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D 2019로 보는 글로벌 HR 트렌드 “테크놀로지 쇼킹, HR People은 전문가로 거듭날 때”

HR TREND

2019-06-27     스테파니 남 SNA-DDI 대표이사

2019년 제76회 ATD(Association for Talent and Development) ICE(International Conference and Expo)가 5월 19~22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렸다. HR 분야에서는 가장 크고 오래된 행사로 알려진 ATD에 올해 전 세계 88개국 1만 3천여 명이 참가했고, 미국인 다음으로 가장 많은 참가자인 한국인은 총 369명으로 공식 집계되었다. ATD는 HR담당자들이 현업에서 직면하는 다양한 챌린지를 공유하며, 그에 대응하는 새로운 솔루션과 다양한 사례가 소개되는 국제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HR People 의 구심점과 같은 역할을 하며, 배움의 장으로 신뢰받는 컨퍼런스이다.

특히 75주년을 맞은 지난해 ATD에서는 특별히 제44대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직접 기조연설을 하여 조직에서 사람이라는 가장 중요한 자원을 다루는 HR의 역할에 대해서 다시금 중요성을 강조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동시에 4차 산업혁명 시대라는 말을 증명 하듯 진화가 아닌 혁명 수준의 변화를 야기하게 된, ‘테크놀로지’의 도래가 우리 HR에 가지고 올 지대한 변화에 대해서 대비해야 할 때라는 큰 화두가 제시되기도 하였다.

올해 ATD에서는 지난해의 키워드였던, 바로 이 테크놀로지에 대해 현재 우리가 얼마나 준비가 되어있는지, 어떻게 대비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의 방향성이 공유되었으며, 이에 대응하여 어떤 시도와 노력이 있었는지 다양한 기업 사례의 형태로 발표되었다. 특히 올해는 조직을 이끌 새로운 세대인 Z 세대에 대한 소개와 이를 통해 다양한 세대에서 요구하는 L&D 니즈를 맞춤화 (Personalized Learning)하는 것을 HR People이 꼭 갖추어야 할 스킬로 들었고, 스킬 중 하나인 ‘디자인 씽킹’이 강조되기도 하였다. 특별히 ‘교육부서 매니징(Managing the Learning Function)’이라는 트랙이 새로이 생겼을 만큼 L&D(Learning & Development)라는 업이 단순히 주문에 응답하는 ‘Order Taker’ 역할이 아닌, 조직의 전략 방향에 맞는 인재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정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시대에 들어섰다는 것을 다시금 강조했다.

현재의 상황: 테크놀로지로 인한 충격 - 우리 HR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

ATD의 단골 연사이자 HRD 오피니언 리더로서 인지도를 지닌 Learning Consortium의 Elliott Masie 회장은 테크놀로지로 인한 엄청난 변화의 시기를 맞이한 지금, 테크놀로지가 L&D에 가져오는 충격과 여파는 거의 모든 부분에서 영향을 끼친다는 점은 인정했지 만, 거기에는 일부 과장된 부분도 있다고 단호하게 말하였다. 특히, 그는 인공지능과 L&D의 결합에 대해서는 ‘앞으로 이렇게 될 것이다’라는 많은 스토리텔링이 있고, 다분히 가능성이 있는 것도 사실 이지만, 이에 대한 약간의 시도 혹은 부분적 노력을 제외하고는 아직은 실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Shock of the New(새로운 것에 대한 충격)』의 저자 Chad Udell은 그의 세션에서 “한 번도 사용해 본 적 없는 새로운 테크놀로지(Emerging Technology)가 너무나 많은 선택지로 HR People에게 주어지다 보니, 과연 어떤 것이 우리 조직에 꼭 필요한 것인지 결정하는 것 자체가 가장 큰 챌린지가 되었다”고 말하였다. 하루아침에 사라져버리는 테크놀로지의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이다.

이를 대비하여 미국 정부기관에서는 TRA(Technology Readiness Assessment)라는 평가기준제도가 도입되어, 정부 조직에 특정 테크놀로지가 도입될 경우 어떤 것이 가장 적합한가의 기준점이 되어 주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공기업 이외 일반 조직에서는 아직 어떠한 기준점도 마련되어 있지 않아, 테크놀로지 시대에 발맞춰가기 위해 무언가를 시도하고자 하는 HR People이 큰 부담을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번 ATD에서는 이에 도움이 될 BUILDs 모델이 소개되어 우리 조직에 적합한 L&D 테크놀로지 도입 시 고려해야 할 여섯 가지를 제시했다. 이들을 최소한의 기준점으로 고려한다면, 조직에 가장 적합한 테크놀로지를 선택함에 있어, 가이드가 되어 줄 것이다.

