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하반기 채용시장 동향

2013-08-30     이상규 한국경영자총협회 인적자원팀장

최근 정부의 고용율 70% 달성 목표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진행되는 가운데, 하반기 채용시장에 대한 각 이해관계자들(취업준비자, 기업, 정부 등)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총이 상반기에 발표한 ‘2013년 신규인력 채용동태 및 전망조사’에서는 올해 기업들의 신규인력 채용(예상)규모가 전년 채용인원 대비 2.8% 증가할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대규모 공채의 중심이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연간 예상치는 하반기의 동향을 예측하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수 있다. 또한, 한 조사에 따르면 30대그룹의 경우 예상채용 규모는 6만9,320명으로 집계되어 지난해 하반기보다 1만4,000여명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전반적인 채용규모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 규모에 따른 하반기 채용시장 동향

기업 규모에 따른 하반기 채용시장 동향은 어떠할까? ‘2013년 신규인력 채용동태 및 전망조사’에 따르면 대기업의 신규인력 채용규모는 전년 대비 3.2% 증가하는 반면, 중소기업은 4.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이는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경영환경 악화가 상대적으로 중소기업에 더욱 크게 영향을 미치며, 이로 인해 고용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 판단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경제 환경이 불안하다 할지라도, 최근 경제지표가 일부 호전되고 있어 하반기에는 중소·중견기업의 채용시장 환경은 다소 좋아질 것으로도 예측된다. 대기업의 경우 악화된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일자리 창출’이라는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노력이 상당부분 반영되어 채용규모가 일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업종에 따른 하반기 채용시장 동향

최근 금융계에 따르면 국내 7대 은행의 하반기 신입 행원 채용 예정규모는 작년 하반기 채용 인원보다 13.5%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지난 2분기 국내 18개 은행의 당기순이익이 1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였으며, 금융감독원의 지시로 적자점포 80여개를 정리해야 하는 상황 때문이다. 장기불황과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통업의 경우 오히려 공격경영을 위해 채용규모를 늘이려는 노력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3월 롯데가 위기극복을 위해 투자와 고용을 지난해 대비 10~15% 늘이겠다는 계획을 세운바 있으며, 최근 신세계도 사상최대 규모인 2조5,000억원 투자와 지난해 대비 60%가량 인력을 더 충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처럼 각 기업들은 업종의 상황에 따라 유사한 채용 경향을 나타내고 있는 특징이 발견된다.

하반기 채용시장의 불안요소

이처럼 하반기 채용규모는 전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제 채용시장이 활성화 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만 바라보기에는 경제·정치적 불안요소들을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경제적 불안요소
지난 7월 11일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4월 전망치 2.6% → 2.8%)한다고 발표하였다. 주요선진국의 금융완화정책이 계속되고 미국과 일본의 경기가 지속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내적으로도 물가안정과 경상수지 흑자 확대, 그리고 내수가 다소나마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경제상황이 희망적인 것만은 아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며, 유로지역의 경기 역시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중국의 수출이 17개월 만에 비교적 큰 폭으로 감소(전년 동기대비 -3.1%)하면서 ‘차이나 쇼크’의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30대 그룹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많은 기업들이 연초 계획 대비 투자와 고용을 줄이려 한다는 조사 결과는 향후 우리 경제의 지속 성장과 하반기 채용확대 측면에서의 불안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정치적 불안요소
지난 4월에 이어 금번 7월에도 임시국회에서 기업 경영에 부담이 되는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이 상당수 통과되었다. 이 밖에도 근로시간 단축, 정리해고요건 강화, 대체공휴일제 도입 등 다양한 이슈들에 대한 다양한 입법 시도가 19대 국회 내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경총이 실시한 ‘기업 정년연장 실태조사'에 의하면 기업들은 4월에 통과된 60세 정년 의무화 법안에 따른 기업의 부정적인 효과로 ‘인건비부담’, ‘고령화로 인한 생산성 저하’, ‘인사적체 등 인사관리 부담’, ‘신규채용 감소’등을 다양하게 지적하고 있다. ‘신규채용 감소’항목 뿐만 아니라 ‘인건비 부담’, ‘인사적체’등은 ‘신규채용 감소’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항목으로 더욱이 신규채용 감소가 우려되는 실정이다.

이처럼 경제적·정치적인 불안요소로 인한 기업의 부담이 여전히 전제되어 있는 환경에서, 현재의 어려운 외부환경이 지속된다고 가정할 경우 향후 하반기 채용은 물론 장기적인 채용규모의 증가는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장기적인 채용규모 확대를 위한 환경

아울러 한해 혹은 한시즌의 채용규모에 큰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지속적인 채용규모의 확대를 위해서는 기업의 채용의지를 떨어뜨리는 환경이 아닌 채용의지를 높일 수 있는 환경 즉, ‘고용유연성의 확대, 자율적 채용환경 조성, 경기호전에 따른 인력수요 증가’ 등을 유도하는 환경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