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창조경제인가? 우리는 지금 화성으로 가는 우주선을 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한 치 앞을 가늠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고 있다. 아울러서 글로벌 단일 시장화, 저성장 기조의 지속, 더 나아가 승자독식의 시대를 지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성공방식으로는 미래경쟁에서 이길 수 없는 새로운 환경과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총체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창조경제는 모방에서 선도로의 역량을 전환하고 글로벌 시장을 리딩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로 경쟁우위를 확보하자는 정책이다. 문제는 이런 창조경제를 어떻게 실현해 나갈 것인가이다. 국민소득 2만달러, 세계무역 7위. G20에 당당히 입성한 우리가 이제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창의적 사고가 없이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과거의 밀어부치기식의 생산성 향상과 품질 재고, 성과주의 조직문화의 강조, 과도한 목표 필달의 관리방식으로는 영원한 추종자이자 모방경제에 그칠 것이기 때문이다. 창조경제의 주역은 기업이고 직원이다 우리나라에는 왜 애플이나 구글 같은 창조적 기업이 없을까? 구글이나 애플이 사람들에게 주려는 가치는 무엇일까? 스티브 잡스가 휴대폰에 담으려고 했던 것은 어떤 가치였을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대답은 ‘재미’이다. 사우스 웨스트 항공을 이용해 보면 누구나 입가에 미소를 짓게 된다. 기내 전 좌석은 금연이지만 꼭 흡연을 해야 하는 분들은 우측 날개 끝에 흡연실을 이용 하라던가, 하기할 때 소지품은 물론 처자식은 꼭 데려가라고 하는 등 유머를 통해 승객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국내 모 기업이 CEO를 직원들 투표를 통해서 뽑고, 팀장 직선제를 실시하는가 하면, 자율출퇴근제 및 1일 팀장제를 실시하는 것도 다른 목적도 있겠지만 재미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한 기업들의 다양한 시도들이다. 스티브 잡스가 휴대폰에 담으려 했던 가치도 바로 이 재미인 것이다. 휴대폰에 재미라는 가치를 담은 것이 스마트폰으로 탄생한 것이다. 재미있는 제품과 서비스, 재미있는 직장이야말로 경쟁력의 원천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미가 창조경제의 하나의 원동력이 된다는 의미이다. 재미와 함께, 어떻게 창조적인 생각을 이끌어 내느냐가 문제이다. 1997년 일본 최대의 사과 산지인 아오모리현에 초속 40m의 태풍이 불어 한해 사과농사를 다 망치게 되었고 농부들은 망연자실, 정부에 대책을 내놓으라고 한탄하고 있을 때 27살의 청년이 나와 태풍에 떨어지지 않고 붙어 있는 몇 개의 사과를 가리키며 “저 사과는 강한 태풍에도 떨어지지 않은 기적의 사과입니다. 저 사과를 수험생들에게 팔면 반드시 합격할 것입니다” 이렇게 합격사과로 이름 붙여진 이 사과는 일본 전역의 백화점에서 5배의 가격으로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고 한다. 이 청년의 생각이 그 마을을 살렸던 것이다. 임진왜란 때 원균의 모함으로 이순신 장군이 잠시 백의종군하고 있을 때, 전함과 군사를 다 잃고 왜군들이 한양 인근까지 쳐들어 온 상황에서 선조는 다시 이순신을 불렀다. 선조가 이순신에게 “우리는 이제 아무것도 없소. 어떻게 하면 좋겠소?”라고 묻자 그는 “전하, 아직 우리에겐 12척의 배가 있지 않사옵니까?”라고 했다고 한다. 결국 이 순신은 이 12척의 배로 왜군을 물리쳤다. 우리 직원들이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줄 것인가’가 바로 창조경제의 출발점이다.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인사노무관리 전략 첫째, 집단적 관계에서 개별적 인사노무관리 체계로의 전환 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인사노무관리에서 개별적 관리체재로의 전환을 정착시켜야 한다. 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임금 체계, 전직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복지제도, 획일적으로 운영되는 교육훈련 등의 제도들이 전직원들의 니즈에 맞을 리 만무하다. 과거 임금 및 복리후생 제도에 집중하던 때와 달리 개인마다의 욕구, 기대치, 가치관이 다르고 생활환경도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직원들을 계층별, 직무별, 연령별, 성별로 분류하여 제도 및 정책을 만들고, 더 나아가 개인별 특성과 유형에 맞는 제도 수립을 통해 더 많은 직원들의 조직 몰입도를 이끌어 내야 한다. 아울러 개인의 개성과 다양성이 존중되는 조직기반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둘째, 현장중심 인사노무관리 시스템의 정착 일본의 도요타 자동차는 현장의 리더가 인사/노무관리의 책임자이며, 인재육성 책임을 리더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관리하고 있다. 신입사원 현장 인턴제를 통한 입사결정권부터 도제제도를 통한 승진권한, 현장 OJT 중심의 인재육성까지 모든 인사관리를 현장에 부여할 뿐만 아니라, 현장 완결형 노무관리 시스템을 구축하여 현장중심 노사관계를 실현하고 있다. 이는 경영자를 비롯한 전 리더는 현장에서 월급을 받는다는 생각으로 모든 권한과 관리 중심을 현장에 두겠다는 경영철학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들 역시 현장에 모든 권한과 책임을 주고 있고 현장중심의 경영을 한다고 한다. 창조경제를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전개되고 있는 지금, 그러한 노력들이 과연 현장을 위한, 현장에 의한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아직도 경영자중심, 인사노무부서 중심의 일방적인 인사노무관리 방식을 강조하면서 현장에는 따르라고만 하는 조직풍토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이다. 