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 사례를 통해 살펴보는 직원경험

2021-02-25     이재진 연구원

HR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전 영역에서 직원경험(EX, Employee Experience)이 빈번하게 거론된다. 그동안 비즈니스에서 ‘경험(Experience)’이라는 개념은 기업들이 고객에게 차별화되고 매력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매우 중요한 전략이었다. 특히 세일즈와 마케팅 측면에서 고객경험(CX, Customer Experience)을 활용하는 기업들의 전략이 두드러졌다. 반면 직원에 대한 관점은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했다. 기업에 수익(Profit)을 제공해주는 주체는 고객(Customer)이지 직원(Employee)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차 비즈니스에서 직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가고 있다. 이들이야 말로 고객이 경험하는 제품 및 서비스의 질(質)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최종 전달자이기 때문이다. 직원은 더 이상 ‘노동을 제공하는 자원’이라는 개념에 국한되지 않고, 비즈니스 운영과 가치 창출을 위한 ‘핵심자산(Core Asset)’이라는 인식으로 그 경계선을 확장하고 있다. 직원에 대한 인식 전환은 기존의 X, Y세대에서 밀레니얼, 그리고 Z세대로 넘어가는 인구통계학적 전환과도 무관하지 않다. 우리 사회의 일자리 주요 포지션과 점유율을 이들이 차지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밀레니얼과 Z세대로 통칭되는 이들은 이전 세대와 비교할 때, 단순히 급여를 받기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기보다는, 일과 삶의 밸런스, 그리고 직장 외에도 개인 삶에서의 행복 등을 중시하는 성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직원경험은 직원몰입(Employee Engagement)이 아니다

아직 직원경험(Employee Experience)의 개념이 명확하지 않다 보니, 많은 사람이 직원경험과 직원몰입(Employee Engagement)의 사이에서 혼동을 느낀다. 직원몰입은 직원이 더 나은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그리고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조직의 목표에 일체감을 느끼고 헌신할 수 있는 심리적 상태를 말한다. 반면 직원 경험은 한 직원이 한 조직과의 관계에서 입사 전부터 퇴사 후까지 직/간접적으로 겪는 모든 물리적ㆍ기술적ㆍ문화적 경험을 의미한다. 두 가지의 개념이 전혀 별개의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동일한 개념도 아니다. [그림1]에서 보다시피 직원경험의 개념은 점차 변화, 발달되어 왔다. 직원몰입이 인재 유지와 성과 관리 측면을 강조한 반면, 직원경험은 업무 전반에서의 생산성과 환경, 문화, 안전, 비즈니스 목표 달성, 다른 직원과의 관계 등을 모두 포괄한다. 사실 직원몰입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이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계속 나온다. 직원의 생산성 향상과 성과 평가 측면에서 직원몰입은 지난 수십 년간 직원에 관한 주요 측정 지표 중 하나였다. 지금도 많은 기업이 직원몰입을 HR의 핵심 측정 지표 중 하나로 삼고 있다. 하지만 직원몰입의 개념을 이상적으로 반영하고 실현하는 곳은 많지 않다. 성과 몰입 설문조사를 통해 수치를 파악하고, 이를 반영하여 조금씩 변화를 시도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동일한 수준으로 회귀하는 현상은 어느 한 조직만의 문제가 아니다. HR팀 입장에서도 몰입도 점수를 좌지우지하는 근본을 건드리지 못하고 미봉책에 불과한 솔루션을 제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심지어 어떤 HR 팀에서는 조직의 직원 성과 몰입도 설문조사 점수를 조작하거나 수치를 일시적으로 높이는데 집중한 나머지, 직원몰입의 본질을 놓치곤 한다. 반면, 직원경험 중심으로 접근하는 방식은 조직에 대한 큰 그림과 전략적인 관점을 제시한다. 여기에는 잠재적인 인재를 끌어들이는 것과 동시에 개인 및 동료, 상사와의 관계, 그리고 지역사회 봉사 활동 등, 조직 내에서 접하는 모든 경험이 얼마나 긍정적인지 여부로 판단된다. 직원경험의 관점에서 볼 때, 직원몰입은 더 큰 퍼즐 (직원이 조직과 관련하여 경험하는 전반적인 모든 것)의 한 조각 (일반적으로 직원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려는 일시적인 노력)에 불과할 수 있다.

