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ISPI(International Society for Performance Improvement) 컨퍼런스가 미국 리노에서 “MANY APPROACHES - DISCOVER WHAT WORKS”라는 슬로건 아래 지난 4월 14일부터 17일까지 4일간 개최되었다. 올해도 다른 해와 마찬가지로 ISPI의 공식 파트너인 한국능률협회 주관으로 한국대표단이 구성되어 본 컨퍼런스에 참가하였다. 특히 필자는 컨퍼런스의 코디네이터 자격으로 한국대표단과 함께하였는데, 한국대표단은 나흘간의 ISPI 컨퍼런스에 참여도 하고 HP휴렛팩커드와 구글 등을 방문하면서, HPT(Human Performance Technology)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히고 해외의 HRD 전문가들과 교류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컨퍼런스였다. 아울러 한국능률협회 주관으로 저녁에 실시된 디브리핑 시간을 통해 한국참가자들의 HPT에 관한 뜨거운 학습열기를 함께 하면서, 한국의 HRD가 교육을 넘어서서 성과중심으로 점점 이동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올해는 총 7개의 트랙에서 56개의 세션이 열렸다. 가장 많은 세션이 발표된 트랙은 Instructional Interventions(11개)로 퍼포먼스 컨설턴트로서 가장 많은 관심은 여전히 교육적인 해결책에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다음으로는 Business of HPT(10개), Process or Tool Intervention(9개), Research to Practice(8개), Analysis(6개), Organizational Design Intervention(6개), Measurement and Evaluation(6개) 순이었다. 이외에도 Master Presentation 및 Research to Practice Symposium 등이 열렸다. 본고에서는 2013년 ISPI의 주요 핵심 주제들을 살펴보고 이와 관련된 시사점을 알아보고자 한다. 본 컨퍼런스에 참여하면서 성과향상 분야에 대한 몇몇 흐름들을 파악할 수 있었는데, 우선 첫째,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올해의 슬로건에서 알 수 있듯이 성과향상을 위해서 교육 이외의 해결책을 사용하는 것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Business of HPT 트랙의 “Three Lenses of Goals & Feedback for HPT Consulting” 세션에서는 성과가 나지 않는 원인들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목표와 피드백의 부재라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목표와 피드백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들을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인디애나 주립대학에서 개발한 성과공식(Performance Equation)을 소개하고 있는데, 성과공식에 따르면 조직의 성과는 성과지원시스템(환경요인, 조직시스템, 인센티브, 도구/자원)과 사람의 행동(사람의 고유능력, 지식/스킬, 동기)에 영향을 받아 결정된다. 이 중 환경요인, 인센티브 및 동기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바로 목표와 피드백인데,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목표와 피드백의 부재 때문에 성과가 나지 않는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따라서 목표를 제대로 설정하고 이러한 목표를 잘 달성하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해 주어야 성과를 달성할 수 있으며, 구체적인 목표 부여는 SMART(Specific, Measurable, Achievable, Relevant, Time-bound) 기법을 활용해서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둘째, 니즈분석의 중요성이다. 예를 들면 “Analyzing Performance Gaps: The Gaps Map” 세션에서는『퍼포먼스 컨설팅』의 저자인 Robinson & Robinson이 제안한 ‘The Gaps Map’을 인터뷰 등의 방법을 통해 작성한 사례를 보여준다. The Gaps Map은 비즈니스 니즈, 퍼포먼스 니즈, 능력(역량) 및 업무환경 니즈를 순차적으로 밝혀나감으로써 전체적인 성과 지도를 완성하는 방법론이다. 여기서 비즈니스 니즈란 수익, 이익, 시장점유율, 고객만족, 품질과 같은 조직의 전략적인 비즈니스 목표를 뜻하는 것으로, 이러한 비즈니스 니즈가 설정되어야 퍼포먼스 니즈를 확인할 수 있다. 다음으로 퍼포먼스 니즈란 직무현장에서의 성과를 뜻하는 것으로, 전화하기, 문서작성하기, 고객응대하기 등 종업원들이 업무상 해야 하는 일을 뜻한다. 능력(역량)은 제품 지식과 같이 업무수행자가 갖추어야 하는 지식, 스킬 등을 이야기하고, 업무 환경이란 적재적소 배치와 같은 업무수행에 필요한 환경적인 지원을 말한다. The Gaps Map에서 이러한 니즈들은 인터뷰 등의 방법을 통해 체계적으로 밝혀나가야 하는데, Should(바람직한 상태)와 Is(현재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렇듯 성과향상을 위해서 퍼포먼스 컨설턴트는 성과지도를 기반으로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 환경적 요인은 무엇인지, 내부 조직의 요인은 무엇인지, 내부의 개인적인 요인은 무엇인지 등을 질문 등을 통해 밝혀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Instructional Intervention 트랙의 “Aligning Business Needs with Instructional Assets: A Successful Performance Improvement Effort that Works” 세션에서는 성과향상을 위해서는 교육과정을 개발할 때 비즈니스 요구와 교육 요구를 일치시켜야 하는 중요성과 방법에 대하여 소개하고 있다. 본 세션에서는 전통적으로 비즈니스 측면과 교육 측면이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접근하는 경우가 많아 교육이 성과로 연계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세스로 5단계의 모형을 제시하고 있다. 1단계는 비즈니스 니즈를 결정하고 이를 문서화하는 단계다. 즉, 비즈니스 전략을 분석하고 비즈니스 목표를 설정하여 명확한 성과목표를 세운 후 이를 문서로 기록하는 단계이다. 2단계는 커리큘럼 분석 단계이다. 