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기술]
Q. 우리 팀장은 업무를 지시하거나 대화를 할 때 말을 너무 함부로 합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은 대놓고 심하게 해놓고, 부하 직원들이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개의치 않습니다. 그래서 지시를 받을 때마다 꺼려지고, 이제는 인간 자체가 싫어지고 있습니다.
<실제 사례 연구>
“김 대리, 이리 와 보세요. 제가 지난주 회의 때 이야기한 자료 분석, 이게 다 한 건가요?”
“네, 팀장님. 그때 말씀하신 내용을 중심으로 만들어 봤습니다.”
“참 답답하네요. 그게 자료 분석입니까? 자기 아이디어나 생각도 좀 넣어서 새로운 내용으로 자료를 만들어야지. 이것 참, 신입 사원도 아니고.”
“팀장님,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 판단했습니다. 지시하신 대로만 해야 하는 줄 알고…. 다시 작성해서 보고 드리겠습니다.”
<이 문제,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대화를 할 때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특히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함부로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말을 함부로 해서 모멸감을 주면 듣는 사람은 일 자체에 회의감을 갖게 됩니다. 따라서 말하는 방법을 제대로 아는 것은 성과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서양에서는 조직원들에게 필수적으로 교육시키는 말하기 기술이 있습니다. 바로 ‘아이-메시지(I–message)’로 말하는 방법입니다. 아이-메시지란 ‘나’를 주어로 해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되,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는 말하기 기술입니다.
3일 전에 요청한 자료를 오 사원이 아직 가져오지 않았을 때 아이-메시지 방식으로 말한다면 “오 사원, 3일 전 제가 요청했던 자료 분석이 늦어지니 좀 걱정이 되네요”라고 할 수 있겠죠. 이때 걱정이 되는 사람은 ‘나’입니다. 이렇게 나의 생각과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상대방은 자신이 약속을 지키지 못했음을 자각해 기간 내에 일을 마치기 위해서 더 열심히 하게 될 것입니다.
반대로 ‘너’를 주어로 상대방의 행동이나 태도를 평가하거나 비판하는 것은 ‘유-메시지(You–message)’라고 부릅니다. “오 사원, 내가 3일 전 요청한 자료 아직도 준비 안 됐어요? 제대로 날짜를 지켜서 준 적이 없군요. 빨리 해서 갖다주세요”라는 말은 공격적인 느낌이 듭니다. 공격을 받으면 상대방은 저항하고 싶어지고, 감정이 상해 함께 일하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아이-메시지 방식 말하기는 많은 장점이 있습니다>
1. 자신의 입장과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 서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2. 개방적이고 솔직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3. 상대방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4. 상대방이 자신의 느낌을 수용하고 자발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게 됩니다.
<반대로 유-메시지 방식 말하기는 단점이 많습니다>
1. 상대의 문제를 비우호적으로 지적함으로써 상호 관계를 파괴합니다.
2. 내 일방적인 강요나 비난, 공격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3. 상대가 변명하려 하거나 저항적인 태도, 공격성을 보이게 됩니다. 또한 다음과 같은 행동은 상대방에게 심리적 좌절감을 불러일으킵니다.
· 명령, 지시, 요구: 오늘 오후까지 반드시 다 하세요.
· 비난, 우롱: 박사라면서 실력이 그 정도밖에 안 되나요?
· 심리 분석, 진단: 내 말에 발끈하는 것을 보니 열등감이 아주 큰가 봐요.
· 비교: 옆 팀 오 대리는 항상 일처리가 깔끔한데, 임 대리는 영 아닌 것 같아요.
이처럼 유-메시지 방식 말하기는 상대방의 사기를 꺾어 일을 더 못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조직의 리더들은 유-메시지 방식 말하기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피드백은 일을 더 잘하게 만들려고 하는 것인데,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오히려 일하기 싫어지고 마는 것이죠.
<아이-메시지 방식으로 잘 말할 수 있는 방법은>
실제 업무에서 아이-메시지 방식으로 잘 말할 수 있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아이-메시지 방식으로 말을 한 후에는 상대방의 반응을 살피고, 다시 적극적인 경청의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차 대리에게 상무님이 지시한 내용이니 빨리 데이터 통계를 내서 가져와 달라고 했는데 차 대리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팀장님, 제가 이사님이 주신 자료를 오후까지 정리해서 보고해야 해서요. 말씀하신 데이터 통계는 김 대리가 주로 처리하고 있으니 김 대리에게 지시하시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이때 “차 대리, 자네는 왜 이렇게 센스가 없나? 상무님이 급하게 지시하신 건데 그냥 먼저 하면 되는 거지. 그리고 입사한지 4년 차인데 아직도 데이터 통계 내는게 익숙하지 않아서 어떻게 할 건가?”라고 유-메시지 방식으로 말하면 상대방에게 상처만 줄 뿐 일은 잘 풀리지 않을 것입니다.
“아, 그래요? 상무님 일이 급하긴 하지만 데이터 통계에 익숙하지 않다고 하니 김 대리에게 부탁해야겠네요. 그런데 우리 부서에 온 지도 2년이 넘었으니 데이터 통계내는 법을 연습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렇죠?”라고 아이-메시지 방식으로 말하면,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습니다. 차 대리가 익숙하지 않은 데이터 통계업무에 능숙해질 수 있도록 동기 또한 부여해줄 수 있죠.
상대방의 행동으로 인해 생긴 부정적인 감정을 강조하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김 사원이 보고해야 할 자료를 늦게 줬을때 유-메시지 방식으로 “김 사원이 오전까지 해야 할 보고를 해주지 않아서 오후 스케줄이 엉망이 되었잖아요. 어떻게 할거예요?”라고 말하는 것은 상대방을 공격하는 말일 뿐입니다.
보고를 못 받아서 화가 나더라도 아이-메시지 방식으로 “제때 보고서를 못 받아서 일정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무슨 일 있었나요?”라고 말하면 상대방은 배려 받고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면 “팀장님, 죄송합니다. 상무님께서 오늘 아침까지 준비하라고 하신 보고서가 있어서요. 너무 급하다고 하셔서 먼저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라고 자신의 입장을 편하게 말해줄 것입니다.
이처럼 아이-메시지로 말하면 이유든 변명이든 상대방이 편하게 대답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아이-메시지의 힘입니다.
직장인 베스트셀러 <당신이 변하지 않으니 퇴사하겠습니다> 는 직장생활에서 가장 어렵다고 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와 소통에 대한 모든 솔루션을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 유경철 ‘소통과 공감’ 대표의 글을 통해 ‘직장인이 꼭 알아야 할 리더십과 커뮤니케이션’을 전합니다.
글 _ 유경철
소통과 공감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