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와 소통의 일상화로 직원 성장의 밑거름 다져

2019 인적자원개발 우수기업 선정 <리디아알앤씨>

2019-12-03     김소정 선임기자

리디아알앤씨는

침구 브랜드 ‘헬렌스타인’과 유아 오가닉 브랜드 ‘블레스네이처’를 운영하며, 더 많은 사람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건강한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제품의 본질에 집중하는 기업이다. 매년 조금씩 직원이 늘어 지금은 서른 다섯 명이 근무 중이며, 올해 기준으로 약 15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규모만 커지는 회사가 되기보다는 작더라도 일하기 좋은 조직, 행복한 일터를 만들자는 경영진의 모토가 있기에, 직원이나 취준생 입장에서 보더라도 객관적으로 ‘인적자원 관리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리기 위한 취지로 인적자원개발 우수기업 인증’에 지원해 선정되었다.

조직의 이슈 및 변화

한 마디로 ‘원래 그런 것’이나 ‘이전부터 해오던 것’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는 걸 깨닫는 과정이다. 명시적인 언어 없이도 유지되었던 것들, 그런 모호함이 마치 끈끈하고 단결된 것처럼 느껴졌던 오해가 많이 깨졌다. 공통적인 요소는 ‘결과뿐 아니라 과정까지 투명한 정보공유’다. 평가제도 같은 중요하고 큰 부분부터 직원 채용 후 CEO와 식사 시간을 마련하느냐 마느냐 하는 소소한 문제까지, 임직원 모두가 투명하게 공유하고 소통하는 열린 분위기가 자리잡고 있다.

채용과정의 차별화, 강점

입사예정자에게 ‘리디언(리디아알앤씨 구성원을 이르는 말) 인재상’을 정확히 설명하고, 3개월 동안 ‘데이트’ 기간을 가진다. 흔히 말하는 수습기간인데, 정직원과 급여 등의 주요 보상조건에 차이를 두지 않는다. 데이트 기간이 종료되는 시점에 ‘목표를 가진, 성장하는, 화합하는 인재상’을 보여주기 위한 미션 두 개를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직무 관련 미션, 리디언 핵심가치와 연관시킨 개인 미션이다. 그 후 전 직원이 채용투표를 통해서 최종 입사를 결정한다. 겉으로만 보이는 스펙 대신, 짧은 기간이라도 함께 일 해보고 서로의 장단점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기업도 개인도 오래도록 성장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채용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신규입사자는 미션을 진행하면서 목표를 세우고 결과도 내야 하고 또 다른 부서와 의사소통도 많이 해야 되기 때문에, 자기 업무만 하는 상황보다 훨씬 많은 직원과 교류가 이루어진다. 기존 직원들 입장에서도 채용 여부를 투표해야 하기 때문에 이 사람이 어떻게 일하는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직원들은 동료를 내가 직접 뽑는다는 책임감과 자부심이 생기고, 입사자는 비교적 빠르게 기업에 대한 소속감을 가지게 된다. 축하와 격려를 받으며 입사하는 직원도 있고, 3개월 후 이별한 인재도 있지만 어떤 선택과 결정이든 숙고의 시간을 거친다는 점에서 모두 뜻 깊다.

지속적 교육훈련을 위한 노력

전 직원에 해당하는 공통역량, 직무역량 교육과 팀장 및 핵심인재에 해당하는 리더십 교육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우선 신규입사자는 신입과 경력을 구분하지 않고 총 10회의 모임을 가진다. CEO 직강 2회, 8권의 책을 주제로 각 팀장의 진행하에 토론 및 과제를 진행한 후 전 직원과 공유한다. 전 직원이 매월 책을 1권씩 같이 읽고(근무시간 중 4시간을 할애) 워크샵을 가진다. 사업에 필요한 기본적인 역량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기 위한 독서경영방침의 하나여서 자기계발서 위주로 읽는 편이지만, 조직문화를 단단히 하는 역할도 크다고 생각해 사회, 문화 관련이나 인문학 서적도 종종 읽는다.

직무역량을 기르는 교육훈련을 커리큘럼화하기는 아직 어려움이 있다. 선진적이거나 고도화된 방식을 있는 그대로 적용했을 때 우리와 적합하지 않은 적도 많았다. 때문에 무조건 좋은 교육을 도입하기보다는 우리에게 알맞은 방식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관련 팀 및 TFT 중심으로 직무전문성을 더 날카롭게 다루는 책을 같이 읽는다던지, 외부 교육프로그램 수강 지원이나 온라인 강의 수강 지원 등 몇 가지 방법을 활용 중이다. 도제 방식이 일을 배우고 직무역량을 강화하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는 내부 의견이 있어서, 1년에 두 번 정도 사내강사 양성과정을 진행하면서 우리만의 조직역량을 구축하는 일을 병행하고 있다.

공정한 평가보상을 위한 노력

직원수 20명을 넘어가는 시기에 KPI 평가를 도입했다. 아마 많은 조직이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부분이기에 우리 또한 고민이 많다. 지표수립 시 아무래도 자기 팀에 유리하게 흐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업무 관련성이 높은 모든 팀들이 팀간 회의를 통해 함께 지표를 수립하고 있다. 분기별로 팀장과 팀원들이 상호 피드백하는 시간도 가진다. 1년에 한 번 전 직원 대상 전체적인 관점의 리더십 설문을 진행하는데, 그 때는 회사에 대한 지적과 건의사항을 받는다.