직원경험은 성과관리 잣대나 복지(Well-being)가 아니다

덴마크에 위치한 다국적 에너지 기업인 Ørsted(공식명칭: DONG Energy)의 HR 매니저 Hanne Blume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KPI(핵심성과지표, Key Performance Indicator)가 직원몰입과 성과관리의 기준이 되기에는 한계가 많다고 지적하며 성과를 유도하기보다는 오히려 직원으로 하여금 좌절과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고 원하는 결과를 이뤄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덴마크의 시장조사기관인 Analyse Danmark(공식명칭: AS3)의 조사에 따르면, 액센츄어, 마이크로소프트, 딜로이트와 같은 회사들은 성과관리시스템을 인간 친화적인 접근 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해, KPI와 같은 잣대 대신 직원의 웰빙과 근본적인 동기부여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한다. 그럼 이처럼 직원의 웰빙과 동기부여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직원경험이라 할 수 있을까? 오늘날 많은 기업은 최고의 인재들이 단순히 급여로 대변되는 보상 외에도 다른 간접적인 혜택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일부 회사들은 전문 트레이너가 상주하는 운동시설, 직원 쉼터와 마사지 제공, 호텔급 식사를 제공하는 방식 등으로 직원의 복지에 신경을 쓰고 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직원경험의 철학을 바탕으로 디자인된 프로그램이라기보다는 글로벌 기업들의 근로 환경이나 물리적 공간을 벤치마킹하여 그대로 재현하거나 답습한 것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기업들을 면밀히 살펴보면 직원으로부터 출발한다는 철학은 배제된 채, ‘일터 중심의 경험(Experiences central to the place of work)’ 관점으로 설계된 피상적인 프로그램만 제공하고 있다. 반면, 앞으로 살펴볼 에어비앤 비의 사례는 ‘경험으로서의 직장(Workplace as an experience)’ 철학을 보여준다. 즉, 직원의 업무에 영향을 주는 모든 요소가 축적 되고 통합되어 직원들의 경험을 형성하기 때문에, 프로그램 자체에 먼저 집중하기보다는 직원과 관계된 물리적ㆍ정서적ㆍ기술적ㆍ문화적 측면을 다각도로 고려하는 것을 의미한다.

직원경험의 첫 시작 사례, 에어비앤비(Airbnb)

지금은 코로나 이슈로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않지만, 스스로 여행 플랜을 짜고 숙박할 곳을 찾아본 경험이 있다면 적어도 한 번쯤 에어비앤비(Airbnb) 서비스를 들어보거나 살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에어비앤비는 출장 또는 여행 시 호텔이나 리조트에 머무르던 사람들의 전통적 인식을 깨뜨리고, 개인이 활용하지 않는 집의 공간이나 장소를 누군가 머물 수 있는 곳으로 제공하고 이러한 상호 거래 가운데 공유 경제 흐름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만들어진 플랫폼이다. 2008년 미국에서 설립된 에어비앤비는 현재 약 200여 개 나라에서 서비스하고 있으며, 2019년 기준으로 5조 원에 가까운 수익을 기록하였다. 전 세계 숙박업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서, 에어비 앤비의 전 세계 경제적 파급은 약 110조 원에 가깝다고 평가된다. 국내의 경우엔 2013년에 서비스가 시작되어 현재 약 1.4조 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미치고 있다고 여겨진다. 에어비앤비는 애초에 고객이 숙박하면서 겪는 ‘경험(Experience)’이 매우 중요한 비즈니스 결정 요인이었기 때문에 고객경험(CX, Customer Experience) 역시 중요하게 여겼다. 그리고 이 개념이 직원에 대한 관점으로 확장되면서 직원경험(EX, Employee Experience)의 개념이 새롭게 대두되었고, 에어비앤비는 직원경험을 비즈니스에 전략적으로 도입하고 실행한 선도적 기업으로 인식되었다. 실제로 에어비앤비는 지금도 직원경험 관점으로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는 기업 중 수위에 꼽히고 있다. 제이콥 모건 (Jacob Morgan)의 연구기관에서는 글로벌 기업 252곳을 대상으로  물리적ㆍ기술적ㆍ문화적 환경 하에서 직원경험과 관련된 17가지 변수를 기반으로 그 수준을 측정하고 있는데, 에어비앤비는 상위 6위에 자리해 있다.

