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는 기업은 드물다. 대부분의 CEO들은 기업의 경쟁력 확보차원에서 인적자원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특히, 저성장 시대에 접어든 요즈음 HRD 담당자에게 보다 많은 책무와 역할을 요구한다. HRD 부서가 존재하는 궁극적인 목적이 기업의 성과창출이라는 점에서 HRD 부서에 대한 경영층의 요구는 더 강해지는 것 같다. 이러한 경영층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HRD 부서에서는 다양한 활동을 기획하고 조직의 변화와 성공을 위해 노력해왔고 지금도 꾸준히 노력 중이다. 특히, 성공적인 HRD를 담보하기 위해 우수한 교육 전공자를 채용하거나 양성하여 HRD 부서의 역량을 강화해왔다. 과거 어느 때보다 지금의 HRD 담당자의 역량이 뛰어난 것도 이러한 과정의 산물이라고 하겠다. 하지만 대부분이 기업교육을 전공했거나 다양한 HRD 경험을 소유한 역량 있는 전문가들이 기업교육을 담당하는 현재의 HRD 부서에서 과거보다 조직의 성과창출을 더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왜 그럴까?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HRD 전략에 적지 않은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효과적인 HRD 전략은 어떤 것일까? 많은 요인이 있겠지만 다음 세 가지 요소가 중요할 것이다. 첫째 ‘무엇을(What) 할 것인가?’, 둘째 ‘어떻게(How) 할 것인가?’, 셋째 ‘누가(Who) 할 것인가?’이다. 우리나라 HRD를 보면 위의 세 요소 중에서 무엇(What)과 어떻게(How)는 여느 선진국 못지않게 잘하고 있다. 무엇(What)의 예를 들면 역량 중심의 HRD를 위한 역량모델링, 핵심가치 도출 및 교육 등이 될 것이며, 어떻게의 방법론은 6 시그마 등 컨설팅 회사나 자체 인력을 양성하여 수행하는 활동 등이 될 것이다. 하지만 마지막 요소인 누가할 것인가에 대한 활동을 구체적으로 보인 기업은 많지 않다고 판단된다. HRD가 전략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HRD를 교육부서가 전적으로 담당하는 것으로 간주해서는 안된다. CEO, 관리자, 직원 각자가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학습전이 이론에 의하면 학습전이가 잘 일어나기 위해서는 첫째, 교육생의 학습동기 및 능력, 둘째, 효과적 교수설계(체계적 과정설계, 운영, 평가 등), 셋째, 현업 적용을 위한 조직의 지원 환경 등이 중요하다고 되어 있다. 잘 살펴보면 첫째 요소인 배우려는 동기와 자세, 능력을 갖춘 학습자의 선정은 주로 인사부서나 경영층이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 셋째 요소인 현업 적용을 위한 조직적 지원(상사 및 동료의 지원) 환경 역시 HRD 부서가 단독적으로 조성하기 쉽지 않다. 위 세 요소 중에서 둘째 요소인 교수설계만 HRD 부서에서 비교적 잘 수행할 수 있는 부분이다. 즉, HRD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위의 세 요소가 모두 필요하지만 정작 HRD 부서에서 수행할 수 있는 영역은 둘째 요소 중 하나이다. 성공적인 HRD를 위해서는 HRD 부서 혼자만으로는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무리 유능한 HRD 전공자를 교육부서에 배치하더라도 위의 다른 두 요소가 담보되지 않으면 효과적인 HRD가 불가능하다. 위의 세 요소를 국가 차원에서 규명한 후에 기업과 조직에서 잘 수행토록 지원하고 있는 국가가 영국이다. 영국은 1992년부터 IIP(Investors in People)이라는 인적자원개발 우수기관 인증제도를 실시해오고 있으며, 현재 60,000개가 넘는 영국 기업이 이 인증제도에 참여했다. 50여 개에 이르는 인증 지표를 설정해놓고 HRD 전문가가 해당 조직을 이 인증지표를 중심으로 심사하고 우수한 기업에 IIP 인증을 해주고 있다. 이 지표에서는 아래 표와 같이 대부분의 HRD 활동에 있어서 CEO, 직속상사, 직원의 역할을 동시에 중요시하고 이를 점검한다. 거의 모든 HRD 활동에 있어서 이 세 주체의 참여와 관심을 중요시 한다는 것이다. 아래 표는 필자가 IIP 인증 지표의 일부를 정리한 것이다. 위의 지표를 보면 HRD 전문가 보유 여부, 1인당 교육훈련비, HRD 시스템 보유 여부, 프로그램 종류, 프로그램의 특성 등에 대한 질문은 없다. 모든 인증지표가 사람(Who)에 대한 내용이다. 반면 2005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우리나라 인적자원개발 우수기관 인증제(Best HRD)의 인증지표는 대부분이 HRD 시스템 보유 여부, 1인당 교육훈련비, 교육전문가 확보여부, 시설 보유 여부, 학습동아리 보유 여부, 보상과 인정 시스템의 객관성, 현업적용도 측정 여부 등 대부분 HRD 부서에서 추진하거나 담당해야 할 내용이다. 사람에 대한 중요도는 경영층의 HRD에 대한 관심 정도를 측정하는 항목뿐이다. 우리나라 인적자원개발 우수기관 인증제는 HRD부서에서 할 수 있는 활동 영역을 주로 점검하고 있다. 이는 HRD는 HRD부서에서만 한다는 발상이다. 반면 영국의 IIP는 HRD는 HRD 부서가 아니라 경영층, 관리자, 직원이 한다는 발상이다. 즉, 무엇(What)이나 어떻게(How)보다는 주체(Who)를 강조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학습전이 이론을 고려하면 영국 IIP의 접근이 보다 설명력이 있다고 판단된다. 우리나라 기업교육부서도 한국의 인적자원개발 우수기관 인증제의 사고를 하고 있지 않은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HRD는 결코 교육훈련부서에서만 전담하는 것이 아니다. 조직 구성원 전체가 동참할 때 전략적 HRD가 가능하고 성과중심의 HRD가 비로소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조직의 CLO는 HRD가 조직 구성원 전체의 책임 아래 이루어져야 효과적이라는 것을 전제로 CEO, 중간관리자, 직원의 적극적 참여를 이끌어 내는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이럴 경우 현업해결 중심의 HRD가 가능하게 될 것이고, HRD가 조직의 전략적 파트너가 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HRD 담당자의 역할 역시 교수설계에 머물러서는 안될 것이다. 인적자원개발은 조직의 성과와 개인의 역량 강화를 위한 것이고 그 주체가 관리자와 조직 구성원 개개인이라는 사실을 구성원들이 인식하도록 하는 변화관리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즉, 어떻게 하면 인적자원개발을 위해 조직구성원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교수설계에 매달려 밤을 새우는 것보다 훨씬 성공적인 HRD를 구현할 수 있는 왕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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