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하고 합리적인 성과평가를 위한 프로세스

SPECIAL REPORT_혁신의 시기, 이젠 평가도 달라져야

2018-10-01     배성오 임팩트그룹코리아 대표

성과평가 방식의 변화 원인

최근까지 우리 기업들은 성과평가라고 하면 당연히 상대평가 방식을 통해 고성과자를 보상으로 차별화하고, 하위 10%의 저성과자는 성과관리 대상으로 관리하는 과거 글로벌 기업들의 평가방식이 최선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현재 저성장기에 접어든 글로벌 기업들은 기업의 현장에서 이러한 평가방식이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불어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접어들어 기업의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시점에서 직원의 성과평가를 연간 1회 내지 2회로 한정시켜 과거 실적 중심으로 평가하는 것도 효과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이제 우리 기업도 성과평가의 여건이 어떠한지 점검하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성과평가에 대한 방향성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기가 도래한 것으로 보인다. 성과평가는 모든 시스템이 그렇지만 정체되어 고착화된 체계가 아니다. 즉, 시대의 요구와 기업 및 직원들의 필요와 요구에 따라 조정하고 끊임 없이 변화, 진화하는 체계로 이해해야 한다. 기업들이 경영과 전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성과평가 운영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진정으로 성과평가가 회사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지, ‘과연 현재 우리 회사 경영에 기여하는 올바른 성과평가 시스템을 적용하여 운영 하고 있는지’ 스스로 질문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는 그 동안 우리 기업들이 직원 개인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과거 방식의 성과평가를 주로 운영했다면, 향후 기업의 급격한 환경변화에 따라 어떻게 성과평가 방식이 바뀌어 가고 있는지를 살펴 보고 이를 통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성과평가 프로세스에 대해 논의 하고자 한다.

성과평가 프로세스의 변화 방향

현재 나타나고 있는 성과평가의 변화는 국내 기업만 해당되지 않고전 세계적 흐름의 반영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런 반영을 고려해볼 때 성과평가 프로세스의 변화 방향은 다음과 같이 5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즉, 정기적인 성과평가에서 수시평가로의 변화, 과거 실적평가 중심에서 미래 성장 중심으로의 변화, 업적고과 형태의 상대평가에서 성과코칭 및 개발 형태의 절대평가로 변화, 일방적인 관리자 주도적 평가방식에서 쌍방적인 직원 참여 방식으로 변화, 개인의 성과에 따른 금전적 보상에서 조직성과에 따른 비금전적 보상으로의 변화를 들 수 있다.

(1) 정기평가(연 1~2회) → 수시평가(수시 체크&피드백)
무엇보다도 중요한 변화의 흐름 중 하나가 1년에 1~2회씩 실시하던 상반기/하반기 성과평가의 방식이 더 이상 시대가 요구하는 평가방식이 아니라는 점이다. 기업이 처한 사업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효과적 성과관리는 일정기간 기다렸다 실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필요에 의해 수시로 실적을 체크/평가하고 피드백 하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은 과거의 안정적인 환경에서는 굳이 요구되지 않다가 최근의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추세이다. 예를 들면, GE의 경우, PD(Performance Development)라는 앱을 통해 관리자의 성과 피드백을 수시로 가능하도록 해 이를 기록하고 있고, IBM, Amazon도 비슷한 앱을 통해 수시평가/피드백 시스템을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HBR 등 다수 글로벌 매체에 의하면, 현재 미국기업의 30% 이상이 수시 성과평가로 전환한 상황이며 이는 향후 더 증가할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2) 과거 실적(업적 리뷰) → 미래 성장(목표/계획달성) 중심

또 다른 큰 변화 중의 하나는, 현재까지 대부분의 기업이 업적고과를 중심으로 해당되는 기간의 실적을 검토하고 직원들을 평가했다 면, 최근의 글로벌 기업들은 미래의 목표달성을 위해 직원들이 계획에서 실행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성과를 달성하는 과정 중심으로 성과평가 프로세스가 운영된다는 점이다. 즉, 과거의 실적에 대한 초점이 아니라 미래 목표를 어떻게 달성해야 하는지에 대해 관리자와 담당자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촉진되도록 성과평가를 운영하는 점이 차별화된다.
예를 들면 과거 1980년대에서 2000년대까지 GE의 잭 웰치 회장 시절에는 연간 실적을 중심으로 직원들을 평가하고 이를 통해 고성과 인력(‘A’ player)들은 높은 성과급으로 보상하고 반대로 저성과 인력(‘C’ player)들은 조정하는 과정으로 성과평가를 활용했다. 그러나 최근의 저성장 경제기조와 급변하는 경영환경으로 인해 글로벌 기업들은 개인 실적보다는 조직 중심의 성장과 개발이 더 중요시되는 점을 인식하기 시작했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직의 성장을 위한 목표달성, 직원의 개발과 육성 중심으로 성과평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3) 업적고과 형태(상대 평가) → 성과코칭/개발 형태(절대평가)로 변화

