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는 지금도 살고 있는 사람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그야말로 시대를 풍미한 천재요, 또 끊임없이 화제를 몰고 다닌 예술가여서도 그렇지만 실제 그가 산 시기(1881~1973)가 우리와 겹쳐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의 부와 명예를 다 누리면서도 장수까지 한 그였지만 그 역시 무명화가로서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 연구가들은 이 시기를‘청색 시대(1901~1904)’라고 부른다. 이름 그대로 청색시대는 피카소에게 가장 우울한 시기였다.
1901년 당시 스무 살이었던 피카소는 가난했다. 돈을 벌지 못해 차가운 빵으로 연명해야 했고 너무 추워서 그림을 태워가며 언 몸을 녹여야 했다. 가까운 친구 카사헤마스가 죽자 피카소는 자신도 제대로 먹지 못해 눈이 멀지 않을까 걱정해야 했다.
권영설 한국경제 편집국 미래전략실장/한경아카데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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