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안고 있는 모든 고민, ‘노사발전재단’이 답하다!

[COVER STORY] 김대환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

2023-10-27     전성열
김대환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 사진=김혜리 기자

노사발전재단(이하 재단)이 새로운 도약을 위한 드라이브에 한창이다. 달라진 경영환경, 수요에 맞춰 사업 방식, 유형을 다양화해 한층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신규사업 발굴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조종사는 올 3월 재단의 7대 사무총장으로 취임한 김대환 사무총장이다.
김 사무총장은 “재단은 그간 다양한 사업을 통해 전문성을 쌓아 왔다. 이제는 축적된 전문성을 활용, 즉 사업 간 연계·융합을 통해 사업을 질적으로 제고하는 한편, 재단의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며 고용노동분야의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한 치의 부족함이 없도록 전력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김 사무총장이 그리는 재단의 다음 모습은 우리 기업이 안고 있는 모든 고민을 풀어나가는 데 실마리를 제공하겠다는 것으로 재단의 비전인 ‘행복한 노사, 활기찬 일터’와 그대로 맞닿아 있다.
고용노동부에서만 29년간 공력을 쌓아온 자타공인 노동분야 전문가답게 빠르게 재단의 도약을 위한 로드맵과 실천전략을 내놓으며 재단 안팎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김 사무총장을 만났다.

노사발전재단을 소개해 달라.
재단은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으로서 ▲노사관계 개선 및 상생의 노사협력 지원 ▲자율적인 일터혁신 및 일·생활 균형 지원 ▲불합리한 차별 개선 ▲중장년 고용안정 및 취업지원 ▲국제교류협력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연혁을 덧붙이면, 세계 금융위기로 노동시장과 노사관계가 어려워지자 노사가 상생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서 재단을 만들어보는 게 어떻겠냐는 한국노총의 제안, 이에 대한 한국경총의 동의와 정부의 공감으로 2007년 설립됐다. 2011년 3월에는 기존 노사발전재단, 국제노동협력원, 노사공동재취업지원센터가 통합돼 현재의 모습에 이르게 됐다.

취임한 지 6개월 여 시간이 지났다. 소회를 밝힌다면.
지난 3월 17일 취임식을 가지며 직원들과 인사를 나눈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반년의 시간이 지났다. 사업 전반을 깊이 들여다보고, 현장 곳곳을 직접 다니다 보니 시간이 정말 빠르게 흘러갔다.
재단에 몸담기 전까지 고용노동부에서 국제협력, 비정규직 차별개선 등의 업무를 하며 재단의 업무에 대해 이해하고 있었던 덕분에 비교적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었다. 다만, 재단의 7대 사무총장으로서 기존 사업을 다지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둬야 하는 입장이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의무에 최선을 다함은 물론, 고객인 기업과 근로자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간을 소홀히 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지난 시간 주요 활동을 정리한다면.
무엇보다 재단 운영 로드맵을 잘 설계하는 게 우선이라 생각해 5월 중순까지는 재단의 모든 지방 조직을 방문,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데 집중했다. 직원 간담회 등을 통해 업무상 애로사항 등을 청취했는데, 이를 통해 다시 한번 재단의 역할, 즉 기업과 노동자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재단 본부의 부서 간, 본부와 지방 간 그리고 유관기관들과의 소통과 협업이 중요함을 확인하게 되었다. <협업을 위한 매뉴얼>을 제작·배포해 직원들이 활용하게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더불어 제작한 <한 권으로 보는 노사발전재단 사업> 또한 고객들이 재단사업을 보다 쉽게 알게 하기 위한 소통의 일환이다. 개인적으로도 임직원들과 소통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간부들과 함께하는 주간업무회의, 본부장회의 등 정례화된 소통 채널 외 직원들과 점심을 함께하는 등 격의 없는 소통, 이를 통한 긍정의 문화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또한, 지난해 지역 단위 총괄조직으로 신설된 5개 지사의 기능 정상화를 위해 경험이 풍부한 1급에서 3급에 해당하는 직원 4명을 지사장으로 발령했다.
대외적으로는 노사단체, 고용노동부 지방노동관서, 노동위원회,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 유관기관을 방문했고, 중앙노동위원회, 한국어촌어항공단,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한국해운조합 등과 업무협약을 통해 사업 연계 및 확장에 힘쓰고 있다.

