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의 연수원장으로 부임해 경험한 조직변화의 실제사례를 이야기해보려 한다. 3년간에 걸쳐 의미 있는 변화를 일구어낸 것 같다. 구성원들이 스스로 마음의 문을 열고 팀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놀랄만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 생생한 경험을『Switch』(Chip Heath & Dan Heath 공저)의 변화 Guideline을 참조하여 구성해보았다. 여기에다 주먹구구식의 변화노력을 뒷받침 해줄만한 리더십 이론을 덧붙였다.『Positive Leadership』(Kim Cameron 지음), 비범한 성과를 만들어내는 비밀전략이다. 조직변화를 희망하는 리더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아들 녀석이 글쎄 회사를 다른 곳으로 옮기면 안 되냐고 하더라고요.” 퇴근길에 동승한 차 안에서 조과장이 들려준 이야기다. 거의 매일 늦게 들어오는 아빠, 주말에도 함께 놀아주지 못하고 출근하는 아빠가 안타까워 아들이 하소연을 했었단다. “요즈음엔 완전히 달라진 모습에 아들이 오히려 걱정스러워 합니다. 제가 요리를 좋아하거든요. 저녁 일찍 들어가서 애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주고, 주말에도 애들과 함께 놀아주니까요. 아빠, 이러다가 월급 깎이는 것 아니냐고 하더라고요. 저도 좋아하는 책을 읽을 기회가 많아져서 너무 좋습니다.” “연휴 말미에 연수원 선후배들이 너무 보고 싶어서 그냥 나와 봤었어요. 아무도 없어서 아쉬웠지만, 덕분에 리더십 프로그램 조정작업을 제법 많이 했어요.” 순수를 강조하는 윤 대리의 말이다. Motivate people 점심시간마다 배드민턴을 치며 땀을 빼고, 간식을 피자, 분식에서 야채와 과일로 바꾸면서 사우들의 허리띠가 많이 줄어들었다. 오후에는 소녀시대가 나오는 체조동작을 화면에 띄워놓고 함께 따라 했다. 틈틈이 계단 오르기로 부족한 운동량을 보충하고, 앉을 때는 엉덩이를 의자 뒤에 붙이고 허리와 목을 곧추세우라고 서로 격려했다. (Physical Energy) 한동안 잠깐씩 쉴 때마다 보드게임을 하면서 웃음꽃을 피웠다. 식구들끼리도 서로 많이 친해져 한 동네로 집을 옮기는 경우도 생겼다. 누가 아프면 득달같이 달려가서 병문안을 했고, 결혼식이 지방에서 있어도 모두가 참석하여 축하해 주었다. 작은 성취에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으며 주는 상품도 다양하다. 도서상품권을 포함하여 1시간짜리 특별휴식 쿠폰도 있었다. 특히 정원 가꾸느라, 청소하느라 고생하시는 분들께 종종 정성이 담긴 선물과 더불어 감사인사를 드렸다. (Emotional Energy) 역량개발을 위한 학습에도 열중이었다. 김 차장은 PHR (Professional in Human Resources)을 땄고, 통합 인사전문가 자격증인 HRMP도 취득했다. 각자가 MBTI, DISC Facilitator 자격이나 TOEIC, Executive MBA, 전문 석ㆍ박사과정도 거침없이 도전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사무실 벽에는 사우들이 딴 각종 자격증 액자들이 빽빽하게 걸려있다. (Intellectual Energy) 매년 연초에는 개인비전발표회도 가졌다. 업무목표 달성, 독서, 여행, 몸무게 줄이기, 담배 끊기, 자격증 따기, 2세 계획 등 약속과 희망을 공유하고 서로 진심으로 응원해주었다. (Spiritual Energy) Shape the path 연수원의 변화를 위해 다음의 7가지 습관을 함께 만들어 3년간 꾸준히 실행해 나갔다. 08:20~08:30 Task Sharing 10분간의 Standing meeting 시간이다. 오늘의 주요활동을 공유한다. 지원을 요청하면 서로가 돕겠다고 나선다. 화이팅을 외치고, 박수와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 09:00~10:30 1st Flow 몰입의 시간이다. 각자 핵심업무를 처리한다. 자신의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보호받는다. 이 시간엔 회의, 미팅, 잡담, 면담이 없다. 가장 생산성이 높은 시간이다. 몰입 후의 만족감은 다른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 13:00~13:30 30분의 행복 독서시간이다. 각자가 선택한 책을 읽는다. 장소는 어디에서라도 좋다. 