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을 부르는 곳, 화인링크

심상준 화인링크 대표이사

2017-03-31     전성열 편집장

스포츠 세계에서 탁월한 성과를 올리는 감독이나 코치들은 한결같이 선수와의 믿음이 주효했다고 이야기한다. 믿음으로 선수들의 기를 살려주는 것만큼 성공을 약속하는 묘약이 없다는 것이다. 믿음의 리더십은 비단 스포츠 세계에만 통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 인재경영에도 그대로 통하는 불변의 진리이다. 리더가 진정으로 직원을 믿고 위한다면 직원들은 자연스럽게 자기 업무에 몰두할 것이고, 이는 곧 조직의 성과로 이어질 것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단순하고도 위대한 진리를 그대로 잘 실천하는 기업이 있다. 철저한 사용자 중심의 설계와 디자인으로 스마트 오피스를 완벽히 구현해 냈다는 평가를 받는 종합광고디자인기업, 화인링크 이야기다.

공간이 사람을 움직인다

화인링크에 들어서면 세련된 감각이 돋보이는 1층 라운지 공간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바탕이 되는 벽면은 그레이 컬러로 마감해 웅장함을 높였고, 곳곳은 화인링크 제품들과 소품으로 매치해 모던함을 더했다. 회사의 라운지라기보다는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들어온 느낌이 들 정도로 대단히 감각적이고 엣지 있다. 비단 1층의 라운지뿐 아니라 2층, 3층 눈에 들어오는 곳곳이 찬사를 불러일으킨다. 특히 디자 인실이 있는 2층 공간은 전체가 한눈에 다 들어올 수 있도록 개방형 구조로 연출하여 ‘여기가 사무실 맞나?’하는 생각을 절로 들게 한다.
유명 인테리어 잡지에서나 볼 법한 화인링크의 특별한 사무공간은 “직원이 행복한 일터를 만들어주고 싶다.”는 심 대표의 신념에서 출발하였다. 그러한 신념은 사옥을 준공하면서 현실이 되었다.

“디자이너 경력만 30년이 넘는다. 누구보다 디자이너의 고충을 잘 알고 있다. 기존의 틀을 깨는, 남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창의적인 디자인을 해야 하는 것이 핵심인데, 이는 그저 앉아있다고 해서 나올 수있는 것이 아니다. 격의 없이 소통할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 일하는 중간중간 눈치 보지 않고 쉴 수 있는 공간 등 심적인 여유가 있어 야 비로소 나올 수 있다. 이러한 생각에서 하나씩 하나씩 단계를 밟아 추진한 것이 오늘의 화인링크가 되었다 .”

디자이너로서의 오랜 갈증과 고민이 사옥 곳곳을 창의가 샘솟는 공간으로 만들게 했다는 것. 그래서인지 사옥 곳곳 직원들을 위한 디테일이 남다르다. 화인링크 사옥 전체는 1층 깊숙한 곳까지 햇살이 들어온다. 건물 곳곳 에서 자연 채광과 외부 공기를 느낄 수 있다. 설계 당시부터 1층까지 빛이 잘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심 대표의 바람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컴퓨터에 둘러싸여 지내는 직원들에게 보다 개방적이고 자연 친화 적인 환경을 제공하고자 시도하게 되었다. 다행히 생각대로 잘 설계가 되어 일하는 중간중간 일광욕을 하듯 쉬기도 하고, 삼삼오오 모여 햇빛을 받으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자연채광은 인공조명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람에게 안정감을 준다.”

기존의 틀을 깨는 창의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재계 지도를 바꿔나가고 있다. 즉, ‘창의성’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역량 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창의적인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제도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조직 구성원의 일이나 업무에 대한 가치관과 일하는 방식, 문화가 전방위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전략적인 도구가 스마트 오피스이다. 아무리 창의와 협업을 강조한다고 하더라도 정작 직원이 생활하고 일하는 여건이 여전히 그대로라면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벽과 칸막이가 허물어지고 사무실이 상·하 좌·우에 관계없이 유연하게 활용될 때 진정한 창의와 소통, 협업과 융합이 가능해진다.

쉼표가 느낌표를 만든다

화인링크의 2층과 3층은 디자인실을 비롯해 사무 공간, 도서관, 강당, 휴식 공간 등으로 채워져 있다.

“사무실은 단순히 책상을 놓고 일을 하는 공간이 아닌 일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특히나 창의성이 관건인 우리 업의 경우는 더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생각에서 디자인실이 있는 2층 공간은 소통과 협업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개방형 구조로 연출했고, 여기에 일과 휴식 공간을 분리하지 않고 한 공간에 마련 하여 일하면서 쉴 수 있도록 하였다.”

