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있는’ 4차 산업혁명 인사 5대 성공공식 Ⅳ

2019-09-06     박은연 UnaMesa Association 위원

< 연재 순서 >
1. 글을 시작하며
2. 사람 × 디지털 (Human × Digital)
3. 다양성 × 연결망 (Diversity × Network)
4. 일 × 미래 (Future × Work)
5. 지속성 × 개발 (Continuous × Development)
6. 구성원 × 경험 (Employee × Experience)

본 연재에서 지금까지 살펴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성공하기 위한 ‘증거 있는’ 인사관리 방법들은 전 세계의 인사담당자와 경영인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들을 통합하여 도출한 것이므로 세계 어느 곳의 HR이든 큰 그림에서 보면 다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큰 변화라 하더라도 모두가 동일한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닐뿐더러, 인사라는 것이 해당 조직, 경제적 상황, 사회 전반의 문화 안에서 행해지고 이런 주변 환경에 맞게 적용해야 하는 것인 만큼, 특히 앞으로 3~10년 사이의 전망이 어떠한가에 따라 실전에서 어떤 부분을 취해 조직과 상황에 맞게 쓸 수 있나가 달라진다.

현재 입지가 좋다면, 성공공식들 중에도 가장 장기적 투자가 필요한 대담한 실험들을 통해 “High Risk, High Return”을 해볼 만한 기회가 있는 것이고, 반면 기본적인 준비도 안된 조직이나 경제적으로 위기인 국가 상황이라면 장기적인 노력과 많은 실험이 필요한 방법을 채택해 써보기는 어려우니, 지금까지 각 주제에서 제시한 실천법들 중 난이도가 낮고 소소하나 확실한 변화를 얻을 수 있는 방법들에 집중하는 것이 적절하다.

현재 한국의 글로벌 경쟁력은 세계 15위, 미래의 한국 경쟁 력은 인사(人事)가 좌우

그렇다면, 전 세계적인 변화에 따른 한국의 경제와 인사 전망은 어떠할까? World Economic Forum의 2018년 글로벌 경쟁력 보고서 (Global Competitiveness Report)를 보면 한국이 15위이다.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 다만, GDP가 세계 11~13위인 것을 감안하면, 3차 산업 시대에 우리보다 뒤쳐졌던 일부 국가들이 앞서 치고 나갈 수도 있으니, 어디에서 경쟁력을 더 높여 한국 HR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지 세부적으로 살펴보자.

한국의 글로벌 경쟁력 세부항목 중 인사담당자들이 직접 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인 적자원(Human Capital)’을 보면, 그 중 특히 “인재의 스킬 (Skill)” 부분이 74점으로 세계 27위이다. 이는 Union Bank of Switzland 보고서가 밝힌 ‘4차 산업혁명을 잘 수용할 수 있는 나라’에서 한국을 25위로 평가한 것과 유사하다. 둘을 종합해 보면, 한국의 기회요소는 인사가 막대한 기여를 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인재의 스킬 개발”이라고 본다.

4IR HR 성공공식 #3 = 일 × 미래 (Future × Work)

그렇다면, 한국의 인재들이 어떤 스킬을 개발해야 하는 것일까? 이는 4차 산업혁명 인사의 성공공식 세 번째, 일 X 미래 (Future X Work) 항목에서 2019년 데이터를 가장 잘 갖춘 13개 연구들을 종합해 분석한 워드클라우드를 보면 알 수 있다.

•Align에 주목하라
우선 최신 인사동향에 관한 리포트들을 종합한 워드클라우드인데 Brexit 와 “Recession”이 등장하는 것이 주목할 점이다. 이는 인사 리더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성공하는 기업을 이끌려면 인사분 야에만 전문가여서는 더 이상 어렵고, “Commercial Acumen”, 번역 하자면 경영/상업적 통찰력도 갖추어 미래와 글로벌 사회의 큰 흐름을 최고경영진과 함께 또는 먼저 짚는 것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이를 통해 3차 산업혁명 시기에 대두된 전략적 HR, HR Business Partner가 최고경영진과 “align”될뿐더러, 이를 넘어 CEO에게 자문과 코칭을 제공하면서 주도적으로 경영의 가닥을 잡는 역할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다만 한 가지, 현재의 인사상황에서는 인사담당자는 실무를 보느라, 인사임원은 임원대로 조직 전체를 지휘하느라 바쁜데, 언제 어디서 이런 범사회적 정보를 취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본인과 조직의 장기적인 HR 성공을 원한다면, ‘증거 있고’ 잘 걸러진 정보가 자동으로 내게 전달되도록 채널을 수립해 놓는 것이 오래도록 큰 득을 볼 수 있는 한 수로 고려해 볼 만하다.

