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HR 총평 및 2017년 전망

2016-11-29     오승훈 인싸이트그룹 대표이사

공정인사로 시작하다

연초부터 국정과제로 공정 인사를 통한 혁신을 추진하였으며 다양한 결과가 만들어졌다. 쉬운 해고라는 찬반 논의가 뜨거웠고, 공공기관 대상 성과연봉제 도입이라는 하나의 큰 흐름이 있었다. 일부 금융 권을 제외한 민간 영역에서는 이미 대부분 시행되고 있는 내용이라서 새로운 것은 없었으나 대상이 공공 영역과 금융권으로 확대되면서 사회적인 이슈가 되었다. 또한, 하반기에는 공공기관과 중견, 중소기업 중심으로 공정 평가에 대한 시도와 보급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공정 평가 부분은 우리나라 조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 중견 기업의 인사평가를 지원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 인사를 포함한 새로운 인사제도의 도입이라는 것은 현실을 변화시키는 것이어서 당연히 공공 영역에서 마찰과 저항을 동반하고 있다. 과거 우리가 민간 영역에서 보았듯이 의미 있는 성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이나 단지 그 시기가 언제인지 모를 뿐이다. 시간을 경과하면서 좋은 사례와 나쁜 사례가 나타날 것이며 그 경험들을 기반으로 또 진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공정 인사이든 공정 평가이든 모두 기업 이나 조직의 생존을 위한 적응 과정으로 인식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특수한 환경에 있는 조직이나 설립 목적이 공공성이 뚜렷한 경우에는 공정 인사의 여러 스펙트럼 중의 적절한 색깔을 고르는 것은 필요해 보인다.

상시적인 고용 조정이 일어나다

어떤 회사의 장기 경영 계획은 1년을 넘으면 장기라고 한다고 한다. 물론 소속된 산업환경이 워낙 급변하는 상황에 처한 일부 조직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일반적으로 안정적이라고 말하는 산업의 경우에도 비슷한 시각이 나타나고 있으며 그 영향이 인적자 원관리 영역에도 강하게 반영된 한 해 였다. 직접 영향을 받는 영역인 인력 운영 면에서는, 신규 신입 채용은 줄어들고 경력 채용 경향이 다소 증가하며 저 성과자와 고령 인력의 자연스러운 유출을 위한 노력과 관행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가능하면 고용을 유연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노력의 결과로 구성원의 조직 몰입 저하와 생산성 하락 요인 또한 동시에 발생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고용 불안정은 조직 몰입을 저해하는 중요한 요소이어서 몰입과 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인사 담당자 입장에서는 고용 유연성과 조직 몰입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 고성과자와 핵심인력 관리를 고려하면 더 복잡한 제도와 운영 노력이 요구된다. 인력의 유형에 따라 어느 정도의 유연성을 확보하여야 하며 각 유형별로 동기부여 방안과 조직 몰입 방안을 쉼 없이 연구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과 인사담당자의 노력은, 오늘 내일에 한정될 수 없고 장기적이며 지속적인 과제가 될 것이다.

조직의 합병과 분할이 일상화되다

성장하는 기업은 성장을 지속하기 위하여 다른 조직을 흡수하고, 성장이 어려운 기업은 생존하기 위하여 타 기업과 합병한다. 지나치게 규모가 커서 다 같이 공멸할 위기감을 느끼는 회사는 사업을 분할하여 생존을 모색하고 있기도 하다. 대기업, 외자계 기업이 주체가 되는 흡수 합병과, 공공 자금, 사모 편드 등의 자본 투자를 통한 기업의 흡수와 합병, 인수가 일상화되는 한 해였다. 그러나 흡수나 합병, 분할 등에 있어 중요한 성공 요소가 인적자원임 에도 불구하고 섬세한 관리가 부족하다. 그 원인의 일부는 단기적인 재무 성과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는 주주와 경영자로부터 기인할 것이다. 그러나 인적자원관리 담당자는 명확하게 경영층에게 설명하여야 한다. 비용이기도 하지만 중요한 경영 자원으로서의 인적자원에 대한 섬세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여야 할 것이다. 실증적으로 도, 동일한 외부 경영 환경을 갖고 있는 경쟁 기업의 성과가 달라지는 원인이 구성원에 대한 관리 방식에 있다고 보고되기도 한다. 즉, 동일한 환경에 노출된 경쟁 기업의 성과가 비교 기업 대비 확연히 높은 경우가 있다. 사람에 대한 철학과 시각의 차이와 그로 인한 인적자원관리 관행과 제도의 차이가, 동일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는 경쟁기업들의 성과를 가르는 중요한 변수 중의 하나라고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인적자원을 비용의 일부, 늘 외부에서 구입할 수 있고 즉시 대체 가능한 자원으로 사람을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위축의 시대