조직에 대한 진단, 그에 따른 처방이 나왔을 것이다. 조직 운영방향을 전한다면.
디지털 전환만큼 노사관계 및 고용시장도 급격히 변하고 있어 이러한 환경변화에 뒤처지지 않도록 조직의 적응력을 높여가는 한편, 내부적으로는 세대 간, 직군 간 다양한 목소리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이고 소통하고자 한다. 
또한, 지사체계가 본격화됨으로써 사업 간 연계와 융합뿐만 아니라 본부의 사업부서와 지역 조직 간, 그리고 유관기관과의 유기적 협력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지원하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내년도 예산이 일부 삭감되었는데, 어떻게 준비하는가.
정부에서 국회에 제출한 ‘2024년 노사발전재단 지원예산’ 중 직접 운영 사업비가 상당 부분 삭감됐는데, 예산이 줄어든 노사상생협력교육 및 차별없는일터지원단 운영사업에 대해서는 그간 축적된 경험을 활용해 재단사업 간 연계 등을 통해 한정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해 성과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예산이 확대된 일터혁신사업에 대해서는 현장 수요에 맞춰 사업 방식 및 유형을 다양화해 질적으로 한층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겠다. 아울러 기존에 추진해 온 정부 등의 위탁사업을 내실 있게 추진하는 한편, 향후 신규사업 발굴을 위해 더욱 노력할 예정이다.

2023년 현재를 관통하는 노사관계 변화를 정리한다면.
얼마 전 고용노동부에서 발표한 ‘2023년 고용형태 공시’에 따르면 원하청 임금격차로 대표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각하다. 평균적으로 대기업 근로자 월소득이 중소기업 근로자 월소득에 비해 두 배 정도 높은데, 특히 조선업종에서 이중구조가 가장 심하다.
재단에서는 중소사업장을 대상으로 기업의 성과와 노동의 질 제고를 위한 ‘통합패키지형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으며, 올해 ‘중소사업장 임금체계 구축패키지 특화컨설팅’을 신설·운영하는 한편, 기존의 ‘임금·평가체계 개선’ 영역에 대한 지원을 확대했다. 조선업에 대해서는 원청과 사내 협력사 중심으로 다수 기업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컨소시엄형 컨설팅 지원에 힘쓰고 있는데, 이러한 조선업 사례를 업종·지역 단위 컨소시엄 컨설팅의 활성화 기제로 활용할 예정이다. 
또한, 재단은 2017년부터 노사와 지역주민, 지자체가 협업해 지역 특성에 맞는 일자리 모델을 개발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상생·협력 일자리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기존 신규투자와 일자리 창출에서 나아가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등 일자리 지속 성장을 지원하는 ‘격차해소형 컨설팅’을 신설하여 조선업체가 밀집된 전라남도와 울산광역시 동구를 대상으로 조선업 인력난 해소, 원·하청 이중구조 개선, 일자리 인프라 강화 등 조선업 재도약을 위한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울산광역시 동구의 경우, 조선업 노사상생 모델 구축과 협력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실태조사와 세미나를 개최하였고, 전라남도의 경우에는 노사 신뢰와 협치를 통한 상생방안을 마련하고 지역 차원의 효과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전라남도와 합동워크숍을 추진했으며, 11월 중 조선업 이중구조 개선을 위한 컨설팅 성과공유회를 열 계획이다.

