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 Analytics의 필요성과 배경

GLOBAL REPORT - 영국

2019-03-26     이재진 University of Exeter, 대학원생

 < 연재 순서 >

 1. HR Analytics의 필요성과 배경

 2. Case Study를 통한 HR Analytics 사례

 3. HR Analytics 적용 프로세스 및 향후 과제

 

2018년 여름, 한국 SBS스폐셜에서 방송된 독특한 컨셉의 다큐멘 터리가 화제가 되었다. <취준진담>이라는 이름으로 전파를 탄 이방송의 내용을 보면, 기존의 취업 지원자가 ‘면접관’ 역할을 하고, 반대로 면접관을 해오던 인사담당자가 ‘지원자’ 역할을 하여 역지사지 면접을 진행하였다. 내용 중 한 가지 재미있는 부분이 있었는데, 한 면접관(기존 취업지 원자)이 20년 이상 HR 업계에 종사한 중견기업의 인사책임자에게 이렇게 물었다. “요즘 많은 기업에서 신입사원들이 1년 이내에 조기 퇴사한다고 합니다. 취업 자체도 어려운 상황에서 지원자들이왜 이렇게 쉽게 조직을 이탈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답변은 이랬다.

“제 생각에는 요즘 젊은 친구들이 끈기나 열정이 부족한 것 같아요. 조직에 처음 들어왔으면 적응을 위해 참고 노력하고 해야 하는데…”

순간 답변을 듣던 젊은 면접관의 부정적인 표정이 클로즈업 되었는데, 사실 필자는 HR 업계에 있는 한 사람으로서 조금은 다른 관점으로 받아들였다. 첫째, 작금의 지원자들 성향을 간과할 수는 없지만, HR 담당자는 회사 입장을 대변해야 하기에 조직에 처음 적응하고 다수와 팀워 크를 맞춰 나가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동의한다. 좀 더 논의하고자 하는 건, 두 번째 관점이다. 오랜 기간 HR 업계 에서 종사한, 한 기업의 인사책임자의 발언이라고 하기엔 너무 직관에 의존한 답변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다. 정말 신입사원들이 열정이 없어서 혹은 조직생활이 힘드니까 참지 못하고 쉽게 그만 두는 것일까? 사내 퇴사자들에 대한 퇴사 절차로 간단한 미팅이나 조사를 실시했다면 좀 더 데이터에 근거한 이유를 가늠할 수 있었을 것이다.

2018년 잡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의 신입사원 중 30.2%가 조기 퇴사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조사의 면면을 살펴 보면, ‘연봉이 낮아서’, ‘직무가 적성에 맞지 않아서’, ‘실제 생각했던 것과 업무/문화가 달라서’, ‘회사에 비전이 없어 보여서’, ‘야근이 너무 많아서’, ‘상사·동료와의 불화’, ‘복리후생이 만족스럽지 않아서’ 등이 있었다. 과연 이런 설문조사 결과는 얼마나 신뢰도가 있을까? 정말 신입 사원들은 이러한 이유 때문에 회사를 쉽게 그만두는 걸까? Talent Retention 즉, 인재 유지는 조직에서 HR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조직은 인재 이탈 방지를 위해 어떠한 전략을 취해야 하는가?

점차 디지털화 되어가는 사회에서 소위 빅데이터의 사용은 산업의 영역을 불문하고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다양하고 정교 함을 갖춘 데이터 분석 기술은 비즈니스 영역에서 고객의 니즈를 이해하고 마케팅 등의 전략을 평가하고 예측하는 등 다방면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사람(직원)’에 대한 이해는 조직의 인적자원 활용을 최적화하는 데 기여할 수있는 접근이다.

