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공기 원한다면 이제는 방방마다

이우헌 에이티앤에스그룹 대표

2017-07-27     전성열 편집장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일기예보 찾아보듯 미세먼지 예보를 찾아 보고 또, 휴대폰 앱을 통해 실시간 미세먼지 정보를 확인한다. 미세먼지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낯선 단어였지만 이제는 일기예보 만큼이나 친숙한 생활 용어다.

요 몇 년 사이 미세먼지가 우리 일상의 주요 이슈가 되면서 자연 스레 공기청정기 시장도 연 10% 이상씩 고공행진 중이다. 우리나 라도 대기업들 중심으로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여기 대기업, 그들만의 리그였던 공기청정기 시장에 ‘방방마다 두는 나만의 공기청정기 클레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에이티앤에스그룹(이하 에이티앤에스) 이야기다. 다소 생소한 이름이지만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이미 ‘업계의 다크호스’로 통한 다. 국내보다도 해외에서 그 가치를 더 인정받는 클레어를 개발, 유통하고 있는 에이티앤에스를 찾았다.

본질을 추구하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을 본 지가 언제인지 모르겠다. 미세먼지로 덮인 뿌연 하늘이 일상이 되면서 마스크·정화식물·삼겹살 등이 불티나게 팔린다고 한다. 저마다 미세먼지에 대비, 셀프 방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미세먼지 때문에 정말이지 이민이라도 갈 판이라는 이야기가 입버릇처럼 회자되는 현실 속, 자연스레 공기청정기에 대한 의존도도 이제는 종교 수준으로까지 높아지고 있다. 실제 실내에 들어서면 공기청정기에 전원 버튼부터 찾기 바쁘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거실에 둔 공기청정기 한 대가 과연 방방마다의 공기를 청청하게 할 수 있을까? 이 같은 질문에 답을 내놓은 곳이 에이티앤에스다. 기업용 정보기술(IT) 솔루션을 제공하는 에이티엔에스는 2014년 ‘클레어(Clair)’를 론칭하고 대기업들 일색이던 공기청정기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엔 실내 공기 전체를 커버하려면 무조건 커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런데 이를 곱씹어 보면 우리가 거실 등 탁 트인 공간에만 나와 있는 게 아니지 않나. ‘사람들이 많은 시간을 거실보다는 내 방, 내 책상 등 나만의 공간에 있게 되는데 그러면 여기서는?’이라는 생각에 머물게 됐다. 내가 머물고 있는 공간의 공기를 청정하게 바꿔줄 공기청정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그러한 생각들이 연결되어 그러면 가지고 다닐 수 있어야 하니 크기는 작아야 하고 또,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면 안 되니 전기료는 적어야 하고 또, 침실이나 사무실 등 개인 공간에서 사용해야 하니 소음 이나 진동은 없어야 한다는 생각으로까지 이어지게 됐다. 이쪽으로 기술력을 집중한 결과물이 지금의 방방마다 두는 나만의 공기청정기 클레어이다.”

이제 공기청정기는 집집마다 한 대씩은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대중화돼 있다.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대기업들의 그것과는 다른 확실한한 방이 필요할 터, 제품 개발에 있어 무엇에 집중했는지를 물었다.

“사실 거실형 공기청정기는 TV나 냉장고, 외부에서 들어오는 잡음 등으로 소리가 크게 중요한 요소는 아니다. 하지만 개인공간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게 조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개인용 공기청정기는 거실 공기청정기 다음의 세컨드 가전으로서 유지비용도 경제적이어야 한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다. 개인용 공기청정기로 가닥을 정한 뒤에는 본질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는 데 힘을 쏟았다.”

실제 에이티엔에스가 내놓은 클레어는 기존의 공기청정기에 비해 크기는 작지만 성능은 결코 뒤지지 않는, 더하여 소음과 진동을 잡은 것은 물론 한 달 내내 가동해도 전기료가 200원 남짓 정도로 경제성까지 갖췄다. 이 대표의 말대로 제품 본질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를 알수 있는 대목이다.

이 대표는 “우리는 핵심에 더 가까이 가려고 노력했다. 1인 가구의 증가는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즉, 개인공간에 밀접한, 나아가 개인 생활공간을 쾌적하고 청정하고 상쾌하게 만들 수 있는 제품을 만들자는 분명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출발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이 명확하다 보니 모든 제품의 라인업 하나하나가 분명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개발이 되고 또, 기능향상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많은 기업들이 제품 개발을 하고 난 뒤에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줄 것인지 스토리를 덧입히는 작업을 후속작업으로 택하는 반면 에이티엔 에스는 브랜드 론칭 전부터 왜 이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지 본질에 초점을 맞추고 출발한 것이다.

