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창의, 융화’ 이끄는 블라인드 채용 우수기업, KOBACO

김민정 KOBACO(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인사팀 과장

2019-02-27     김소정 선임기자

국내 방송광고의 판매 대행 및 방송광고산업 균형발전을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수행하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이하 KOBACO)는 방송의 공공성과 다양성을 지키며 산업의 성장기반을 다져왔다. 빠른 시장변화와 다매체 등장으로 치열해지는 경쟁 속 그 어느 때보다 인재를 통한 비전 달성이 중요한 만큼, 실력과 능력으로 공정하게 입사해 기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적합인재를 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일찍이 학력, 학점, 각종 스펙 요소를 배제하고 직무능력 중심 블라인드 채용을 진행함에 따라 2018년 ‘블라인드 채용 우수기관 경진대회 기획재정부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공정한 채용문화에 이바지하며 개인의 창의와 조직의 융화가 공존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김민정 인사팀 과장을 만나 블라인드 채용 도입에 따른 주목할 만한 변화를 들어보았다.

KOBACO 소개를 부탁한다.

KOBACO는 국내 유일의 공영 미디어렙(Media Rep)으로서, 방송광고 판매 대행 및 제작산업 육성, 연구조사사업과 광고진흥사업 등을 통해 방송의 공공성과 다양성을 구현하고 건강한 광고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소방송사 및 중소광고주 지원사업 확대, 공익광고, 광고교육원 및 시청점유율 조사 등의 광고진흥사업은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에 발맞춰 공적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발걸음이다. 일찍이 KOBAnet(방송광고전자상거래시스템), KODEX(방송광고소재전송시스템) 등 오프라인 업무를 전면 온라인, 디지털화하여 방송광고 인프라를 고도화했으며, 4차 산업혁명과 다매체 시대의 도래에 따라 광고산업의 과학화 · 세계화 · 선진화를 위한 R&D사업 및 디지털 인재 육성에도 집중하고 있다.

공정 · 평등 채용에 대한 김기만 사장의 관심과 의지가 남다르다고 들었다.

작년 10월 부임한 김기만 사장은 4대 경영방침인 ‘국민지향, 공동성장, 변화주도, 인재중심’을 표방하면서 특히 전문인재 육성과 관리를 강조했다. 공사 비전인 “국민과 함께, 미디어와 함께 스마트 광고허브 KOBACO”를 달성하기 위한 시작은 직무 전문성을 보유한 KOBACO 적합인재 채용일 것이다. 김기만 사장은 철저한 역량검증을 통해 선발된 KOBACO형 신입 인재들에게 개인의 전문성에 노력과 인내를 더하여 공사의 비전 달성에 힘쓰자는 의미로,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드는 마부위침(磨斧爲針)의 자세로 현업 에서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한 바 있다.

2015년 NCS 도입 시기부터 블라인드 채용 우수사례로 손꼽혔다. 채용제도 개선을 위한 고민과 노력의 결과일 듯하다.

국내외 미디어 환경은 다매체 등장, 뉴미디어 확산으로 인해 디지털 미디어와 콘텐츠 산업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민간기업과 경쟁하는 한편, 광고진흥을 통해 산업을 선도하는 책무를 수행하는 공기업으로서 조직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수적으로 직무역량을 강화해야 했다. 채용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조직에 적합한 인재를 뽑기 위한 고민이 더욱 깊었고, 이를 바탕으로 2015 년 NCS를 채용부문에 도입했다. 또한 기존의 어학, 학점 중심의 평가를 배제하고 철저하게 직무역량 중심으로 평가하도록 채용절차를 재정비했다.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공정·평등 채용으로 확대된 2017년보다 앞서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한 것이 공공기관 우수사례로 선정된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 내부적으로는 단순히 채용방식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전반적인 조직문화를 직무중심으로 재편하면서 더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채용 프로세스에서 블라인드 방식이 실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설명해달라.

연 1회, 10명 규모로 주무부처와 협의 하에 채용을 진행한다. 우선 채용공고부터 지원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예를 들어 한 번 공고된 응시일정은 절대 변경하지 않으며 전형에 대해 최대한 자세히 안내한다. NCS에 준거하여 직무설명, 필요역량 등도 함께 게시해 지원자들이 보다 명확하게 응시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전형은 서류접수, 필기시험, 면접까지 총 세 단계로 진행된다. 서류심사는 개인 신상을 알 수 있는 정보(생년월일, 학교, 학과 등)를 기재할 수 없으며 평가산식에 따라 100% 정량평가한다. 본인확인을 위한 개인정보 입력도 서류전형 단계 이후에 실시한다. 면접은 2차에 걸쳐 진행하며 면접차수별로 이름 대신 번호를 부여하여 진행한다. 채용이 확정되면 NCS에 준용하여 부서를 배치하고 몇 년간 유사직무 탐색기간을 거쳐 본인의 전문 분야에 맞게 성장하도록 제도를 갖추고 있다.