상생의 노사문화 정착을 위한 핵심 포인트를 짚는다면.
노사문제는 현장의 문제다. 현장은 일터의 주체인 노사가 서로 가장 잘 알고 있으므로 협력적 관계는 노사 간 대화로부터 출발한다. 이러한 점에서 노사가 운명공동체라는 인식하에 서로 도와가며 경쟁력을 높여가는 것이 ‘상생’이다. 경제적 불확실성하에서 기업 생존과 경쟁우위를 확보하려면, 노사는 제로섬(zero-sum) 차원에서 이해대립적 충돌보다는 포지티브섬(positive-sum) 차원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한 상생관계로 나아가야 한다. 상생의 노사관계는 고용 창출뿐 아니라 모든 경제활동의 중요한 원동력이므로, 노사가 서로 협력적 관계로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고 상생의 길을 모색한다면, 근로환경, 임금 등 여러 문제들을 슬기롭게 풀어나갈 수 있다. 결국 조직의 지속성장을 위해 필요한 것은 노사 간의 진정성 있는 소통과 협력이라고 생각한다.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사회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을 것 같다. 중장년층이 인생 후반기를 잘 설계할 수 있도록 한층 더 고도화된 지원체계가 필요해 보인다.
2025년이 되면 우리나라도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늘어나는 고령인구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퇴직연령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참고로 지난해 기준 대한민국 직장인이 주된 사업장에서 퇴직하는 연령이 평균 49.3세인데, 이는 법정 정년인 60세와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기업, 정부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중장년층의 고용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풀어야 할 문제다. 
정부는 2020년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1,000인 이상 기업에서 비자발적으로 퇴직하는 50세 이상 근로자에게 재취업지원서비스를 의무적으로 제공하도록 함으로써 중장년의 재취업을 위한 법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였다. 재단은 이에 발맞춰 기업이 재취업지원서비스제도를 도입할 수 있도록 기업 대상으로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재단의 전국 13개 중장년내일센터에서는 전문컨설턴트들이 중장년을 대상으로 맞춤형 생애경력설계 프로그램, 재도약 프로그램을 비롯한 전직스쿨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뿐만 아니라 창업 지원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전국의 12개 중장년내일센터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청춘문화공간’을 운영, 센터를 찾는 중장년들에게 다양한 인문·문화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가적으로 중요한 인적자원인 중장년이 노동시장의 핵심 인력이 될 수 있도록 중장년내일센터별로 지역·산업을 연결하는 특화된 고용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면, 부산중장년내일센터는 금년에 중장년을 대상으로 부산지역의 해운・항만물류산업의 일자리에 취업할 수 있도록 지역의 유관기관과 협업하여 직무설명회, 맞춤형 교육훈련 및 공동채용박람회를 개최하였다. 
재단은 앞으로 더 심화될 고령화에 대응해 중장년과 기업에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고령화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일터혁신의 중요성 또한 두말할 필요가 없다. 허나 이러한 중요성에도 중소기업에서의 일터혁신은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무엇이 문제라고 보는가.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 경제질서의 변화, 인구구조의 변화 등으로 우리 기업의 경영 여건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변화에 대응하고 생존하기 위한 핵심수단이 바로 일터혁신이다. 재단은 중소기업의 혁신역량 강화를 위해 2010년부터 일터혁신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으며, 일터혁신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근로자 대상 일터혁신 아카데미와 CEO 코칭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참고로, ‘일터혁신 컨설팅 지원사업’은 HR전문컨설턴트가 일터의 주체인 노사의 자율적인 참여와 협력하에 ▲장시간근로 및 고용문화 개선 ▲평생학습체계 구축 ▲임금체계 및 평가체계 개선, 작업조직 및 작업환경 개선 ▲장년고용안정체계 구축 등에 대한 기업 맞춤형 혁신 솔루션을 제공해 기업의 성과와 노동의 질을 함께 제고하는 사업이다. 
일터혁신은 결코 어렵거나 거창한 일이 아니다. 중소기업에서도 노사가 함께 각 기업 상황에 맞게 생산성 향상이나 품질제고와 같은 공동의 목표를 수립하고, 이를 위해 근로자들이 중심이 되는 참여적 활동을 통해 일하는 방식 개선을 위한 조직과 제도, 문화와 관행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한다면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아직 많은 중소기업이 노사 간 협의와 근로자들의 참여를 보장해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일터혁신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다.
정부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일터혁신 컨설팅 지원사업의 지원을 확대하는 추세다. 기업의 환경 변화에 따라 관련 수요가 현장에서 꾸준히 늘고 있고, 이를 통해 노사의 동반자적 관계를 토대로 한 기업의 경쟁력을 보다 강화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재단은 앞으로도 많은 중소기업에서 일터혁신 컨설팅을 통해 지속적인 혁신활동을 위한 기반을 형성하고, 컨설팅 결과에 대해 지속적인 이행지원을 해 컨설팅이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자 한다.