에어비앤비에서 말하는 직원경험은 무엇을 의미할까? 2013년에 에어비앤비에 합류하여, 2015년에는 기존의 HR팀을 EX팀으로 변모시킨 글로벌 직원경험(EX)팀의 리더 마크 레비(Mark Levy)는 이 개념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에어비앤비에서의 직원경험은 직원을 채용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훈련, 개발, 업무환경, 직원 상호간의 관계 등 직원 개인이 경험하게 되는 모든 측면을 아우릅니다.”

이러한 관점은 실제 물리적인 오피스 환경에도 영향을 미쳤다. 예를 들면, 파티션과 유리막으로 구분된 일반 사무실의 모습이 아니라 ‘어디서나 작업할 수 있는 환경’으로 구성되어, 오피스 내에 카페, 1인용 큐브, 주방, 카운터, 식당 테이블, 거실과 같은 여러 유형의 공간에서 혼자 혹은 동료들과 소통하며 일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는 동료들과 함께 일하는 가운데 소속감을 증진시키고, 결과론적으로는 직원들의 업무몰입도 역시 향상시켰다.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는 직원 피드백 리뷰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에어비앤비의 직원 90% 이상이 에어비앤비 문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자신의 회사를 일하기 좋은 곳이라고 추천한 바 있다.

긍정적인 직원경험의 영향을 받은 에어비앤비 직원들의 생각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기업에 대한 직원들의 익명 리뷰를 참고할 수 있는 글라스도어(Glassdoor)의 자료를 보면, 직원경험 관점으로의 전환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진 2015/16년의 경우 에어비앤비는 글라스도어가 인정한 ‘일하기 좋은 기업’ 1위에 올랐다. 현재 2021년 기준으로도 에어비앤비에 대한 직원 리뷰 평점은 5점 만점에 4.1점을 기록하고 있고 직원경험과 조직문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한 댓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글라스도어의 기업들 리뷰 평점이 평균 3.3~3.4점에 불과하고, 최고 수치가 4.6점임을 고려하면 여전히 에어비앤비가 높은 평가를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더욱이 CEO인 브라이언 체스키에 대한 지지율은 97%에 이른다.

최적화된 직원경험을 만들기 위한 모델

직원경험을 설명하는 모델 중 대표적인 것은 제이콥 모건(Jacob Morgan)의 직원경험 구성 방정식이다. 그는 문화와 기술 그리고 물리적인 업무 공간의 총합으로 직원경험이 이뤄진다고 설명한다. 이와는 조금 다른 관점으로 직원경험을 설명하는 모델도 있는데, HR 리서치 및 자문기관인 Future Workplace 에서는 물리적공간–감정–지적–가상 –열망으로 연결되는 5가지 렌즈를 통해 직원경험의 최적화를 이룰 수 있다고 본다. 여기서는 두 번째 모델을 바탕으로 에어비앤비의 사례를 자세히 들여다보겠다.

[Physical Experience] 에어비앤비의 물리적 공간 경험

에어비앤비의 업무 공간을 살펴보면 직장과 집 사이의 경계가 모호하다. 오피스 내에 있는 공간은 주방, 도서관, 요상한 모양의 굴이나 은신처, 명상이나 요가를 할 수 있는 장소, 벽에 마음껏 글을 쓸 수 있는 장소 등이 있다.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다시피 3층 높이로 형성되어 있는 아트리움 내의 대형 벽면 녹지는 실내임에도 불구하고 야외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는 자연과 연결된 환경에서 일하는 경우가, 자연과 단절된 경우보다 더 나은 생산성을 발휘한다는 예일대학의 Stephen R. Kellert 교수의 연구를 상기시킨다. 보다 생산적인 작업 공간을 만들기 위해 작업 공간에서의 디자인 편의시설에 식물과 벽화를 통합하는 요소를 활용한 것이다. 이는 에어비앤비에서 일하는 기존 직원들에게 뿐만 아니라 앞으로 기업에 입사하여 일할 입사 지원자들에게도 매력적인 요인이 된다.