우리나라는 거대한 사회적 변화의 시기에 있다. 특히 인구구조적인 변화, 고령화와 저출산이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은 기존 국내외 시장의 정체와 신성장 동력 발굴 성과가 미흡한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서로 상승작용을 하여 성장의 둔화세가 명확해지고 경영층의 마음을 위축시킨다. 그래서 경영층은 더욱 생존과 안정을 위한 노력하게 된다. 성장에 대한 비관은 생존을 위한 효율화에 집중하게 된다. 즉, 이익 확보를 위해 다양한 내부 경영관리 영역에서의 효율화에 집중하게 된다. 둔화되는 성장률에 맞추기 위해 투자를 조심하고 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그 결과 심리적인 위축이, 최고 경영층에서부터 내부 구성원까지 전염되어 자신감이 결여되게 된다. 조직도 성장보다는 유지와 관리에 집중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인적자원관리에 투자되는 자원도 효율화할 수 있는 비용으로 인식한다. 그 결과, 직접적으로는 교육훈련 비용의 축소, 인건비 상승폭 최소화, 유출 인력 대비 신규 유입 인력 축소, 단기 고용의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기존 조직 구성원의 정서 위축도 중요한 현상으로 발견된다. 위축으로 인하여 직무에 대한 몰입이 저하되게 되어 생산성이 저하되고 따라서 추가적인 비용 절감을 위한 노력을 하는 악순환에 들어가고 있는 한 해였다.

가치 중심 인적자원 운영이 지속되다

조직을 움직이는 중요한 기축으로 ‘가치 중심 인적자원관리’가 점점더 확고해지고 있다. 재무적 자원의 투입을 통한 동기부여 수단이 제한되어 있는 상황에서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조직에 몰입 시키는 중요한 도구로 조직가치를 활용하고 있다.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의 정립과 전파, 가치를 실천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제도와 다양한 관행을 도입한다. 단위 조직별 가치 내재화 정도를 진단하고 피드 백하는 것이 인적자원관리의 주요한 수단이 되는 한 해로 보인다. 이는 기업의 크기를 막론하고 우리 사회의 하나의 흐름으로 굳어지고 있다. 핵심/우수인력의 영입, 새로운 인사관리 제도의 도입, 구성원 육성 방안 연구 등에 들어가는 노력만큼 조직 가치를 중심으로 하는 인적자원관리 개입 노력이 커지고 있다. 가치라는 것은 전개되는 현상적인 측면으로 바라보면 조직문화로 바꾸어도 무방할 것이다.

2017년, 몰입을 유도하고 적절한 성장을 지원하자

우울한 정치적 상황의 한 가운데에 있으면서 우리의 주요 시장인 중국과 미국의 변화를 외연하고 내부적으로는 조직의 저성장과 일상적 위축을 내포하고 있다.

소통, 몰입에 집중하라
피터드러커는, 경영자가 늘 해야 하는 중요한 질문으로 ‘우리는 무슨 사업을 하고 있으며 창출하는 성과는 무엇인가’를 제시한다. 우리 조직이 처한 경영 환경과 내부 상황, 우리가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의 본질을 있는 그대로 보라는 말이다. 내년에는 더욱 이 질문을 전제로 인적자원관리를 해야 한다. 스탁데일 패러독스(Stockdale Paradox, 근거없는 낙관론을 믿지 말라)처럼 있는 현실, 특히 암울한 현실이 있을 수 있으며 늘 전망이 밝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솔직하게 구성원과 소통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영층은 생존과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구성원에게도 비슷한 수준의 몰입을 요청하여야 한다.

자기 인식을 강화시켜라
경영층에서부터 현장 구성원까지 다양한 부서나 집단이 처한 현실을 인식 시켜 줌과 동시에, 개인적으로도 현재의 역량 수준, 향후 성장가 능성과 퇴출 가능성까지 있는 그대로 알려주어야 한다. 아무도 원하지 않지만 어떤 일이든 나에게 일어날 수 있고, 그 근거로써 개인의 인사 평가, 보상 수준, 승진과 재직 가능성에 대하여 임원에서부터 현장구성원까지 알 수 있는 제도를 만들고 운영하여야 한다. 평가 면담 이나 교육에서의 자기 진단 과목, 기타 소통할 수 있는 모든 장에서 자기인식을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 사실 회사는 평가와 보상, 승진과 교육기회의 부여 등으로 구성원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었다. 그러나 회사나 리더가 전하는 메시지가 불명확하고 더러는 모순되기도 하였고, 또한 구성원은 자기에게 유리하게 메시지를 해석하는 오류가 있어 왔던 것도 사실다. 불확실한 환경에 다양한 대응을 하기 위한 전제가 자기 인식이므로, 내년 이야말로 모든 개인과, 집단 수준에서 자기인식을 확대시키기 좋은 때이다. 그리고 매년 반복하여 자기 인식을 증대시키도록 해야 할 것이다.

조직 가치를 더욱더 폭넓게 활용하자
초 고성과자와 저 성과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구성원을 동기부여하고 몰입시키는 구심점으로 조직 가치를 활용하여야 한다. 조직 가치의 의의와 유용성을 정리하여 성과와의 관계를 정확하게 설정하여야 한다. 또한,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의 명확한 정의와 가치가 잘 실천된 행동 규범과 사례를 제시하여야 한다. 리더십의 실천과 조직 가치를 연결하여 리더에게 리더십 방향을 제시하고 실천 정도를 측정하고 피드백 해야 한다.

인사 담당자들의 유연함이 필요하다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고, 경영 목표나 계획도 불투명하다. 인사담당자에게 ‘애매 모호함을 견디는 능력’이 내년만큼 필요한 해가 없을 것이다. 누구도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채용, 평가, 보상, 육성을 다루어야 한다. 새로운 변화가 무엇인지 정의하기 어려우며 따라서 우리의 대응의 무엇이어야 하는지도 잘 모르는 시기에 유연함과 모호함을 인정하고 이를 늘 직시하는 한 해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