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지원 계기를 말해 달라.
평소 결과만큼 과정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과정이 명확하고 투명해야 좋은 결과가 나왔을 때 그것을 재현할 수 있고,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그 원인을 빠르게 파악하고 고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학부 강의를 통해 전사적 자원관리(ERP)의 개념을 접하면서, 기업의 전반적인 프로세스를 통합적으로 연계, 관리하여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매력을 느꼈고, 이는 자연스럽게 업계 선도 기업인 SAP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예전부터 내가 다니는 회사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발전에 공헌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국내외 수많은 기업들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솔루션들을 제작, 판매하는 SAP는 최고의 선택지였다.
다국적 기업인만큼 입사준비도 남달랐을 듯한데.
업무상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과 소통하는 만큼, 영어 구사를 비롯한 의사소통 능력을 키우고 해외경험과 실무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한국에서 나고 자란 내가 글로벌 환경에서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꾸준하고 점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 대학생활 동안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한 로드맵을 세우고 실천했다. 먼저 교내 외국인 교환학생 멘토링 활동을 통해 영어 소통능력을 키우고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간접적으로 체험했다. 이후 독일 뮌헨에서 반년 동안 교환학생으로 지내며 글로벌 환경에 적응하는 법을 배웠다. 이후 미국에서 1년간 어학연수와 함께 인턴십을 진행하는 정부지원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4개월간 비즈니스 영어를 심화적으로 학습했고, 8개월간 샌프란시스코의 IT 스타트업 인턴으로 실무경험을 쌓았다. 이처럼 단계적인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내게 필요한 역량과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대학시절 활동 중 후배들에게 추천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현재 상황이 좋지는 않지만, 추후 교환학생이나 인턴 등 해외 프로그램 참가 기회가 온다면 꼭 경험해보기를 추천한다. 외국계 기업을 목표하면서도 내가 정말 그에 어울리는 인재가 될 수 있을지, 내가 지금 어디쯤 와있는지 가늠이 되지 않아 자신감이 부족하던 내게, 해외 프로그램들은 스스로를 돌아보고 마음을 다져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해외 프로그램이라고 하면 마냥 거창하고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교환학생의 경우 많은 학교에 활성화되어 있고 해외인턴십 역시 학교와 정부에서 지원하는 다양한 사업들이 있기에, 관심을 갖고 지원한다면 개인의 심리적, 재정적 부담을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자기소개서 작성과 면접 노하우를 공유한다면.
영문 이력서(Resume)와 자기소개서(Cover Letter)를 준비할 때, 국내 기업들과 달리 항목과 형식이 구체적이지 않고 구성도 간결하기 때문에 중구난방으로 쓰기 쉽다. 스스로의 강점과 어필하고 싶은 부분을 찾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예상 면접 질문에 대한 답변을 미리 준비하되, 예상치 못한 질문이 나와도 덜 당황할 수 있도록 대비하는 것이 좋다. 질문을 최대한 모아 카테고리별로 분류한 후 그에 맞는 스토리를 자연스럽게 꺼낼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을 추천한다.
기억에 남는 채용 에피소드가 있나.
면접 막바지에 ‘해당 직무에서 기대하는 바는 무엇인지?’라는 질문을 받았다. ‘SAP에서 동료들과 함께 보내게 될 새로운 일상과 업무를 능숙하게 수행하는 나의 모습, 그 속에서 얻게 될 성취감이 어떤 느낌일지 매우 기대된다’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장면을 솔직하게 답했다. 이후 신입사원이 되어 직무를 익히던 중, 당시 그 질문에 ‘자신이 회사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가 아니라 ‘자신이 SAP의 파트너로서 어떻게 지낼지’가 기대된다고 말한 사람이 나와 다른 합격자 둘뿐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돌이켜보면 내가 SAP에 갖고 있는 애정이 솔직히 묻어 나온 대답이 좋은 인상을 주었던 것 같다.
현재 본인의 직무와 그에 필요한 역량을 설명해달라.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경영학과 통계학을 전공하고 2019년 10월 SAP코리아 영업지원직 인턴으로 입사했다. 5개월의 인턴 근무 후 2020년 3월에 동일직무의 정규직으로 전환되어 근무하고 있다. 영업에 필요한 프로세스를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주 업무다. 사내 고객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견적서를 작성하고 필요 서류를 구비하며 내부 승인절차를 모니터링하는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매 계약마다 고유한 디테일이 있기 때문에 정해진 프로세스를 준수하면서도 각 계약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때그때 대응할 수 있는 임기응변 능력이 필요하다. 영업대표, 아키텍처 전문가, 재무팀, 법무팀, 파트너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해야 하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중요하다. 또한 계약과 금전 관련 서류들을 대량으로 다루므로 꼼꼼함과 책임감 역시 요구된다.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솔루션이나 계약절차와 관련된 지침도 자주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SAP의 일원이 된 소감을 전한다면.
구성원 개개인의 업무와 역할을 존중하는 독립적이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가졌으며, 그에 따라 전 직원의 호칭이 ‘파트너’로 통일되어 있다. 공채와 수시채용을 오가며 다양한 형태로 입사가 이루어지는데 내 경우는 후자였다. 혹시 적응이 어렵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주변의 시니어 파트너분들이 아낌없는 격려와 조언을 해주셔서 빠르게 적응해가는 중이다. 또한 커리어 개발을 위해 주도적으로 노력하는 주니어 파트너들과 함께 사내 Early Talent Club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동기부여와 성장을 위한 양분을 얻고 있다.
취업준비생들에게 응원의 한마디 부탁한다.
불합격을 여러번 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위축되고 자책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럴 때마다 마음을 다잡고 다시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들인 시간과 노력이 결코 헛고생은 아닐 것이라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취준 기간을 누군가에게 선택받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아니라, 나와 맞는 회사를 찾기 위한 여정임과 동시에 스스로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로 성장해가는 기간이라고 생각했다. 덕분에 조급함을 조금은 내려놓고 취업을 준비할 수 있었고 가장 원했던 회사와 함께하게 되었다. 힘들고 때로는 조바심도 나겠지만 급한 마음에 여기저기 지원하기보다는, 그 에너지를 모아 내가 정말 가고 싶은 분야에 집중하기를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