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으로 다가온 메타버스 시대와 나날이 격화되는 인재전쟁, 이러한 환경에서 성공적인 인사의 8할이라는 채용을 잘하는 기업이 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본고에서는 실리콘밸리의 피 튀기는 인재전쟁 사례를 통해 메타버스 시대 채용의 양상을 미리 엿보고, 동시에 이 분야에서 유독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어 외신에 자주 인용되기도 하는 한국 기업의 사례를 함께 점검함으로써 메타버스 시대의 채용을 잘하기 위한 요건들을 살펴본다. 인재전쟁 사례 1: Better.com 재난에 로빈후드, 마이크로소프트 신났다 지난달 메타버스 시대에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부족해 큰 낭패를 본 Better.com의 사례를 소개한 바 있는데, 최근 그 후속타 성격의 흥미로운 반응이 이어져 주목을 끈다. 바로 마이크로소프트사, 실리콘밸리의 주식거래 플랫폼 회사인 로빈후드, 그리고 초대형 보험사인 올스테이트와 같은 기업들이 Better.com CEO가 화상회의로 3분 만에 해고한 900명의 구성원을 적극적인 채용 대상으로 삼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잘 나가던 IT 스타트업에서 일하던 인재들이 한꺼번에 900명이나 대거 채용시장에 풀린 것을 큰 기회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는 ‘경쟁사의 위기는 곧 기회’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면서 동시에 인재전쟁이 얼마나 치열한지도 바로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인재전쟁 사례 2: 메타와 애플의 인재 탈취 공방전, 엔지니어에게 깜짝 2억 보너스 폭탄 투척 메타버스 시대 채용의 전조현상을 엿볼 수 있는 사례는 또 있다. 메타버스 시대를 선도하려는 IT 대기업들 중심으로 엔지니어뿐만 아니라 각종 메타버스 관련 전문가와 인재를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한데, 대표적인 기업이 애플과 메타(이전 페이스북) 사이의 인재 탈취 공방전이다. 메타가 높은 임금을 제공하면서 엔지니어들을 대거 끌어가자 애플이 이에 맞선 인재유지 방책으로 연초에 깜짝 보너스를 투척해 일부 애플 엔지니어들이 즐거운 보너스 폭탄을 맞았다는 기사가 나왔다. 주로 주식으로 지급된 보너스로 일부 핵심인재의 경우는 무려 2억원에 가까운 보너스를 받았다고 한다. 

코비드 기간에 애플에 입사한 지인이 있어 물어보니, 실제 대부분의 엔지니어가 예년보다 많은 액수의 보너스를 받았다고 한다. 이런 주식 보너스의 경우 ‘vesting’이라는 과정을 통해 몇 년에 걸쳐 지급되므로 특히 인재유지의 효과가 크다. 엔지니어인 필자의 지인 역시 이번 주식 보너스로 애플에 더 오래 다닐 것 같다고 답했다. 위의 사례로 메타버스 시대의 채용에 대한 두 가지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첫째는 인재전쟁은 갈수록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기간 인사의 최대 위기로 대두된 “The Great Resignation”은 대퇴사 현상이라고 번역되기도 하는데, 이는 1930년대 세계 최대의 경제 위기였던 대공황을 지칭하는 “The Great Depression”에서 유래되었다. 즉, 메타버스 시대의 기업들 최대 과제가 인재전쟁에서 이기는 것이 될 수 있다. 두 번째는 성공적인 채용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힌트가 보이는데, 얼핏 보너스 액수가 먼저 눈에 들어올 수도 있겠지만 정답은 다른 곳에 있다. 막대한 보너스라는 방법을 취할 수 있는 기업이 극히 적은 것을 생각하면 다행스러운 일로, 여기서는 메타버스 시대의 채용에 성공하기 위해 오늘부터 준비할 수 있는 보편적인 방법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굳이 “오늘부터 준비”라고 강조하는 이유는 모든 회사에서 메타버스에서의 회의가 대세가 되는 것이 2~3년 후라고 지난 호에서 언급했듯, 메타버스상의 채용이 대세가 될 시기도 그리 멀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인사 성공의 8할은 채용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 메타버스 시대 인사 성공을 위한 3요소(인프라, 조직문화, 팀 스킬)에 맞추어 어떻게 앞서가는 채용 시스템을 갖출 수 있는지 체계적으로 살펴보자. 메타버스 채용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인프라 – 메타버스 채용 스타트업 우후죽순 먼저, 메타버스 시대의 채용에 필요한 인프라 가운데 기술 인프라에 대해 알아보자. 지난달 메타버스 회의에 관해 기술하면서 가상현실 – 증강현실 – 혼합현실과 이 인프라들의 상용화 가능성에 대해 살펴보았으나, 채용/온보딩 부문에서는 이미 상당 수준으로 실용화되는 사례들이 많으며, 실제 팬데믹 기간 중 폭발적 수요 증가로 관련 플랫폼을 제공하는 스타트업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그림 2]는 한 스타트업에서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온보딩용 강 3-D 영상물을 제작할 수 있는 플랫폼을 소개하는 영상이다.

