰와 회사 발전을 위한 공동의 선언문 작성 및 공표 등 직원들이 알아야 할 정보나 One-firm Spirit을 그룹활동을 통해 단시간에 효과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Outdoor Activity 형태로 운영한다. 임원과 전 직원으로 이어지는 신뢰형성 단계 이후에 본격적으로 New Company의 조직문화 구축을 위한 작업을 실시한다. M&A 시 핵심가치를 구축하고 이를 내재화, 모니터링 해 실질적으로 PMI 이후 조직문화를 구축해 나가는 과정은 통합방식에 따라 차이가 존재할 수 있다. 합병 이후에도 독자적인 경영을 보장하는 Independence Model의 경우에는 1. 독자적 핵심가치 체계 구축, 2. 내재화 Master Plan 수립 및 구체적 프로그램 수립·운영, 3. 핵심가치 실천수준 모니터링 및 개선과제 도출의 순으로 프로세스가 진행된다[그림 2]. 피인수기업 조직문화 특성 및 조직구성원 강약점 등 내부환경 분석을 통해 유지·강화가 필요한 부분을 분석하고, 환경·전략의 요구, 유사 기업 핵심가치 벤치마킹 등의 외부환경 분석을 통해 요소와 도입, 반영이 필요한 요소들을 파악해 핵심가치 Keyword를 도출한다. 또한 인수기업의 핵심가치 중에서 도입이 필요한 부분을 확인해 양사간 문화적 정합성(Cultural Harmonization)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도출된 핵심가치를 직원들에게 내재화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실행 프로그램을 운영해 전 구성원들의 실질적인 사고와 행동변화를 유도할 수 있도록 한다. 핵심가치 내재화는 가치인지-확산·체화-실천 강화의 3단계로 진행되며, 구성원들이 각 단계별 목적에 부합하는 특정 프로그램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모니터링을 포함한 핵심가치 내재화 전 과정을 피인수기업에서 자체적으로 시행하며, 모니터링 결과 및 과제도출 사항을 인수기업에 보고하는 형태로 실시한다. 국내 여러 M&A 사례와 같이 독립 경영이 아닌 중복기능간 통합을 통해 운영상의 효율화 와 극대화를 목적으로 one-firm 체제의 강력한 형태의 통합을 구축한 경우에는 인수기업의 핵심가치를 피인수기업에 그대로 적용하거나 양사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새로운 핵심가치를 만들어 문화통합(Culture Integration)을 추구하기도 한다. 이 경우에는 인수기업의 핵심가치를 피인수기업 직원들에게 초기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식이 중요하며, 핵심가치 실천의 모니터링과 과제도출은 인수기업이 주가 되어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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