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행하는 간단한 운동 중에 발치기라는 게 있다. 앉거나 누워서 두 발을 5분 정도 부딪히는 것으로, 하루 세 번 정도 하면 당뇨, 요통 등이 치료된다고 알려져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 발치기는 나무에서 배운 것이다. 물을 많이 필요로 하는 나무는 바람이 불 때 잎사귀가 팔랑팔랑 흔들릴 수 있도록 진화했다. 잎사귀의 나부낌이 펌프작용을 하며 뿌리로부터 잎사귀까지 물을 끌어올린다. 생존을 위한 피나는 노력이다. 또한 나무는 이미 다른 나무가 자리 잡은 곳에 뒤늦게 뿌리를 내렸다간 곧바로 죽음의 길을 걷게 된다고 한다. 경쟁은 생존의 조건이다. 소통은 명분, 눈치 보기 불과 그런데 인간세상에 오면 경쟁이 배척 받는다. 가혹하다는 것이 이유다. 입시제도도 마찬가지고, 경제정책도 예외가 아니다. 나무가 마르면 열매를 맺지 못할 것인데도 결과에는 별 관심이 없는 모양이다. 경쟁은 필연적으로 패자를 낳는다. 그러나 그것이 자연의 법칙인 이상 승부는 빨리 나는 게 좋다. 패자는 패자부활전에 나갈 수도 있고 아니면 종목을 바꿀 수도 있다. 기업이 법인(法人)으로 불리는 것은 나름의 인격이 있고 생존 본능이 있어서다. 정부도 마찬가지고 공공기관도 예외가 아니다. 공공기관은 고객인 국민들의 사랑을 받기 위해 다른 기관이나 민간기업과 경쟁해야 한다. 이 원칙대로라면 공공기관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할 일은 명확해진다. 많은 사람들이 경쟁을 피하다 보니 경쟁을 무력화시키는 시도가 인기를 얻는다. 바로 포퓰리즘이다. 승자보다 훨씬 더 많은 패자를 다독이는 인기영합주의가 표를 더 많이 얻는다. 원칙과 신념으로 경쟁 나서야 최근 정부 사람들이 많이 쓰는 ‘소통’이라는 개념도 경쟁을 무력화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 정부가 옳다고 생각하고 밀어붙이는 정책은 찾을 길이 적어졌다. 소통이라는 잣대는 국민과 의견을 나눴다는 명분에 불과하다. 민간과 정부가 다른 것은 민간이 단기적인 이익에 집중하는 데 비해 정부는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정책을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원칙과 신념이 있으면 그 정책 자체로 국민의 심판을 받겠다는 의연한 자세가 필요하다. 시간을 두고서라도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리더십 경쟁에 나서야 공공리더라고 불러줄 수 있다. 국민 지지도가 높아지기를 기대하는 소통은 사람들의 환심을 사는 것과 다름없다. 그러다 보니 원칙이 무너지고 그간의 역사성이 망각되는 데도 불구하고 국민을 핑계로 엉뚱한 일을 벌이게 되는 것이다. 해양경찰청 폐지 논란, 총리 지명의 난맥상 등이 대표적 예다. 나무는 이동하지 못하니 주어진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정부기관들도 마찬가지다. 법에 입각한 업무 구분과 엄정한 공직기강윤리가 강력한 시스템이 될 수 있다. 원칙이 변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적응하게 돼 있고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깨닫는다. 그것을 사명감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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