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친화 경영이 기업 문화로 정착하려면

Special Report 1 - 가족친화 경영, 문화가 되다

2019-04-29     김현기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요즘 ‘홈퍼니(Homepany)’란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가정과 일을 조화시킬 수 있도록 배려하는 회사를 일컫는 말이다. 경제전문지 『포춘(Fortune)』이 선정하는 가장 존경받는 기업에 해마다 선정되는 P&G,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100년 이상 영속하는 기업으로 주목 받았던 IBM, 12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니며 다양한 브랜드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다국적 식품회사 General Mills, 이외에도 Abbott, Prudential, Deloitte, EY, KPMG, PwC, Wellstar Health System 등 존경받는 기업에 이름을 올린 기업들이 '홈퍼니'란 애칭을 갖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이들은 ‘가족친화 경영(Family-Friendly Management)’이 몸에 밴 기업들이라 해도 무방하다. 가족친화 경영이란 ‘직원의 기(氣)를 살리고 직원 가족을 배려하는 활동으로, 직원들의 직장 생활과 가정 생활의 조화를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사회 복지 정책이 발달해 온 서구 기업에서부터 출발한 경영 관행으로, 서두에 언급한 바와 같이 대다수 선진 국가와 선도 기업들 사이에서는 우수한 여성 인력 등 인재 확보/유지를 위한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 잡았다. 그 대표적인 형태로는, 가족 대상의 각종 지원 프로그램(육아, 노인 부양, 가족 상담 등)에서부터 유연한 근무 방식(출산 휴가, 재택 근무 등)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우리나라도 2006년경부터 법/제도를 정비하여 「가족친화사회환경 조성촉진에 관한 법률」을 만든 바 있다. 그 내용도 크게 4가지 범주(즉, 가. 탄력적 근무제도 : 시차출퇴근제, 재택근무제, 시간제 근무 등, 나. 자녀의 출산/양육 및 교육지원제도 : 배우자출산휴가제, 육아휴직제, 직장보육 지원, 자녀교육지원 프로그램 등, 다. 부양가족 지원제도 : 부모돌봄서비스, 가족간호휴직제 등, 라. 근로자 지원제도 : 근로자 건강/교육/상담프로그램 등, 마. 그 밖에 여성가족부령 으로 정하는 제도)로 구체화했다.

가족친화 경영, 우리 기업에 얼마나 파고들었나

아울러, 2008년부터는 정부 주도로 가족친화 경영 인증제도를 시행해 왔다. 이제 10년이 지난 것이다. 2008년 인증 받은 기업이 14개 였지만 작년에는 2,802개 기업과 공공기관이 인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난다. 10년 사이 200배가량 증가한 놀라운 양적 성장이다. 가족 친화적 제도에 대한 인식과 활용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질적인 측면에서 ‘기업 현장의 뿌리 깊은 조직 문화로 얼마나 체화되고 파고들었을까?’란 질문을 받게 된다면, 아직도 자신 있게 말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 아닐까 싶다.