과거의 성과평가는 직원들의 업적을 리뷰하고 고과를 통해 이를 다시 상대평가인 고과 순위 (백분위)로 산출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은 더이상 이런 관리 방식이 기업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효과적이지 않다고 판단하고, 관리자가 더이상 평가자가 아니라 성과를 향상하기 위한 풀타임 코치로서 활동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서는 그들이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점검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성과를 달성하는 과정에 초점을 둔다. 물론 과정에서 나온 성과 들을 개인 간 비교 없이 절대치를 갖고 평가하는 것이다.
예컨대, 이런 경향은 과거 상대평가의 최고 벤치마킹 대상이었던 GE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들도 과거의 인위적인 고과배분율에 따르는 상대평가를 포기하고 절대평가 중심의 직원 코칭 및 성과 중심의 개발을 중시하고 있다. GE에서 관리자(People Leader)는 더이상 평가자(Evaluator)가 아니고, 팀 중심의 결과를 창출하도록 북돋고 직원에게 과감하게 권한을 위임하는 리더라고 정의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직원의 직무몰입 증가, 매출시장 확대, 혁신성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4) 관리자 주도 방식(일방적) → 직원 참여 방식(쌍방적)

이러한 절대평가 방식의 도입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현상 중 하나가 관리자가 일방적으로 직원을 평가하는 방식은 더 이상 효용성이 없다는 것이다. 대신 팀을 구성하는 직원 모두가 참여하여 성과를 창출하는 데 필요한 노력을 투입하고 이를 서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변모하고 있다. 여기에는 360도 피드백을 통해 관리자가 평가될 수도 있으며, 또한 동료의 평가와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팀 성과를 중시하도록 서로 격려하고 협업(Collaboration)이 잘 일어날 수 있도록 평가 시스템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결국 관리자도 리더로서 직원들과 서로 협력하고 이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전환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이런 방식들은 특히 Microsoft 등글로벌 IT 기업들에게 선도적으로 운영되는 성향이 강하고 최근 테크놀로지의 발전과 함께 적은 비용으로 팀 중심의 협력과 성과평가가 가능하도록 운영하고 있다. 이런 변화의 트렌드는 미국에서 유럽 등 전세계로 확산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딜로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 90% 이상이 이런 평가 결과로 누적된 데이터가 회사의 의사결정에 효과적으로 활용된다고 보고하고 있다.

(5) 금전적 보상(개인 성과주의) → 비금전적 보상(조직 성과주의)

성과평가를 언급할 때, 과거에는 금전적 보상을 중시했으며 평가결과에 따른 보상차별화가 핵심 이슈였다. 이런 경향은 최근의 저성 장기에는 적용되기 어려워졌는데, 보상 차별화를 위한 재원 마련도 어렵거니와 개인별 성과를 측정하여 차별화하기에도 성과평가의 공정성을 확보하기에 한계가 있음을 기업들이 인정하기 시작했다.
즉, 팀으로 성과를 달성했는데 왜 개인의 성과평가에 따라 금전적 보상을 차별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회의론이 부각된 것이다. 더불어 조직 중심의 성과를 달성하는 데 초점을 두고 운영하되, 글로벌 기업들은 비금전적 보상체계(근무시간, 복지제도, 근무지원제도 등)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변화하는 것이 기업의 성과향상을 위해 더 이롭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성과평가 프로세스의 5가지 변화 방향에 대해 살펴봤다. 기업들의 성과평가에 대한 변화 원동력은 저성장 기조, 4차 산업혁명, 미래성장 동력 등 급격한 외부환경에 대한 변화의 적응력을 높이려는 노력의 산물이다. 기업은 생존을 위해 자생적으로 외부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진화를 지속하고 있으며, 이같은 노력이 HR 측면에서 성과평가를 어떻게 변화시켜 직원의 동기유 발과 생산성 향상이 가능할지에 대해 솔루션을 제안하고 있는 것이 다. 우리 기업의 경쟁사들인 글로벌 기업들이 이럴진대, 우리 기업들도 향후 이 같은 성과평가 프로세스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