[Emotional Experience] 에어비앤비의 감정적 경험

감정적 경험은 직원으로 하여금 글로벌 시민의식과 업무에 대한 목적성을 느끼게 하는 것과 연관된다. 이를 위해 에어비앤비에서는 1년에 6일간 (1달 기준 4시간), 자원 봉사를 하는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지역 사회와 커뮤니티에 가치를 ‘환원’하는 것이 글로벌 시민의식을 갖추기 위한 핵심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에어비앤비 직원은 종종 에어비앤비를 운영하는 자신의 이웃이나 현지 호스트를 방문하여 그들과 함께 시간 보내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예를 들어,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있는 에어비앤비 직원들은 해당 지역 노숙자들이 자급자족할 수 있도록 돕는 비영리 단체인 Central City Concern과 파트너십을 맺고 지역사회의 개선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또한 직원들이 직접 봉사하는 것 외에도 에어비앤비 호스트들이 이러한 활동에 동참할 수 있는 길도 열어 두고 있다. 포틀랜드의 경우 에어비앤비 현지 호스트들이 자발적으로 수익의 일부를 이 단체의 기부금으로 납부할 수 있는 캠페인을 병행하고 있다.

[Intellectual Experience] 에어비앤비의 지적 경험

지적경험은 HR에 있어서 채용 그리고 교육/훈련의 개념과 연관된다. 에어비앤비의 채용 프로세스에서 접목되는 직원경험은 창업자인 브라이언 체스키(Brian Chesky)와 조 게비아(Joe Gebbia)의 학업 배경과도 연관이 깊다. 로드 아일랜드 디자인 스쿨을 졸업한 이들은 채용 프로세스에서 지원자가 경험한 순간을 탐색하는 방법으로 ‘디즈니 스타일의 스토리보드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채용 지원자가 채용 과정에서 경험한 과정 중 감정을 중심으로 최고 및 최악의 순간을 탐색하고 이를 바탕으로 채용 경험을 일련의 스토리 보드로 만드는 것이다. 그런 다음 채용팀과 경영진은 그들의 핵심 가치인 훌륭한 호스트의 요건 및 역량과 빗대어 보면서 채용 프로세스가 지원자들에게 어떤 느낌이어야 하는지를 세부적으로 검토한다. 이러한 마인드로 설계된 채용 프로세스이다 보니 에어비앤비의 경우 최종 면접 합격자의 실제 입사 비율이 90% 이상을 상회한다. 실제 다른 기업들의 채용 프로세스를 살펴보면 상당한 비용과 시간을 들여 지원자의 입사를 최종 컨펌한 뒤에도, 최종 합격한 지원자에 대한 경험 관리가 미비하여 최종 입사와의 연계 비율이 낮은 경우가 많다. 이는 특히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에 서두드러지는 경향을 보인다. 에어비앤비의 경우 불과 몇 년 되지 않은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저런 높은 입사율을 보이는 것은 직원 경험을 통한 렌즈가 채용 프로세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직원을 육성하고 개발하는 측면도 마찬가지이다. 직원경험 중심으로 접근하는 에어비앤비의 직원 개발은 교육 설계 관점에서부터  출발점이 달랐다. 변화되어가는 외부 비즈니스 상황이나 경영진의 니즈에 따라 설계되는 교육 과정이 아닌, 직원의 목소리로부터 시작하고 이들과 함께 기회를 창출하는 과정으로 개발되었다. 예를 들어, 기존 교육과정에 있어서도 교육팀이 제공하는 콘텐츠와 방법들이 직원들에게 꼭 필요한 것인지, 그리고 제대로 된 것인지에 대한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받고, 직원의 필요가 고려되는 교육들이 우선적으로 설계되었다. 이는 HRD 관점으로 고찰해 볼 때, 완전히 새로운 접근 방식은 아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경우 기업에서 직급 또는 직무에 따라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스킬과 역량이 이미 결정되어 일방적으로 교육이 전달되는 경우가 많은 점을 고려하면, 직원경험 관점에서 Bottom-Up 접근 방식의 중요성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Virtual Experience] 에어비앤비의 가상 경험