10여 년 전에는 ‘가족친화 경영이 뭔가요?’라고 물어오던 인사담당자가 대다수였다면, 지금 그 의미와 효과를 모르는 인사담당자는 거의 없다. 하지만 가족친화 경영을 조직 문화의 핵심 비전과 가치로 내세우 며, 가족친화 경영의 일관된 실천과 현장 속에서의 체화를 통한 선순환 구조(근로자 일가정 양립 → 삶과 직무 만족도 제고 → 기업에 대한 충성도 제고 → 직무 몰입과 창의성 향상 → 장기근속과 숙련 → 생산성 증가)를 확보한 기업은 그리 많지 않다. 표면적이거나 형식적으로는 너도 나도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지만,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여전히 일부 CEO들은 가족친화 경영을 위한 각종 제도나 프로그램을 긴 호흡으로 미래를 내다보며 하는 투자의 관점보다는 단기적 혹은 단견적 입장에서 비용 압박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기 때문 이다. 아울러 요즘 유행하는 ‘꼰대’적 시각으로, ‘내가 한 참 일할 때는 말이지, 위에서 시키면 며칠 밤을 새며 일하기 부지기수였고 애들 얼굴을 한 달에 한두 번도 못 보면서 일했지. 요즘 직원들은 승부욕도 없고 근성이 너무 없어!’라는 말을 은근슬쩍 내비치며 요즘 젊은 세대 직장인들에게 불만을 표하기도 한다. 이를 놓고 볼 때, 가족친화 경영은 앞으로 10년, 기업의 조직 문화로 정착되기 위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가족친화 경영을 기업 문화로 뿌리내려야 하는 이유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가족친화 경영은 우리 기업들에게는 피할 수없는 경영 현실일 뿐 아니라, 형식적인 제도 운영이 아니라 기업의 자연스럽고 건설적인 문화로 뿌리 깊게 자리 잡아야 할 시점이란 점이다. 그 이유는 몇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먼저, 사회/노동 환경의 변화에서 그 원인을 찾아 볼 수 있겠다. 최근 우리 사회도 조직 내 여성 인력의 진출이 늘면서 육아 문제가 뜨거운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또한 저출산/고령화 사회의 도래는 신세대 노동 인구의 감소를 부추기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머지않은 장래에 우리 기업은 인재 확보는 물론 인재 유지에도 심각한 위기 상황을 맞을 것이다. 어찌 보면 이는 기업에게만 한정된 문제가 아니다. 국가적 차원에 서도 시급히 개선해야 할 과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 10년 가족 친화 경영이 우리 기업의 경영 현장에 충분히 정착될 수 있도록 제도 정비와 지원책 마련에 앞장서 왔다면, 앞으로 10년은 기업 스스 로가 이러한 제도적 환경을 넘어선 실효적 조치를 취하고 기업의 문화로 정착시켜 갈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사회 전반의 가치관 변화도 가족친화 경영의 필요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맞벌이’, ‘핵가족화’, ‘워라밸’ 등 신세대 직장인들의 가치관이 빠르게 바뀌면서,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가족 중심적 가치도 함께 확산되고 있다. 또한, 과거에는 ‘오륙도’, ‘사오정’ 등 사회 전반의 고용 불안감이 높았다면, 지금은 이에 더하여 ‘4차 산업혁명’을 필두로 기존 산업 구조의 지각변동은 자연스럽게 일자리 감소의 위기감을 높이고 있기도 하다.

이렇다 보니 단순히 금전적 보상 요인만으로 인재를 사로잡지 못하는 시대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또한 가족친화 경영이 중요해지는 또 다른 이유이다. 일례로, 신세대 10명 중 7명이 취업 후 퇴사하거나 진로를 변경하거나 재취업 준비를 나선다고 한다. 최근 대기업 신입사원들의 경우, 2~3년도 되지 않아 공기업 등으로 재취업하려는 이례적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기존 산업 구조속 우리나라 기업이 겪게 될 인재 확보/유지의 어려움은 앞으로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문제의 핵심은 ‘왜 이들이 떠나려 하는가?’에 있다. 이들은 대부분 “급여가 다소 적더라도 정년까지 가정을 챙길 수 있는 직장을 원하는 한편 기존 우리 기업들의 경직되고 위계적, 관료주의적, 꼰대적 조직 문화 속에서는 숨 막혀서 도저히 일할 수 없다”는 말을 한다. 이는 우리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직원이 행복해야 기업도 성공

그렇다면, 가족친화 경영이 기업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는 무엇일까? 실증 연구에 따르면, 직원 가정에 대한 배려는 직원들의 충성도와 업무 몰입도는 물론 기업 생산성을 극대화시킨다고 한다. 한 예로, 독일 헤르티에 재단은 ‘가족 친화적 기업의 생산성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30% 정도 높다’는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또한 직원의 60% 이상이 맞벌이 가정인 IBM은 ‘탁아 서비스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600만 달러의 생산성 증대 효과를 보았다는 결과는 너무도 유명하다. 특히, 우수 인재 확보/유지에 매우 긍정적이라고 한다.

종업원 복지의 유토피아로 유명한 SAS는 미국이 다른 유럽 선진국에 비해 가족친화 경영에 대한 법/제도를 갖추고 있지 못한 시절부터 기업이 나서 선도적으로 유능한 여성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의 이직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가족친화 경영에 앞장서 왔다. SAS는 본사에만 200여 명 규모의 육아 시설, 700명 규모의 유치원 시설을 갖추고 있다. 구내식당에는 어린이용 의자를 비치하여 부모들이 ‘데이케어센터(Day-care Center)’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함께 식사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이 외에도 전 종업원은 주 35시간 근무, 연 3주의 유급 휴가, 10년 근속 후 5주 유급 휴가를 누릴 수 있다.