블라인드 채용을 통해 주목할 만한 변화가 있는지 궁금하다.

드라마틱한 이직률 감소를 꼽을 수 있다. 블라인드 채용 도입 이전인 2012~2014년도 평균 이직률이 12%인 것과 비교해 2015~2018년 입사자의 이직률은 0%로 나타났다. 수습기간도 기존 12주에서 6주로 절반이 줄었으며 블라인드 채용에 대한 임직원 만족도 역시 4년 연속 향상되었다(66점→74점→79점→81.9점). 이는 입사지원자의 기업 선호도, 실제 업무에 적용 가능한 직무역량이 채용과정에서 검증되었음을 반증하며, 임직원들은 검증된 입사자들을 통해 빠른 업무분장과 협업이 가능해 업무효율이 높아졌다고 느끼고 있다.

KOBACO만의 채용 특징이 있다면.

민간기업처럼 특색 있는 채용방식을 채택할 수 없는 대신, 우리만의 면접문화를 개발하는 일을 수년 째 해오고 있다. NCS 도입 당시 합숙면접부터 이후 직무면접, 토론면접, 창의성 면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면접을 통해 지원자들의 역량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되, 조직문화에 열정과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인재를 뽑고자 노력한다. 토론면접도 그 방식을 계속해서 바꿔왔는데, 토론면접 자체가 역할에 따라 유불리가 있을 수 있다는 지원자(합격자)들의 의견에 따라 완전히 폐지하고 PT, 창의성 면접을 도입했다. 특히 2017 년 도입한 창의성 면접은 막연한 난센스가 아니라, 직무와 연관된 질문을 통한 잠재역량 검증에 큰 도움을 주고 있어 보다 깊이 있고 다양한 문항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취업을 위해 많은 시간, 노력을 투자하고 심적 압박을 겪는 지원자들에게 평등한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채용과정에서 느낀 문제점 및 개선책이 있는지.

흔히 말하는 ‘중고신입’에게 유리한 구조적 문제점을 모든 시행기 업이 느꼈을 것이다. 직무역량 중심으로 평가가 이루어지다 보니, 관련 업종에 종사했던 경력자 혹은 그에 준하는 경험을 지닌 청년 들이 높은 점수를 받으면서 잠재역량을 지닌 신입들을 뽑지 못하는 역차별도 발생할 수 있다. KOBACO가 ‘창의성 면접’을 도입한 것은 이처럼 직무경험이 적은 청년들의 잠재역량을 측정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실제 직무수행에서 발생 가능한 상황, 가정 등을 예시로 본인의 지식과 아이디어를 녹여낼 수 있도록 하며 그에 대한 평가도 최대한 세분화했다. 무엇보다 매회 채용 진행에 앞서 임직원 설문, 전문가 조언, 최근 입사자들의 채용과정 평가 등을 통해 앞선 채용에서 미흡했던 점과 개선사항을 적극 반영하는 것이 주요하다. 더불어 새로운 채용방식으로 인해 혹여 기존 직원들과의 융화와 소통에 문제는 없는지 다각도로 모니터링하고 의견을 수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블라인드 채용 지원자들에게 당부하고픈 바가 있다면.

개인의 실력, 능력을 중시하는 채용 패러다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블라인드 채용이 공정하고 공평한 평가를 위한 전형임은 분명하지만 취업준비생 입장에서는 수십, 수백 곳에 동일한 내용으로 지원하는 기존의 방식이 아닌 철저한 사전준비, 선택과 집중이 더욱 강조된다. 전문역량을 보유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직무중심 평가가 진행됨에 따라서 본인의 직무적성과 희망직무를 빨리 파악할 필요가 있다. 나아갈 방향을 결정하고 그에 맞춰 관련 학과목 이수와 경험, 경력을 관리하는 등 직무 관련 지식을 쌓아가길 바란다. 더불어 입사하고자 하는 기업, 기관도 조기에 범위를 정하고 그에 대한 정보도 꾸준히 탐색하면 좋겠다.

끝으로 공정한 채용문화 확립을 위한 제언 및 향후 계획을 전한다면.

채용제도의 변화는 곧, 인사 전반의 체질개선과 시스템 변화를 필요로 한다. KOBACO 인사팀은 채용의 공정성을 주축으로 평가, 보상 등에 이르기까지 직무중심으로 재편하면서 실력과 능력에 따라 차별 없이 평가 받고 성장할 수 있도록 부족한 부분들을 개선하고 있다. 미디어 산업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시장의 변화와 트렌드를 읽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인재를 육성할 수 있도록 직무 전문 성을 고도화하고 조직원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