현장의 의견과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획일적인 인사관리가 언제까지 효과적일 수 있을까? 매일 현장에서 직원들과 호흡하며 희로애락을 같이하는 현장 리더들에게 인사 노무권을 주고 적절한 행사를 통해 직원 개개인의 맞춤형 관리가 실현될 때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도는 더 높아질 것이다. 셋째, 일하는 방식의 혁신 지금까지 우리가 일해 오던 방식으로부터의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 개인의 업무에서 부가가치 있는 일과 부가가치 없는 일을 구분하고, 부가가치 없는 일을 과감히 줄이는 한편, 부가가치 있는 일에 집중하는 시간을 높여 나가야 한다. 쓸데없는 시간과 절차, 서류, 보고 등 고객에게 가치를 주지 못하는 일체의 업무활동에 대한 혁신이 필요하다. 아울러 쉽고 편하게 일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직원들이 스스럼없이 문제를 드러내고 그 문제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분위기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개인 스스로 일을 통해 훈련과 단련이 되고 나아가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며 성과를 낸 만큼 보상받는 공정한 평가보상체계 또한 마련되어야 한다. 형식적이고 획일적인 보고 문화, 규정과 절차를 더 중시하는 기업문화 속에서 직원들의 창의적 생각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넷째, 유연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조직문화 우리가 창조경제를 벤치마킹하는 국가로 이스라엘이 있다. 이스라엘의 학교나 기업에서 가장 많이 쓰는 말이 “마다 호세프”라고 한다. 해석하면 “네 생각이 뭐냐?”이다. 결론이 뭐든 지간에 개개인이 가진 주관적인 생각을 존중하고 어디서나 자신의 주장을 자유로이 얘기할 수 있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기업이 원하는 답만을 강요하는 상사, 회사규정과 경영방침만 강조하며 무조건 따르라고만 하는 경영층, 괜히 이런 이야기 했다가 불이익을 당하는 건 아닌지 지레 겁먹는 직원들이 있는 한, 개인의 생각은 점점 움츠려 들 것이다. 나아가, 개인의 능력과 직종을 무시한 일률적인 정년제도, 업무 특성과 개인차를 고려하지 않은 똑같은 근무시간, 역량과 Level을 무시한 교육 프로그램, 개인 성과와 업무 환경을 반영치 않은 집단적 성과급제 등은 과감히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은 글로벌 경쟁시대, 국적과 인종, 다양한 민족과 문화, 세대를 뛰어 넘는 폭넓은 연령대의 직원들과 같이 협력해야 하는 시대이다. 개개인이 가진 다양성을 존중하고 개인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인사노무제도를 통해 다양한 능력과 독특한 창의성을 이끌어 내야 한다. 다섯째, 재미와 행복이 있는 현장 만들기 구글과 애플의 경영자들이 가진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하면 직원들에게 더 나은 근무환경과 더 좋은 처우를 해 줄 것인가?”에 있다고 한다. 그리고 중간 간부나 리더들은 “어떻게 하면 직원들을 매일 즐겁고 재미있게 해 줄 것인가”를 고민한다고 한다. 결국 재미와 즐거움 속에서 미래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직원들을 즐겁고 행복하게 해주면 성과나 생산성은 저절로 따라올 뿐만 아니라, 제시한 목표 이상의 성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기업의 직원들은 재미있고 행복할까? 늘어난 소득과 나아진 근무환경에도 불구하고 과거보다 행복하지 못한 것 같다. 늘어나는 공황장애 및 우울증 환자, 여전히 높은 자살률, 과도한 스트레스, 미래에 대한 불안 등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너무도 많다. 이제는 직원들의 마음관리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할 때이다. 즉, 모든 경영활동에 직원들의 재미와 행복을 최우선순위로 두어야 한다. 또한, 조직 내 비공식적인 활동인 인포멀 그룹, 연구 모임, 동호회, 학습 모임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직원가족에 대한 배려 및 한가족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가사불이(家社不二) 마인드를 심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마치며 스티븐 존슨은 그의 저서『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에서 아이디어는 ‘사색과 소통’을 통해서 창출된다고 했다.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우리 기업 현장에 사색과 소통이 잘 될 수 있는 조직문화가 정착되어야 할 것이다. 사자와 소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사자와 소가 사랑을 하여 결혼을 했다고 한다. 사자는 사랑하는 소를 위해 하루가 멀다 하고 정글에서 동물들을 잡아다 바쳤다고 한다. 소 역시 초원의 싱싱한 풀을 뜯어 사랑하는 사자에게 주었다고 한다. 일주일이 지났을 때 이 사자와 소는 어떻게 되었을까? 둘 다 허기에 지쳐 결국 이혼을 하기로 하고 법정에 서게 되었다. 판사가 마지막으로 서로에게 할 말이 없냐고 묻자, 사자 왈 “나는 너를 위해서 최선을 다했어!”라고 했고, 듣고 있던 소 역시 “나 또한 너를 위해 최선을 다했어!”라고 했단다. 이는 곧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최선이 상대방에게는 최선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다시 말해 리더나 관리자들이 일방적으로 행하는 모든 활동들이 직원 개개인들의 눈높이에 맞는 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직원 개개인의 생각을 소중히 하고, 개개인이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고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인사노무관리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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