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COVID19이 촉발한 변화가 지배한 한 해였다. 인사는 사업 못지않게 사회 환경, 가치관, 이슈, 라이프스타일의 영향을 많이 받는 영역이다. 지속되는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가치관과 행동양식의 변화가 영향을 주고, 이에 적응하거나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한창인 가운데, 경영 영역 중 가장 보수적 영역이었던 인사에서도 혁신과 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원년이었다 할 수 있다. 그간 “과연 한국에, 대기업에, 제조업에 그러한 변화가 맞을까?” 반신반의하거나 염려하며 계획이나 제한적 변화로 그쳤던 많은 변화 시도들이, 팬데믹으로 인한 급변하는 환경하에, 도입 고려와 파일럿을 넘어서 광범위하게 지속성을 가지고 시도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일례로 최근 국내 선도 유니콘 기업은 80년대 학번 CEO를 80년대생으로, 무려 20년을 뛰어넘는 리더십 변화를 단행했고, 또 다른 유니콘 기업은 ‘본사 사무실’이란 공간을 없애고 메타버스 기반 가상일터를 주 업무 플랫폼으로 전격적으로 전환하였다. 또 다른 국내 최대 규모 기업은 오랜 기간 유지하던 직급별 연봉 상한선이나 표준 체류연한 등을 없애고, 직무전문성과 개인성과에 따라 우수인재를 조기 발탁하고 더 많은 보상을 제공할 수 있는 속도와 수평성을 강조하는 대대적인 인사제도 개편을 전격적으로 단행하였다. 그리고 다수의 대기업이 직급 축소와 호칭변경을 단행하여 중단하지 않고 지속 실행하고 있다. 과거 스타트업이나 신생 혁신기업이 주도하던 색다른 변화와 혁신이 올해는 대규모 대기업에서도 본격적으로 진행된 것이다. 

그렇다면 2021년 인사에 영향을 준 환경요인, 즉 변화 드라이버를 요약하면 어떤 것이 있었을까? COVID19이 촉발 혹은 가속화시킨 변화이기 때문에, 필자는 이를 “COVID”로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았다.  Conflict 규제와 규율이 강조되는 사회환경에서 사회 구성원 간의 갈등이 커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특히 인사에 있어서는 이것이 세대 간의 갈등으로 공론화되고 인사제도와 운영에 실질적인 변화를 준 한 해였다. 올 초부터 일부 대기업에서 M/Z 세대를 중심으로 성과급 적절성 이슈가 대두되었고, 이후 선배세대의 일하는 방식, 역량, 조직관리 리더십 등 다양한 영역에서 M/Z세대의 의견이 지속적으로 표출된 한 해였다. 또한 M/Z세대가 중심이 된 새로운 노동조합, 혹은 근로자 위원회도 탄생하였다. 기업들도 이를 단순한 불만 표출 경청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M/Z세대를 동기부여 시키고 이들을 유지-육성할 수 있는 전략과 방식에 많은 고민과 변화를 단행한 한 해였다.  Off-site 사회활동의 비대면화는 필연적으로 기업활동의 비대면화를 수반하였는데, 잠시 일시적으로 원격근무나 재택근무를 시행했던 상당수의 기업에서, 이제는 이를 상시적인 업무방식 중 하나로 선택, 혹은 주된 업무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디지털 협업도구와 시스템 도입, 원격근무를 가정한 일하는 방식/프로세스 변화, 원격리더십 교육, 원격근무 하의 성과관리, 원격근무를 감안한 보상체계 등 다양한 연관 이슈들이 검토되고 도입된 한 해였다.  Volatility 정치, 사회, 경제 모든 측면에서 변동성이 매우 큰 한 해였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으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수요가 있음에도 공급을 할 수 없어 매출을 성장시키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 산업과 기업들도 생겨났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변동성을 신속히 파악하고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한 역량, 즉 Agility를 확보하고 강화하는 데 많은 노력과 투자를 하였다. 