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희의 창의노트 동심, 그건 상상력의 유쾌한 친구였다!
김광희 협성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창의력계발연구원장)
“이게 콜라야. 맛이 어때?”
“아빠, 입 안에서 비가 내려요.”
“아저씨, 비둘기 밥을 왜 막 던져요?”
“그럼, 어떻게 하면 좋겠니?”
“밥그릇에 담아서 주면 안 될까요.”
“엄마, 저 언니 옷은 왜 하얘?”
“응. 하얀 웨딩드레스는 행복의 색깔이야. 가장 행복한 날 입어.”
“근데, 옆에 선 남자는 왜 까만 옷이야?”
아이가 보는 세상은 어떤 얼굴일까? 우린 가끔씩 맑고 순수했던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회상에 잠긴다. 그러며 세상사에 학습돼 물든 자신을 되돌아본다.
‘마시멜로 챌린지’라는 게임이다. 네 명이 한 팀이 돼 주어진 재료(스파게티 면 20가닥, 접착테이프 1m, 끈 90cm, 마시멜로 1개)를 활용, 18분 안에 탑(구조물)을 세우고 그 꼭대기에 마시멜로를 올려놓는다. 탑이 온전한 상태에서 마시멜로를 가장 높이 올려놓는 팀이 승자다.
피터 스킬먼이 창의력 계발과 그 훈련의 일환으로 고안했다. 스킬먼은 이 게임을 5년 넘게 공학자, 변호사, CEO, 경영대학원(MBA) 학생, 건축가, 유치원생 등 7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가장 성적이 좋았던 건 놀랍게도 유치원생. 그 반대는 MBA 학생이었다. MBA 학생들은 25cm 높이의 탑을, 유치원생들은 평균 70cm의 탑을 완성했다.
둘 사이엔 문제 접근 방식이 사뭇 달랐다. 어른들은 먼저 명함을 주고받고 인사를 나눈다.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총동원해 치밀한 계획을 짠다. 계획이 완료되면 탑을 세우기 시작한다. 주어진 시간이 다 되어갈 무렵 마시멜로를 올려놓는다. 그 순간 탑은 와르르 무너졌다.
아이들은 달랐다. 애당초 자기소개 따윈 없다. 무엇보다 계획을 짜지 않는다. 그냥 쌓았다. 무너지면 다시 쌓았다. 각자 상상에 따라 중구난방으로 탑을 세워나갔다. 그러면서 하나씩 요령을 습득한다. 아이들은 18분 동안 적게는 세 개, 많게는 여섯 개의 탑을 완성했다.
낯선 작업임에도 아이의 성적이 어른을 앞섰던 결정적 요인은 뭘까?
■ “이렇게 하면, ◯◯이 될지도 몰라!”
아이들의 상상력이 문제 해결의 원동력이었다. 아이들은 처음부터 문제나 사물을 상상력과 경외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본다.
■ “이렇게 하면, □□가 될 수밖에 없지!”
어른들은 사전에 문제의 전체적 흐름과 그 결론을 아는 경우가 다반사다. 때문에 상상력도 경외심도 개입될 여지가 적었다.
그 결과 경험이 풍부하고 일처리가 체계적인 어른보다, 갖은 상상력을 펼치며 우직하게 시행착오를 거듭한 아이의 접근 방식이 문제 해결의 단초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