인적 자원에 대한 이해는 19세기 직원의 생산력을 기계의 생산성과 같은 개념으로 보아, 성과를 극대화하여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한편, 낭비를 최소화하며, 조직을 계층화하고, 효율성을 최대화하는 개념으로 구성된다. 21세기에 들어서는 데이터 분석 및 시각화 도구를 사용하여 복잡성을 완화하고, 보다 이해하기 쉽고 실행 가능한 형태로 만드는 데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2017 Deloitte Annual Report에 따르면, ‘HR Analytics’(인적자원 분석)라는 용어는 이러한 관점에서 시작되었으며, 학계 및 비즈니스 현장을 막론하고 경영진 및 HRM 조직에서의 사용빈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선 아직 낯선 용어인 HR Analytics는 사실 영어 표현으로도 정확히 일치하여 통용되는 개념은 아니다. 구글 트렌드(Google Trend)를 활용한 조사기법과, 말러(Marler)&보드로(Boudreau)의 최근 학술연구, 그리고 코펜하겐 비즈니스 스쿨의 2017 Human Capital Analytics Group의 관련 저널을 살펴 보면, HR의 분석에 대한 개념은 ‘HR Analytics’ 외에도, ‘People Analytics’, ‘Workforce Analytics’, ‘Human Resource Analytics’, ‘Human Capital Analytics’, ‘Talent Analytics’, ‘Employee Analytics’ 등 다양한 표현들로 사용되고 있다.

[그림1]은 2004년부터 구글 트렌드를 통해 분석된 해당 용어들의 활용 빈도를 나타내고 있는데, 2004년부터 2018년까지의 추세를 보면, HR Analytics와 People Analytics라는 용어가 타 표현보다 더 많은 빈도수로 활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Google의 HR 최고 책임자이자, 한국판 출판명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원서 ‘Work Rules’)』의 저자인 라즐로 복(Laszlo Bock)에 따르면, 구글에서는 People Analytics Team이 따로 존재하고, 조직 내에서도 HR이라는 용어 대신 ‘People Operation’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이러한 배경 때문인지는 몰라도, 실제 미국의 많은 HR 분석 관련 자료들은 ‘People Analytics’라는 용어를 선호하는 반면, 영국을 비롯한 유럽권에서는 ‘HR Analytics’라는 용어가 더 널리 활용되고 있다. [그림2]는 실제 HR Analytics를 주제로 한 논문들이 학술지에 게재된 횟수를 보여주는 자료인데, 이 역시 2010년 이후로 관심 및 연구가 증폭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영문 표기로도 명확히 통용된 용어가 없지만 검색 빈도수가 점차 높아지고 있음은, 위 개념이 아직 국제적으로 하나의 정의로 설명되지 않음에도 분명 새롭게 떠오르고 있으며, 계속해서더 많은 연구와 논의가 이뤄지고 있음을 반증한다(*이 글에서는 향후 영문 표기의 경우 ‘HR Analytics’라는 용어로 통칭).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HR Analytics 분야 연구자 및 전문가들의 의견을 좀 더 살펴보고자 한다. 영국의 공공 및 민간 분야에서 일하는 HR 전문가들에 대한 자격 인증 및 HR 연구를 수행하는 협회인 CIPD(Chartered Institute of Personnel and Development)의 모텐슨(Mortensen) 연구자에 따르면, 분석 스킬은 HR 전문가에게 반드시 필요한 역량이며 HR의 본질적 기능 즉, 채용/유지/운영/개발 등의 영향력을 전략적으로 확대하는 데 필요한 사람과 가치를 창출하는 도구임을 강조한다. HRM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는 Bersin by Deloitte 기술 연구소의 캐서린 존스(Katherine Jones) 박사는 HR 영역에서의 이러한 데이터 분석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HR Analytics는 이제 더 이상 핫(Hot)할 수 없습니다! 많은 HR 전문가들은 ‘분석능력’을 필요로 하며, 도출된 인사이트는 최상의 퍼포먼스를 내는 지원자를 찾아내 고용하거나, 조직의 성공을 예측하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우리는 오늘날 HR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 중 하나로 Analytics(분석)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합니다. 이는 실제로 HR 영역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의사 결정에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CIPD에서, 보드로(Boudreau)가 발표한 ‘HR 통계 및 분석: 사용및 영향’이라는 연구에서의 ‘HR 분석’은 ‘HR 측정’과는 다른 개념으로, 이는 HR의 효율성, 효과 또는 영향으로 인해 분류되는 주요 HRM 실행 결과들에 대한 측정을 뜻한다. 로울러(Lawler)는 HR Analytics가 방법론이 아니라 오히려 HR 기능들이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통계적 기법 및 실제적 전략임을 강조한다.

