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실 있고 효과적인 교육으로 국가 핵심인재 양성에 최선

양향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원장

2018-10-01     이승환 부편집장

양향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원장은 사회에 만연한 차별을 실력으로 응수, 자신의 가치를 드높인 상징적인 인물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보조원으로 입사한 그는 특유의 뚝심과 성실함을 무기로 삼성의 고졸 출신 첫 여성임원에 올랐다.
2016년 입문한 정치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겸 전국여성위원장을 지냈다. 그런 그가 올 8월 제28대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원장으로 취임했다. 첫 여성 원장이자 최연소 원장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쓴 그에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국가 핵심인재 양성의 적임자라는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양 원장은 “어제와 다른 오늘, 오늘보다 발전된 내일을 위한 자양분은 바로 교육”이라며 “기업 성장에 임직원 교육이 꼭필요하듯 교육을 통한 공무원의 성장과 발전이 국가 발전에 필수적인 요소임을 깊이 새기고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시대 변화에 발맞춰 공무원 교육 수준을 한층 높이고 내실을 다짐으로써 국가와 국민을 위해 ‘공무원이 새로 태어나는 곳’으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다음은 양 원장과의 일문일답.

원장 취임을 축하드린다. 간략한 소감을 부탁한다.

국가공무원들은 대한민국을 경영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하는 ‘뇌관’이라고 생각한다.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이하 국가인재원)은 이러한 국가공무원들을 교육해 인재로 양성하고 이를 통해 원활한 국정운영의 동반자 역할을 수행할 막중한 책임을 갖고 있다. 수장으로서 어깨가 무겁지만 주어진 소명이자 사명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민간 기업의 성장에 꼭 필요한 것이 임직원의 교육이듯, 국가공무원 교육 또한 대한민국 발전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교육을 통해 성장한 공무원이 있을 때 국가가 제대로 시스템을 갖추고 국민의 삶도 더욱 윤택해질 것이다. 그런 면에서 국가인 재원의 역할이 정말 중요함을 새삼 깨닫고 원장 직을 성실히 수행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국가인재원에 관해 간략히 소개해 달라.

많은 국민에게 다소 생소한 기관일 수 있다. 실제로 지인들 가운데 국가인재원이라는 기관이 어떤 곳인지 임명 이후에 알았다는 분들도 많았다. 하지만 우리 원은 내년이면 설립 70주년을 맞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명실상부 국가인재 양성의 산실(産室)이다. 1949년 국립공무원훈련원으로 설립된 우리 원은 1961년 중앙공무원교육원으로 개편됐고, 2016년 1월 현재의 이름으로 기관명을 바꿨다. 공공기관 지방이전계획 추진에 따라 본원 기능은 2016년 9월 충북혁신도시로 이전하고, 분원 기능은 과천에 남겨둠으로써 현재는 진천-과천 이원화 운영을 하고 있다. 국가인재원은 주입식·강의식 훈련(Discipline)에서 참여적·자기주 도적 인재개발(HRD)로 변화하는 교육 패러다임에 맞춰 공무원 교육의 방법론을 현장·참여 중심으로 재구성해 나가고 있다.

국가인재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교육 내용과 기능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준다면.

국가직공무원 대상으로 국정 철학 및 과제, 리더십, 직무전문성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공무원 이러닝의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나라배움터’도 구축,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교육과정은 5급 공채(행정고시) 합격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신임관리자과정’(5개월), 국정 핵심리더 양성을 위해 시·도·공공기관 국장급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고위정책과정’(1년) 등이 있다. 또 국정운영의 전략적 파트너 양성을 위한 ‘국정과제 워크숍’, ‘일자리경제과정’, ‘4차 산업혁명 시대 미래역량향상과정’ 등도 진행하고 있다. 오랜 기간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한 만큼, 현재 과정에 내실을 기하고 나아가 전문성과 감수성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데 모든 교육과정에 목표를 두고 있다. 교육훈련 이외에도 올바른 공직가치와 공무원 역량모델에 대한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으며 타교육기관과의 교류협력도 원활히 진행 중이다. 외국의 공무원 대상 교육을 꾸준히 열어 행정한류를 전파하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외국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통해 ‘행정 한류’를 확산한다는 활동이 특별히 눈에 띈다.

