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정 양립 제이앤비컨설팅, 가족친화 문화 선도

COVER STORY│이수연 제이앤비컨설팅 대표이사

2016-04-28     전성열 편집장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가정이 화목해야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말이다.
최근 직원과 그 가족의 행복 증진이 곧 회사의 경쟁력 제고로 이어진다는 가족친화경영이 기업문화로 정착되고 있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일하고 싶은 직장’을 만들기 위한 제도를 만들고 시설 지원을 아끼지 않는 등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직원들의 자발적인 몰입을 위해서 또, 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가족친화경영이 필수 불가결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는 것이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여전히 가족친화경영이 대기업들의 전유물인양 대기업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 중소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일·가정 양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가족친화경영의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는 기업이 있다. 제이앤비컨설팅의 이야기다. 실제로 제이앤비컨설팅은 지난해‘가족친화우수기업 여성가족부 장관상’‘, 여성인재경영대상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직원을 배려하는 다양한 제도 도입과 운영으로 그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이수연 제이앤비컨설팅 대표는“저성장 그늘 아래 이제는 속도보다는 방향에 무게를 두고 조직과 개인, 일과 가정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할 때”라며 “저성장 위기를 극복할 묘안 역시 결국 사람에 달려있는 것처럼 가족친화경영은‘할 것이냐, 말 것이냐’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어떻게 잘할 것인가’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수연 대표를 만나 일·가정 양립을 통한 긍정적인 변화에 대해 들어봤다.


독자들을 위해 제이앤비컨설팅에 대해 소개해 달라.

제이앤비컨설팅은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여성인재의 활용과 경력단절 여성의 사회 재진입을 위해 앞장서고 있는 종합HR 서비스기업이다. 지난 18년 동안 여성인력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고객상담 분야에 집중하여 현재는 공공기관, 금융, 의료, 교육, 제조업 등 산업 분야별 전문 상담가 육성과 인력 매칭에 주력하고 있다.
지금은 직원들의 일과 가정의 양립, 가족친화적인 회사를 만드는 것을 모토로, 좋은 제도 도입과 인재 영입을 통하여 더 좋은 회사, 다니고 싶은 회사, 직원이 주인인 회사를 만들어 가는 일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여성 인재 양성에 주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여성 CEO로서 특별한 경영철학이 있나.

결혼과 더불어 출산·육아로 오랫동안 전업주부의 삶을 살다가 40대 늦은 나이에 지금의 회사를 창립했다. 40대 주부가 맨손으로 시작한 회사에서 나올 수 있는 경영철학이 무엇이겠는가. 자녀, 남편, 부모까지 챙겨야 하는 여성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들을 위한 일과 제도를 만드는 것이 우선순위였다.
고학력에 직장경력까지 있는 여성이 가정이라는 울타리 때문에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건 본인에게도 안타까운 일이지만, 국가나 기업의 입장에서 봤을 때도 엄청난 손해다. 여성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상담분야를 개척하고 그들이 안정적으로 직장생활을 해나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 철학이라 할 수 있겠다.
특히, 가정의 평화가 일의 몰입 및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몸소 느꼈기 때문에 창업 때부터 지금까지 가족친화경영에 대한 생각을 제1의 가치로 고수하고 있다.
일·가정의 양립과 가족친화경영이 최근 기업경영의 화두가 되고 있지만 개개인의 삶에 일과 가정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만큼 과거부터 이러한 의식을 가진 사람은 분명 많았을 것이다. 다만 여러 가지 환경적 제약과 인식의 한계가 장애요인이 되었을 뿐이다. 그래서 회사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부터는 여성 특히, 육아를 책임지고 있는 경력단절 여성의 사회진출에 관심을 가지고 그들을 위한 경영정책, 업무환경을 만드는 일에 애써왔다. 출퇴근 시차제, 원격 및 재택근무제, 탄력적 근로시간제, 반일휴가제 등 유연근무제 시행으로 자녀가 있는 기혼 여성도 얼마든지 사회에 재진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여성 인재가 환경의 여파에 좌절하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가치를 높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바로 여성친화경영, 가족친화경영이며 이는, 기업의 성장으로 직결되는 훌륭한 투자라고 믿는다. 평소 대표이사 HOT LINE을 통해 직원들의 고충을 시시 각각 듣고 개선책을 마련하는 것이 그러한 경영방침을 지켜나가고자 하는 나름의 소신이다.

가정의 평화가 일의 몰입 및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몸소 느꼈기 때문에 창업 때부터 지금까지 가족친화경영에 대한 생각을 제1의 가치로 고수하고 있다.

2013년 가족친화인증 획득 이후 그간의 변화가 궁금하다.

