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D 담당자의 역할과 과제”가 매년 달라질리 없건만, 해마다 HRD 담당자는 해야 할 일들을 다시 찾고 있다. 최근에는 저성장 시대를 맞이하여 HRD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찾는 일이 많은 것 같다. HRD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결국 HRD 담당자가 앞으로 해야 할 일과도 일맥상통한데, 특별히 저성장 시대라고 해서 ‘뭐, 별다른 것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기업에서 HRD가 해야 할 본연의 일은 개인개발과 조직개발을 통한 조직의 변화혁신이다. 이러한 본연의 일이 매년 새롭게 강조되는 것은 아직도 HRD가 조직 내에서 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기업 내에서 교육담당자가 HRD 담당자로 바뀐 지 이미 오래고, HRD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조직 전체에 강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HRD 담당자의 역할과 과제”가 언급된다는 것은 HRD 담당자들이 자신이 수행하는 일에 대해 다시 한 번 뒤돌아 봐야 한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저성장 시대에 HRD 담당자가 해야 할 일을 굳이 생각해 보자면 그 어느 때보다 선택과 집중을 잘 해야 할 것 같다. 물론 이 역시 항상 하는 이야기이지만, 조직 내에서 HRD 담당자는 중장기 인재육성 전략을 잘 수립하고, 또 이와 연계된 그해의 교육계획에 따라 최선의 노력으로 교육을 실행하여야 한다. 하지만 저성장이 예상되는 2013년에는 HRD 담당자들이 자신이 해야 할 일들, 즉 리더십, 핵심가치, 핵심인재 육성, 글로벌 인재육성 등 보다는 자신들의 근본적인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인식을 재점검하고, 이의 실천에 보다 많은 선택과 집중을 해 봤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해본다. 먼저, HRD 담당자의 적지 않은 수가 스스로를 교육담당자로 인식하고, 자신의 일을 교육기관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으로 제한하고 있다. 국내 기업교육기관의 형태가 훈련원, 연수원, 인력 및 인재개발원 등으로 발전한 것을 보면 이 또한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사이버 및 informal Learning을 포함하여 교육활동이 핵심사업인 점 역시 사실이다. 그러나 HRD 담당자라고 하면서 스스로를 교육기관에서의 활동에 국한하는 것은 무엇인가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 교육담당자에게는 연수원 및 교육기관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을 어떻게 잘 수행할 것이냐에 대한 관심이 우선이다. 이들은 조직 및 사업부서에서 요구되는 교육에 대하여 최선의 노력으로 최적의 교육과정을 만들고 운영한다. 어떤 강사가 적합하며, 교육시기, 교육대상자, 편안한 교육환경 선정 등이 주요 이슈이다. 물론 사후에 해당 교육이 적절했는가에 대한 평가분석에서부터 결과보고에 이르기까지 해야 할 일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들이 하는 일은 조직의 중심축으로서 무엇인가를 생산해내기 보다는 조직의 여러 기능이 원활히 운영되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HRD 담당자는 이보다는 좀 더 많은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사실 현업에 바쁜 각각의 단위조직이나 사업부문이 요구하는 것들은 주로 현재의 문제해결과 관련된 것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HRD 담당자들은 조직의 장기적 인적자원육성과 단기적 문제해결 사이의 중요도와 시급도 등을 판단하여 먼저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사업부문에서 요구되는 것만을 후행적으로 수행하는 것은 스스로 방향성을 잃을 수 있고, 또 전사적 관점의 시각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HRD 담당자들은 단기적으로 한 번의 교육을 잘 수행해 내는 것보다는 장기적으로 조직구성원의 역량강화를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선행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조직 및 구성원에 대한 요구조사 등을 기반으로 육성체계 및 방향을 정립하고, 구성원들이 현업의 바쁜 와중에도 자신의 역량개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역량개발 활동은 또한 강의장에서의 교육 이외에도 매뉴얼 등의 책자발간에서부터 포스터, 스크린 세이버 등을 통한 계몽활동, 조직활성화 이벤트 등도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HRD 담당자들이 단순히 교육서비스만을 제공하는 교육담당자들과 다른 점은 위의 다양한 활동을 방향성을 가지고 진행한다는 점이며, 이들은 조직의 인적자원 육성과 관련된 모든 유무형의 제품(교육 및 다양한 Intervention)을 스스로 생산하고 또 그 결과를 조직 내 지적자산으로 축적하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담당자와 HRD 담당자는 같은 역할을 수행하면서 단순히 단어만 다른 것이 아니라, 인적자원 육성에 있어서 행정처리의 달인에서 목표설정 및 방향제시자, 그리고 서비스 제공자로부터 지적자산 개발자 및 전파자로 발전하고, 수행하는 일들이 달라져야 한다.   교육담당자들이 HRD 담당자로 발전하기 위한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해 본다. 물론 요구조사 등을 위한 인터뷰 기법, 통계처리 방법, 과정개발 및 교육체계 수립 등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어느 정도 갖추어야 함을 전제로 하고 난 다음의 이야기이다.   