지난 9월초에도 6일 일정으로 러시아 공무원들이 원을 찾았다. 직접 만나 소감을 물으니, 교육 내용도 체계적이고 유익할 뿐 아니라 국가인재원 모든 직원이 따뜻하게 환대해줘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더라. 단순히 교육에 그치는 활동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메이킹하는 의미 있는 사업이다.
러시아뿐 아니라 세계 각국 공무원들이 우리 원을 찾는다. ‘주문형 외국공무원과정’(교육경비를 해당 국가가 부담하며, 해당국가의 요청에 의해 개설된 교육과정)은 개도국을 비롯해 러시아, 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교육 요청이 꾸준하다. 대표적인 외국공무원과정은 말레이시아 과정으로 1984년부터 약 35년간 1,600명의 교육생을 배출했다. 러시아 또한 2008년부터 현재까지 총 7개 과정에 공무원들을 파견해오고 있다.
정부 최초로 개발도상국(우즈베키스탄)에 대한 개발컨설팅 사업(DEEP, Development Experience Exchange Partnership)도 진행(2017~2020년) 중이다. 이를 통해 한국의 공공부문 인적자원관리및 개발과 관련된 경험과 지식, 기술을 세계 각국에 공유하고 있다.
해외 유관기관과의 MOU을 통해 협업체계를 공고히 하고 있으며, 매년 글로벌 공공 HR 컨퍼런스를 개최해 글로벌 네트워크도 강화하고 있다. 공직자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교육과정도 운영 중이다.

고졸 출신 삼성그룹 첫 여성임원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국가 인재원으로서도 사상 첫 여성이자 최연소 원장이다. 그만큼 관심과 기대가 크다.

스스로 교육을 통해 완전히 새로 태어났다고 생각한다. 민간기 업에서 임원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에서 그랬고, 정치를 하면서도 마찬가지였다. 어제와 다른 내일을 위해 성장할 수 있는 자양분이 바로 교육임을 여전히 확신하고 있다. 이러한 경험들이 국가의 브레인이라 할 공무원을 교육시키는 이곳 국가인재원에서 확실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솔직히 취임 전 바라본 국가인재원은 공무원 교육만을 위한 기관으로 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국가인재원을 이끌어 오신 역대 원장님들의 업적들, 그리고 교육뿐 아니라 국내‧외 교류협력, 연구개발 등 대내외적으로 많은 일에 헌신하는 원의 구성원들을 가까이에서 보며 이분들과 함께 공무원 교육을 한 단계 성장시켜 ‘공무원이 새로 태어나는 곳’으로 만들어 갈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취임 한 달이 지났다. 국가인재원을 이끌어갈 계획, 큰 그림이 그려졌으리라 본다.

무엇보다 현 정부의 국정철학과 방향을 국가공무원이 가장 먼저 이해하고 인식해야 한다. 철학과 방향이 국가인재원의 교육을 통해 공무원들에게 내재화되고 공유되어야만 각자의 자리에서 이를 구현하며 국민들을 위해 일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원의 교육 커리큘럼을 국정과제 중심으로 정비하는 작업이 선행될 것이다. 주요 기본교육에 국정운영 기조와 사회인식 변화를 반영한 교육모듈 재편, 사회적 가치 이해과정, 일자리경제 과정, 규제혁신과정, 국민안전정책과정 등 국정철학 중심으로 전문 교육도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 이해 및 공직자 미래역량 향상 도모를 위한 ‘4차 산업혁명 시대 과정’ 등을 통해 누구보다 앞서 미래변화를 예측하고 대안을 수립할 수 있는 전문성과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감수성을 겸비한 공직자 양성에도 힘쓸 것이다.