① B- Business Value(비즈니스 가치): 교육 테크놀로지 도입에 대한 ROI를 확실히 한다.
② U- User Experience(사용자 경험): 최종 사용자가 손쉽게 접근, 사용이 가능하여야 한다.
③ I-Impact(영향력): 테크놀로지가 들어옴에 따라 보안, 실용성, 윤리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확인한다.
④ L-Learning Model(러닝 모델): 러닝 모델이 우리 조직 환경에서 받아들이기 적합한 것인가 확인한다.
⑤ D-Dependency(상호 의존성): 하나의 테크놀로지가 들어옴으로써 또 다른 테크놀로지가 필요하지는 않는지 확인한다. 일례로, 우버(Uber)는 모바일뿐 아니라 GPS, 앱, 서버, 운전기사, 모바일 결제 시스템까지 모두 상호 의존성이 필요하다.
⑥ S-Signals(신호 감지): 테크놀로지 트렌드에 대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미리 감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간행물, 연구와 사례에늘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다양한 시도: 모던 학습 경험 프레임워크(Modern Training Experience Framework) - 더 짧고, 더 효과적이고, 더 효율적으로

ATD에서는 또한 테크놀로지로 인해 변화하고 있는 조직 환경에 서의 다양한 시도가 모범 사례로 소개되었다. 그 중 힐튼(Hilton)은 링크드인(Linkedin)과 함께 새로운 러닝 저니(Learning Journey) 를 개발한 사례를 발표하였다. 그들은 ‘일회성 이벤트 교육(Event Based Learning)은 일주일이면 배웠던 내용을 대부분 잊고 원점으로 돌아온다’는 이론인 ‘망각곡선’(Forgetting Curve: 독일의 심리 학자 헤르만 어빙하우스에 의해 발표)을 인지하고, 배움이 현업까지 연결될 수 있는 지속력(Stickiness)을 가지도록 ‘기억을 도모하는 학습법(Memorable Training)’을 실행했다.

서로 다른 교육 목적을 가진 여러 개의 마이크로 코스(Micro Courses)로 이루어진 이 학습의 사례를 통해, 학습자에게는 짧은 교육 활동을 다양하고 지속적으로 전개함으로써 더욱 높은 몰입력과 지속력이라는 효과를 볼 수 있었고, 조직으로서는 일회성 교육과 비교하여 비용절감의 효과도 있어 효율적 운영까지도 가능하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와 같은 결과는 마이크로 러닝을 가능하게 한 링크드인의 테크놀로지와 온라인 학습의 도움도 컸지만 힐튼은 ‘모던 학습 경험 프레임워크(Modern Training Experience Framework)’라는 모델만 따를 수 있다면 기억을 도모하는 학습법을 누구나 시도해 볼 수 있음을 강조하였다. 모던 학습 경험 프레임워크는 지식 습득 (Knowledge Acquisition), 연습과 적용(Practice & Apply), 강화와 지속(Reinforce & Sustain), 측정과 코칭(Measure & Coaching), 흥미와 재미(Excited & Engaged)라는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새로운 세대의 도래: Z 세대

Z 세대의 도래에 대해서도 많은 발표가 있었다. 조직의 다수를 밀레니얼이 차지하고 있지만, Z 세대가 새내기로 들어오기 시작하는 지금, 교육 또한 그들의 선호도와 특징을 잘 이해하여 준비되 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ATD에서 발표된, 링크드인 러닝(Linked In Learning)의 ‘2019 Working Place Learning Report’ 에 근거해 볼 때, Z 세대는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베이비 부머, Gen Y, 밀레니얼과는 사뭇 다른 특징의 세대라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그들은 ‘The Global(진정한 글로벌 세대)’라는 이름으로 불릴 만큼, 태어나면서부터 글로벌과 다양성에 익숙한 세대이며, 어느 세대보다도 성공의 욕구가 강한 세대이기도 하다.

