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익홀딩스, 리더 육성에 집중
키워드는 ‘Back to the Basic’
당연한 이야기지만 수많은 회사 그리고 구성원은 우수한 리더와 함께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주변을 둘러보면 누구나 인정하는 우수한 리더는 그리 많지 않다.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관점의 차이
누군가에게는 우수한 리더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이는 상황을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기준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단편적으로 혼돈의 시기라면 이를 돌파할 강력한 카리스마와 추진력을 가진 과업지향적인 리더를 원할 것이며, 안정된 상황에서는 소속감과 편안함을 주는 관계지향적인 리더를 원할 것이다.
둘째, 명확성과 구체성의 부족
경영진과 구성원이 리더에게 기대하는 모습에 있어 명확성과 구체성이 떨어지면 리더들은 방향을 잃고 리더와 관리자로서의 역할에서 밸런스를 놓치게 된다. 또한, 부족한 명확성과 구체성은 리더십에 대한 피드백을 모호하게 만들며, 이는 리더십 부족의 악순환을 초래한다.
셋째, 객관적인 자기 인식의 부족
오늘보다 내일의 자신을 좀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가는 방법은 명확한 목적 아래에 좋은 습관을 형성하고 타인의 시선을 통해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특히 내면과 외면의 변화를 함께 만들어야 하는 리더십은 스스로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기에 반드시 자신을 객관적으로 비추는 거울이 있어야만 한다.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이 수많은 코치와 어드바이저를 통해 자신의 약점을 개선하고 강점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만을 봐도 객관적인 피드백이 얼마나 중요한지 쉽게 알 수 있다. 우수한 리더의 모습은 저마다 다르지만, 그들은 모두 유사한 방식으로 성장한다. 그것은 바로 자신을 지지하고 응원해 주는 주변인들의 피드백을 수용하고 성찰하며 나아간다는 것이다.
원익홀딩스의 인재육성그룹은 리더십 개발에 있어 위 세 가지 사항을 고려하여 리더 육성 전략을 수립하였는데, 그 전반을 한 마디로 소개하면 ‘Back to the Basic’이다. Covid-19로 환경이 빠르게 바뀌면서 인재육성에 대한 전략과 방법도 빠르게 변했다. 그러나 아마존의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가 아마존이 성공한 이유에 대해서 너무나도 당연한 Big Idea(낮은 가격, 빠른 배송, 방대한 선택의 폭)를 포착하여 강력하게 실행한 것이라고 한 것을 떠올려 보자. 그는 사소한 것(Small Idea)들이 우리가 언제나 주시해야 할 당연한 것(Big Idea)으로부터 신경을 빼앗아 간다고 했다. 또한, 전략은 시시각각 변하는 것을 기준으로 세워야 하는 것이 아닌 불변한 것을 기반으로 세워져야 한다고 하였으며, 이를 통해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전략의 안정성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이를 인재육성에 적용한 것이 원익홀딩스의 리더십 육성 전략이다.
그렇다면 원익홀딩스의 리더십 육성의 Big Idea는 무엇일까? 이를 서두에서 이야기한 우수한 리더들이 사라지고 있는 이유와 연결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관점의 차이 →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의견을 자주 나누는 것
관점의 차이는 쉽게 좁히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해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경우 관점의 차이는 정보의 비대칭성과 상황에 대한 해석의 다름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현재 펼쳐진 상황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이에 대한 해석과 앞으로의 방향성을 서로 논의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원익홀딩스는 경영진의 생각과 비전을 공유하기 위해 Leader Book Talk Session을 연 4회 진행한다. 독서를 매개체로 경영진과 리더가 생각의 궤(軌)를 함께하는 것이다. 책을 읽고 생각을 공유하는 아주 단순한 활동이지만, 서로가 같은 책을 읽고 생각과 언어를 공유하는 것은 단순함에 반비례해 효과는 매우 크다. 책 주제가 무겁거나 양이 많을 필요가 없다. 중요한 것은 리더 그룹과 경영진이 함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환경과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다.
둘째, 명확성과 구체성의 부족 → 리더에게 회사의 기대와 구성원들의 기대를 명확히 하는 것
리더에게 기대하는 모습과 행동 수준을 명확하게 제시하기 위해 고성과를 창출하는 우수 리더의 특성과 언행(言行) 그리고 경영진과 구성원의 니즈를 통합적으로 분석하여 3개 카테고리로 구성된 15개의 리더십 역량을 도출하였고, 이를 정교하게 진단하고 피드백하기 위해 행동 기준 평정 척도(BARS)로 구성된 진단 문항을 개발하였다. 행동 기준 평정 척도는 대상자가 보이는 행동을 기준으로 평정(Rating)할 수 있게 구조화한 진단 척도를 의미한다.
셋째, 객관적인 자기 인식의 부족 → 리더십에 대한 피드백 강화와 성찰 촉진 그리고 Simulation Exercise
기존에 타인 진단으로만 구성된 리더십 진단에 자가 진단을 포함하여, 자신에 대한 성찰을 촉진할 수 있는 행동 성찰 사분면을 제공함으로써 리더십 역량 진단이 평가의 영역에서 개발의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게 설계하였다.
행동 성찰 사분면을 통해 피드백 받은 리더들은 자신의 리더십을 좀 더 객관적으로 인식하였고, 리더십 역량 개발과 행동 변화를 좀 더 전략적이고 구체적으로 설정함이 관찰되었다. 이에 더해 제도적으로도 리더십에 대한 객관화를 도모하기 위해 리더 승진 심사에 Simulation Exercise를 도입하여 리더로서 요구되는 역량이 실제와 유사한 가상의 상황에서 얼마나 발현되는 지를 관찰하고 평가하였다. Simulation Exercise는 훈련된 내부 관찰자와 외부 전문 위원의 관찰을 토대로 진행되어 승진 심사의 공정함과 객관성을 도모하기도 하였다.
원익홀딩스의 리더 육성 전략은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주기적인 소통의 장을 통해 리더와 경영진의 관점 좁히기(리더의 경영진化)
리더에게 기대하는 바를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전달하기(리더십 역량 및 진단의 고도화)
리더의 자기 객관화(Self-Awareness)를 촉진하고 제도적으로 행동 변화를 이끌어 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