메타버스 시대의 인사 중 채용부문은 유독 한국 기업들의 발 빠른 움직임이 눈에 띈다. 지난해 하반기, 한국의 서울지역 6개 대학이 함께 주최하고 국내외 80여 곳 기업이 참석하여 메타버스에서 개최된 취업박람회는 메타버스 열풍을 주도하는 실리콘밸리에서도 본적 없는 선도적인 행보였다. 공동 취업박람회 주최라는 대학 간 전례 없는 협업도 신선하게 다가왔는데, 학계와 산업계 사이의 협력으로 가능했다고 짐작된다. 이런 다양한 분야의 협업은 메타버스 시대 채용뿐 아니라 인사 성공의 주춧돌이 되는 요소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또한, 지난해 잡코리아가 한국 MZ 세대 구직자 390명을 대상으로 한 ‘메타버스 채용 선호도’ 조사에서 응답자 중 17% 즉, 다섯 명 중 한 명꼴로 이미 메타버스 상에서 아바타를 사용해 면접 본 경험이 있다고 한 조사결과도 이 부분에서 한국이 앞서가고 있음 을 잘 보여준다. 메타버스 채용의 조직문화 – 누구를 채용할 것인가, 무엇이 채용인가가 모두 확장된다 메타버스 상의 취업박람회에서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은 게더타운(Gather Town)이라는 플랫폼을 제공한 기업이다. 게더(Gather)라는 이름의 이 스타트업은 2020년에 대학을 졸업한 4명의 젊은 친구들이 공동창업한 기업으로 이제 막 1년이 지났다. 그 사이에 벤처펀딩을 취업박람회 전에 한 번 그리고 그 후에 또 한 번 받아 한화로 총 1000억원에 가까운 투자를 유치하며 고속 성장 중이다. 현재 총 직원 수는 100명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메타버스 채용 플랫폼 기업의 조직문화를 보면, 메타버스 시대 인재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어떤 조직문화를 만들어나가야 하는지에 관한 몇 가지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공동창업자 4명: 혼자서 나를 따르라는 독불장군식의 리더십으로는 메타버스 시대 채용에 불리함.  창업자 전원이 갓 대졸. 인턴 경력이 전부: ‘검증된’ 이력을 따져 선발하다가는 진짜 인재를 놓칠 수 있음. 창업자 구성이 아시아계, 중동계, 유럽계로 다양: 다양성, 협업 능력이 채용에서 왜 중요한지를 잘 보여줌. 12개국 10개 시간대에서 비대면 근무: 근무방식에 있어 최소 혼합형은 고려해야 승산 있음. 인프라는 한국이 앞서 나가지만, 메타버스 채용을 ‘해도 되게’ 해주는 조직문화 면은 어떨까?  위의 네 가지 조건의 반대편 즉, 독불장군 리더, 입증된 경력 중시, 다양성에 무관심한 기업, 근무 시간과 공간의 유연성을 제공하지 않는 인사 중 하나라도 내가 속해 있는 조직이 해당된다면, 지금 당장 메타버스 시대의 채용을 위해 문화를 바꾸어 나가야 한다. 

한발 더 나아가 메타버스 시대 채용에서는 누구를 채용할 것인가와 무엇이 과연 ‘채용’인가도 모두 확장될 것이다. 누구를 채용할 것인가라는 측면에서는 최근 한국 스타트업 네오코믹스에서 ‘리아’라는 이름의 가상인간을 정규직원으로 채용한 예가 있다. 이 역시 한국 기업들이 문화 측면에서도 메타버스 채용의 시대를 준비하는데 선도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무엇이 채용인가? 라는 근본적인 정의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스탠퍼드대학의 장수 센터(Center of Longevity)의 창립자인 로라 카스텐센 교수는 2018년 연구에서 “40세까지 정규직에 취직하지 않는 것이 좋다”라고 발표해 화제가 되었다. 수명 연장으로 일과 가정을 비롯한 삶의 여러가지를 이루어나갈 수 있는 시간도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인데, 다만 기업의 문화와 일하는 방식이 이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것이다. 일과 가정을 둘 다 쫓다가 쓰러지는 4~50대가 비일비재하고, ‘N포 세대’라는 웃지 못할 별칭이 붙은 20~30대가 있는 한국 실정을 생각하면 가볍게 흘려 넘길 이야기가 아닌 듯하다. 조직 차원에서 정규직-비정규직-긱(Gig) 노동자들을 모두 ‘채용’하고 구성원으로 포용하는 조직이 메타버스 채용에서 우위를 쥘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자칫 이 점이 한국기업들이 세계적으로 메타버스 채용을 선도하기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든다. 주지하다시피 정규직, 대기업, 안정성을 절대적으로 선호하는 분위기가 여전하며, 이런 인식이 자리 잡은 근본적인 원인인 정규직-비정규직 또는 대기업-중소기업 사이의 구성원 대우에 대한 큰 격차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상인간도 정규직으로 채용하여 4대 보험을 지급하였다는 기사를 보면 한편으로는 계기만 주어지면 이런 문화도 얼마든지 빠르게 실현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메타버스 채용의 팀 스킬 – 공감(empathy) 이상에서 살펴보았듯이 메타버스 시대의 인재전쟁은 가히 세계대전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이고, 이에 더하여 누구를 어디에서 어떻게 채용할 것인지와 ‘채용’의 근본적인 정의까지 바뀐 환경이 곧 도래할 조짐이 곳곳에서 보인다. 그러면, 마지막으로 메타버스로 채용을 하게 되었을 때 인재전쟁에서 우리 조직이 이기게 해줄 팀 스킬이 남는다.

유료회원전용기사

로그인 또는 회원가입을 해주세요. (유료회원만 열람가능)

로그인 회원가입
저작권자 © 월간 인재경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