직원들의 업무 특성을 십분 고려한 심 대표의 세심함은 이뿐만이 아니다. 운동할 수 있는 공간, 사색할 수 있는 공간, 삼삼오오 모여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공간, 누워서 쉴 수 있는 공간, 수면을 취할 수 있는 공간, 심지어 술을 마실 수 있는 바까지 마련돼 있다. 특히 누워서 쉴 수있는 공간은 앉아서 쉬는 것보다 누워서 쉬는 것이 보다 빠르게 피로를 풀어준다는 판단에서 착안해낸 공간으로 그 취지에 맞게 언제든쉴 수 있도록 사무공간 바로 옆에 마련돼 있다. 즉, 화인링크에서는 근무시간 중 누워 있는 직원을 보는 것이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다.

화장실까지도 매력적이다. 남자 화장실의 용변기마저 개인의 프라이 버시를 고려하여 일일이 문을 달아 놓았다. 아마도 이런저런 안내를 듣지 못하고 들어갔더라면 크게 당황했을 정도로 요즘 유행하는 이른바 파우더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사무공간 한쪽에 수목을 배치하여 싹이 트고 지는 모습을 직원들이 지켜볼 수 있게 한 것도 심 대표의 세심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정말이지 ‘달라도 너무 달라’라는 말이 안 나올 수가 없다.

비단 직원들을 위한 편의시설에만 열을 올리는 것이 아니다. 화인링크는 직원들의 학습과 성장을 위한 투자에도 주저함이 없다. 실제로 사옥 내부에는 다양한 학습과 자기계발의 장이 마련되어 있다. 대표적인 장소 중 하나가 2층 사무공간과 등을 대고 서 있는 라이브러리 공간이 다. 이 공간 또한 어느 북카페 못지않은 규모와 분위기를 자랑한다. 실제로 이 공간에는 최근의 흐름을 파악할 있는 신간 디자인 북은 물론 국내외 1만여 권의 도서가 구비돼 있다. 그저 앉아만 있어도 마음이 배부를 것 같다. 라이브러리와 같은 층에 위치한 프레젠테이션실 역시 직원들 자기계발을 위한 장이다. 프레젠테이션 비중이 높은 회사이어서 그런지 프레젠테이션실은 실제 프레젠테이션하는 공간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현장감 있게 꾸며져 있다

사람이 전부다

조직의 구성원이 언제나 맡은 바 업무에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임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모든 경영자의 소망일 것이다. 조직의 구성원 역시 일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회사가 알아서 챙겨주었 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생각은 도통 만날 줄을 모르고 평행선을 달리기 마련이다. ‘세계 최장의 노동시간, 세계 최하위 수준의 노동생산성’은 이러한 평행선이 가져다준 참혹한 결과, 우리 기업의 민낯이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서로가 서로를 동반자로 인정하고 배려해야 한다.

직원들을 위해 세심하게 배려한 근무환경에서 알 수 있듯 화인링크는 직원들을 종업원이 아닌 동반자로서 존중하고 있다. 이러한 생각이 철저한 사용자 중심의 사옥 설계를 가능하게 했고, 그 부산물로 ‘직원 만족도 상승’, ‘이직률 감소’, ‘생산성 향상’, ‘경쟁력 제고’라는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

심 대표는 “실제 공간 혁신 이후에 매출이 크게 상승했고 이직률 또한 눈에 띄게 감소했다.”며 “이직률이 감소했다는 것은 그만큼 고객사를잘 아는 직원이 많다는 것으로, 이는 곧 고객사의 만족도를 높이는 즉, 조직의 성장을 이어가는 중요한 단초가 되고 있다.”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기업은 사람이 전부다. 전략도 중요하고, 상품과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그 근본은 사람이다. 출근했으면 기계처럼 일해야지 하는 것은 구시대적인 사고이다. 현명한 리더라면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일할 수있는지 방법을 제시하는 쪽으로 고민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성장기, 기업이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은 구성원들의 몰입수준을 1% 라도 높이기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여건을 조성하는 일일 것이다. 이는 잠재력이 충분한 직원들에게 그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지원체 계를 만들어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부분, 직원 들이 갈증을 느끼는 부분이 무엇인지 하나씩 찾아서 개선해 나간다면 직원들의 몰입수준도 몰라보게 개선될 것이라 생각한다.

아직도 잘 모르겠다면 화인링크 이야기를 다시금 곱씹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