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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육성의 핵심은 단연 교육 - ‘글로벌 인재포럼 2011’ 지상중계

2011-12-07     인재경영 기자

◆ 세계 지성들에게 통찰력을 배우는 ‘글로벌 인재포럼 2011’이 11월 1일∼3일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렸다. 세계 석학들의 인재양성을 위한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인재육성의 핵심은 역시 교육이었다. 포럼 참가자들은 경기가 어려울수록 교육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글로벌 경제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사회적 마케팅에도 인재 활용이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포럼에서 토론되고 제기된 인재의 의미와 육성 방안 등을 정리한다.

◆ 美 액트원 회장, ‘정숙’, ‘영희’ 한국 이름 외친 까닭은

“지엉숙∼, 이엉희∼”
제니스 하우로이드 액트원그룹 회장은 에너지가 넘치는 연사였다. 글로벌 인재포럼 마지막 날인 3일 진행된 세션에서 ‘글로벌 인재 어떻게’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선 하우로이드 회장은 한복 저고리를 입고 무대를 누비면서 한국인 학생들의 이름을 부르는 등 열정적인 CEO의 면모를 선보였다.
하우로이드 회장은 학생들의 이름을 호명한 뒤 “이들은 앞으로 최고의 직업 환경은 누구를 위해 만들어져야 하는지 들으려고 왔다”며 기업이 인재를 채용하고 이들을 양성하는 일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하우로이드 회장은 “11명의 형제자매와 자라며 헌 교과서로 11년간 공부했다. 그러나 가난한 줄 몰랐고 부자인 줄 알았다. '교육은 자유다'라는 부모님의 가르침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빈곤과 가난을 해방시켜주는 것은 교육이다. 기업의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 미래 지향적인 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기업은 인재를 양성하는 과정에서 비용만 고려해선 안 된다고 그는 강조했다. 인재는 쓰면 고갈되는 자원이 아니라 ‘내일의 성공을 보장하는 힘의 원천’이라는 것.
자신이 만난 세계 최고 CEO 중 한명이 “매년 하위 10%는 제거하고 상위 10%를 추가 채용하라”고 말했지만, “오히려 하위 10%를 어떻게 기업에 끌어들일 것인가가 맞을 것”이라며 인재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레지날드 불 두산그룹 글로벌HR 담당 전무도 이날 “채용을 할 때 대상자의 1∼2년보다 10∼20년 뒤를 더 걱정한다”며 “같은 회사에서 오랜 기간 동안 계속 일 할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불 전무는 “이 때문에 입사자에게는 미래에 대한 맛을 볼 수 있게 해줘야한다”며 “미래에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 비전을 제시해주면 개인 성장 발달이 이뤄지고 이는 기업의 미래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잘못된 채용에 대한 우려도 지적됐다. 웨인 톨마체 퍼스트어드밴티지 회장은 “조직과 잘 맞지 않는 사람을 채용함으로써 그를 다른 부서로 보내거나 해고해야 한다면 CEO의 경우 채용 비용의 24배에 달하는 손해를 본다”고 지적했다. 이런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조작된 이력서나 개인적인 배경, 기술들을 면접 등을 통해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강력한 리더십ㆍ빠른 의사결정ㆍ과감한 포용이 애플 키웠다
“애플과 구글은 이미 10년 전부터 ‘교토식 경영’을 도입해 세계 정상의 위치에 올라섰습니다.”
스에마쓰 지히로(末松千尋) 일본 교토대 경영관리대학원 교수(사진)는 ‘교토식 경영과 인재 경영’을 주제로 한 인재포럼 특별 강연에서 “지금은 오직 1등만이 모든 것을 누리는 승자독식의 세계”라며 이같이 말했다.

교토식 경영의 전도사로 유명한 그는 애플과 구글의 성공 비결로 독창성 및 창의력을 바탕으로 한 기술 개발과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한 최고경영자(CEO)의 민첩한 의사결정, 외부기술의 수용 등 3가지를 꼽았다. 그는 “교토식 경영은 시대가 바뀌어도 경영 전반에 반영되고 있다”며 “이 같은 성공 방정식은 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인재 육성에도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990년대 거품경제 붕괴 이후 일본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되는 상황에서 교토에 근거지를 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점에 주목, 이들이 갖는 특징을 ‘교토식 경영’으로 명명했다. 교세라 일본전산 등이 대표적이다.
스에마쓰 교수는 “승자독식과 불확실성으로 대변되는 글로벌 시장에서 이들은 교토식 경영으로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며 “소위 소니와 마쓰시타 등 일본 경제의 주류를 이뤄온 ‘도쿄식 경영’보다 낫다는 평을 듣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대부분의 일본 기업들이 적잖은 타격을 받았으나 교토식 경영을 하는 기업의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다고 그는 주장했다.
스에마쓰 교수는 “교토식 경영을 하는 업체의 공통점은 다른 일본 기업들과 달리 세계 시장에 먼저 진출해 현지화에 성공하면서 위기에 대처하는 능력이 강해졌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 대다수 기업들도 하루빨리 교토식 경영 체제로 노선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토식 경영의 특징 중 하나는 강력한 리더십을 갖춘 CEO가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기업들의 ‘빨리빨리’ 경영에 대해서도 “지금처럼 불확실성 시대에선 빠른 의사결정이 성공의 중요한 열쇠가 된다”며 “한국의 CEO들은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일본의 의사결정 과정은 여전히 느린 편”이라고 말했다. 스에마쓰 교수는 지금까지의 대학 교육이 여전히 일방적·몰개성적이었다며 이를 고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통제와 명령 버려야 창의성 싹튼다.”
“농사에서 날씨까지 통제할 수는 없죠. 창의성 교육도 통제와 명령을 버리고 자율성을 발휘하도록 해야 합니다”(로저 샤우스 미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수, 사진)
‘도전적 정신과 창의 인성을 겸비한 G20세대 인재 양성’을 주제로 한 인재포럼 트랙A-1 세션에서 샤우

스 교수는 “창의성은 가르치는 게 아니다”며 “창의성을 누르고 있는 환경을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규범 자체인 학교생활과 일탈이라는 창의성은 모순관계지만 둘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게 샤우스 교수의 지론이다. 시험에 나오지는 않지만 1∼2주에 한 번이라도 창의성 교육을 꾸준히 진행하는 것이 균형을 찾기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샤우스 교수는 이를 위해 교사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문화가 중요하다고 했다. 학생의 진학률로 교사를 평가하는 상황에서는 창의적 교육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는 “창의적 교육을 위해서는 교사 자신이 먼저 자유를 느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론자로 나선 김진성 하나고 교장도 이에 공감했다. 그는 “한국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대학입시”라며 “교사는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학생에게 답을 너무 쉽게 주고 학생은 대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창의성과 관련된 과목을 중요시 여기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최인수 성균관대 아동학과 교수는 창의성을 대하는 이중적 태도를 꼬집었다. 학교는 학생의 창의성을 중요시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저 선생님을 잘 따르길 바라고 학부모도 아이가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처럼 창의적이길 바란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사회적인 성공을 바란다는 지적이다.

박예진
한경아카데미 수석연구원
ye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