민간기업 임원으로서의 경험은 국가인재원의 다양한 변화와 혁신에 어느 정도 반영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반도체라는 첨단기술 분야에서 30년간 일해 오면서, 변화하는 세상에 발맞춰 혁신하고 성장하는 데는 ‘교육을 어떻게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민간기업에서도 변화에 걸맞은 교육방법을 고민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이런 경험이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발맞춰 교육 트렌드를 새롭게 발굴하고 이를 국가공무원 교육에 특화시키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본다.
민간기업의 훌륭한 교육 콘텐츠 중 국가가 벤치마킹해 활용할 수있는 유용한 것들은 유연하게 받아들여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현재 교육의 주를 이루는 실무 중심 커리큘럼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실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지 않더라도, 궁극적으로는 공무원 역량을 질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보탬이 될 다양한 프로그램과 강사진을 교육에 포함시킬 방법을 모색 중이다. 과거의 것을 답습하는 것으로는 혁신과 창의를 발견할 수 없다. 전혀 새로운 분야의 것들을 용기 있게 받아들이고 공직사회에 적용할 과제가 주어져 있다고 본다.

이러한 의지는 한편으로 국가인재원 임직원들에게 전하는 당부라고 볼 수 있다.

파란색 잉크 단 한 방울로 투명한 비커의 물은 금세 파랗게 변할 수 있다. 불과 한 방울이 전체를 바꾸듯, 저를 비롯한 우리 원의 구성원 한 명 한 명도 그런 파랑 잉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여긴다.
교육을 받는 국가공무원들에 앞서 그들을 교육시키는 우리 원의 구성원들의 책임은 그만큼 크다. 우리의 교육에 따라 국가 전체의 모습이 변화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임해 달라 줄곧 강조한다. 중요한 것은 자신감, 다시 말해 ‘셀프 컨피던스(Self Confidence)’다. 내 작은 업무 하나하나가 공무원 사회, 나아가 국가 전체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스스로 정말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확신을 가져달라고 당부한다. 구성원 모두가 그런 자신감과 확신으로 가득할때 역동적인 국가인재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한 달 남짓 우리 원의 일원으로 함께하며 교육에 있어 어느 누구보다 뛰어나고 해박한 지식을 갖추고 업무에 임하는 많은 직원을 만날 수 있었다. 그분들이 앞으로도 전문영역에서 충실히 역할을 해나갈 수 있도록 서포트하는 것 또한 원장의 소임이라고 본다.
민간기업과 국가의 시스템은 완전히 다르다. 물론 알고 있다. 하지만 공무원 조직 또한 사람과 사람의 관계로 구성돼 있다. 상·하로 나뉘어 경직된 상태에서 일하기보단, 사람을 우선시하고 역할을 존중하며 원활히 소통하는 조직을 만드는 데 힘쓸 것이다.

