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문화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나

2019-03-26     신경수 지속성장연구소 대표이사

비판에 대한 수용이 자유로운가

‘회의문화 개선’ 주제 토론 때, 가장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리더의 독주’다. 리더의 일방적인 스피치 또는 의견 전달로 회의 멤버들이 생각을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하고 회의가 끝난다는 것이다. 엊그제도 이를 연상시키는 안타까운 상황을 경험했다. 어느 제조회사에서 있었던 일이다.

‣ 본부장 : 신제품이 출시된 지가 언제인데, 판매량이 왜 아직도 이모양입니까? 시장에 나오기만 하면 주문량이 폭주할 거라고 그러지 않았습니까? 왜 다들 아무 말이 없어요. 뭐라고 말씀 좀 해 보세요.

‣ 참석자들 : ……

‣ 본부장 : 박팀장, 물건만 나오면 책임지고 경쟁사에 넘어가 있는 거래처 3~4곳은 다시 데려올 수 있다고 장담하지 않았나요? 근데 왜 아직까지 아무런 소식이 없는 거죠?

‣ 참석자들 : ……

‣ 본부장 : 왜 이렇게 아무런 말이 없어요? 다들 생각들은 하고 다니는 겁니까? 정말 한심하네요, 한심해! 다들 의견이 없다면 제가 시키는대로 하세요. 비용을 좀 더 들여서라도 제품판매에 집중할 생각이니, 홍보용 비디오 제작이나 고객 초청 행사 같은 이벤트의 효과성에 대해서 검토하고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작성해서 제출해 주기 바랍니다.

‣ 참석자들 : ……

일방통행의 조직문화를 가진 기업이나 제조업종에 종사하는 기업 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회의를 주재하는 인물이 본부장을 넘어 사장인 경우에는 이보다 더한 경우가 상당수다. 이런 모습이 제조업종에서 유독 많이 보이는 이유는 토론문화에 익숙하지 않아서인데, 단순 반복적인 일이 주류를 차지하는 업무 특성이 큰 원인일 것이다.

이런 회의 분위기를 이야기할 때, 항상 비난은 회의를 주관하는 러더에게 돌아간다. 얼마 전 강연에서 위 사례를 든 후 “무엇이 문제인가요?”라고 물었다.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본부장’에게 책임을 돌리는 답이 대부분이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조직이라면 그런 결론을 도출 하기 전 두 단계 과정을 점검하고 들어가야 한다. 그래야만 구성원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느끼게 만들 수 있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피상적인 면만 바라보고 섣불리 결론을 지어버리는 조직은 구성원들에게 희망은커녕 절망만 안겨주어 악순환의 반복만 만들어 줄 뿐이다. 그렇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이면의 모습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크게 ‘피드백의 수용성’과 ‘실패에 대한 관용’ 두 가지를 의미한다.

피드백의 수용성

‘피드백의 수용성’이란 신랄한 비판이 이어져도 건전한 비판으로 간주하고 수용하는 자세를 말한다. 예를 들어 위 사례를 갖고 이야기를 해 볼 때, 일방적으로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본부장에게 비판 적인 의견을 내놓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왜 판매량이 일어나지 않고 있느냐?”는 본부장의 질문에, A팀장이 갑자기 일어나 “디자인에 문제가 있어 고객이 외면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면서, 제품디자인을 주도한 본부장에게 책임을 돌리는 발언을 했다 가정해 보자. 여기서 본부장이 A팀장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지금 이 상황에서의 회의문화는 물론이거니와 조직의 전체적인 소통 분위기에 큰 변화가 일어난다.

참석자들이 침묵을 지키는 이유는 과거에 있었던 뭔가의 학습효과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가 있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고 하는 것처럼 지금의 분위기는 과거의 어떤 행동들의 누적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 마찬가지로 지금의 행동들은 미래의 어떤 행동에 커다란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원인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예를 들어 A팀장의 지적에 대해 본부장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다음의 대안을 요청하는 프로세스로 나아간다면 앞으로 이 조직은 건전한 피드백 문화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A팀장의 의견 개진을 건방진 비판으로 간주하고 묵살해 버린다면 지금과 같은 고요와 정적의 회의문화는 그대로 이어질 것이다. 이처럼 지금의 일방통행의 배경에는 과거의 전례가 분명히 원인제공을 했다고 생각 하면 틀림이 없다.