인사적으로는 Agile 조직, Hyper Agile 업무방식과 프로세스, Agile 인재 채용과 역량강화를 위한 Assessment와 육성프로그램 도입이 붐을 이루었다.  Inflation 경기부양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막대하게 풀린 유동성으로 원자재와 거의 모든 자산가격 상승이 급격히 뒤이었다. 인플레이션을 예방하기 위한 금리인상도 시작되면서, 기업의 비용측면 압박이 매우 거셌다. 경기가 하강하거나 기업활동이 위축되면 채용시장이 얼어붙고, 인건비 인상이 억제되는 것이 통상적 예측이었으나, 백신접종율이 상승하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강화되고, 자산가격 상승으로 인한 기업 유입자금과 이를 활용한 신사업 투자와 인수합병이 늘어나면서, 2021년에는 오히려 채용수요 확대와 인건비의 급격한 동반 상승이 일어났다. 특히, 기업의 DT(Digital Transformation)활동 강화, 전기차 등과 같은 새로운 상품과 시장의 본격 성장, 스타트업 증가, 유니콘 기업들의 급격한 성장으로, 엔지니어링, 화학, 디지털관련 인재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이 분야에서는 전에 없는 인재전쟁이 벌어지며, 인건비 증가 추세가 지속되었다. 한국경총에 의하면 2021년 상반기 30대 기업 임직원수는 0.8% 늘어난 반면, 인건비는 9.7% 상승된 것으로 나타났다. BBIG(Battery, Bio, Internet, Game) 업종을 중심으로 한 인재전쟁이 임금자체의 인상은 물론, 이직을 방지하기 위한 리텐션보너스와 추가적 새로운 복리후생 프로그램 도입을 연쇄적으로 야기했다. 이에 대응해 기업들은 단기적으로 임금인상을 단행하기는 하였으나, 동시에 장기적 관점에서 전통적인 연공/근속 기반 보상체계의 직무/성과/기술 기반 전환, 주식보상의 확대, 성과급 효과성 강화, 세대별, 업종별 차별화된 보상체계 도입 검토 컨설팅에 적극적이었다.  Dominance 비대면 환경이 지속되는 동안, 많은 업종에서 4차산업혁명을 선도하던 디지털기반 플랫폼 선도기업들의 영향력과 지배력이 비약적으로 강화되었다. 인사에 있어서도, GE나 GM을 벤치마킹하는 경우는 사라지고, Google, Meta(Facebook), Amazon, Netflix, Tesla와 같은 실리콘밸리 혁신기업의 사례와 방식이 변화의 지향점 혹은 표준으로 자리잡아 버렸다. 기업은 물론 인재들도 이들 기업을 선망하고 비교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인재 확보, 유지, 육성을 위해 이들 기업의 동향을 지속적으로 살피고 참고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지금까지 2021년 기업 인사관리에 큰 영향을 준 환경으로서 COVID(Conflict, Off-site, Volatility, Inflation, Dominance)를 설명하였다. 그렇다면, 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2022년 전략은 무엇일까? 이 역시, COVID로 풀이해 볼 수 있다. 조직과 인재의 창의적 역량 확보와 강화 (Creative), 인사제도와 운영의 투명성/수용성 강화 (Objective), 인재에게 제시할 수 있는 우리 조직 특유의 차별적 가치 부각 (Vivid), 데이터기반기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 디지털 역량 확보 및 강화를 통한 인사/인재 의사결정품질의 강화 (Intelligent and Digital)가 그것이다.  과거 사업전략을 따라가던 후속 기능으로 인식되던 인사는 2020~2021 팬데믹 기간 동안 변화를 만들고 리드하는 주도기능으로 부상했다. 또한 새로운 기술과 역량을 가진 인재를 확보하고 유지하는 것이 결국 신사업 성장과 차별화에 직결됨에 따라, 그리고 조직문화나 관리가 사업 리스크로 직결됨에 따라, 사업을 지원하던 기능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핵심기능으로도 부상했다. 2021년은 과거 지향점이자 변화방향으로 바라보던 먼 미래가 펜데믹으로 촉진되고 성금 앞당겨진, 본격적인 HR New Normal의 원년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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