거인들의 어깨에 올라탈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 일과 이후의 독서습관으로도 연결된다. 15:00~15:30 mini Work-out 협력해서 해결하기 시간이다. 문제해결에 도움이 필요하면 누구라도 이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 사전에 개요를 이메일로 공유하고, 필요한 사람들이 모두 모여서 30분 동안 적극적으로 토의하며 도움을 준다. 이런 방식으로 중요한 업무사항에 대해서는 대부분 충분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져 있다.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연수원 내에서는 거의 보고서를 만들지 않는다. 실무자가 업무실행과 책임의 주체이고 리더들은 지원해주는 형태이다. 보고내용을 입증하기 위한 형식적 서류 만들기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16:00~17:30 2nd Flow 두 번째 몰입의 시간이다. 계획된 성과를 만들기 위해 남은 힘을 다 쏟는다. 18:00~18:30 Reflection 하루를 정리하고 다음날의 업무계획도 미리 세워놓는다. 일곱 번째 습관은 개선제안이다. 작은 제안이라도 거리낌 없이 작성하여 제출한다. 제출된 제안들은 Weekly reflection 시간에 함께 검토하고 채택여부를 결정한다. 즉시 시행이 원칙이다. 아침에 10분, 오후에 30분을 제외하고 모두 개개인이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시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7가지 습관의 각 꼭지마다 담당자가 있고, 자기 책임과 권한으로 진화시켜나간다. 18:30 정각이 되면 막내가 외친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함께 핵심가치를 낭송하겠습니다.” “최고, 끊임없이 학습하여~” 근무시간에는 100m 달리기 하듯 전력을 다해 질주하고 퇴근시간 정각에 벌떡 일어나는 것이 우리의 미덕이다. Direct to the bright spot 그간 연수원 구성원들이 함께 일군 성과들에 가슴 뿌듯하다. 그룹의 MissionㆍCore Values를 새롭게 만들고 전파활동을 벌여왔다. 최근엔 핵심가치의 현장실천을 강조하며 팀장의 역할과 팀 활동 Guide 중심의 현장지원활동을 벌이고 있다. 홍 부장의 헌신적인 노력이 참으로 놀랍다. ‘AXSA(앗싸~)’라고 명명된 Coaching Leadership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500명 가까운 팀장들이 교육훈련 기회를 가졌다. 일인당 5개월간의 현장수행과정이니 대장정을 치른 셈이다. AXSA는 바람직한 리더십요령 4가지의 영문머리글자 조합이다. Alignment-eXpectation-Support-Appreciation이 그것이다. 성과관리와 행복한 일터 만들기를 위한 코칭스킬이 주를 이룬다. 일정한 허들을 넘어야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우리 팀장님이 정말 많이 변했어요. 이제는 진짜 살맛납니다.” 호응이 대단하다. 김 차장의 세밀하고도 감성적인 Touch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문화를 만들고 있다. 업무 기대사항을 명확히 커뮤니케이션하고 중간점검 하는 프로세스가 파워풀하다. 스마트폰용 앱도 개발하여 팀장들이 활용하고 있다. 150여개 조직에 학습조직 체계를 장착시켰다. 핵심가치에서 차용하여 ‘GELO(Global Excellence Learning Organization)’라고 이름을 붙였다. 슈퍼맨 크리스토퍼 리브를 닮아 핸섬한 김 대리가 궁리 끝에 만든 것이다. 개인ㆍ공동학습과 주제발표 방식을 조합한 독창적 모델이다. 대부분 학습과정의 포맷도 전면적으로 바꾸려고 노력했다. 수강형식에서 참여와 토론방식으로, 가급적 소주제로 구분된 10분짜리 모듈의 조합으로 학습한 내용을 현장에서 더 많이 활용하게 하기 위한 아이디어들도 적용하였다. 윤대리가 디자인한 ‘SOS(Secret of Success)’도 그 중 하나이다. 학습내용을 포켓사이즈로 축약하여 담은 인쇄물로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거의 모든 학습과정마다 SOS를 제작하여 배포했다. 학습 후 한 달 동안은 꼭 주머니에 넣고 다녀달라고 부탁했다. 지하철 안에서, 약속시간을 기다리면서, 자투리 시간마다 꺼내보면서 복습도 하고 업무에 적용할 방안을 찾아봐 달라고 했다. 연수원 구성원들의 역할이 어느새 바뀌어 있었다. 교재준비와 강의를 관리하는 Clerk에서 워크숍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문제해결에 도움을 제공하는 커널턴트로의 변신이다. 