가족친화제도를 운영하기에 앞서 중요한 것은 현재 우리 회사와 직원들에 대한 정확하고 세부정인 정보가 얼마만큼 확보되어 있는가 하는 점이다. 아무리 좋은 제도를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용하는 사람이 부적절하거나 불필요하게 느낀다면 무용지물이다.
제이앤비컨설팅은 70여 명의 본사 직원, 전국 지사와 계열사 직원, 파견직원까지 더해 약 3,000여 명의 인원이 속해 있다. 개인정보에 상관 없이 적용할 수 있는 일반적 제도가 있는가 하면, 미혼과 기혼, 자녀의 유무, 출퇴근 시간 등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것들도 있다. 또한 근무환경도 제도 운영에 있어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그래서 전 직원이 차등 없이 누릴 수 있는 가족친화제도 운영을 위해 임직원에 대한 관심과 관찰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면서 하나씩 보완·개선해 나가고 있다.

그 결과, 2013년 가족친화인증을 획득하였고 2015년 가족친화우수기업 여성가족부 장관상, 여성인재경영대상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는 등 가족친화, 여성친화 관련 제도 운영의 모범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얼마 전 회사를 방문한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과의 대화를 통해 가족친화경영이 얼마나 중요한지,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해나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었다. 정부는「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16~2020)」에서 보육·돌봄, 결혼·임신·출산 지원과 더불어 ‘일·가정 양립 지원’을 저출산 대응 방안으로 내세웠으며, 여성가족부,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가 힘을 합하여 ‘일·가정 양립’을 핵심개혁과제로 추진 중이다. 근로자가 일터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할 수 있도록 기업이 함께 힘써야 한다는 데 공감하며 기업의 크고 작음을 떠나 우리 회사부터 실천에 앞장설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자 한다.

제이앤비컨설팅이 운영하고 있는 가족친화제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달라.

앞서 언급했듯이 내가 여성이고 또한 주부의 위치에서 회사 경영을 시작했기 때문에 가족을 빼놓고는 회사를 논할 수 없다.
우선, 가정주부의 역할과 워킹맘의 고충을 몸소 겪어봤기에 직장과 육아의 병행에 대한 해결책을 생각했다. 내가 일하는 동안 자녀를 믿고 맡길 수 있는 곳이 있어야 마음 편히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여건상 직장어린이집을 개설할 수 없는 대신 맞벌이 가정을 위해 같은 건물에 위치한 유치원과 협약을 맺어 업무시간만큼은 육아 고민을 덜 수 있도록 했다. 어린이집이 회사와 가깝기 때문에 출퇴근 시 자녀와 함께할 수 있고, 점심시간을 활용해 아이를 살펴보는 등 심리적 안정을 통해 직장맘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매주 수요일 ‘가족사랑의 날’을 정하여 정시퇴근을 독려한다. 저녁 6시 30분이 되면 직원들의 PC는 자동적으로 셧다운이 되고 대표이사인 나부터 회사를 나선다. 정시퇴근, 조기퇴근 문화는 사실 조직의 리더나 인사팀이 솔선수범 해야 실행력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상사와 임원, 대표부터 행동을 실천해야 직원들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내가 모범을 보이려 애쓴다.
매달 진행하는 ‘가족사진 콘테스트’는 퇴근 후 시간을 실제 가족들과 함께 보내도록 하기 위한 보조 장치이다. 가족들과 보낸 행복한 시간을 사진에 담아 오면 투표를 통해 우수작을 선정하고 외식비를 지급해 지속적으로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밖에도 출산휴가, 육아휴직, 자녀 교육비 지원(초중고 입학축하금, 중고등학교 학자금, 대학교는 우수사원에 대한 학자금 지원) 등 기본적인 가족친화형 복지와 더불어, 재택근무 및 집중근무시간제, 시간제 일자리, 경력단절 여성 지원 프로그램, 여가생활(휴양시설) 지원 등 다양한 제도를 통해 일과 가정, 삶의 조화를 추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간제 일자리 도입은 직접적인 가족친화제도라고 볼 수는 없지만 워킹맘이 아이를 떼어놓고 종일을 회사에서 보내기 어렵다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경력단절 여성의 사회활동 지속에 도움을 주고 적게나마 가정경제에 보탬이 되기에 개인적으로 보람을 느끼는 일 중의 하나이다.업무시간은 길지 않지만, 그 시간만큼은 일에 집중하기 때문에 성과도 높다. 회사는 임금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대신 4대 보험과 기타 처우에 있어 차별과 부족함이 없도록 할 방침이다.

가족친화경영을 통해 얻은 효과가 있다면 무엇인가.

