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적자원관리

2016-11-29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임금직무혁신센터 소장/인적자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우리나 라에서는 이세돌 기사와 알파고와의 바둑 대결에서 알파고가 4:1로 승리를 거둔 후 이에 대한 논의가 더 뜨거워지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예측되고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급격한 기술의 발달 및 변화에 따라 사회도 변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구체 적으로는 인공지능, 로봇기술, 생명과학 등이 주도하는 차세대 기술이 결합하여 로봇이나 인공지능을 통해 실재와 가상이 통합되어 사물을 자동적이고 기능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가상물리시스템이 구축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사회에서 재화 및 서비스가 생산되고 소비되는 방식이 변화할 것이고, 사회적 산출물이 분배되는 방식도 변화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제4차 산업혁명에서 핵심은 기술의 변화이기는 하지만 이에 따른 고용의 변화도 중요하다. 근본적으로는 기계가 인간의 일을 대체하게 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어떤 학자는 상당 부분 대체될 것이라고 보기도 하고, 어떤 학자는 여전히 인간의 일이 남을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한다. 이와 더불어 제4차 산업혁명 하에서는 근로자들이 어떠한 직무들을 어떠한 방식으로 수행하게 될 것이며, 직무성과에 대해서는 어떠한 방식으로 평가를 하고, 이에 기초하여 어떠한 방식으로 보상을 제공할 것인지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것이다.

향후 지식정보기술이 발달하게 되면 업무의 방식도 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즉, 이제는 특정 장소에 출근하여 업무하는 방식보다는 자신의 업무를 도급 방식으로 부여받아 정해진 시간까지 제출하는 방식의 업무방식이 일반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에서는 독립 자영업자 방식으로 일하는 근로자들의 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업무방식은 ‘디지털 유목민’으로 일컬 어지는 젊은 세대의 생활방식과도 부합되는 것이어서 앞으로 이러한 업무 방식의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업무방식이 이러한 방식으로 변하게 되면 여러 가지 인적자원관리 방식도 달라질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근로시간에 대한 개념도 많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근 로시간 개념은 산업혁명 이후 공장제 근로가 정착될 당시의 근로개념 및 근로시간 개념에서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즉, 교대제 근무가 시작되는 시간에 출근하여 다음 교대조가 투입되는 시기에 퇴근하는 방식의 근로시간 개념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 다. 하지만 업무방식이 주어진 업무를 디지털 매체를 활용하여 제출 하는 방식으로 변하게 되면 더 이상 사무실에 출퇴근하는 시간을 근로시간 개념으로 측정하는 방식은 유효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근로시간을 측정하는 방식은 투입 중심의 인사관리 방식인데 업무방식이 투입이 아닌 산출 방식으로 변화하게 되면 근로시간 측정 방식도 산출 중심으로 바뀌게 될 것으로 보인다. 즉, 어떠한 특정 업무가 어느 정도의 업무시간을 필요로 하는지를 사전에 정의하고 그 업무를 완수하여 제출하였을 경우 그 정도의 업무시간을 근무한 것으로 인정해 주는 방식의 근로시간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근무방식이 이러한 방식으로 바뀌게 되면 평가제도에 있어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직무를 수행하는 방식이 투입 중심에서 산출 중심으로 바뀌게 되면 평가방식도 투입보다는 산출 중심으로 바뀔 필요가 있을 것이다. 즉, 근로자가 출근시간을 잘 지키는지 혹은 근무자세가 어떠한지와 같은 투입 중심 평가보다는 최종적으로 제출한 성과물이 어떠한 수준인가를 평가함으로써 해당 근로자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러한 산출 중심의 평가가 공정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해당 성과물에 대한 성과평가 기준을 사전에 결정하여 그기준에 따라 평가가 이루어져야만 할 것이다. 투입 중심의 평가보다는 산출 중심의 평가가 더 객관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평가제도의 수용성이나 공정성 측면에 있어서도 더 유리할 수 있을 것이다.

업무 방식의 변화는 교육훈련 제도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 다. 산출 중심의 업무방식과 평가제도가 운영된다면 결국 중요한 것은 근로자가 해당 직무에 대한 직무능력 및 직무역량을 보유하였는 지가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교육훈련에 어떠한 요소들이 얼마나 투입되었는지보다 교육훈련을 통해 실질적으로 어떠한 직무능력 및 역량을 보유하게 되었는지가 중요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교육 훈련 제도도 투입 중심에서 산출 중심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을 것이 다. 산출 중심의 교육훈련 제도로 전환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는 어떻게 해당 교육훈련생이 특정 직무능력을 보유하였는지를 판단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훈련을 받은 사람들의 실질적인 직무능력이나 업무수행 능력을 객관적으로 파악해줄 수 있는 별도의 전문인력 양성이 필요하다. 단순히 시험문제를 푸는 능력만 가지고 모든 직무능력을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현장에서 확인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전문인력이 눈으로 파악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 별도의 전문가들을 어떻게 양성할 것인지, 어떠한 방식으로 직무능력을 파악하도록 할 것이지, 활동에 대한 별도의 보상은 어떠한 방식으로 할 것인지 등에 대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인사관리 방식이 변함에 따라 보상제도도 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과거와 같은 근무시간 개념도 약해지고 투입에 대한 보상에서 성과 물에 대한 보상으로 전환되면서 성과물과 연동하는 보상제도의 비중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업종이나 직종에 따라 어느 정도 성과 물과 연동되는 보상제도의 비중을 반영할 것인가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모든 보상제도를 도급형식과 같이 제출한 성과물에 연동하여 지급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근로자들 간의 협업이나 조직 수준의 활동이 중요한 분야에 직무에 있어서는 기본급 비중을 높게 하거나 개인 성과급보다는 집단 성과급 비중을 높게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 어떠한 보상제도 방식으로 변하든 과거보다는 개인의 직무능력 및 역량이 더 많이 반영되는 방식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아 개별 근로자들도 개인의 직무능력 및 역량을 관리하는데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가정하여 어떠한 인적자원관리 제도들이 운영될 것인가를 예측하여 보았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직무의 특성이나 일하는 방식이 과거와는 다를 것임에는 분명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변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차이가 존재할 수 있다. 과거에도 제1차 산업혁명에서 제2차 산업혁명으로 그리고 제3차 산업혁명으로 기술의 변화가 있었지만 직무의 특성이나 일하는 방식은 그리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제4차 산업혁명으로의 전환은 이전의 전환과는 질적으로 다른 급격한 전환이될 것이기 때문에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는 이전과는 분명 다를 것이 라는 급진적인 의견도 존재한다. 반면, 과거에도 급진적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현실에서는 어느 정도의 타협과 조정을 통해 기존 사회의 운영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은 변화가 일어났듯이 이번에도 예상 만큼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온건적인 주장도 존재한다. 어떤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건 그리고 실제 어떠한 방식으로 변화가 일어 나건 과거와는 다른 방식의 직무특성과 일하는 방식이 나타날 것이 고, 이에 따라 기업은 이에 맞는 반응을 하고 대응책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변화가 나타난 이후 급급하여 대응하기보다는 변화를 미리 예측하여 준비하고 대응할 때 사회적 비용은 감소할 수 있고 노사 당사 자들의 피해도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