가상 경험은 기술을 활용한 협업을 의미한다. 에어비앤비의 경우 최신 기술을 활용하여 회사의 문화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직원경험을 강화시킨다. 예를 들어, 에어비앤비는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직원들에게 회사의 문화와 비전을 지속적으로 투명하게 공유하는 것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고 있는데, 이를 위해 격주로 화요일마다 전 세계 직원들에게 실시간으로 생중계되는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또한 직원경험(EX) 조직의 팀원들이 각기 다른 지역의 오피스 현장에 방문하는 경우에는 전체회의(AllHands Meeting)보다는 WhatsApp과 같은 메신저 어플을 활용하여 실시간으로 사진과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방식의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방식은 각국에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다르게 이해되거나 전달될 지도 모를 에어비앤비의 문화와 가치를 일관되고 효과적으로 공유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Aspirational Experience] 에어비앤비의 열망 경험

Future Workplace가 제시한 직원경험 5가지 요인 모델에 의하면, 여기서의 열망은 ‘투명성’을 의미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는 직관적으로 잘 와닿지 않는다. 다만 이를 ‘투명성을 통한 진정성’을 추구한다는 개념으로 해석하면 이해하기 쉽다. 에어비앤비가 추구하는 비즈니스 철학에는 에어비앤비를 경험하는 고객 및 직원들이 소속감을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 미션으로 담겨있다. 그리고 창립자와 경영진은 고객 및 직원경험이 그 시작점이 된다고 굳건히 믿고 있다. 에어비앤비의 직원경험(EX)팀 리더인 마크레비는 한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진정성 있는 직원경험을 추진하기 위해서, 경영진이 먼저 회사가 지향하는 방향과 문화를 제시하면, EX팀에서는 이를 직원들이 경험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세부적으로 설계합니다. 경영진이 먼저 끌고 나가는 데다가 가시적인 변화들이 뒤따른다는 점이 직원들 입장에서는 진정성으로 느껴지는 거죠. 말로 그치는 게 아니니까요.”

보통 직원경험에 있어서는 Top-down이 아닌 Bottom-up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들이 있다. 하지만 실제 조직 내에서, 이러한 실행은 기업의 문화나 미션, 비전을 포함한 본질적 가치와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경영진에서 먼저 이를 제시하고 끌고 나가는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지금까지 고객과 직원이 모두 기억에 남는 긍정적 경험을 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추구하는 에어비앤비의 사례를 통해 ‘경험으로서의 직장(Workplace as an experience)’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살펴보았다. 기존 HR의 기능이 채용, 교육, 배치, 보상, 성과관리를 위주로 구성되어 있었다면, 이제는 직원이 직장에서 경험하는 모든 세부 요소들에 대한 ‘경험’ 영역도 HR의 어깨에 새롭게 추가되는 상황이다. 다만 이것은 HR만의 영역은 아니다. 직원경험의 대상이 직원 (Employee)이긴 하지만, 실제로 조직 내에서 직원경험이 커버하는 범위 내에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사회적 책임 등을 포괄하고 있다보니 타 부서 및 영역 간의 협업이 필수적이다. 또한 직원경험은 Top-Down 또는 Bottom-Up 방식 중 어느 하나가 더 나은 것이 아니라 두 가지 관점이 모두 병행되어야 한다. 직원의 목소리를 듣는 관점에서는 Bottom-Up 이어야 하고, 직원경험 패러다임을 조직에 심고자 하는 결단과 실행은 Top-Down 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