여기에서는 학습자료와 정보 등을 수집하고 구체적인 학습목표를 설정한 후 학습자료 등과 매칭하여 1단계의 성과목표를 지원하도록 틀을 잡는 단계이다. 3단계는 비즈니스 니즈와 교수 자산(Assets)을 정렬하는 단계다. 이 단계에서는 성과목표와 학습목표를 정렬시키고, 코스, 모듈, 섹션 등과 같은 학습자산을 링크하여 커리큘럼 정렬 차트를 만든다. 4단계는 실행자산을 만드는 단계로, 학습교재 및 학습자료 등을 구체적으로 개발하고 제 삼자의 검토를 받는 단계를 말한다. 마지막 5단계는 실행 및 자산을 수정하는 단계로 새롭게 개발한 학습자산을 실행해보고 효과성을 평가한 후 재수정하는 단계이다. 셋째, 평가방법에 대한 정교화와 고도화이다. 2013년 ISPI에서 소개된 세션 중 가장 많은 참가자들의 호응을 받은 세션이 바로 “Wild and Wondrous(and sometimes research-based) Ideas for Improving Learning Measurement” 세션이었다. 본 세션에서는 일반적으로 교육평가를 하는 이유는 학습니즈를 파악하는 등의 차후 학습지원 목적, 학습방법의 효과성을 검증하는 학습설계 향상 목적, 그리고 ROI 측정 등의 결과측정 목적 등이 있으나, 실제 평가를 담당하는 현장의 HRD담당자들은 평가를 학습지원이나 결과측정 목적으로만 주로 활용하고 학습설계 향상 목적으로는 잘 활용하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비행기를 만든 라이트 형제의 예를 들면, 비행기는 초기 버전부터 계속된 실패를 통한 개선의 과정을 거쳐 최종적인 오늘날의 비행기라는 것이 탄생했는데 우리는 교육과정의 지속적인 개선을 통한 완성도 있는 과정개발에 심혈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 대두된 화두 중의 하나는 기억(Remembering)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점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활용하는 커크패트릭의 4단계 평가모형에서는 통상 교육 프로그램이 끝난 직후 2단계 평가인 ‘학습’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학습한 내용이 행동으로 전이(Transfer)되는 것은 업무현장으로 돌아온 이후에 가능한 것인데, 업무현장으로 복귀했을 때는 망각곡선 때문에 배운 내용들 중 일부만 기억하고 있으므로 행동으로의 전이가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안으로는 업무현장에 복귀했을 때 기억(Remembering)이 되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Measurement and Evaluation 트랙의 “Show me the Money : Moving from Impact to ROI” 세션에서는 현재 ISPI의 의장인 잭 필립스 박사가 직접 ROI에 대해 새롭게 업데이트된 내용들을 소개하였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ROI에 대한 판단기준을 제시하였다는 점이다. 잭 필립스 박사에 의하면 경영활동에 있어서 교육 이외의 다른 투자와 비교했을 때 교육을 통한 ROI가 15% 정도면 양호한 수준이며, 25% 정도면 다른 투자대비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으며, ROI가 0% 이상이면 교육의 무형적인 효과도 있기 때문에 손익분기점은 넘는 수준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가장 좋은 ROI 목표는 고객의 기대라는 것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ROI의 교육효과 분리 테크닉에는 1. 통제그룹을 두는 방법, 2. 추세선 분석 방법, 3. 예측도구 활용, 4. 참가자 추산, 5. 매니저의 추산, 6. 시니어 매니저의 추산, 7. 전문가 의견, 8. 고객의 의견 등을 활용할 수 있는데, 최신 조사결과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은 참가자 추산과 매니저의 추산임을 발표하였다. HRD의 효과를 지속적으로 경영진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는 ROI의 산출이 필요한데, 실무적으로 많이 부딪히는 질문에 대해 나름의 기준을 제시했다는 데에 있어서 의미가 있다 하겠다. 위에서 살펴본 세션들과 현지에서 만난 수행공학 전문가들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느낀 시사점을 전체적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올해의 슬로건(MANY APPROACHES - DISCOVER WHAT WORKS)에서 알 수 있듯, 수행공학 차원에서 교육 이외의 해결책 사용을 강조하고 있고, 이와 관련한 Best Practice의 발굴에도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디애나 대학의 세션에서 보듯, 일부 세션에서는 해결책으로 교육에 대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고 있었다. 물론 여전히 교육적인 해결책을 활용한 사례들이 더 많은 양상을 띠고는 있지만, 거시적인 차원에서 교육 이외의 해결책을 활용한 사례는 향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수행공학 및 ROI와 같은 전통적인 모델들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의 수행공학 모델이나 평가 모델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을 자체적으로 보완하면서 좀 더 사용자들이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모델들을 만들고자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본 컨퍼런스에서 세션 이외의 장소에서 전문가 네트워킹을 통해 논의되었던 핵심 이슈는 기존의 수행공학 모델들이 너무 미국 중심으로 개발되고 수정된다는 내용이었다. 글로벌 시대에 글로벌 차원으로 적용 가능한 수행공학 모델이 필요하다는 것을 모두 인식하고 있었으며, 향후에는 이런 부분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수행공학에서 중요한 부분은 분석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비즈니스 니즈와 관련하여 퍼포먼스 니즈를 분석하는 다양한 사례들이 발표되었으며, 교육적인 해결책들을 사용하더라도 비즈니스 니즈, 퍼포먼스 니즈와 연계한 교육니즈를 규명하고, 교육과정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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