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훈 KGC(한국인삼공사) 인재개발원장

 

“저성장 기조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투자적 관점의 HRD라면, 우려가 덜 되지만, 비용과 선심성 관점의 HRD라면, 대폭 축소가 예상된다” 양기훈 KGC(한국인삼공사) 인재개발원 원장은 2014년도 HRD 전망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또“2014년 HRD의 방향은 선택과 집중을 통한 성과 중심의 HRD 구현이 핵심”이라며“이를 위한 주요 과제로 핵심인재의 선발과 육성, 핵심직무 전문가의 선발과 육성, 리더십 파이프라인에 의한 경영자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육성, 핵심가치의 내재화와 실천, 글로벌 인재 육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러한 과제를 수행하는 HRD 담당자의 역할도“종전의 운영에서 벗어나 기업 성과에 기여하고, 조직과 개인의 변화를 주도하는 방향으로 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장에서 30년 가까이 HRD 변화를 주도해 온 양 원장을 만나‘2014년 HRD 트렌드와 주요과제’에 대해 들어보았다. 최근 선진 기업들의 인재육성 전략과 그 추세에 대해 말해 달라. ■ 기업에서의 모든 활동이 성과와 연계되어 있는 것처럼 마찬가지로 인재육성도 성과로 나타나야 한다. 기업에서의 교육은 학교에서 받는 교육과 달리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성과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해석된다. 조직은 현재의 성과를 저해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교육을 실시한다. 그런데 조직에서는 ‘이것이 문제이다’라고 명확히 규정하기가 쉽지 않고,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또 사후에 문제해결을 위하여 교육을 하는 것보다, 사전에 육성을 하는 것이 조직 전체의 비용측면에서도 효과적이다. 핵심인재에 대한 투자 등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선진기업의 인재육성 전략은 조직의 성장과 발전을 위하여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쪽에 맞춰져 있다. 또한 육성차원의 선제적 대응은 선진기업일수록 일회성이 아니라 체계적이고 지속적이며, 육성의 목표, 지향성 등이 더욱 뚜렷하다. 그리고 이러한 활동이 다시 조직을 성장시키는 동력이 되는 것이다. HR전략과 육성전략이 한 방향으로 정렬되기 위해 무엇을 고려해야 하나. ■ 육성전략은 비단 HR전략뿐만 아니라, 조직 전체의 사업전략, 중장기 전략과도 연계되어 있어야 한다. HR전략이 뚜렷하고 방향성이 명확하다면 육성전략 역시 이에 맞추어질 수 있다. HR전략 역시 사업방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중장기 관점에서 우선적으로 필요한 인적자원 관리의 방향성을 설정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방향성에 근거하여 육성전략이 이루어진다면, HR과 육성전략은 일관성을 보일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모든 것이 불투명하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명확한 방향성을 설정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구성원들은 각각의 활동이 서로 연계되어 있을 때 이를 믿게 돼 있다. 조직구성원이 믿지 않는 전략은 실효성이 없으며, HR과 육성은 한 뿌리에서 출발한 만큼 구성원들을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작업을 함께 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서로에 대한 이해와 각자의 역량을 키워야 할 것이다. 리더의 부하육성에 대한 책임과 이에 대한 관리, 핵심인재에 대한 선발과 육성, CDP 등은 HR이 선행하고 뒤이어 육성이 따르는 것이 아니라, 최초 설계부터 함께 해야 육성이 단순히 교육 한번 시킨 것으로 완성된다고 인식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공동의 과업에서 출발하여 교육이 실시되고, 그 결과가 다시 HR에 지속적으로 반영될 때 서로 정렬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저성장세가 지속되다보니 기업들마다 인재육성에 대한 투자를 동결하거나 줄이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저성장 시대, 인재육성의 방향과 중점 과제는 무엇인가. ■ 인재육성이 조직의 성장을 위하여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점을 감안하다면, 저성장 시대라고 해서 인재육성에 대한 투자를 급격하게 줄일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보상이나 복리후생의 개념으로 이루어지는 일회성의 교육투자들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HRD는 목표와 지향점을 설정하고 이로부터 역산하여 우선순위에 따라 현재 이루어져야 할 다양한 intervention, 교육 등을 실시하게 된다. 이 때 당연히 고려되는 점이 선택과 집중, 효과성 제고이며, 당연한 결과로 핵심인재에 대한 투자, 리더십 강화, 조직의 한 방향 정렬 등이 중점 과제일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의 경우 교육체계에 의한 정형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경향이 있다. 경영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최근 상황을 고려해 교육체계 그 자체에 대한 변화도 필요하다고 보는데. ■ 교육체계 그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교육체계 속에 있는 각각의 교육과정, 즉 콘텐츠에 대한 변화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조직에서 제도나 시스템의 일관성은 매우 중요하고, HRD분야에서 교육체계가 갖는 의미 역시 조직구성원들에게는 제도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부장으로 승진을 하여 신임부장과정 교육을 받는다는 의미는 구성원들에게 동기부여뿐만 아니라 조직에 대한 신뢰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어떤 사람은 부장 승진을 했는데, 교육을 받고, 또 어떤 사람은 교육을 받지 못한다면 조직이 이끌어가는 활동에 대한 믿음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결국 형식과 내용의 문제라 생각되며, 체계는 가급적 일관성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유지하되, 그 속에 담아지는 내용들이 시대상황이나 구성원들의 요구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HRD 조직이 CEO로부터 사랑받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하나. ■ 교육이 CEO로부터 사랑 받기 위해서는 CEO와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도 필요하지만, 동시에 조직구성원에게 도움이 되는, 즉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교육이 제공되어야 한다. 