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 하길 참 잘했다!

양평호 눈꺼풀리더십연구소 소장

2018-06-30     전성열 편집장

‘강사’라는 직업을 떠올리면 이어서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카리스마’, ‘강렬함’ 등등.
양평호 강사를 만나기 전까지도 이러한 이미지는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를 만나고 생각이 바뀌었다. ‘소탈하고’, ‘꾸밈없는’ 그와 마주하면서 많은 사람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쳐야 하는 강사 본연의 이미지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
미사여구 없는 담백한 말투로 강사의 자격을 이야기하는 양평호를 주목해본다.

‘자기계발’, 연단에 서는 강사에겐 ‘숙명’

강사의 길로 들어서게 된 계기에 앞서 먼저 강사를 업으로 삼기 전에도 남들 앞에 나서는 걸즐기는 편이었는지를 물었다.

“유년시절 웅변, 보이스카우트 활동 등을 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일부러 나서고 하는 성격은 아니었다. 그저 기회가 왔을 때 ‘해 보지 뭐!’ 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나름 이쪽으로 소질이 있었는지 주변에서 ‘그분이 오셨다!’는 식의 평을 자주 들었었다. 사실 어렸을 때는 그것이 내가 가진 재능이라는 걸 알지 몰랐다.”

양 강사는 비교적 젊은 나이라 할 수 있는 30대 중반에 기업교육 전문강사의 길로 들어섰다. 지금이야 일찍부터 진로를 이쪽으로 정하는 젊은 강사들이 즐비하지만 양 강사가 강사의 길로 입문했던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강사업계는 연륜과 경험이 풍부한 이른바 그들만의 리그 였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르겠는데, 첫 직장생활에서부터 남들 앞에 설 기회가 많았다. 실제 신입사원 연수 과정부터 유독 기회가 많이 주어졌었는데, 그런 기회들을 잘 살렸는지 오래 지나지 않아 사내강사로까지 업무 영역을 넓히게 됐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강의를 좀 더 전문적으로 잘하고 싶은 열망이 생겼고, 강사 양성과정 등의 훈련을 통해 프로강사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지금 생각해 보면 강사의 길로 들어선 것은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기보다는 그저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15년째 강단에 서는 베테랑 강사이지만 여전히 강단에 설 때면 적당한 긴장감이 있다는 양강사, 그에게 처음 마이크를 잡았던 설렘의 순간을 떠올리게 했다.

“설렘보다는 두려운 마음이 훨씬 컸다. 준비를 굉장히 많이 했는데도 전문 강사로서의 첫 강의다 보니 긴장이 많이 되더라. 결국 과한 긴장으로 준비했던 것의 70% 정도밖에는 소화하지 못한 채로 첫 강의를 마쳤었는데, 나중에 곱씹으면서 들었던 생각이 ‘그래도 준비를 그만큼 했기에 그 정도로 했다’는 생각이었다. 너무도 당연한 이치로 강의의 완성도는 강사가 얼마만큼 준비를 하느냐에 달려 있다. 지금도 강의 요청이 들어오면 고객 사의 최근 사업현황은 물론 임직원들의 니즈를 파악하는 데 열을 올리는 것은 그만큼 피교육자에게 최적화된 콘텐츠와 철저하게 현장 적용이 가능한 실전용 교육을 하기 위함이다. 고객사의 니즈 분석을 기초로 한 강의는 일반적인 강의와 확연히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양 강사는 거듭 강사로서의 경쟁력은 부단한 자기계발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15년째 남들 앞에 설 수 있는 것도 그만큼 강사로서의 무게감을 잘 이겨낸 결과라고.

“첫 인사로 ‘개인과 조직의 행복을 부르는 성공파트너, 눈꺼풀 강사 양평호입니다’라고 소개를 한다. 눈꺼풀을 열고 닫았을 때 어떤 현상들이 나타나는지 알고 그에 대한 깨우침, 패러다임을 제시한다는 의미인데, 그만큼 찰나에 나타나는 현상까지도 감지, 그에 대한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길라잡이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세상의 속도에 그 누구보다 기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책을 많이 읽는 편인데, 실제로 내가 주로 하고 있는 리더십 관련 서적은 물론 인문학, 경제· 경영 관련 서적 등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책을 많이 읽는 것에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읽는 것을 즐기고 있는데, 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마주했을 때 사뭇 다른 영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독서 외에도 개인적으로 시간이 생기면 다른 강사님들의 강의를 듣는 것에 시간을 많이 투자한다.”

‘리더’, 긍정의 에너지를 나눌 수 있어야

리더십 강의를 주 무기로 그 깊이와 폭을 넓혀가고 있는 양 강사에게 이 시대 필요한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를 건넸다.

“리더는 결국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사는 사람이다. 다시 말하면 사람을 움직이는 사람으로, 새로운 것에 도전 하게 만들고 어려운 일을 성취할 수 있도록 하게 하는 사람이다. 축구 경기에 비유하면 리더는 자신이 골을차 넣는 사람이 아니고, 선수들이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하는 사람이다. 그렇게 하는 사람이 리더이고 그렇게 하는 과정이 리더십이다.”