국제협력사업에도 역정을 두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재단은 2011년 3개 기관 통합 이전부터 국제노동협력원이 동남아 개발도상국과의 노사정 교류, 해외진출기업 지원 등을 통해 국제노동 협력 분야에서 축적해온 네트워크와 전문성을 활용해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ODA(공적개발원조)사업을 지속적으로 수행해 왔다.
최근 개발도상국에서는 외국인 투자가 확대되면서 노동·인권경영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으며, 근로감독, 최저임금, 분쟁조정 등 한국의 노동 관련 법제도 및 정책의 발전 과정에 대한 관심도 더욱 높아졌다. 현재 재단은 라오스, 캄보디아 등을 대상으로 노동분야 법·제도 개선을 위한 정책자문 사업을 활발히 수행하고 있으며, 아프리카, 중남미 등 국가 공무원을 대상으로 일터에서의 양성평등 실현을 위한 역량강화 연수도 실시하고 있다. 재단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아세안 회원국을 비롯해 우즈베키스탄, 몽골 등 많은 국가가 노동 분야 법제도 개선을 희망하고 있어 ODA사업 대상 국가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기업 CEO와 인사담당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근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 상황과 고용노동 환경 속에서 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제도나 관행의 개선 등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과정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개별 기업 또는 지역・산업 단위에서의 노사 간 상생의 파트너십이 근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 노사 간 협력과 양보 없이는 기업의 성과와 노동의 질 제고, 일자리 창출 등 그 어느 하나 제대로 실현될 수 없다. 이에 재단은 기업의 노동 현안에 대한 합리적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한편, 노사 간 소통의 매개체로서 가교역할을 하는 데 만전을 기하고 있다. 기업들은 저마다 여러 현안으로 고민이 많을 줄 아는데 재단의 여러 사업이 문제의 실마리가 되어 줄 것이다. 주저 없이 재단의 문을 두드려 달라.

재단의 지향점과 함께 포부를 밝힌다면.
재단은 오랫동안 다양한 사업 운영 및 현장경험을 통해 전문성을 쌓아왔다. 이러한 전문성을 토대로 사업간 연계·융합을 통해 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제고하는 한편, 재단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고자 한다. 특히, 본격화된 전국 5개 지사를 거점으로 해 재단이 수행하는 다양한 사업들을 연계함으로써 다양한 고객에게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재단은 노사 상생을 위한 정책사업을 지원해 활기찬 일터와 행복한 노사관계를 만드는 것을 조직의 미션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미션이 현장에서 확산됨으로써 우리 사회에서 지속가능한 성장과 사회통합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노사발전재단의 모든 임직원은 ‘함께 발전하고, 함께하는 내일’을 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모든 일터의 노사가 자율적 참여와 협력을 통해 상생할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뛰겠다. 기업의 많은 격려와 관심을 기대한다. 


글_전성열 편집장 사진_김혜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