필터 기능 최적화에 전력

두말할 필요 없이 공기청정기의 핵심은 필터, 렌탈식 대형제품이 대다수인 시장에서 개인용 중소형 공기청정기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수 있었던 또 다른 힘으로 이 대표는 자체 개발한 ‘e2f필터’ 에 집중했던 것이 주효했다고 이야기했다.

“필터의 성능을 측정하는 지수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공기정화효율, 다른 하나는 압력손실이다. 먼저, 공기정화효율은 미세먼지가 들어왔을 때 얼마나 걸러줄 수 있느냐고, 압력손실이라는 부분은 팬이 공기를 빨아드렸을 때 얼마만큼을 필터를 통과시킬 수 있느냐다. 필터의 효율을 높이려면 정화효율은 높이고 압력손실을 낮추는 기술이 필요한데, 우리 에이티앤에스는 탁월한 공기정화효율에 압력손실을 대폭 낮출 수 있는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적은 동력을 쓰기 때문에 소음뿐 아니라 전기요금도 낮출 수 있는 것이다.”

필터의 기술력에 대해서는 보다 자세한 설명을 이어갔다.

“e2f필터는 영구 정전기가 있는 필터로 오염물질 대부분이 극성을 갖는다는 점에 착안했다. 즉, 오염된 실내 공기가 고분자 합성수지필름 양면에 +, - 극성을 가진 e2f필터를 통과하면서 정전기 극성과 반대인 극성을 가진 오염물질들이 필터에 달라붙게 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정전기 포집 방식의 e2f필터는 종전 필터에서 포집하기 어려운 0.1 ㎛ 이하의 초미세먼지까지 포집이 가능하다. 또, 무극성 오염물질도 필터를 통과하면서 발생하는 유도정전기를 통해 포집한다. 알레르기및 새집증후군 유발 물질을 99% 이상 제거하고, 황사나 담배 연기 등인체에 해로운 물질을 모두 포집하는 것은 물론이다. 특히 지난해 국민들을 유해성 공포로 몰아넣은 옥틸이소티아졸론(OIT)과 같은 화학 물질 코팅이 필요 없어 인체에 무해하다.”

클레어는 이 같은 기술력을 등에 업고 지난해 약 400:1의 경쟁률을 뚫고 ‘2016 글로벌 생활명품’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이 대표는 클레어만의 초미세먼지 포집 기술과 2차 오염이 발생하지 않은 안정성, 세련된 디자인 등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대외적으로 인정받은 클레어는 현재 대형마트는 물론 백화점, 면세점 등에 입점해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에는 ‘300만 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는 등 해외시장에서의 경쟁력도 높여가고 있는 중이다.

해외시장에서 더 인기

일사천리, 승승장구만 있지는 않았을 터, 중간에 어려움은 없었 는지, 이는 또 어떻게 극복해냈는지를 물었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그렇듯 우리도 처음에는 전시회에 참여, 바이어 대상으로 우리 제품이 가진 기능적인 강점을 소개하는 데 전력했다. 그런데 이는 한계가 있더라.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우리가 이 제품을 왜 만들었는지 즉, 개인 공간에 왜 공기청정기가 필요한지에 공감할 감성코드가 맞는 소비자를 찾기 위해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했다. 결과적으로 크라우드펀딩 전략은 대성공이었고, 진전을 빠르게 가져갈 수 있는 동력이 되었다. 구체적으로 세계 최고의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287%, 중국 내 최대 가전제품 판매사이트 징동파이낸스에서 284%를 달성하는 등 목표 금액의 2~3배에 달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 초에도 새로운 제품 출시를 앞두고 징동파이낸스를 통해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했는데 단일 제품으로 14억 투자 유치라는 엄청난 성과를 거뒀다. 한·미·일·중 네 나라에서 크라우드펀딩을 받은 사례는 우리가 국내 최초다.”

해외에서의 놀라운 크라우드펀딩 결과만큼 실제 클레어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그 가치를 더 인정받고 있다. 이미 대만에서는 5분에 한 대씩 팔리는 국민 공기청정기로 자리 잡았다.

