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의 새 트렌드로 떠오른 섬 여행. 배 타고 서너 시간 가야 닿을 수 있는 청정오지 낙도가 물론 매력적이겠지만, 바쁜 일상 속 시간 쪼개기도 여의치 않다. 일정 계획할 것 없이 가벼운 맘으로 떠나 바다와 갯벌, 붉은 노을과 어우러진 해수욕장, 풍성한 바다 먹을거리 만끽할 수 있는 섬, 어디 없을까.
당일치기가 가능할 정도로 수도권에서 가깝고, 하루 두 번 바닷길이 열리는 덕분에 차로도 닿을 수 있는 섬, 제부도가 답이 되지 않을까.
제부도로 들어가는 제부모세길은 경기 화성 서신면 송교리에서 시작된다. 물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통 하루 두 번 길이 열린다.
길 초입에는 바닷물의 나듦을 조망하는 워터워크가 있다. 갯벌 조망을 위해 오르는 길이 하늘을 향하는 천국의 계단을 연상케 해 ‘인스타 성지’로도 이름 나 있다. 드넓은 갯벌 위 펼쳐지는 노을 감상 스팟이다.
모세의 기적처럼 열린 제부모세길을 건너 섬에 닿으면 오른편으로 제부항 선착장과 빨간 등대가 눈에 든다.
이곳에서 시작하는 산책로 제비꼬리길은 섬의 서쪽 해안선을 따라 제부도 해수욕장까지 이어진다. 산책로는 밀물 때면 마치 물 위를 걷는 기분이 들 정도로 바다와 맞닿아 있다. 아기자기한 벤치와 조형물도 걷는 이의 시선을 끈다.
해수욕장은 섬에서 가장 활기 넘친다. 물이 물러난 갯벌에서 바지락 캐기 체험과 망둥어 낚시도 할 수 있고 서해의 너른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카페와 식당도 늘어서 있다.
해수욕장 끄트머리, 섬 서쪽 끝에는 매의 부리를 닮아 이름 붙여진 매바위가 있다. 물이 빠졌을 때는 바위 바로 아래까지도 산책할 수 있다. 봄과 여름이면 캠핑을 즐기는 이들로 해안이 북적인다.
빨간 등대에서 시작한 산책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서해의 풍광을 감상하며 느릿느릿 걸어도 채 두 시간을 넘지 않는다. 매바위 너머로 지는 해를 바라보며 짧지만 야무진 섬 여행을 마친다. 멀리 물러갔던 바닷물이 스물스물 다시 섬을 향해 다가오고 있다.
◆ 여행 TIP
제부도는 하루 두 번 바닷길이 열릴 때만 들어갈 수 있다. 화성시청 홈페이지에서 물 때 시간표를 확인할 수 있다. 지난 해 12월에는 전곡항에서 제부도를 잇는 서해랑케이블카가 개통해 이제 하늘로도 제부도를 찾을 수 있다. 케이블카에 올라 바다를 건너면 제부도와 육지를 잇는 길을 따라 갯벌과 서해바다의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제부도는 차로 섬을 일주하는데 채 30분이 걸리지 않을 정도로 작은 섬이다. 매바위 근처 공영주차장이나 제부항 선착장 주차장에 차를 두고 산책 겸 섬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수도권에서는 당일치기 여행이 가능하지만 1박 2식을 제공하는 숙소도 여럿 있다. 갯벌을 품은 섬 답게 다양한 조개류를 직접 캘 수 있고 낚시나 요트체험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