우리는 수치적인 변화보다는 임직원의 표정에서 가족친화경영의 효과를 확인하고 있다.
먼저, ‘가족사랑의 날’ 확대 시행의 경우 2015년 1월부터 도입해 매주 수요일 정시 퇴근을 자율적으로 시행했으나 일부 부정적인 시각과 눈치 보기 등 장애요인이 발생되어 이후부터는 6시 30분이 되면 PC를 자동 셧다운하고 대표이사부터 퇴근해 분위기를 조성했다. 단순히 일찍 퇴근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독려하기 위해 ‘가족사진 콘테스트’를 진행해 적게나마 가족외식의 기회를 제공하였다. 업무에 대한 부담이 아예 없을 수 없지만 일주일 중 하루만큼은 가족들과 행복하게 보내는 시간을 가지게 됨으로써 회사에 대한 시각이 달라지는 것을 느꼈다. 수요일은 그날을 보내는 기대감으로, 목요일은 전날의 행복한 기억으로 표정이 밝다.
시간제 일자리 도입은 특히 경력단절 여성의 사회진출과 퇴사율 감소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 실제 시간제 일자리 도입 이후 퇴사율이 5% 이상 감소했다. 또한 교육비, 공휴일 특성에 맞춘 이벤트와 가족활동비 지원 등을 통해 가족친화경영이 주는 의미뿐 아니라 가정 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여 회사에 대한 만족도와 신뢰를 한 층 높였다.

저성장 그늘 아래 이제는 속도보다는 방향에 무게를 두고 조직과 개인, 일과 가정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저성장 위기를 극복할 묘안 역시 결국은 사람에 달려있는 것처럼 가족친화경영은‘할 것이냐, 말 것이냐’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 ‘어떻게 잘할 것인가’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문제이다.

2017년 공공부문 가족친화인증 의무화가 시행될 예정이다. 가족친화경영을 선도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기업으로서 가족친화제도 도입을 준비 중인 기업들에게 조언한다면.

기업 성장의 원동력이 직원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경영자는 없을 것이다. 또한, 직원들을 위한 일이라면 사소한 것 하나라도 더 해주고 싶은 마음도 같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끝을 모르는 불경기에 잠겨 있는 대한민국 중소기업에게 직원 복지란 늘 ‘비용’의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직원이 존재하여야 회사가 유지되지만 반대로, 회사가 정상적인 경영상태를 유지해야만 직원 또한 일과 가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따뜻할 수 있지 않은가.
조언이라고 한다면, 가족친화경영이 필수요소로 자리 잡아가는 지금의 흐름을 따라가되, 현실적으로 적용이 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하나씩 도입할 것을 주문하고 싶다. 회사 사정은 고려하지 않은 채 무턱대고 휴가제도를 남발하거나 직장어린이집을 운영할 수는 없는 일이다. 회사의 현실에 맞춰 실천할 수 있는 아주 작고 사소한 것부터 출발해 점차 키워가는 방향이 올바르다. 이를 위해 가능하다면 회사 임직원 현황을 다양한 소분류로 나누고 그에 맞는 제도를 도입할 것을 권한다. 예로 기혼과 미혼의 비율, 그들의 여가활동, 근무시간 특성 등을 분석해보면 분명 회사가 개선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보일 것이다.
또한 성공적인 제도 정착을 위해서는 임직원의 동의와 협조, 나아가서는 인식의 변화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내부적으로 고민하지 말고 일·가정 양립에 관한 정부의 지원책을 살펴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기업의 규모, 특성이 유사한 모범사례를 통해 벤치마킹하는 것을 권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저성장 그늘 아래 이제는 속도보다는 방향에 무게를 두고 조직과 개인, 일과 가정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저성장 위기를 극복할 묘안 역시 결국은 사람에 달려있는 것처럼 가족친화경영은 ‘할 것이냐, 말 것이냐’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 ‘어떻게 잘할 것인가’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문제이다.

끝으로, 제이앤비컨설팅의 가족친화경영 지속방침과 각오를 말해 달라.

관심, 개선, 변화가 답일 듯하다. 기획팀에서 제도를 제안하고 인사총무팀에서 운영을 맡고 있지만, 아이디어는 누구나 제안할 수 있고 또한 임직원의 자발적인 동기부여가 있어야 제도가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다. 우리는 사내 설문조사를 통하여 현재 시행하고 있는 복지의 개선방향 및 신설 여부를 판단한다. 일회성 이벤트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안착해 임직원의 일∙가정 양립과 조직문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가족친화경영은 두꺼운 책 속에 담긴 이론도 아니고, 멀고 고단한 수행의 과정도 아니다. 직원들에 대한 관심, 작은 배려를 통한 소통의한 과정이다. 따라서 제이앤비컨설팅은 출산과 육아지원, 생애주기별 프로그램 등 다양한 제도 개선을 통해 직원들의 만족도와 업무 몰입도를 키워가고자 한다. 사랑, 행복, 나눔이 충만한 가정 조성을 통한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고 작지만 알차게, 느리지만 강인하게 가족친화경영을 실천하겠다. 임직원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바탕으로 더불어 성장하는 기업으로 지켜봐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