그렇다면 피드백의 수용성은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 것일까? 아주 작은 자기 반성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소소한 사건을 가지고 왜, 무엇 때문에 그런 실수나 과오가 발생했는 지에 대해 스스로 자기반성의 코멘트를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그 자리에 참석한 동료들에게 실패에 대한 원인은 무엇인지에 대한 다양한 각도의 분석을 요청하는 것이다.

자기반성 없이 바로 동료 피드백으로 넘어가게 되면 쓸데없는 오해를 만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우선은 자기반성을 먼저 유도하는 것이다. 누군가로부터 잘못을 지적당했을 때, 그 의견이 아무리 좋은 의도에서 시작되었다 해도 기분 좋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본인이 먼저 잘못을 나열하고 다음으로 타인이 그와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한다면 큰 저항감 없이 진지한 반성으로 이어지게 되는 효과를 낳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리더십 연수 장면에서 자주 발견된다. 리더십 연수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툴이 두 가지 있다. 동료들로부터의 ‘피드백 시트’와 연수에 참석한 사람들 상호 간에 이루어지는 ‘상호 조언의 시간’이다. 360도 다면평가에 의해 행동의 특징들이 정리된 피드백 시트는 내가 모르는 나의 정보를 담고 있는 매우 소중한 자료이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장단점은 물론이거니와 동료에게 비치는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이 다양한 관점에서 정리되어 있다. 매우 쓸모 있는 자료임 에도 불구하고 상호 조언의 시간이 어떤 식으로 전개되느냐에 따라 내 인생을 바꿔주는 황금열쇠가 되거나, 동료들과의 갈등만 키우는 조직불화의 불씨 역할을 한다.

피드백 시트가 황금열쇠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거기 적힌 모든 내용에 대한 순수하고도 가감 없는 수용성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처음 부터 이런 작용이 쉽게 일어나는 사람은 없다. 누군가가 어떤 배경 에서 이런 비판과 지적이 일어나게 되었는지에 대한 솔직한 자기반성을 한 후에 해결의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그런데 이게 쉽지가 않다. 치부라고도 할 수 있는 자신의 실수나 단점을 공개석상에서 말하는 것은 매우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자신은 물론 타인에 대한 경계심이 생겨나고 긴장감도 고조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가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 놓는 솔직함을 보이게 되면, 그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 모두가 경계심의 벽을 허무는 현상이 파도처럼 일어나게 된다. 그 단초가 되는 것이 스스로 자기반성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자기반성이 있고 난 후의 타인의 비판은 비교적 쉽게 건전한 조언으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참석자들 모두의 결점에 대한 공유는, “나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었구나!”하는 안도감과 함께 내면의 자아와 마주하는 계기가 된다. 이런 과정을 거친 후에야 비로소 황금열쇠를 얻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다.

회의문화에서도 마찬가지다.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소통이 이루어 지기 위해서는 주저 없는 의견교환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싫은 소리를 하면 대부분은 인상부터 찌푸린다. 비난이나 비판을 수용할수 있는 환경조성이 아직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위에서 소개한 기업의 회의장면처럼 “자유롭게 의견을 말해 주세요”라고 요청한다고 해서 쉽게 이루어지는 문제는 아니다. 문화라는 것은 일상의 모습들이 수 없이 쌓이고 얹어져서 이루어지는 자연스런 장면이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된 배경이나 바탕이 깔려 있지 않는 문화는 오래 유지되기 힘들다. 설령 유지된다 해도 누군가를 위한 인위적인 연출에 머무를 확률이 높다. 중요한 것은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게끔 하는 분위기의 형성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두가 솔직해져야 한다. 모두가 가식이나 숨김이 없는 솔직한 모습을 보일 때에 피드백의 수용성이 일어나는데, 그 시작이 바로 스스로에 대한 자기반성인 것이다.