회사의 CEO는 “직원에 대한 배려는 그들의 기여와 공로에 대한 존경심의 표현이며, 가족에서의 행복감이 결국 종업원의 생산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지름길이다”라고 말한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SAS사는 포춘지가 선정하는 ‘일할 맛 나는 회사’에 매년 선정 되고 있다. 그 결과 회사는 업계 특성상 평균 20%가 넘는 우수 인재 들의 이직률을 4% 이하로 낮출 수 있었다.

국내에서도 한국노동연구원이 매년 조사하는 사업체 패널조사 결과를 활용한 각종 실증 연구 결과, 가족친화 경영 제도를 도입해 꾸준히 실천하는 기업들이 그렇지 않은 기업들에 비해 이직률, 노동 생산성, 혁신활동 및 노사관계 건강성 등에서 더 긍정적 성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조직문화로 정착하기 위한 몇 가지 포인트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가족친화 경영은 조직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더 크게 미친다. 아울러 우리 기업 중 많은 수가 일부 혹은 전폭적으로 가족친화 경영을 도입했거나 오랜 기간 실행하고 있다. 하지만, 양적 성장은 했지만 여전히 내실 측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많아 보인다. 조직의 문화로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지 못한 면 때문이다. 이하에서는 가족친화 경영의 성공적 도입과 운영, 더 나아가 조직 문화로 체화되고 정착시키기 위한 몇 가지 포인트를 짚어본다.

1) 회사 상황에 대한 합리적 고려
가족친화 경영을 기업의 조직 문화로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회사의 제도, 인력 특성 및 규모나 수익성 등에 대한 합리적 고려가 필요하다. 다른 해외 선진 기업들이 실행한다고 해서 무작정 똑같은 제도나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이 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대체 인력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유연한 근무 방식을 도입할 경우 경영상 중대한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이 경우, 유연한 근무 방식보다는 각종 지원 프로그램을 보다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처럼, 기업이 기초 체력이나 여건에 맞는 가족친화 경영 제도나 프로그램을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오랜 세월 쌓여온 조직 문화에 대한 고려도 빼놓아선 안 된다. 이에 대해 스탠포드 대학의 제프리 페퍼 교수는 “성공하는 기업의 남다른 비결 중 하나는 직원들의 가족 문제를 배려하는 문화에 있다. 하지만 이러한 문화는 단순히 제도를 모방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조언한다.

2) 고객 지향적 접근
고객 지향적 접근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가족친화 경영과 관련해 ‘구성원들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한정된 회사의 자원을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독신자나 자녀가 없는 가정이 많은 회사에서 지나치게 ‘가족 초청 행사’나 ‘자녀 대상의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다면, 종업원들의 불만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여가 생활이나 자기 개발 욕구를 채워주는 프로그램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IBM이 매년 ‘IBM 글로벌 일과 삶의 균형 이슈 조사(IBM Global Work and Life Issues Survey)’를 수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를 통해 회사는 ‘직원들에게 가장 필요한 지원은 무엇인지’, ‘어떠한 노력이 더 효과적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전 조사를 수행한다. 이로써 회사는 쓸데없이 발생할 수 있는 비용 낭비를 막고 직원들의 만족도를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한다.

3) 회사 성과와의 명확한 연결고리 찾기
또한 가족친화 경영이 회사의 이익과 직결된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그 연결고리를 찾는 것도 성공적 실행과 조직문화로의 정착에 중요한 포인트이다. 단순히 명분이나 당위성에 근거해 도입한 제도는 오래 지속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가족친화적 기업 경영에 성공한 해외 선진 기업들처럼, ‘생산성’, ‘인재 확보/유지율’, ‘고객 접점의 서비스 질’ 등과 같은 회사 성과와의 명확한 연결고리를 찾는 것도 필요하다.

미국의 글로벌 제약 회사인 MSD는 뉴저지에 ‘컴퍼니 타운 (Company Town)’을 조성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를 통해 회사 성과 와의 연결고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즉, 컴퍼니 타운은 각종 휴양 시설, 체육관, Herb 정원, 은행, 슈퍼마켓, 세탁소, 사교 클럽 등 업무 이외의 모든 생활이 가능하도록 회사를 하나의 마을로 구성하는 것이다. 회사의 관계자는 “우수 인재의 확보/유지와 직원들의 소속감 고취에 효과가 크다. 여기서 근무하는 모든 직원은 서슴없이 ‘직장 동료들이 바로 이웃사촌이다’, ‘여기서 살아보면 결코 떠날 수 없다’라는 말을 할 것이다”라고 전한다.

