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는 지시하고, 리더는 ◯◯한다!
[김광희의 창의노트]
“인간이 지닌 최고의 탁월함은 나와 남에게 질문하는 능력이다.”(소크라테스)
일찍이 경영학의 대부로 불렸던 피터 드러커도 힘을 보탠다.
“중요하고 어려운 일은 결코 올바른 답을 찾는 게 아니라, 올바른 질문을 찾는 거다”라고 해 질문(Questions)의 가치를 설파했다.
프랑스 사상가 볼테르는 “답변보단 질문을 통해 사람을 판단하라”고 주문했고, 루마니아 극작가 이오네스크는 “우리를 깨우치는 건 답변이 아니라 질문”이라며 질문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유능한 사람이란 질문이 뛰어난 사람이다.” MIT 슬론경영대학원 교수 할 그레거슨이 십수 년에 걸쳐 수많은 비즈니스 리더를 추적한 결과 밝혀낸 결론이다. 이어 “질문은 우리 삶의 모든 부분에서 새로운 통찰력과 긍정적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는 묘한 힘을 가진다”고 덧붙여 질문의 힘을 극찬했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리더일수록 질문 스킬이 탁월하다고 그레거슨은 말한다. 남다른 창의력을 가진 리더는, 제품 개선에서부터 시스템과 일하는 방식, 회사 규칙 등에 이르기까지 폭넓고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세상에 어리석은 질문이란 없다지만, 분명 좋은 질문은 존재한다. 그 결과 시장의 격변에도 흔들림 없이 새로운 발명과 혁신을 이어갈 수 있었다. 또 잦은 질문은 예상치 못한 답을 이끌어낸다. 그에 또 다른 질문이 더해진다. 그러면서 질문은 직장과 사회, 우리 삶까지 바꿔놓았다.
서론이 길었다. ‘SEIQ’를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미국 소프트웨어기업 오토데스크(Autodesk)의 혁신 전략가였던 빌 오코너(Bill O’Connor). 그는 인류가 일궈낸 혁신이 어떻게 가능했는지를 정량화하기 위해 캘리포니아대(버클리)와 공동으로 이노베이션 게놈 프로젝트(Innovation Genome Project)를 거의 6년에 걸쳐 진행했다.
지난 260만 년에 걸친 인류사에서 가장 위대한 혁신 1,000개를 먼저 추려낸 다음, 그런 혁신이 태어난 배경에 공통된 패턴을 약 60종류로 집약해 이것을 7가지 질문으로 정리한 게 바로 ‘SEIQ’다.
이는 ‘혁신에 필수적인 7가지 질문(The Seven Essential Innovation Questions)’의 머리글자다. 창의적 아이디어에 목마르다면, 다음 순서대로 질문을 던져보라.
① 보기(Look): 새로운 방식(관점)에서 보면 어떨까?
② 용도(Use): 새로운 방식으로 사용하면 어떨까?
③ 이동(Move): 시간과 공간의 위치를 바꾸면 어떨까?
④ 연결(Interconnect): 다른 방식으로 연결할 순 없을까?
⑤ 변경(Alter): 디자인과 성능을 변경하면 어떨까?
⑥ 제작(Make): 완전히 새로운 걸 만들거나 추가할 순 없을까?
⑦ 상상(Imagine): 전혀 다른 경험(가치)을 상상할 순 없을까?
SEIQ의 질문은 다소 추상적이지만, 우리 인류는 모두 유사한 사고법을 통해 위대한 혁신을 일궈냈다는 사실에서 칼날처럼 예리하다. 특히, 익숙한 걸 낯설게 바라보고 무관한 걸 연결하는 ‘보기・연결’과 관련된 질문은 아이디어 창출(개선) 과정의 핵심이다.
어디로 가야 할지,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기에 우린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질문은 외부 지식을 공유하는 한편으로 혼재된 내 지식을 정리하는 과정이다. 그렇다, 의문을 품고 질문을 던질 때 비로소 혁신은 시작되고, 이런 혁신 없인 미래도 없다.
‘힘들었지? 아듀 2022년!’
글 _ 김광희
협성대학교 경영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