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sm을 넘어 Rebalance로”
2024 HR, 상반기 결산 & 하반기 전략 2024년 상반기 컨설팅 시장을 회고하며
2024년 상반기는 우리나라 산업 및 컨설팅 시장에서 희비가 엇갈린 시기였다. 미국의 오프쇼어(Off-Shore) 정책에 빠르게 발맞추어 반도체 그리고 배터리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도 하고, 자동차 및 K-방산이 글로벌 시장에 의미 있는 성장과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하지만 명(明)이 있으면 암(暗)이 있는 법. 국내 소비시장의 침체에 따른 도소매업의 부진과 중국의 대량 생산과 중동산 제품의 원가 경쟁력에 의해 소비재와 화학 산업은 어려움에 빠져 있다. 필자는 상반기에 다양한 HR 컨설팅 이슈를 ‘Chasm’과 ‘ReBalance’의 2개의 축으로 보았다. ‘Chasm’은 기술 혁신이나 새로운 시장 진입에서 초기 시장에서는 성공을 거두더라도 주류 시장으로 진입하기 위해 구조적 장벽을 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2024년 상반기는 한국의 기업들이 기존의 한국/본사 중심의 HR제도를 넘어서 글로벌/US 아니면 현지화된 HR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거는 시기이다. 또한 ‘ReBalance’는 기업이 변화하는 환경에서 적응하고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자원을 재조정하고 작업으로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거나 조직 내 리소스를 재배치하여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거나 비용을 절감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이러한 커다란 2가지 Mega 테마를 바탕으로 2024년의 상반기 HR 키워드를 선정했고, 그 주요 키워드는 5가지이다. 구체적으로는 1. US 기준 공장 Setup, 2. Skill Based HR 3. RPU(Resource Planning Unit) 관점의 사업 구조조정, 4. 조직문화를 넘어 Micro Culture, 5. AI에 대한 적극적 탐색이다.
머서코리아가 수행한 2023년 상반기 프로젝트를 면면히 살펴보면 과거 전통적인 HR 컨설팅이라고 칭하는 인사제도 프로젝트보다 새로운 혹은 달라진 관점의 프로젝트가 많았다. 그리고 이러한 프로젝트는 평가 및 보상 제도 영역의 변화보다는 비즈니스 Domain이나 조직 운영 방식 및 일하는 방식의 변화, 그리고 새로운 기술과 AI 도입에 따른 고민들이다. 이러한 달라진 세상 속에서 인사/조직 영역은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하고 많은 대응을 하였고, 그래서 동일한 주제의 프로젝트를 하는 경우도 극히 적었다. 더욱이 그 지향점은 과거 선진사 Best Practice의 도입이 아닌 아직 아무도 가지 않은 미래로 가는 과정이어서 보다 힘들게 느껴졌다. 이러한 기업들의 고민을 함께 풀어 가는 과정에서 주요 키워드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US 기준 공장 Setup
과거 인건비 절감 중심의 해외 공장 수립에서 IRA(Inflation Reduction Act) 및 Chips 4 Alliance 대응을 위한 US 기준 공장 Setup이 첫 번째 키워드다. 23년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때는 부지 선정(Site Selection) 프로젝트 기회가 많았다. Site Selection을 통해 해당 지역의 노동 인력 유출입에 원인이 되는 장단점에 대해 사전적으로 검토하고, 주거 환경의 질, 범죄율 및 의료 서비스 수준 등을 통해 인재 확보가 가능한 환경 등을 검토하였다. 올해는 본격적으로 미국의 인사제도를 준수하는 뼛속까지 미국 회사인 현지 공장을 Set-Up하는 프로젝트가 많았다. 생산법인의 주요 인력은 Operator, Technician, Engineer로 구성되기 때문에 1. 해당 직군/직무에 따라 수행 업무 및 요구 역량 등을 정의하고 US 현지에서 운영 가능하도록 직무와 직급체계를 결합하여 직무체계(Job Architecture)를 도출하였다. 또한 2. 현지의 낮은 실업률로 인한 구인이 어려운 상황을 고려하여 우수한 인력들을 확보하기 위한 채용 채널 및 EVP(Employee Value Propostion)을 고민하였다. 3. 마지막으로 총보상 관점에서의 최적화 하에 Attraction과 Retention을 구현할 수 있는 직무 기반의 경쟁력 있는 보상/복리후생을 설계했다. 특히 최근 Healthcare Insurance Program의 보장 내용은 미국인의 직장선택 기준의 가장 중요한 순위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현지 전문가와 협업하여 제도를 설계했다.
