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역량 바탕으로 공정하고 전략적인 스태핑 전략 세워야

정민홍 화승R&A 인사전략팀장

2019-12-03     정민홍 화승R&A 인사전략팀장

최근 몇 년 제조업 기반 특히, 조선 및 자동차 업종의 R(경기침체, Recession), D(디플레이션, Deflation), J(실업, Jobless)를 절실히 체감하고 있다. 이와 같은 L자형 성장 시기일수록 HR 기능의 중요성이 커질 수 밖에 없는데 비단, 인력계획의 다운사이징(Downsizing) 에 방점을 두기보다는 구성원 역량 강화 및 적절한 스태핑 (Staffing) 전략을 통해 조직의 총효용을 증가시켜야 할 책무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한 HR 기능의 재정립 및 그동안 느꼈던, ‘HR담당자로서 가져야 할 역량을 통한 역할 및 책임’에 대해 논해 보고자 한다.
(필자 역시 조직 생활 15년 남짓에 불과하기에, 여러 선배들처럼 했었던(I was)이 아닌 하고 있는(I do) 그리고 나 역시 해야 할(I will)부분이자 지극히 개인적인 소견임을 밝혀 둔다.)

HR의 가장 중요한 역할 및 역량은 공정성이 아닌가 한다. 공정성을 기반으로 구성원이 수용가능한 그리고 지속가능한 제도 및 정책을 입안하고 운영, 실행을 도모하여야 한다. 공평성에 대한 이슈도 제기되나 HR 영역에서는 복리후생 및 육성의 일부분 정도에서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공정성은 HR 영역 중 평가, 승진, 보상 부분에서 구성원이 제일 민감하게 여기는 부분이며, 외부적 관점에 서는 채용 등이 포함되기 때문에 거의 HR 전 영역에 공정성 이슈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공정성의 가치 역시 공정의 잣대를 세우는 주관 부서 즉, ‘사람’에게 있다는 것을 인지하면 이 역시 편향성을 가지거나 주관적일 수 있다. 물론, 규정이나 원칙에 의한 것이 가장 합리적일 수는 있으나, 규정 등을 제정하거나 개정할 때 얼마나 많은 구성원의 의견이 담겨져 있는냐가 관건이 될 수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공청회 등을 통한 토론으로 구체화시키는 방법 등이 있을 수 있으나, 조직이 성장할수록 다수의 구성원 참석을 통한 합의가 불가능함으로, 이 역시 대의 민주주의라는 관점에서 보면 공정성 시비에 있어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첫 번째로 HR담당자의 객관적 자세를 통한 “소통”을 핵심역량으로 꼽을 수 있다. 세밀하고 잘 짜여진 보고서를 위해 리터러시(Literacy)에만 집중하는 소위 인사쟁이를 종종 보게 되는데, 보고서의 품질은 내용구성이나 워딩이 아니고 얼마큼 치열하게 구성원 의견을 청취하여 반영하였는지 등으로 판단해야 할것이다. 너무 이성적인 연역법적 사고를 강요하는건 아닌지, 조직에서는 때론 경험에 의한 귀납법적 사고가 더 울림이 있을 수 있다.

더불어, 보고서 내용에 국어로 순화 가능한 용어나 단어를 두고서 굳이 어려운 용어를 사용하는 부분도 보고를 받는 사람의 눈높이를 고려하여 작성해야 할 것이다. 같은 직무를 담당하는 구성원 간이나 HR 전문 잡지 및 학술지 등에서 전문적인 용어를 쓰는 것은 무방하지만, 궁극적으로 누구에게 최종적으로 보고하느냐에 따라 보고서를 순화해야 한다. 보고서 및문서의 본질은 피보고자의 이해나 설득이라는 것을 인지하였으면 한다. 또한, 인사담당자가 인사권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망상에 빠져 구성원 위에서 군림하는 것을 간혹 목도하는데, HR 기능은 지원부서로서 조력하는 서비스 직무이지, 절대 구성원 위에서 군림하는 직무가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두 번째로, “변화관리”를 추구해야 할 것이다. 수십 년이 지나도 비슷한 인사, 교육 직무 프레임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HR 기능이 변화관리에 대한 저항이 가장 강하고 보수적이지 않는지 심각하게 고민할 때가 아닌가 한다. HR 기능의 여러 문제를 간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HR의 구조적 문제로 치부해버리거나, 발생형 문제 해결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작금과 같은 저성자 시대 에서는 시점을 초월한 탐색형에서 더 나아가 미래의 목표형 문제까지 문제해결을 위한 활동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HR트렌드나 B/M(벤치마킹)만 맹목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아닌지, 경영진의 의사 결정에 아무런 검토 없이 단순히 이행하고만 있는 것은 아닌지, HR 철학이나 전략적 방향 없이 부화뇌동(附和雷同) 하지 말아야 한다. 선진 국가나 기업의 소위 선진화된 제도나 Tool(도구)의 도입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 조직 및 구성원에 맞는지에 대한 대상 분석 등을 통한 고민이 선제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HR 기능을 “BP(Business Partner)”의 역할로 확장해야 할 것이다. 인적자원 관점을 현재에서 미래로 전이하는 것이 필요할 때라 할 수 있다. 과거 고성장 시기에는 현재 구성원의 유지 및 신규 채용을 통한 양적 증대가 가능하였지만, 현재와 같은 저성자 시대에 전략적 방향성에 따른 스태핑(Staffing) 및 직무 역량 레벨 업 등이 중요한 사안이 될 수 있다.

조직의 특성 및 기능의 범위에 따라 조직 설계 및 구조, 성과지표 관리 등은 기획, 전략 혹은 HR에서 담당하는 경우가 혼재되어 있기는 하나, 담당 여부와 관계없이 HR 부서는 앞으로 위와 같은 업무에 필히 이니셔티브 혹은 지원 역할 등으로 개입이 있어야 할 것이다. 에전에는 조직의 요소 중 행동적 요소인 리더십, 동기부여, 의사소통 등의 육성의 관점에서만 접근하였다면 이제는 구조적 요소인 조직 구조 및 설계에 이너서클(Inner Circle) 위치에서 개입해야 할 것이다. 구조적 요소의 방향성 및 역할에 맞는 리더십 및 의사소통 등의 행동적 기반 요소의 설계가 가능하기 떄문이다.

다시 한 번, 거시적인 조직 진단을 통한 조직 구조, 설계에 따른 전략적 인사관리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