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의 아이러니

장활영 프로의 '버디버디'

2019-03-25     장활영 SBS Golf 해설위원, 한국골프대학 교수

1883년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나 프로 골프선수 생활을 하며 22번의 대회에서 우승을 했고, 1922년에는 디 오픈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조지 던컨(George Duncan)은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골프 스윙에서 오른팔이 강해지는 본능적 경향을 억제하는 일은 골퍼에게 있어 영원한 싸움이다."

참 아이러니 하죠? 오른손잡이에겐 오른팔의 힘이 왼팔보다 더 강한데 오른팔을 쓰지 못하게 하니 참 이상합니다. 더구나 양손에서 엄지손가락의 힘이 가장 강하지만 그립을 잡고 스윙을 할 때 양손 엄지손가락에 힘이 들어가면 좋은 스윙을 할 수 없습니다.

왜 그런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골프용어에서 오른손잡이의 경우 왼팔과 왼손을 리딩 암(Leading Arm), 리딩 핸드(Leading Hand)라고 하고 오른팔과 오른손을 트래일링 암(Trailing Arm), 트래일링 핸드(Trailing Hand)라고 칭합니다, 즉 왼쪽이 이끌면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오른쪽은 따라다니는 역할을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우리가 골프 스윙을 하면서 두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슬라이스 샷입니다. 슬라이스가 나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첫 번째 원인은 클럽헤드가 열리면서 깎여 맞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는 원인은 바로 다운스윙을 할 때 강하게 치려고 오른팔과 그립에 힘을 줌과 동시에 오른쪽 어깨가 목표 쪽으로 먼저 돌려고 하는 데서 비롯됩니다.

다운스윙의 바른 절차는 백스윙 톱에서 상체는 그대로 유지한 채 체중이 왼발 쪽으로 옮겨지고 팔과 손은 지면 방향으로 수직으로 떨어지는 느낌을 받아야 좋은 스윙궤도로 볼을 똑바로 보낼 수가 있는데 오른쪽에 힘이 먼저 들어가면서 다운스윙을 하게 되면 흔히들 말하는 엎어 치는 스윙의 모양이 나옵니다.

그래서 이런 스윙을 전문 용어로 ‘Coming Over The Top’이라고 합니다. 즉 백스윙으로 올라가는 길보다 내려올 때 더 안쪽으로 내려오는 것이 맞는데 더 바깥쪽으로 내려오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결론적으로 오른쪽 어깨는 힘이 빠진 상태에서 임팩트를 할 때 오른쪽에 남아있 도록 해 주는 것이 좋은 스윙을 할 수 있는 요령입니다.

프로 선수들이 다운스윙 때 코킹을 끝까지 유지하면서 임팩트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들 부러워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또한 양손 엄지손가락에 힘을 빼면 일반 골퍼들도 충분히 할 수 있는 동작입니다. 일반 골퍼들은 백스윙 톱에서 양손의 엄지손가락으로 클럽을 지탱하고 다운스윙을 시작할 때 양손의 엄지에 힘을 주기 때문에 바로 코킹이 풀어져서 스피드가 떨어지고 뒷땅이나 토핑이 나게 됩니다. 그립을 잡을 때 왼손 마지막 세 손가락, 오른손 중지와 약지, 이 다섯 손가락 외에는 절대 힘이 들어가서는 안 되며 백스윙 톱에서 오른팔, 오른어깨, 오른손, 이 세 부분에 힘을 빼도록 하는 것이 좋은 스윙을 하는 요령입니다. 위의 명언에서 보듯 하기 힘든 동작이지만 습관만 잘 들고 노력하면 금방 익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