조직구성원들은 자신이 다루지 못했던 문제가 교육을 통하여 해결될 때 그 교육을 성과를 내는 교육으로 인식할 것이다. 이 때 CEO는 교육이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믿게 될 것이다. 이와 동시에 교육담당자들이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은 교육에 대한 효과적인 마케팅일 것이다. 교육은 열심히 실시하였고 구성원들의 만족도도 높은데, 교육이 여전히 소모성 비용으로 인식된다면 그 교육은 오래 지속될 수 없다. 교육담당자들은 어떻게든 실시되는 교육과 조직의 성과와의 관계성을 확보하고 이를 조직 내에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앞서 선택과 집중을 통한 성과중심의 HRD로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는데, 그렇다면 어떤 교육에 집중해야 하나. ■ 기업에서의 교육은 조직의 성과를 위해 존재하며, 결국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거나, 낼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에게 투자할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핵심인재에 대한 투자이며, 이들에게는 미래에 대한 준비를 더욱 요구할 수밖에 없고, 또 이들의 학습을 통한 성장과 문제해결을 지속적으로 도와주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조직은 지속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변해야 하고, 이러한 변화의 성공 여부는 결국 리더들에게 달려있다. 리더십이 조직문화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여, 리더십 강화에 대한 포기는 조직문화 관리에 대한 포기이며, 이는 미래에 변화하고자 하는 의지를 반영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이라면 리더십과 핵심인재 육성일 것이다. 몇 년 전까지는‘교육이수점수’를 승진에 반영하는 기업이 많았으나, 점차 사라지는 경향이 있다. 교육 결과를 인사에 반영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교육이수점수제도’는 조직구성원이 스스로 역량개발을 하려는 의지가 부족하고, 그 결과 미래의 성과창출이 불투명하다는 것을 전제로 했을 때, 전사적으로 동원되는 교육의 강제적인 방법이다. 현업의 바쁜 업무처리로 관리자들이 교육보다는 현재의 주어진 실적을 강조하고 있어 ‘교육이수점수제도’를 도입하여 강제적으로 역량개발할 기회를 제공하고, 학습하는 조직문화를 구축하자는 것은 일리가 있다. 그러나 제한된 교육자원을 모든 조직구성원에게 분배하는 것과 교육받은 사람들을 인사와 연계해서 관리하는 것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조직에 적합한지는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교육이수점수제도를 운영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학습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관리자들에 대한 부하육성 책임을 강조하는 것도 그 방안이 될 수 있다. 또 핵심인재와 관리자의 선발, 과업의 배치 등이 교육이력결과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인식되면, 조직 내 자발적 학습문화도 함께 커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 때 ‘교육이수점수제도’라는 강제적 수단은 불필요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의 인재육성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국내 기업에는 현재 교육과 HRD라는 용어에 대한 이해의 폭이나 개념의 크기가 너무 다르다. 교육을 한다고 하면서 강사섭외와 강의장 확보 등 행정적인 업무처리가 대부분인 기업이 있는가 하면, HRD가 임원들에 대한 역량평가까지 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그런데 인재개발원 역시 기업조직의 많은 기능 중 하나이며, 전체 조직차원에서 활용하고자 하는 목적에 따라 역할이 많이 달라진다. 인재개발원을 강의장을 운영하는 행정기관으로 인식하고 가동률을 높이려 한다면, 그곳의 교육담당자들은 역시 조직구성원의 역량향상을 위해서가 아니라 시설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존재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 또한 자신의 역할인식이 불분명하여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스스로 행정요원이나 서비스 인력 역할에 갇혀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HRD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인재개발원에서의 교육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intervention을 고민해야 하고, 강의장 밖을 나가 업무현장에서 조직구성원의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먼저 찾아야 할 것이다. HRD담당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기업에서 교육을 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강사섭외 등만 하는 행정요원에서 벗어나, 실제 조직의 성과창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현장으로 나가야 한다. 현장에서 현재의 업무에 바쁜 사람들을 대상으로 현재의 문제를 해결해주고, 또 미래의 성과창출을 위해 준비해야 한다고 설득하고 방법론을 알려주어야 한다. 현장에서 HRD 담당자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는 현장에 대한 요구조사 결과이다. HRD 담당자들은 현장의 요구조사를 바탕으로 보다 합리적이고, 적합한 대안들을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이때 HRD가 조직으로부터 인정받고 스스로 하는 일에 대해 더 많은 자부심을 느낄 것이다. 이를 위해 HRD 담당자들은 끊임없는 역량개발이 필요하고, 또 수행한 일이 업무현장에 잘 전파되도록 지속적으로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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