연초에는 경영계획수립을 위한 워크숍에 모두 참여하여 대담한 업무과제들을 목표로 설정하였다. 어떠한 과제라도 풀어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쳤다. 연수원은 팀워크로 일한다. 3~4명씩 한 파트로 나누어 프로젝트성 과제를 분담했다. 여기저기에서 열정적으로 토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해당 분야 전문가를 초청하여 문제해결의 수준을 높여나갔다. 가끔씩 밤새워 일하면서도 행복해들 했다. 모두들 부쩍 성장한 모습이었다. “Tera로 갑시다!” 이제는 Mega도 넘고 Giga 수준까지 올라갔으니 욕심을 부려보자고 했다. 이직률 높고 기피대상이었던 조직에 전입 희망리스트가 쌓여가고 있었다. Positive Leadership 궁극적 조직변화를 이루는 핵심은 구성원 참여의 방향, 강도와 지속성이다. 이를 위한 조타수, Motivator 및 Energizer 역할은 리더의 몫이다. 리더십은 변화의 절대적 성공/실패 요소이다. 리더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다양한 리더십 이론이 개발되었다. Directive, Supportive, Transactional, Participative, Transformational, Servant, Authentic Leadership 등이 있다. 그런데, 사람은 각양각색이고 사업이 처한 상황도 변화무쌍하다. 리더들에게 시의 적절한, 카멜레온 같은 변신을 요구한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어느 리더의 성공이 다음번에는 먹히지 않는 사례를 무수히 볼 수 있다. 여기에서 제시하는 긍정리더십은 ‘범상황적’ 이론이다. 어떤 문화, 국가, 산업분야, 기업, 단체, 가정에도 두루 적용 가능하다. 개인과 조직에 강력한 생명력과 번영을 가져다주는 ‘긍정성’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구성원들은 대단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어떤 조직이든 어떠한 일이든 구성원들이 똘똘 뭉쳐서 서로를 적극적으로 돕고 지혜와 열정을 다한다면, 예상치 못했던 비범한 성과를 만들 수 있다는 신념이다. 부족함이나 단점을 개선하려는 것이 아니고, 장점과 잠재력을 중시하고 이를 극대화하려는 시도이다. 치밀하고도 다양한 과학적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긍정리더십을 발휘하는 효과적 전략을 네 가지로 압축하여 제시하고 있다. Encourage a positive climate (긍정적 분위기 조성) : 구성원들로 하여금 자신이 중요한 존재로 대접받고, 지원 받고 있다고 느끼게 한다. Facilitate positive relationship (긍정적 관계 구축) : 개인과 조직으로 하여금 각자의 강점을 인식하고 그것을 개발하고 활용하도록 돕는다. Foster positive communication (긍정적 의사소통) : 지지적이고 성장을 촉진하는 방법으로 긍정적 의사소통을 활성화 한다. Associate the work being done with positive meaning (긍정적 의미 추구) : 구성원들의 조직생활에 목적의식과 의미를 불어넣어 준다. 긍정리더십의 네 가지 전략들을 업무현장에서 지속적으로 뿌리내리게 하기 위해 PMI (Personal Management Interview) 프로그램을 정례화 하도록 한다. PMI는 구성원 개인별 역할을 구체적으로 합의하는 과정인 Role-negotiation Session과 매월 업무를 점검하고 다음 달 계획을 확인하는 1:1면담으로 구성된다. 평가를 위한 면담이 아니고 정보공유, 현안해결, 긍정적 지지, 성장과 발전을 목적으로 한다. 조직변화에 성공하려면 구성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겨냥해야 한다. ‘자기 중요감’이다. 누구든 중요한 존재로 인정받고 있고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되면 스스로 혼신의 힘을 다하게 되어 있다. 여기에 자기 의사결정권, 역량개발을 위한 지원과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해주면 된다.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다.

유료회원전용기사

로그인 또는 회원가입을 해주세요. (유료회원만 열람가능)

로그인 회원가입
저작권자 © 월간 인재경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