실패에 대한 관용

소통의 회의문화를 위해 필요한 두 번째 요소는 ‘실패에 대한 관용’이다. 추진하는 프로젝트가 실패로 끝난다 해도 그 실패를 다음의 성공을 위한 값진 수업료로 생각하는 자세를 말한다. 팀 미팅에서 입을 닫는 또 다른 이유는 스스로 위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내세울 만한 업적을 이루었거나 큰 공헌을 한 사람의 경우는 자랑거리가 풍부하기 때문에 할 말이 많지만, 업적이나 실적이 부진한 경우는 좌불안석이다. 조용히 시간만 때우다 갔으면 하는 마음만 간절하다. 이런 소심한 생각을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결과만 따지는 문화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분위기의 조직문화가 필요하다. 열심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부진하거나 원하는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는 프로젝트에 대해서 문책보다는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패한 프로젝트, 지지부진한 업무성과에 대해 쿨하게 관용을 베풀고 격려와 응원을 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풍부한 자금을 가지고 사업하는 기업이라면 어려운 일이 아니겠으나, 영업이익으로 빠듯하게 회사를 운영해야 하는 기업이라면 항상 단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사업을 하고자 하는 기업이라면 가급적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지나치게 단기적 관점에서만 접근하게 되면 내부 구성원들의 마음가짐 또한 근시안적 사고로 몰입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눈앞의 과실만 추구하는 단기성과 위주의 사고는 결국 기업의 존폐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오랫동안 다니던 헬스클럽에서 있었던 일이다.
5년을 다니던 헬스클럽이 어느 날 갑자기 망해 문을 닫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곳에서 이상한 느낌을 받은 건 등록하고 3년쯤 지난 시점이었다. 새로 갱신하려면 3개월이나 남았는데도 지금 재등록을해 주면 무료로 3개월을 더 얹어 준다는 제안을 한 것이다. 처음에는 고객서비스라고 생각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수락했는데, 1년이 지난 시점에 다시 “고객님은 장기 회원이시기 때문에 지금 재등록을 해 주시면 6개월을 더 얹어 드리는 스페셜 혜택을 드릴게요”라는 것이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나한테만 그런 혜택을 준 것은 아니었다. 문닫기 바로 전에는 1년을 등록하면 1년을 더 주는 혜택도 제안했다 는데, 이 모든 것이 단기실적을 강요하는 사장의 무리한 압박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고 한다. 아마도 사장은 신규 회원을 늘리려는 의도로 단기실적을 강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어려운 신규회원 확보보다 기존 회원들의 재등록 시점을 당김으로써 단기실 적을 높이는 실행전략을 쓴 것인데, 결과는 돌이킬 수 없는 후회만 남겨준 것이다. 서글서글한 헬스클럽 사장의 얼굴이 떠올랐다. “아직 6개월이나 남았는데 이건 어디서 보상을 받나?” 하는 생각보다는, “예측된 결과였는데 미리 말을 해 줄걸 그랬나?” 하는 아쉬움이 밀려왔다.

이렇듯 기업은 지나치게 단기적 성과만 강조해서는 안 된다. 중장 기적 관점에서 큰 그림을 그려나가면서 단기성과를 강조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패에 대한 관용이 필요하다. 장기적 관점에서 그림을 그리다 보면 중간 중간 크고 작은 실수가 발생하는 법인데, 그때마다 책임을 지우며 문책을 한다면 어느 누구도 시도를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근시안적 사고로 편한 길만 고집할 것이고 목표나 목적이 훼손될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묻지 말자는 뜻은 절대 아니다. 주어진 과제의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자세는 직장인이라면 누구에게나 요구하는 삶의 기본적인 가치철학 중 하나이다. 맡겨진 과제를 대충 처리 한다든지, 목표에 대한 진지한 자세가 결여되어 있는 행동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 이런 자세를 용서하고 관용을 베풀자는 말은 절대 아니니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모든 것은 심리적 안정감으로 이어져야 한다

실패에 대한 관용을 주장하는 이유가 한 가지 더 있다. 구성원들이 느끼는 심리적 안정감 때문이다. 심리적 안정감이란 개인이 보복을 두려워하지 않고 어떤 문제를 솔직하게 터놓을 수 있는 조직환경을 말한다.

심리적 안정감에 대해 수십 년을 연구한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에이미 에드먼슨(Amy Edmonson) 교수에 따르면, 심리적으로 안정적인 환경이 조직으로 하여금 치명적 실수를 피하게 하고 학습과 혁신을 촉진한다고 설명한다. 또 심리적 안정이 보장되는 조직은 부담 없이 문제를 지적하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데, 이런 조직은 새로운 테크닉을 더 빨리 터득한다는 것이다. 부하직원이 상사의 견해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비평하고, 타인의 아이디어에 반대의견을 내고 논쟁하는 걸 두려워하면 혁신이 위축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반적 으로 사람들은 두려움 없이 자기 생각을 드러내고, 또 남들이 자기 생각을 귀담아 들어주길 원한다.