보상에 있어서는 KPI 평가와 인센티브를 연결하고 있는데, 법인세 차감전이익에서 몇 프로 정도를 성과급 펀드로 조성해서 평가에 따라 나누는 방식이다. 다만 개인별 차이를 극명하게 구분하는 방식 으로 하지 않고, 공통의 성과에서 개인의 기여부분이 뚜렷한 부분을 의미 있게 보상해 주는 비율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매년 이비율을 조정하는 데 에너지도 많이 들고 어려운 부분이다. 중요한 점은 성과에 정확히 보상하되 핵심가치를 공유하고 성장을 보여주는 모습에 더 큰 가치를 둔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성평가 부분에서 평가자 외에 팀원들의 의견을 많이 참고하고 있다.

임직원 육성(HRD)에 있어서 CEO의 의지 또는 기업의 비전

신규입사자가 CEO 직강 때 제일 처음 듣는 말이 ‘사장이 되라’이다. 주도적으로 일하라는 의미도 있지만, 각 팀별로 분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대표의 뜻이 녹아 있다. 직장인은 앞날을 알 수 없지만 사장은 평생 할 수 있다는 게 CEO의 철학이다. 그래서 모든 직원, 팀에게 스스로 법인이 되었을 때의 기준으로 일하기를 권한다. 아직 실험 중이지만 실제로 팀장이던 직원을 독립시키면서 계열사처럼 내부 오더를 주고, 외부 거래처를 개발하게 하는 시도를 했다. 성공사례를 만들고 시스템화할 수 있다면 경영사례로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가족 같은, 일하는 모두가 여기서 행복하고 또 기업이 지속적인 성과도 창출하는 직장을 만드는 게 우리의 바람이다. 우리 직원이 더 큰 곳, 다른 분야에서 행복하게 일하는 것 또한 회사의 기쁨이다. 그래서 ‘사장이 될 수 있는’, ‘다른 곳에서 모셔가는’ 직원을 만드는 것이 리디아알앤씨가 추구하는 HRD 방향이다.

X, Z, 밀레니얼 세대 등 계층 간 소통과 협업을 위한 노력

확실히 세대 간 다른 부분이 많은 건 사실이다. 무심코 한 말이나 관성적인 제도가 소위 말하는 ‘요즘’ 직원들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것도 종종 알게 된다. 그런데 직접 얘기해보면 직원들이 생각보다 무리한 요구를 한다거나, 다 용인되길 바라거나 하는건 아니더라. 핵심은 앞서 밝혔듯이 투명한 정보공유라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저하거나 두려워하는 마음 없이 물어보고 대답할 수 있는 신뢰, 안전한 분위기가 있어야 한다. 우리 회사는 CEO부터 인턴까지 모두 영어이름을 만들어 사용한다. 수평적인 조직문화가 계층 간 소통의 전부는 아니지만, 팀장이나 사장의 이름을 스스럼 없이 부를 수 있는 분위기가 필요 없는 권위의식을 많이 걷어내는 효과는 있는 것 같다.

근로시간 단축, 워라밸 등에 따른 조직문화 변화

리디아알앤씨는 주당 37.5시간으로 일한 지가 꽤 오래됐다. ‘배민’으로 알려져 있는 우아한형제들이 주 4.5일 근무제로 화제가 되었을 때 ‘사실 우린 더 오래됐는데’ 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직원 중 여성의 비율이 3분의 2정도인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다니는 아이를 둔 여성도 꽤 있다. 출근시간을 9시 30분으로 하면, 그런 직원 들이 아이를 등원시키고 출근하기에 좀 더 여유롭고 마음이 다급하지 않기에 처음에는 근무시간을 9시 30분 ~ 18시 30분으로 하다가, 7시간 30분을 일하는 것으로도 기존의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겨서 현재는 9시 30분 출근, 오후 6시에 퇴근으로 운영 중이다. 근로시간 단축과 워라밸은 그 자체로 맞냐 틀리냐를 논하는 게 초점이 아니라고 본다. 성과를 내고 탁월해진다는 관점으로 보면 허술하고 공허하게 들리는 게 워라밸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그런 상황에서 생산성을 유지 혹은 배가시키는 방법이 뭘까를 고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는 법적 기준보다는 조금 더 앞서 나가고 있고,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 다행스럽다.

19년 아쉬웠던 부분 및 20년 계획

아무래도 중요한 이슈보다는 시급한 이슈에 먼저 대처했던 것 같다. 직원들이 계속 아쉬움을 느끼는 부분이 직무역량 강화와, 정성 적인 기여도에 대한 인정 및 적정한 평가인데 2019년에는 본질적인 해결책으로 접근하지는 못했다. 2020년에는 정성평가를 강화하고, 기여에 따른 인정 체계나 문화를 강화하는 것이 목표이다.

인재경영 우수기업으로서 타 기업들에 전하는 말

하나하나 배우고 익혀가는 기업으로서 다른 기업에 가르칠 입장은 여전히 아니다. 인사를 잘 모르기 때문에, 잘 하는 회사에 가서 물어 보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많은 회사에 연락하고 찾아가고 하면서 배우려 애쓴다. 어쩌다 우리에게도 물어보는 회사가 있을 때는 우리가 그러한 것처럼 아는 건 다 공유하고 있다. 잘하는 기업들이 이미 많으니 그들에게 묻고 배우는 자세를 기르는 것을 권한다. 더불어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성장을 통해 기업도 함께 커나가는 선순환을 그리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