“사실 국내에서 중소기업 제품이 인정받기란 여간 쉽지 않다. 중소기업 제품이라고 하면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편견이 있다. 일찍부터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도 다 이 같은 이유다. 처음 수출 실적을 낸곳은 대만 시장이다. 대만 시장 진출한 지 약 1년 6개월 됐는데 연간 10만 대 수준으로 팔려나간다. 올해는 성장세가 더욱 두드러져 5분에 한 대씩 팔리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대만은 섬나라로 인구밀도가 높다. 또 더운 나라다. 즉, 그만큼 개인위생에 대한 인식이 확실하다. 여기에 자동차 밀집도도 높다 보니 자연히 미세먼지, 매연 등 대기오염에 대한 이슈가 있다. 또 노출된 땅이 극히 적다 보니 대형보다는 소형이 적합한 환경이다. 대만을 첫 번째 해외진출 타깃으로 선택한 데는 다 이러한 배경이 있다.”

에이티엔에스는 대만에서의 성공을 비슷한 환경인 홍콩으로 이어간 다는 계획이다. 실제 이 대표는 다음달이면 홍콩의 오프라인 전자매 장에서 에이티엔에스 제품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와 함께 일본 진출도 앞두고 있다.

“일본은 대만이나 홍콩에 비해 소형 가전제품으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워낙 많다. 허나 이 시장 또한 간과할 수 없다고 판단, 과감히 도전을 시도해 볼 생각으로 현재 일본에서 크라우드펀딩을 진행 중이다. 계획대로 된다면 일본과 지정학적으로 유사성을 갖는 영국 시장에도 진출할 생각이다.”

기술이 아닌 콘텐츠를 만들 것

잘 나가는 일등 기업도 하루아침에 도태되는 세상, 경쟁력 강화를 위해 어느 부분에 신경을 쓰는지 물었다.

“어떤 기술이 아닌 어떤 콘텐츠를 더할까를 고민 중이다. 숙면에 도움이 되는, 아침을 상쾌하게 해 주는, 방안에 분위기를 좋게 해 주는 공기청정기 등 감성적인 콘텐츠를 공기청정기, IT 기술에 붙이는 작업 들에 신경을 쓰고 있다. 블루투스 스피커를 입히는 기술은 어려운 작업이 아니다. 공기청정기에서 파도소리, 빗소리, 바람소리를 들으며 잘 수 있거나 수험생들 대상으로 집중력을 강화시키는 콘텐츠를 입히는 부분 등 고객의 니즈에 맞춘 제품 개발을 위해 보다 세밀하게 접근하고 있다.”

실제 아이티앤에스는 올해 숙면유도 기능의 신개념 사운드 테라피 공기청정기 ‘클레어S'를 출시, 이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클레어S는 공기정화 능력에 IoT 기술을 접목해 블루투스 스피커 기능을 더한 것으로 숙면을 유도하는 기능 외에도 심신 안정 나아가 집중력에 필요한 사운드와 녹음 기능까지 더해졌다. 이 외에도 화이트 라이트(White Light) 기능이 더해진 제품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요즘 학생들은 하루 중 해를 볼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 사람이 햇빛을 많이 쐬지 못하면 숙면은 물론 집중력에도 문제가 생긴다. 이미 미국은 라이트 테라피 관련 제품들이 많이 출시돼 있다. 햇빛과 비슷한 만 룩스 이상의 가시광선, LED를 공기청정기에 붙이는 작업들에 힘을 쏟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원칙, 개인공간의 안정, 건강, 웰니스(Wellness)의 일환이다.”

끝으로 IT 기반의 컨설팅을 진행하는 기업이 하드웨어 제품을 내놓은 것에 ‘왜?’라는 질문을 던져봤다.

“융복합은 두말할 필요 없이 이 시대의 화두이다. SI 기업이 하드웨어 제품을 만든다고 해서 특별히 이상하게 보일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사실 IT 컨설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IT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새로운 영역으로의 확장을 고민하게 됐고 그러한 고민이 실천으로 이어져 지금의 클레어가 탄생했다. 앞으로도 뛰어난 공기청정기술은 당연하고 여기에 새로운 기술과 콘텐츠를 입히고 더하는 융복합 작업들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것이다.”

계속해서 개인용 공기청정기를 중심에 두고 그 본질을 높이는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이 대표. 아시아 시장을 넘어 세계적인 기업으로 우뚝 설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