4) 실질적 혜택 제공
구성원들에게 실질적 혜택이 주어지도록 배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만일 어떤 기업이 가족친화적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갖추었다고 하자. 하지만 회사가 어렵게 도입한 프로그램을 구성원들이 그저 ‘그 림의 떡’이라는 식으로 인식한다면, 차라리 이러한 제도는 없느니만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실제로 우리 기업의 현장에는 제도 설계의 의도와 실제 이용 간의 괴리가 있는 경우가 많다. 대다수 기업들이 갖추고 있는 ‘육아 휴직’이나 ‘연중 휴가 부여 제도’ 등의 경우, 직원들이 경직된 조직 문화나 평가 불이익을 우려해 직원들이 활용을 꺼리는 분위기가 여전히 남아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현실은 중소규모 기업으로 갈수록 더욱 심해진다. 특히, 제도상의 까다로운 수혜 요건과 이를 가로막는 조직 분위기는 하루 빨리 개선되어야 할 포인트가 아닌가 싶다. 이를 위해서는 회사가 제공하고 있는 각종 제도들을 구성원들이 어느 정도 활용하고 있는지 면밀히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미시간 대학의 경영학자 아펠바움은 학술지『 Industrial Relations』에 흥미로운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기업들을 실증 분석한 결과, ‘회 가 아무리 좋은 제도/프로그램을 갖추었어도 직원들의 활용 가능성이 낮을 경우 그 효과가 반감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중간 관리자가 부하 사원들이 얼마나 그 제도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 했는가’가 크게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따라서 가족친화 경영의 성공 요체는 제도의 화려함이 아니라, 아무리 하찮은 제도라도 구성 원들이 쉽게 다가가 실질적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 하다는 것이다.

유럽의 복지국가들은 법/제도뿐 아니라 기업 내에서 이를 실행하는 것도 매우 생활화가 되어 있는 반면, 미국의 경우는 법적으로 유급 육아 휴직 정책이 잘 갖춰져 있지 않다. 우리나라보다도 법/제도를 갖추지 못한 경우라 하겠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도 선도 기업들은 기업 스스로가 육아 휴직 제도를 실시하며 실질적 혜택을 직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시장을 선도하는 존경 받는 100대 기업들은 여성 육아 휴직 제도를 100% 시행하고 있었다. 남성 육아 휴직 제도도 83%가 시행한다. 또한 이들 기업들은 여성 유급 육아 휴직을 평균 8주, 남성 유급 육아 휴직을 평균 3주 제공하며, 자녀 입양 시에도 평균 5주의 유급 육아 휴직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중에서도 Bank of America(BoA), Deloitte, Deutsche Bank, Goldman Sachs, McKinsey, Morgan Stanley, PwC 등 금융 및 컨설팅업계의 회사들은 여성 유급 육아 휴직을 12주 이상 부여하고 있었다. 특히, BoA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에게도 동일하게 12주의 유급 육아 휴직 제도를 제공하고 있어 부모의 육아 휴직 제도 시행에 적극적이다. Deloitte는 여성에게는 8주, 남성에게는 3주의 유급 육아 휴직을 제공하는데, 엄마가 회사에 일찍 복귀하고 싶거나 아빠가 아기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는 서로 유급 휴가 제공일수를 교환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융통성을 두고 있기도 하다.

5) CEO의 관심이 핵심
조직문화로 정착되기 위한 가족친화 경영의 마지막 성공 요건은 ‘CEO의 관심과 몰입, 지지’에 있다. 사업 전략이나 정책, 명분 이상으로 직원을 바라보는 최고 경영자의 배려와 따뜻한 시선이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서는 미국의 사우스웨스트항공사의 CEO 콜린 발렛이 좋은 본보기이다. 그는 평소 “당신이 가족에 대해 20초 동안 생각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생각할 것이다. 우리는 당신의 아픈 자녀를 생각하고, 결혼기념일과 생일을 챙길 것이다”라고 말한다. 여기 에는 ‘직원 가족의 마음을 얻는 것은 백만 대군을 얻는 일’이라는 CEO의 굳은 신념이 자리잡고 있다.

바야흐로 직원을 행복하게 만듦으로써 경쟁력의 원천을 강화시킬수 있는 CEO가 능력 있는 CEO로 인정받는 시대가 도래하였다. 이제 우리의 CEO들도 ‘행복 크리에이터’가 되어야 한다.

“귀하의 남편은 우리 회사에 반드시 필요한 인재입니다. 행복한 가정을 꾸려 주시는 사모님의 노고에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라는 감사의 편지를 직원들의 가정에 한번쯤 띄워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