Skill Based HR
두 번째는 Skill Based HR이다. Mercer는 자체적 Skill DB에 해당하는 Skills Library를 통해 HR 관점에서 최적의 솔루션으로 활용되도록 Hard Skill뿐만 아니라 Soft Skill까지 포괄하는 3천 개 이상의 Skill을 정의하였다. 이를 통해 조직이 필요한 Skill과 현재 수준의 Gap을 파악하여 이를 확보/강화할 수 있는 HR Solution을 개발하여 Tech 기업들을 대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는 국내의 기업의 HR 관점이 직무를 넘어 보다 Skill인 AI, Big Data 등으로 세분됨을 의미한다.
RPU(Resource Planning Unit) 관점의 사업 구조조정
세 번째는 직무 중심(RPU: Resource Planing Unit)의 적정인력 산정이다. 과거에는 업무량 중심으로 적정인력을 산정했다면, 최근에는 사업 실적, 비즈니스 모델, 일하는 방식, 업무의 난도 등에 더해 사업구조를 고려하여 적정인력을 산정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기업들은 여기에 최근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인력 수요를 정밀하게 예측하고 분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는 동태적인 비즈니스 환경 변화 및 경영관리 측면에서 실적/성과/비용을 중심으로 단순한 예측에서 벗어나, 실시간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변동성이 큰 시장 환경에서 효과적으로 인력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조직문화를 넘어 Micro Culture
과거에는 하나의 강한 조직문화의 시대였다고 하면 지금은 조직의 전형성과 기준성이 사라진 평균 실종의 조직문화 시대다. 이는 다시 말하면 다극화된 Micro Culture의 인정과 이를 전제로 한 조직문화 진단 및 설계가 중요해진 것이다. 많은 기업이 기존의 사업 외에 신사업에 진출하면서 주력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기존 사업과 신사업 인력 간의 보이지 않은 갈등과 일하는 방식의 차이를 경험하고 있다. 이는 Google의 개발조직 및 디자인 팀에서 Micro 및 Sub-Culture를 이해하고 이를 통해 각 팀의 다양성과 역량을 증진하는 방식이 예일 것이다. 인력과 사고와 문화의 다양성의 추구 이것이 최근 조직문화의 트렌드이다.
AI에 대한 적극적 탐색
마지막으로는 AI와 HR의 접목 부분이다. 이미 다수의 영역에서 AI 학습 모델을 개발한 회사들을 중심으로 직원 데이터를 사용하여 의미 있는 HR Solution을 개발하고 있다. AI 기반의 행동 분석 Tool을 사용하여 직원의 업무 성과 및 행동 패턴을 분석하고, 개인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하는 회사가 존재하며, 이를 통해 리더십 개발과 직무 만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아직 Data의 축적과 상용화된 서비스의 단계는 아니지만 컨설팅 업체도 해당 기업들과 협업하여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전기차 및 Battery 산업이 ‘Chasm’에 빠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HR도 역시 그러하다. Covid 19 과정을 거치면서 비대면 방식의 새로운 HR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주위를 둘러보면 위기경영이라는 이름 아래 다시 과거의 업무 방식 및 일하는 방식으로 복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속에서도 AI 기술을 HR 제도와 운영에 접목시켜 새로운 HR과 인사운영을 위한 다양한 사례가 시도되고 있다. 우리에게 닥친 ‘Chasm’의 극복은 시장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새로운 기술과 제품 개발을 통해 주류 시장을 접근해야 그 고비를 넘을 수 있는 것처럼 현재 ‘Chasm’에 빠진 HR 역시도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고 시장 경쟁력과 구성원 만족을 위한 HR 제도 및 고민들을 계속해야 할 것이다. 부디 2024년을 마무리하며 되돌아보는 시기에는 이러한 고민과 도전에 화룡점정(畵龍點睛) 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글_송한상 머서코리아 Multinational Client Segment 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