이전까지 특유의 꾸밈없는 말투를 보여줬던 양 강사는 리더십에 대한 질문 앞에서는 돌연 연단에 선 듯 강렬한 눈빛을 발사하며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이어갔다.

“리더는 지위 고하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수만 명을 거느린 장군이 라고 하더라도 제대로 장병을 거느리지 못하면 리더로서 자질이 없는 것이다. 반대로 비록 30명 내외의 부대를 이끄는 소대장이라고 할지라도 소대원들의 사기가 충만해 있고 단합이 잘된다면 그 소대 장은 훌륭한 리더인 것이다. 한 예로 사무실에 어떤 상사가 다녀가면 분위기가 싸늘해지고 왠지 의욕이 떨어지는가 하면 반대로 어떤 상사가 다녀가면 분위기가 업 되고 생기가 도는 상황이 있지 않은 가. 그것이 바로 리더십의 차이인 것이다.”

창의와 협업을 키워드로 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양 강사는 리더십은 이제 조직의 존폐를 가를 수 있는 핵심요소라며 리더가 갖춰야할 조건으로 일명 ‘5C’를 주문했다.

“첫째는 Change(변화)로, 리더가 변화·혁신을 솔선수범해야 한다. 둘째는 Critical Thinking(비판적 사고)으로, 상대의 비난을 단순 비난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조직에 도움이 된다면 비난도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를 말한다. 그러한 과정이 있어야 건설적 이고 생산적인 아이디어가 도출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셋째 요소인 Creative(창조)이다. 그리고 그러한 창조가 가능해지려면 넷째 요소인 Cooperation(협업)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협업에 있어서 구성원과의 Communication(소 통)은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다.”

‘열정’의 또 다른 이름 ‘쉼표’

인터뷰 내내 남다른 열정을 보여줬던 양 강사, 그에게도 슬럼프가 있었는지 물었다. 그리고 이내 들어온 대답은 “최근에도 슬럼프가 있었는데요!”였다.

“지금도 가끔 슬럼프를 겪곤 한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 그럴 때는 정말이지 아무것도 안 하는 편이다. 잡혀 있는 강의 외에는 일부러라도 나를 내버려두는 편이다. 쉬는 시간으로 생각하고 나홀로 여행 소위 혼행을 즐기는 편인데, 전국에 있는 국보급 문화재를 찾아다 니곤 한다. 이쪽으로 관심이 많아서기도 하지만 일부러 발품을 파는 것은 그 실체와 마주하면서 드는 영감이 인터넷이나 책의 그것과는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사실 사람은 누구나 한 번씩 슬럼프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이 슬럼프를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중요한데, 나는 슬럼프라는 것이 마냥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슬럼프를 극복하고 나면 더 단단해지는 자아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인데, 아마도 슬럼프 상황이 아니라면 하지 못했을 생각들을 많이 하기 때문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슬럼프는 더 큰 성장을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고 본다.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지는 법 아니겠는가. 실제 내 경우 문화재를 둘러보면서 느끼는 감정, 생각 등을 정리해 강단에서 양질의 콘텐츠로 재탄생시키곤 한다.”

양 강사는 강의 때마다 교육생들부터 더 큰 에너지를 받고 있다며 강사라는 직업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라고 말했다.

“시각장애인들 대상으로 강의했던 적이 있는데, 점자로 강의내용을 따라가면서 집중하는 그들을 지켜보면서 큰 책임감과 소명의식을 느꼈다. 특히 강의가 끝난 후에 손을 잡으며 강의가 너무 좋았다고 이야기해주는 그들의 말에 정말이지 강사로서 강단에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 다문화 이주여성 대상으로 4~5주간에 걸쳐 강의를 진행했던 적도 있었는데 그분들의 ‘정말큰 힘이 됐다!’ 라는 진심어린 피드백을 통해 내가 정말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그는 프로강사라면 교육생이 마음에 들기 이전에 강사 스스로가 본인의 콘텐츠에 만족해야 한다며 강의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피교육자의 만족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강사 스스로가 자신의 콘텐츠에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교육생의 만족을 이끌어낼 수 있다. 같은 맥락으로 앉아있는 청중의 열정을 불러 일으키려면 그 누구보다 강사가 열정이 있어야 한다. 실제 내 경우 2 박3일 강의에 오히려 사흘째 목소리가 더 좋고 힘이 있다.”

후배 강사들의 행복한 삶 돕고파

평소 마음에 품고 있는 삶의 지표나 좌우명을 소개해 달라는 질문에양 강사는 “활활 타오르지는 않지만, 꾸준히 타오르는 촛불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앞으로의 계획도 주변을 환하게 밝히는 궤적을 그려나갈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그간의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하겠 다고 포부를 전했다.

“때가 되면 고향에 내려가 교육원을 개원할 계획이다. 보다 많은 사람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강의실은 물론 후배 강사들이 언제든 스스럼없이 찾아와 서로의 고민,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는 휴식공간도 만들 계획이다.”

“이 시대 필요한 진정한 리더십은 긍정의 에너지를 함께 나누는 사람이다”라고 말한 양 강사의 말이 어쩌면 자기 삶의 궤적을 말하는 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