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희의 창의노트]

물어보자. “1% 인재라면, 대단한가?” 물론 대단하다. 100명 중 1명이다. 더 좁혀 ‘0.1% 인재’라면 또 어떤가? 좁디좁은 바늘구멍을 뚫고 경쟁에 승리했거나 승리할 경이로운 인재임에 틀림없다. 그럼 ‘0.000000013% 인재’라면 상상이 되는가?

대한민국의 인재 블랙홀 ‘의대’. 2023학년도 의대 정원은 3,058명이고, 같은 해 수능 응시자수는 447,669명이었다. 의대 합격자를 최상위권 인재라 본다면, 이들은 0.68%에 해당한다. 이런 기준이라면 앞서 거론한 ‘0.1% 인재’는 의대 합격자를 훨씬 앞선다. 그럼에도 냉정히 살피면 0.1% 인재라고 해봐야 1,000명 중 1명이니 그렇게 대단한 것도 아니다. 뭘 믿고 그렇게 거만한 어투냐고?

다들 망각하고 있는 진실이 하나 있다. 나 자신은 세상에서 가장 희소성을 띤 존재다. 보석의 왕이라 불리는 다이아몬드 따위와는 애당초 비교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결례다. 그런 희소성은 곧 경쟁력이다.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냐고?

현재 지구상 인구는 얼마일까? 국제연합(UN)에 따르면, 2022년 11월 이미 80억 명을 넘어섰다. 고로 나는 80억 명 가운데 딱 한 명이다. 이를 %로 바꾸면 ‘0.000000013%’에 해당한다. 그 어떤 누군가와도 비교 불가한 탁월한 존재다. 물론 나 자신만 인정하지 못할 뿐!

우주는 지금으로부터 138억 년 전 시작됐고, 지구도 46억 년이란 장구한 역사를 지녔다. 현재 지구에 살고 있는 80억 명의 99.99%는 나를 포함해 태어난 지 100년이 채 못 된다. 그럼에도 내 외모와 체력, 지력은 우주 역사 속에 존재했던 그 어떤 생물과도 같지 않은 유일무이하다. 미래에도 변함은 없다.

통상 배출되는 정액엔 2~3억 마리의 정자가 들어 있다. 최종 목적지는 난자이고, 그로 가는 길은 더없이 고달프고 지난하다. 수영실력이 뒤지거나 딴 길로 새는 정자는 가차 없이 죽음과 마주한다. 갖은 고난을 헤치고 난자 주변에 도달한 정자는 불과 50~60마리. 이 중 난자와 결합할 수 있는 건 딱 1마리, 바로 ‘나’다. 3억 명이란 엄청난 경쟁자와 싸워 이긴 강자다.

또 정액 배출은 평생 한 번만이 아니란 사실도 잊지 마라. 혈기왕성한 시절엔 하루에도 수차례 방사(房事)! 그러면 수백 아니 수천 억의 경쟁자를 물리친 셈이다. 세상에 고개를 내미는 순간 나는 이미 ‘지존(至尊)’이다.

이런 출중하고 고귀한 나건만 삶은 딱 한 번이고 그 조차 제한적이다. 그러하거늘 틈만 나면 자신을 폄하하느라 한정된 삶을 낭비한다. 방탄(BTS)도 “어쩌면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게 나 자신을 사랑하는 거야”(Answer: Love Myself)라고 노래했다.

내 삶의 진정한 여정은, 내가 세상에서 가장 귀중하다는 철썩 같은 믿음에서 첫 걸음을 뗀다. 그걸 일깨우려 부처는 태어나자마자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을 외쳤다.

각설하고, 세 가지만 주문한다. 하나, 오롯이 나란 존재와 가치를 깨쳤다면 삶의 모든 장면에서 내 개성을 한껏 드러내라. 어차피 미래는 종잡을 수 없으니 달리 생각하고 저지른다면 나는 창의적 천재다.

둘, 남의 시선과 기대에 맞추느라 나만의 고유함을 헐뜯지 마라. 세상은 오직 나만이 지닌 특별한 매력과 재능을 원한다. 셋, 주변 평가보다 내 잠재력과 가능성을 훨씬 크게 보라. 내 성장판은 365일 열려 있다. Love myself, love yourself. 


글 _ 김광희 창의력계발연구원장 / 협성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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