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기업들의 HR 애널리틱스 활용 동향과 사례

2018-06-29     김현기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Bassi, Laurie, Rob Carpenter와 Dan McMurrer(2010)가 정의한 개념을 보면, HR 애널리틱스란 ‘구성원과 조직의 성과 향상을 목적으로 사람과 관련한 의사결정의 질을 높이는데 다양한 통계적 방법론과 통합적 프로세스를 적용하는 것이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HR 애널리틱스는 [그림 1]에서처럼, 단순히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를 확인 할 수 있는 각종 데이터를 수집하고 통합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왜 그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의 원인 분석과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를 예측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의 질을 높일 수 있는가와 관련된 것이다.


HR 애널리틱스 등장 배경과 최근 동향

HR 애널리틱스가 최근 주목 받게 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하나는 기술적 환경 발달이다. 다양한 데이터가 수집될 수 있는 빅데이터 및 모바일 근무 환경, 별도의 유지 보수 비용이 필요 없는 인사관리용 클라우드 시스템의 보편화, 그리고 AI나 머신러닝 기술이 발달하면서 다양한 분석을 통한 시사점 도출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증거 기반 경영(Evidence-based Management)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어서다. 글로벌 경쟁의 심화, 장기적인 경기 침체 등 기업의 외부 환경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FACT에 기반한 효율적인 조직과 사람 관련 의사결정 필요성이 높아져 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2012년 이후 대형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HR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M&A가 증가하고 있다. 2017년에도 클라우드 기반의 HR 강자인 ‘Workday’가 Amazon과 Walmart와 거래를 성사시 켰다. HR 애널리틱스 관련 시장 규모 역시 2016년 459만 달러에서 2022년에는 11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15%씩 지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HR 인력 관련 시스템, 소프트웨어 및 방법론 등을 총망라한 시장으로 최근에는 고급 분석 Tool이 탑재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선진 글로벌 기업들은 빠르게 HR 애널리틱스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포춘 1000 기업 중 47개 산업의 220개 기업 대상 조사 결과를 보면, 약 76.8%(169개)의 기업이 관련 부서나 담당자를 확보했다고 한다. 아울러, 미국의 HR 애널리틱스 구직 공고가 2010년 약 6,000개에서 2014년에는 약 14,000개로 급격히 증가했다.

이렇듯 관심도는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질적인 활용도는 기대만큼 높아지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2017년 딜로이트에서 전 세계 HR 리더 10,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약 71%가 HR 애널리틱스를 주요한 우선순위로 생각하고 있는 반면, 약 8%만이 조직 내 HR 애널리틱스에 유용하게 쓸 만한 데이터들이 있고, 또 9% 정도가 분석을 통해 어떤 요인들이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해낼 수 있었다고 응답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기업들도 신입사원 인성 검사와 입사 후 성과를 분석하여 인성 검사 시스템 개선에 활용하는가 하면, 그룹 차원에서 클라우드 기반의 HRM 시스템을 도입해 테스트 마이닝을 활용하여 채용 지원자들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분석하고 성과를 예측하는 데에 활용하고 있다.

 

글로벌 선도 기업들의 HR 애널리틱스 구축 및 활용 사례

앞서도 언급했듯이 HR 애널리틱스 도입을 고려하는 관심도는 높아 지고 있지만, 실제로 이를 질적으로 잘 활용하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HR 애널리틱스를 선도적으로 도입해 구축하고 활용해온 글로벌 선진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서 HR 애널리 틱스의 최근 활용 동향과 시사점을 살펴본다.\

