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 나에게, 너에게

2019-12-02     전성열 편집장

한 해를 마무르는 12월입니다. 모쪼록 독자 여러분들도 올해 계획했던 모든 일을 차질 없이 완수해 나가는 수확의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인사·교육담당자의 전략노트’를 자처하며 2004년 12월에 창간한 월간 <인재경영>이 열다섯 번째 생일을 맞았습니다. 월간 <인재경영>의 임직원 모두가 15년 동안 한결같이 독자의 온도에 걸맞은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만, 과연 많은 분들이 격려해 주고 성원해 주신 만큼 기대에 부응했는지는 자신이 없습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매체의 에디터로서 반성의 마음이 큽니다. 한 발 더 뛰고, 한 번 더 고민이 더해졌더라면 보다 풍성한 지면이 되지 않았을까, 한 명의 목소리, 한 명의 실루엣을 더 담았더라면 보다 알차고 입체적인 지면이 되지 않았을까, 과월호의 지면들을 다시 마주하자니 아쉬움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아쉬운 마음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한편에는 나름의 뿌듯함도 자리합니다. 열의 여덟아홉은 3년 내 폐간한다는 냉혹한(?) 잡지 시장에서 15년을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스스로 대견하다고 칭찬하고 싶습니다. 더해, 지난 15년간 수없이 많은 고비를 넘겨야 하는 지난한 여정이었음에도 ‘근면’을 최대 무기로 단 한 번의 거름도 없이 올곧게 독자와의 약속을 지켜온 것도 어깨를 올라가게 만듭니다. 통권으로 보자면 무려 178권입니다. 다작의 작가라 할지라도 178권의 책을 쓴다는 것은 쉬이 넘보지 못할 영역입니다. 글만 담아내는 것도 그러할진대 페이지마다 공들인 디자인과 생생한 사진, 때로는 격조 있는 그림까지 곁들여 178권의 작품을 완성했음에 스스로도 놀라울 따름입니다. 묘목을 심어 거목을 키워보겠다는 마음이 없었다면 아마도 지키기 힘든 약속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각자의 자리에서 인사교육제도를 개선하며 묵묵히 혁신을 실천하는 인사·교육담당자들의 우직한 경청이 없었다면 쉬이 마주할 수 없는 오늘일 것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그간 기꺼이 시간을 내어준 많은 취재원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15살이라는 나이가 말해주듯 월간 인재경영은 이제 제법 성년의 모습을 갖췄습니다. 그간의 시간이 설익고 다듬어지지 않은 가운데 열정 하나로 성장한 15년이었다면, 다가올 15년은 지금까지 키워 올린 통찰력을 바탕으로 더 깊게, 알차게 익어가겠습니다. 변함없는 관심과 격려로 지켜봐 주십시오.

“아무도 안 오니까 오늘은 실컷 낮잠이나 자볼까, 이러지는 않아요. 전 소설에 대해서는 근면한 편이라서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입니다.
이 말을 가슴에 새기며 더욱 근면한, 더욱 독자적인 인재경영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