첫째로, HRD 담당자는 조직 내 인적자원육성과 관련한 컨설턴트이다. 교육도 당연히 조직 내 여러 활동 가운데 하나이지만, 교육장 내에서의 활동에 얽매이기 보다는 조직 내 다양한 활동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야 한다. 최고경영자를 포함한 경영회의 등에서 언급되었던 이야기를 관심 있게 살펴봐야 하며, 노동조합, 전략부문 및 각 사업부문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인적자원육성에 참고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하여 조직역량강화를 위한 적절한 판단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둘째로, 교육의 사전, 사후 활동에 더 많은 노력과 투자를 해야 한다. 교육담당자들은 주어진 교육과정운영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매번 어떻게 잘 운영할까에 최고의 관심을 쏟는다. 그러나 이에 바쁜 나머지 조직의 문제해결을 위하여 선정된 교육과정이 적합했었는지, 사후에 현장에서 제대로 실천되고 있는지에 대해 신경을 쓸 여유가 없는 것 같다. HRD 담당자는 그들이 수행하는 여러 가지 활동이 조직의 성과향상에 기여한다는 믿음을 갖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기대와 희망이 현실이 되려면 개인의 역량향상이 교육장을 떠나서 제대로 발휘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향상된 조직구성원의 역량이 제한된 교육장소보다는 업무현장에서 발현되도록 해야 하고, 이러한 일이 발생하는 업무현장의 추가적인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직접 챙겨볼 수 있어야 한다.   셋째로, 조직 내 주요 의사결정 기구와 연계해야 한다. HRD 관련활동이 현장의 요구파악에서부터 실천까지 모두를 아우르고 있으나, 개별현장에서 실천되고 있는 바를 바로잡거나, 수정하기에는 쉽지 않을 수 있다. HRD가 궁극적으로 조직역량개발을 통한 조직의 변화혁신을 추구한다면, 조직의 주요부서 및 기관과 협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육 또는 다양한 Intervention이 현장에서 잘 실천되도록 하기 위하여 해당 사업부문 뿐만 아니라, 재무조직, 전략조직 등과의 협업이 필요할 것이고 또 사후 지속적인 실천을 이루기 위해서는 감사조직 등과 협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로, 가급적 많은 Intervention이나 교육활동을 HRD 조직 내부의 힘으로 해야 한다. 과거 연수담당자, 교육담당자들의 주요업무 가운데 하나가 적절한 강사를 섭외하는 것이었다. 해당 강사와 교육생이 연수원 밖을 나가면 연수원에는 남는 것이 없었다. 해마다 승진자 과정이 이루어지지만 핵심내용이나 교육방향이 달라지기도 하였다. 조직에서 요구되는 부장, 과장이 기본적으로 수행해야 할 역할이 해마다 크게 달라질 수 없고, 그 조차도 섭외된 외부강사의 역량에 따라 달라져서는 안 될 것이다. HRD 담당자들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교육과정을 지속적으로 전파하고, 이의 축적을 통하여 조직의 지적자산을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다섯째로, 과정개발 등 교육조직 내부 활동보다 강의, 현장 문제해결을 위한 컨설팅 등 보이는 외부활동에 더 역점을 두어야 한다. 요즘 적지 않은 교육담당자들이 자신의 역할을 확대하기 위하여 인터뷰, 설문분석, 교육체계 수립, ISD, ADDIE 등의 과정개발과 관련된 내용을 학습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재의 교육담당자 활동을 하면서 이러한 내용을 별도로 습득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닐 수 있다. 또 어렵게 학습한 내용이 현장에서 쓰이지 않는다면 그것 또한 기대한 바를 달성하기 어렵다. 효과적인 방법은 교육외부 조직에서의 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학습하는 것이다. 즉, 조직구성원을 대상으로 강의날짜나 컨설팅 방향 등을 정하고, 이를 위하여 빠르고 다양한 학습을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사실 교육조직 내부에서 학습하고 있는 것들이 아직은 그들만의 리그로 인식되기 쉽고, 조직에서 HRD에 요구하는 것들이 그렇게 한가한 것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HRD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바는 조직성과다. 이를 위하여 조직역량을 극대화시키려 노력하고, 또 그렇기 때문에 조직변화와 개인역량 강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과거 연수조직에서 추구했던 바도 이와 유사하다. 그러나 당시에는 개인역량 강화, 개인변화에서부터 출발하여 조직의 성과향상까지 바랬던 것으로, 실제로는 개인차원에서 머무르고 말았던 것 같다. HRD는 먼저 조직차원에 그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그리고 그 범위나 활동영역 등이 교육현장으로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 지금의 시점에서 시급한 것은 HRD가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는 점이고, 스스로의 마케팅 전략과 동조세력 구축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때 조직은 HRD에 단순한 교육운영이 아닌 보다 차원 높은 요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유료회원전용기사

로그인 또는 회원가입을 해주세요. (유료회원만 열람가능)

로그인 회원가입
저작권자 © 월간 인재경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