HR Analytics에 대한 정의와 경계를 명확하게 하기에는 여전히 불분명한 측면들이 존재하는데, [표]에 정리된 HR Analytics 에 대한 정의들은 대체로 HR Analytics를 분석 프로세스 또는 의사 결정에 대한 프로세스에 대한 특징으로 접근한다. 바시(Bassi)의 경우, HR Analytics가 ‘예측 모델’과 ‘What-if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기존의 HR 측정 관점보다 더 정교한 솔루션이 될 수 있다고 말한 다. 또한 그는 비즈니스 측면에서 ‘의사 결정권자들이 더 나은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근거 중심의 접근 방법’이라고 결론지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HR Analytics는 조직 내 의사결정의 간단한 보고에 서부터 HR 전략 예측 모델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도구 및 기술로 구성되며, 비즈니스 결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지난 15년간 중점적으로 이뤄져 온 HR Analytics에 대한 학업 이론 및 분석 연구 결과는 HR 전문가들이 유의해야 할 핵심 주제와 교훈을 제시한다.

첫째, HR 전문가는 사람(인적 자본)이 조직의 성공에 기여하는 방법에 대한 전략적 이해를 개발해야 한다. 전략이 가치를 창출하고, 포착하고, 활용하고, 보호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일반적으로 통용되기 보다, 조직의 고유한 것이어야 하다. 책임자급 HR 리더가 HR Analytics 기능을 개발하기 위해 조직의 경영진을 설득해야 하는 경우, 전략적 통찰력 수준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둘째, 논리적인 분석으로 의미있는 통찰력을 생성하는 것이라면 데이터를 수집하는 프로세스와 데이터에 대한 이해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 이를 통해 의미 있는 매트릭스를 생성할 수 있으므로 다양한 HR 전략 및 방법의 이점을 측정하고 모델링할 수 있다. 실제로 카시오(Cascio)와 보드로(Boudreau)는 HR Analytics에 통계 및 조직 운영 관리 도구를 활용한 다양한 기법을 제안하기도 하였다.

셋째, 이러한 측정 기준 및 도구는 비즈니스 성과에 전략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하며, 해당 영역에 재능을 가진 직원 그룹을 식별할 수 있는 주요 '인재 세그먼트'를 가능케 한다(인재 포지셔닝, Talent Positioning).

네 번째로 HR과 관련된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은 변수와 통계적 상관 관계를 분석하는 고급 통계 및 계측 기술을 사용하여 신중한 경험적 분석을 통해 인적 자본 투입이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식별할 수 있게 한다. 조직의 성과 분석을 통해 특정 전략이나 접근 방식이 조직의 수익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 되면, 향후 조직 내에서 HR의 전략도 변경될 수 있다. 따라서 HR Analytics 팀은 주요 인재 집단의 성과를 최적화하고 조직이 인재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많은 연구자료 및 경험에 비춰볼 때, HR Analytics 측면에서 HR 실무자는 전략적 아이디어에는 열중하지만 실제로 데이터를 해석 하거나 실전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이는 성공적인 전략적 HR Analytics 프로젝트의 사례가 외부에 많이 드러나 있지 않은 현실로도 뒷받침된다.

많은 조직이 HR 데이터 및 분석의 세계에 발을 디뎠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운영보고 기능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다음 호에서는 주요 기업들의 HR Analytics 활용과 성공적인 사례 분석을 통해 실제적인 HR Analytics의 활용 성공 요인들을 고찰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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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참고문헌
- Angrave, D., Charlwood, A., Kirkpatrick, I., Lawrence, M., and Stuart, M. (2016). HR and analytics: why HR is set to fail the big data challenge.
- Bersin (2014). Talent Management for the Global Workforce: The Market for Talent Management Systems - Bock, L. (2015). Work Rules: Insights from inside Google that will transform how you live and lead - CIPD. (2018). HR analytics: Understand what HR analytics is, different types of HR data, and the importance of HR analytics strategy and process.
- Marler, J. H. & Boudreau, J. W. (2016). An evidence-based review of HR Analytics.
- Rasmussen, T., & Ulrich, D. (2015). Learning from practice: How HR Analytics avoids being a management fad. Organizational Dynamics.

Leeds Business School, CERIC 연구소는 HR Analytics와 관련된 연구를 함께할 기업을 찾습니다. (https://business.leeds.ac.uk/research-and-innovation/research-centres/ceric/)
* 문의 :
jl857@exeter.ac.uk(이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