그런데 내가 상대방의 아이디어를 안심하고 비평할 수 있으려면 상대방도 똑같이 내 아이디어를 안심하고 비평할 수 있어야 한다. 상대의 직급이 나보다 높든 낮든 상관없다. 상대방을 솔직하게 비평 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는 방식 중 하나라는 인식을 가질 때에 사람들은 비로소 심리적 안정을 느낀다는 것이다.

심리적 안정과 관련해서 매우 유명한 일화 하나가 있다.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라 불리는 구글의 특별한 실험이다. 2012년 구글에서 ‘아리스토텔레스’라는 이름을 가진 팀 하나가 발족되었다. 구글에 있는 수백 개의 팀을 연구해서 어떤 팀이 가장 효율적으로 일하는지, 그리고 최고의 성과와 효율성을 내는 팀에는 어떤 노하우가 있는지를 분석하기 위해 설치한 임시 프로젝트 팀이었다.

수십 명의 심리학자, 사회학자, 통계학자로 구성된 팀이 1년 이상을 매달린 끝에 밝힌 ‘가장 완벽한 팀’의 모습은 ‘심리적 안도감’이 있는 조직이었다고 한다. 이런 조직은 크게 두 가지 행동특징이 보이는데, 첫 번째는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대담함’이고, 두 번째는 ‘팀을 위해 내가 맡은 일은 반드시 완수하고 말겠다는 강한 책임의 식’이었다고 한다.

배려와 존중이 일상화되어 있는 문화에서는 설령 내가 일을 하면서 실수를 한다 하더라도, 나의 실수나 잘못을 탓하거나 비난하는 동료는 없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대담한 행동을 방해하는 제약조건은 그리 많지가 않다. 때문에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대담함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강한 책임의식도 마찬가지다.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과정에 있어서 모두가 참여하고 모두가 균등하게 자신의 의견이 피력되는 문화가 보편화된 조직이라면, 자신의 업무역할과 관련하여 느끼는 사명감도 보통의 조직과 비교하여 훨씬 높은 지수를 자랑할 것이다. 이런 조건을 갖추고 있는 조직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분위기가 바로 ‘심리적 안도감’이라고 구글의 아리스토텔레스 팀에서는 정의를 내린 것이다.

경청과 관용

혹시나 우리 조직의 회의문화가 아무런 의견도 없이 너무 조용히 끝나는 경우는, 우리 조직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생각해 보아야 한다. 대부분은 리더에게 책임을 돌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결과일 뿐 원인분석으로 다음의 두 가지 ‘나쁜 기운’을 점검해 보아야 한다. 바로 ‘피드백에 대한 배타적 자세’와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차가운 기운’이 퍼져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두 가지 나쁜 기운은 어떻게 제거해야 하나? ‘피드백에 대한 배타적 자세’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열린 자세로 의견을 청취하는 ‘경청의 자세’를 갖춰야 한다. 우선 나부터 솔직해져야 한다. 최대한 정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고 실수를 인정하는 등의 열린 행동을 먼저 보여야 한다. 내가 마음의 문을 닫고 있는 이상, 그 누구도 열린 마음을 갖고 나를 대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차가운 기운’을 없애기 위해서는 관용적 자세가 필요하다. 쿨하게 실수를 용서하고 다음 작업을 위한 소중한 수업료로 인식해야 한다. 지나치게 실수를 물고 늘어지는 문화에서는 장기적 관점에서의 접근을 모두 두려워할 것이다. 더 나아가 단기적 목표에 매달리는 근시안적 사고로 치우칠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혹시나 실패라도 하는 경우는 입을 다물고 더 이상 주도 적인 자세를 보일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다. 너무 딱딱하거나 아무런 의견도 나오지 않는 좀비문화의 원인은 결코 리더 때문이 아니다. 그런 문화가 생성된 배경을 봐야 하고, 어떻게 그런 배경이 만들 어졌는지를 분석하고 타파하는 작업이 병행되어야 한다. 그런 작업의 일환으로 피드백과 관용의 문화를 제시해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