링크드인 러닝의 리서치에 따르면, 밀레니얼보다 10% 더 많은 Z 세대가 “내 삶에서 개인적 성공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답하고 있다. 때문에 그들은 급여보다는 개인 삶의 목표에 따라 자신의 커리어를 결정한다. 새로운 세대의 조직에 대한 인게이지먼트(Engagement) 를 유지시키는 일이 앞으로의 가장 큰 챌린지로 예상된다. 조직은 리더십이 이 문제의 해결에 가장 큰 열쇠를 쥐고 있다고 믿고 있다.

Z 세대는 현업에서 필요할 때마다 그때그때 곧바로 적용될 수 있는 것이 Learning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백과사전을 찾아볼 필요도 없이, 현장에서 모바일로 액세스하여 필요한 정보에 빠르게 접근하 는 것에 익숙하기에, 그들이 생각하는 가치 있는 학습이란, 짧지만 현업의 니즈에 꼭 맞는 답을 주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 또한 모든 필요한 정보에 대해서 거의 대부분 답을 쉽게 얻을 수 있어, 지식과 정보에 있어서는 어느 세대보다 뛰어나지만 현업 적용 및 실행 단계에 있어서는 반드시 재확인과 도움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Z 세대를 위한 교육도, 교육 직후의 강화(Reinforce)와 현업실행 단계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교육으로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HR의 역할 그리고 꼭 필요한 새로운 스킬: Business Learning Advisor로서 자리매김이 필요한 시기

올해는 전에 없던 ‘교육부서 매니징(Managing Learning Function)’ 이라는 새로운 트랙이 소개되었다. 특정 테마를 지정해 두는 세션 트랙은 해가 지나도 특별한 가감 없이 좀처럼 바뀌지 않는 ATD이 지만, 이번에 새로이 소개된 ‘교육부서의 매니징’ 트랙을 통해 HR이 전문가로서 자리매김해야 함을 강조했다. 여기에서는 HR이 단순히 필요한 주문에 응대하고 처리하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조직의 전략과 방향을 고려해 인재전략을 미리 준비하고 제시할 수 있는 전문가로서의 교육부서 역할을 말한다. 이를 반영하듯이, 올해 5개의 ATD Forum 세션 중 두 세션이 공통으로 비즈니스 교육 어드바이저(Business Learning Advisor)라는 새로운 HR의 역할에 대해 소개했다. 이들은 조직을 전체적인 관점으로 볼 수 있는 시각, 교육과 현업적용에 있어 깊은 지식과 경험이 있고, 조직 내에서의 신뢰가 두텁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 정의되고 있다. 또한 이들이 갖춰져야 할 스킬 중 하나로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을 꼽았다. 내부 고객들의 니즈 파악과 맞춤화된 교육을 준비하기 위해 서로 상의하며, 솔루션을 만들어가거나 찾아가는 디자인 씽킹 스킬은 이제 우리 HR People이 갖추어야 할 필수 스킬로 대두되었다.

이번 워싱턴 DC의 ATD에서는 테크놀로지와 함께 혁명적으로 변화하는 조직에 더욱 필요한 존재는 ‘전문가로서의 HR People’이라는 큰 방향성이 제시되었다. 또한 HR은 적극적인 마케터가 되어야만 조직내부 결정권자들과 관련자들을 이해시키고 인재전략을 추진함에 있어 그들의 Buy-in을 얻을 수 있다고도 하였다. 올해 기조 연설에 초대된 마케팅의 구루 세스 고딘은 “마케팅이란 무언가를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의미하며, 이를 위해서 우리는 두 가지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첫째, Be Hubris: 자만에 가까울 만큼 자기확신을 하고 둘째, Create a Fear: 두려움을 만들 수 있어야, 변화를 이룰수 있다”고 말했다.

76년 전 13명의 HR People로 시작되어 1만 3천여 명이 모이는 컨퍼런스로 자리매김한 ATD를 보며, 세스 고딘의 말처럼, HR담당자들이 조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끼치며 더 나은 변화를 추구해 온노력의 결과가 오늘날의 HR의 위상을 만들었음을 새삼 느낀다. 앞으로도 더욱 강화된 전문성으로 조직의 어떠한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하고 올바른 인재 전략을 통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리드할 수 있을 정도로 HR 스스로가 준비되어야 할 때임을 역설하며 내년에는 콜로라도 주, 덴버에서 ATD가 개최될 예정이니 HR People의 관심과 성장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