◇ GE
GE는 Digital GE의 일환으로 HR 전 분야에 HR 애널리틱스 구축한 기업으로 유명하다.
첫 번째, 경력 및 승계 계획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하였다. 이는 주로 임원용으로 개발된 것으로, 과거 직무 이동 데이터와 직무 기술서에 기반한 직무 연관성 데이터를 활용하여 전 사업부와 지역 에서 잠재적인 직무 수행 기회와 함께 회사 입장에서는 인재 발굴 기회를 얻고 있다.
두 번째, 육성을 위한 피드백 및 학습 도구 추천에 활용하고 있다. 현재의 업무성과 개선 및 자기계발을 위해 필요한 훈련 및 교육을 추천할 수 있도록, 성과 향상 앱과 연계되어 동료 및 상사의 실시간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세 번째, 핵심인재 발굴 및 유지에 활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Pareto Frontier(Trade-off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최적의 조건을 찾는 모델링 기법)’라는 기술을 적용한 핵심인재 발굴 시스템 (Application)을 개발하여, 구성원들의 실제 연봉 인상, 보너스, 승진율 등의 기본 정보를 활용하여 핵심인재 타깃에 근접한 인재 Pool을 파악해 내는 데 활용한다. 또한, 이직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미리 예측하여 조직에서 사전에 개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개발한 HR 시스템에서 가능하다.

◇ Google
특정 이슈 해결에 HR 애널리틱스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기업 들도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구글이다. 구글의 문제의식은 ‘모두 우수한 인재인데 왜 특정 팀의 생산성이 좋은 것인가?’였다. 직원 1인당 순익 기여도의 지속적인 하락을 경험하면서, 성과가 좋은 팀과 나쁜 팀의 차이를 알고 싶었던 것이다. 이를 분석하기 위해 효과 적인 팀의 특징 도출을 위해 HR 애널리틱스를 활용하였다. 이를 위해 구글 HR 애널리틱스 테스크 팀에서는 팀에 관한 학술 논문 50년 치를 선행적으로 연구했다. 그리고, 사내 180여 개 팀의 인적 구성을 분석(관심사, 취미, 학력 등)하였다. 그러나 팀 구성의 차이에서는 의미 있는 결과를 발견하지 못해, 설문 및 인터뷰 등을 추가로 보완하 여 질적 분석을 병행하였다.
그 결과, 심리적 안정, 상호신뢰, 목표 / 역할 / 실행계획 등 타깃의 명확함, 일의 의미 등이 팀의 생산성을 높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결국 구글이 이 분석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통상적으로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인구통계학적인 요소나 팀원 간의 동질성보다 구글에서의 팀 효과성에는 다른 중요한 요소가 있다는 점이다. 이에 구글에서는 일 잘하는 팀의 핵심 규범을 규명하고 이를 전파하고 교육하는 활동을 전개하게 되었다.

◇ PWC
PWC의 경우, 세무회계 분야 시니어 3~5년차의 이직률이 증가하 면서, 시니어층 전문가들에 대한 신규 보상제도를 점검하기 위해 HR 애널리틱스를 활용한 바 있다. 특히, 이연 보상 제도(Deferred Compensation : 보상의 일정 금액을 일정 기간 또는 퇴직 시까지 미루었다가 지급하는 방식) 도입을 검토하기 위해, ‘과연 이 제도가 시니어 계층의 장기근속을 촉진할 수 있는가?’를 분석했다.
이에 구성원들의 근속을 결정하는 요인을 분석하기 위해, 이직한 사람들이 다니는 직장 및 보상 수준 등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 하기로 했다. 아울러, 근속 결정 요인에 대한 구성원 설문을 병행해 실시했고, 이직 15년 미만의 직원을 대상으로 현 직장에서의 직책과 연봉 정보를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PWC에서 근속을 결정하는 요인 중 중요한 것들은 우선, 근속기간에 따라 비례한 보상의 증가와 일과 삶의 균형이었다. 다음 으로 PWC의 장기근속자들이 직급도 높고 보상도 더 많이 받는다는 것을 검증해 낼 수 있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이연 보상 제도 도입 계획을 취소하고, PWC에서 장기 근속하는 것이 이직하는 것보다 유리하다는 사실 전파와 함께 구성원들에 대한 소통 활동을 강화했 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노력 덕분에 시니어 계층의 이직률은 4년 전 26%에서 10%대까지 낮출 수 있었다. HR 애널리틱스를 통해 PWC 는 막대한 재원이 드는 보상 제도의 효과성을 사전에 검증하여 자원의 낭비를 방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