지난 이력을 돌아보면, 매 순간 자신의 가치를 높이며 도전하고 성취한 삶을 살아왔다고 본다. 그 힘의 원천은 무엇인가.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를 좌우명으로 살아왔다. 내 뜻이 얼마나 있는지 항상 돌아보고 스스로 가치에 기반을 둔 일을 하자 다짐했다. 내가 생각하는 가치로 다른 사람이 행복하다면 뭐든지 할 수있다는 확신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흔히 선거결과를 두고 ‘지고도 이긴 게임’ 혹은 ‘이기고도 진 게임’이라고 하는데, 나의 경우 선거에서 패한 것을 실패라 여기지 않았다. 지고도 이긴 게임이라 여겼다고 할까. 그리고 그 실패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성장을 위한 하나의 단계라고 생각했다. 기업에 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기에 대부분의 직원 들은 기피하는 힘든 업무나 사업을 맡아도 언제나 흔쾌히 받아들였다. 실패하면 모든 책임을 져야 하겠지만 한편으로 성공에 도달하면 나와 조직 모두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한 가치를 머릿 속에 담고 함께 만들어간다는 생각, 어려운 일은 있어도 나쁜 일은 없다는 마음으로 항상 노력해왔다.
고졸 출신, 글로벌 삼성의 임원이라는 이력 때문인지 항상 ‘도전과 성취’, ‘승승장구’라는 수식어로 소개받지만 사실 기업의 임원으로서, 정치인으로서 잔인하다는 표현이 들어맞을 정도로 힘겹고 어려운 적도 많았다. 다만 그 과정들이 새로운 일을 위한 도전이자 도약을 위한 동력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했기에 지금의 자리에 설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민간기업과 정치계, 그리고 이제 국가공무원 교육을 책임지는 기관의 수장으로서 자타가 공인하는 우리 사회 리더로 자리 했다. 기업 CEO와 인사담당자들, 그리고 성공적인 삶을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을 부탁한다.

삼성은 25년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선도해왔다. 치열한 경쟁과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25년간 그 자리를 차지한 데는 분명 삼성만의 ‘DNA’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과연 그 DNA를 배우려 생각하고 노력했는지 되묻고 싶다. 민간기업에서 나와 정치에 입문해 만난 많은 정치인, 언론인 중에 서도 삼성의 DNA를 궁금해 하고 찾아 배우려는 이는 거의 없다는 것에 적잖이 놀랐다. 오히려 해외에 나가면 삼성, 나아가 대한민국의 성공과 성장의 밑거름이 무엇인지 궁금해 하고 그것을 찾으려 노력하는 이들이 많다.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과 성장에 어떤 혁신의 과정이 있었는지, 조직의 구성원들은 어떤 교육을 받았고 어떤 가치를 가슴에 품고 자신의 일에 의미를 부여하며 일해오고 있는지 벤치마킹하고 자신이 속한 조직에 적용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취임 자리에서, 세계 1위 대한민국 반도체 DNA와 국가인재원 직원들의 훌륭한 DNA가 결합하여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나갈 동력을 만들어가자 당부했다. 국가인재원의 향후 계획과 개인적인 포부를 소개해 달라.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모 기업인께서는 “국가의 혜택으로 성장 했다면 어떤 방법으로든 꼭 국가를 위해 보답해야 한다”고 항상 강조하셨다. 마음에 새기는 말씀이다. 저 또한 국가의 혜택을 받아 교육을 통해 성장했고 1세대 엔지니어로서 국가 반도체 산업을 이끌어올 수 있었다. 이제는 보답할 시기가 왔고, 국가공무원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사명이 주어졌다.
공무원들 또한 국가와 국민의 도움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그 사실을 인지하고 국가와 국민께 받은 것의 10배, 100배로 나라에 기여할 수 있도록 마음가짐을 새로이 해야 한다. 어떻게 돌려줄 것인가. 그 해답을 공무원 교육을 통해 찾아야 할 책임이 우리 국가인재원에 있다.
성공적인 국정운영에 기여하는 것이 국가인재원의 궁극적이고 핵심적인 목표다. 이를 위해 공직사회에 국정 철학과 과제를 신속, 정확히 전파하고 국가공무원의 핵심역량을 제고하는 데 노력할 것이다. 더욱 효과적이고 내실 있는 교육을 위해 연구개발과 평가를 수행하는 공공 HRD 연구 기능도 강화할 예정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신남방, 신북방정책 지원을 위해 관련 국가 대상 글로벌 교육 및 컨설팅활동도 강화할 예정이다.

양향자 원장
△ 1967년 전남 화순
△ 광주여자상업고등학교
△ 한국디지털대학교 인문학 학사
△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전기전자컴퓨터공학 석사
△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설계팀 수석연구원, 부장
△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설계팀. 플래시개발실 상무
△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전국여성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