•애자일(Agile): 하려면 꾸준히, 말려면 아주 말자
2019년 인사 트렌드 보고서들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 중 하나가 “애자일(Agile)”이며, 2019년 한국 기업총수들의 신년사에도 많이 등장하면서 관련 네이버블로그 수가 300%씩 급증하는 등 관심이 증대되었다. 그런데, 잘 아시다시피 관심이 많고 안다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실로 많이 다르고, 더욱이 내가 실천한다는 것과 조직이 실천한다는 또한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이야기이다. 실리콘밸리 에서 진짜 애자일하게 일하는 기업 중에는 이 단어를 아예 쓰지 않는 곳도 많고, 반면 ‘애자일 경영’을 표방한 지 10년이 다 되었다는모 한국 대기업의 구성원들은 정작 전혀 그런 것을 해 본 적 없다는 ‘무늬만 애자일’로 귀착되는 경우도 많은 이유이다.

본지 4월호 애자일 경영 특집에서도 언급했지만, 애자일 조직이 되도록 하기 위해 인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보다 애자일 조직이 필요한 비즈니스가 맞는가를 확인하는 것이다. ‘One size fits none’이 라고, 애자일은 비즈니스가 (1) 외부 상황 불확실성이 높거나, (2) 혁신이 목표이거나 최소 둘 중 하나에 해당될 때만 적절한 일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해당사항이 없으면 애자일은 목적에 안 맞으니 아예 시작을 말아야지 괜히 부작용만 나기 십상이니, 이 경우라면 인사의 역할은 ‘무늬만 애자일’을 시작부터 하지 않도록 조언하는 것이 된다.

만약 둘 중 하나 또는 둘 다에 해당된다면, 대기업 중 애자일 경영으로의 전환에 성공한 사례로 꼽히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팁을 얻어 꾸준히 몇 년이고 변화 노력을 지속하도록 하는 것이 인사의 역할이 된다. 오른쪽 그림은 10년전쯤 구글의 엔지니어가 실리콘밸리의 유명한 IT기업들의 문화를 풍자해 그린 것인데, 필자의 지인 중마이크로소프트에서 25년을 일한 분이 있어 보여주니 그때 당시와 딱 맞다면서 한참 웃은 일이 있다. 그런데, 그 당시 피라미드는 물론이요 각 사일로에서 서로 총 겨누는 마피아 같은 조직문화에서 오늘날 가히 애자일의 대표 사례로 거론되기까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애자일 경영으로의 전환을 이끈 팀이 무엇보다 권장하는 것이 지금 시작하되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자일 변신도 2008년 단 한 개 팀에서 시작해 2016년 마이크로소프트 조직 전체로 확산되기까지 7년이 넘게 걸렸다는 것이다.

“일 × 미래”를 위한 생각의 확장: 트리플 바텀라인

또 한 가지, 애자일뿐만 아니라 큰 조직의 변화에 성공한 사례들이 빠짐없이 강조하는 점이 있는데, 이는 방법론이나 도구만으로는 진정한 변화가 어렵고 기업의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점이다. 문화가 바뀐다는 것은 쉽게 말해 여러 사람들이 모인 ‘생각의 확장’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일 × 미래(Future × Work)에 해당되는 생각 확장은 도대체 ‘일’이란 무엇이고, 같이 모여서 일하는 ‘조직’이란 또한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생각의 확장이며, 그 확장의 내용은 연재 앞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는 곱하기 사고로의 확장이다. 이윤과 환경보호는 배치된다는 빼기 사고, 또는 이윤과 사회공헌은 따로라는 더하기 사고로부터 환경보호나 사회공헌이 더 큰 이윤을 창출한 다는 곱하기로 확장하는 것이다. 한국 기업들에서도 SK와 같은 대기업을 포함하여 트리플 바텀라인에 대한 관심과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나의 조직에서 이러한 생각의 확장을 조금씩이라도 시작할 수 있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 인사가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올해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일 × 미래’는?

미래와 범사회적 흐름을 파악하기 쉽게 하는 도우미 설치! ‘증거 있고’ 신뢰할 만한, 그리고 인사에 제한된 것이 아닌 범사회적 정보를 쉽고 지속적으로 얻을 수 있는 채널을 설치한다. 최신동향연구 이메일 리스트도 많고, 요즘은 팟캐스트도 많으니 출퇴근 시간에 들을 수도 있다. 필자는 차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15분짜리 TedTalk Daily를 애용한다. 난이도 초급.

애자일, 하려면 제대로! 구체적인 팁은 본지 4월호 애자일 경영 특집 “실패하지 않는 애자일 방법론?” (http://naver.me/5FJB0dH3)을 참조할 것. 난이도 중~고급.

CSR은 내 친구, 트리플 바텀라인을 회사에 내장하라!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조직과 사회 전체의 생각을 트리플 바텀라인으로 확장하는데 시간과 노력이 걸릴 것은 당연하다. 만약 조직 내에 인사와 별개로 흔히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라 불리는 사회공헌 담당 부서가 있다면, 오늘부터 그들을 이 분야에 관한한 인사의 최대 동지로 생각하고 함께 일 × 미래를 추진해 볼 일이다. 난이도는 현재 당신의 생각과 관계에 따라 다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