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REPORT - REVIEW]

영국 서섹스(Sussex) 경영대학 부교수이자 MBA 프로그램 책임자인 Zahira Jaser는 “중간관리자들은 상급자의 대변인으로 위에서 결정된 것에 대해 세부 사항을 모르고 하급자를 설득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중간관리자는 리더의 지시를 전달하고 이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주요 원인이 경영진의 결정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모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중간관리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만연한 조직문화가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메타의 CEO인 마크 저커버그와 트위터(현재는 X로 변경)의 CEO 일론 머스크는 올해 대규모 해고를 발표, 소셜 미디어를 통해 중간관리자를 조직의 부정적인 존재라고 공표하며 이들을 해고하는 것을 자랑하는 행태가 중간관리자를 더 힘들게 하고 있는 것이다. 
Jaser는 업무 지시만 한다는 인식이 팀을 잘 이끌고 싶어하는 중간관리자를 낙담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그녀는 수백 명의 중간관리자를 인터뷰한 결과를 바탕으로 “구성원들은 리더를 영웅으로 생각하지만 중간관리자에 대해서는 특별할 게 없는 사람으로 생각한다. 또한 리더가 중간관리자들을 평범하다고 인식하게 된다면 그들의 자리를 없애는 것을 쉽게 생각하게 된다”고 말한다.
중간관리자에 관해 연구한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중간관리자를 없애는 것이 정답이 아니라며, 간단한 해결책으로 관리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관리자의 만족도는 직원의 만족도로 이어지고, 이는 곧 높은 생산성과 이익 증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간관리자의 부정적 이미지가 자리 잡은 데는 기업의 조직 구조와 더불어 중간 관리자들에 대한 편견이 배후에 있다고 말한다.

중간관리자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이미 많은 미팅, 업무 과중, 회사의 지원 부족과 같은 중간관리자의 어려움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맥킨지 앤 컴퍼니(McKinsey & Company)가 올 3월에 발표한 중간관리자 대상 글로벌 설문 결과는 상상 이상으로 이들이 지쳐 있음을 보여준다. 중간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직장에서의 경험에 관해 질문했고, 응답자 중 20%만이 조직에서 능력 있는 관리자로서의 성장을 도와줄 것이라고 응답했고, 42%는 도움을 주지 않거나 도와주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맥킨지 파트너이자 설문조사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Emily Field는 중간관리자가 조직 성공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중간관리자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그들과 일반 직원과의 차이는 무엇인지, 그들의 어려움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봐야 한다”고 말한다.

팬데믹 이후의 도전 과제
매사추세츠주에서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Katherine Ullman은 “최근 몇 년간은 거시경제와 사회정치적으로 불확실성의 시기였다. 기업들은 채용을 축소하고 확대했다 다시 축소했다. 중간관리자들은 자신과 팀의 생존을 걱정해야 했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직원들에게 동기 부여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말한다.
Katherine Ullman은 노동시장의 경직성으로 인한 직원 채용과 유지, 젊은 직원의 증가하는 요구, 직원과 고용인의 새로운 관계, 팬데믹으로 인한 원격 근무 증가가 중간관리자에게 더욱 큰 압박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멀티미디어 플랫폼 WatchHerWork의 CEO이자 창립자인 Denise Hamilton은 2022년 12월 MIT Sloan Management Review를 통해 “중간관리자들은 지쳤다. 이제 최고경영진은 이들에게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피력했다.
“새로운 환경으로 관리자들은 기존 갖고 있거나 훈련받은 것보다 더 높은 수준의 리더십을 요구받고 있다. 과거 관리자들은 그들 직원에게 개인적인 삶에 대해 질문하지 않도록 배웠다. 하지만 지금은 깊은 대화로 직원 각자의 문제에 대한 부분까지 확인하고 조처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관리자들의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

인사평가에서 놓치고 있는 것
안타깝게도 지난 몇 년 동안 일어난 경제, 문화적 변화들은 종전 경영상 고질병과 결합돼 중간관리자들에게 더 큰 압박을 주고 있다. 
벨기에 Vlerick 경영대학의 부교수인 Smaranda Boros는 “많은 기업이 세상의 변화에 맞춰 민첩한 형태의 조직과 실험 문화로 나아가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실상은 종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방식으로 조직이 운영되고 있다. 실제 소프트 스킬이 화두가 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회사가 평가에서 소프트 스킬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Boros는 네덜란드 소재의 한 다국적 기업이 채택한 평가 모델을 추천한다. 이 기업의 중간관리자들은 경영진에게 기존 인사평가 방식이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고, 그 결과 직원 성과에 개인적인 측면을 통합한 평가 모델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직원들은 평가표에 체크하는 대신 그들의 삶에서 어디에 서 있는지 논의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팀 분위기, 필요 역량, 팀원 간 관계 등 기존 평가에서 놓치고 있는 것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업무적 과부하
인사평가와 같은 행정적 업무는 관리자들의 업무에서 상당한 시간을 차지한다. 맥킨지 설문에서 중간관리자 응답자들은 관리 업무가 아닌 실무에 49%의 시간을 소비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그들의 주요 업무인 직원 관리에는 28%의 시간만을 사용한다고 답했다.
<Power to the Middle> 책의 공동 저자인 Field는 직원의 복잡한 지출 보고 승인 절차가 중간관리자의 시간을 뺏고 있다고 말한다. 그녀는 “중간관리자가 지출을 확인해야 하나?”라는 의문과 함께 “중간관리자가 일부 지출 보고서만 처리 가능한 시스템은 없을까?”라고 질문을 던진다.
그녀는 중간관리자로서 직원이 신용카드를 잃어버렸을 때, 새로운 신용카드 승인 절차를 밟았던 과거의 경험을 소개했다. 
“승인 절차는 여러 상급자를 거치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그러나 상위 리더들은 이런 승인절차와 소모적인 작업이 필요한지 의문을 갖고 있지 않았다.”
Field는 맥킨지의 연구결과를 인용하며 “하루 중 행정 업무에 18%의 시간을 할애하는 것을 보며, 중간관리자의 역할이 무엇이어야 할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녀는 과도한 행정적 업무로 인해 중간관리자들은 본연의 관리 업무를 벗어나 변화의 동력이 될 수 없다고 느낀다고 말한다. 업무 성과에 대한 선호하는 보상 형태를 물어본 맥킨지의 설문 결과에서도 많은 중간관리자들은 보너스, 급여 인상, 승진보다는 더 큰 자율성을 원한다고 응답했다.

변화하지 않는 조직구조
2018년 발표된 ‘변화 관리 학술지’에는 지난 70년 동안 기업의 기술적인 변화 속도와 조직적인 변화 속도가 비교 분석돼 있다. 전자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지만, 후자는 거의 변화하지 않았다. 이는 중간관리직의 구조가 직장 내 중요한 변화에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관리자를 위해 근본적인 조직구조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변화 과정에는 진단, 연구, 자료 수집, 전문성, 인내심 그리고 비용이 필요하다. Field는 오랜 시간의 과정과 비용 때문에 경영진들이 편하다고 느끼는 기존 조직구조로 돌아가고 싶다고 느낄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그녀는 경영진이 조직 개편에 대한 투자로 중간관리자 역할이 완화될 것이라는 확신 없이는 기존 조직구조에서 영원히 벗어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며 경영진 스스로 기업의 약점이 중간관리자가 아닌 조직구조라고 인식해야만, 조직구조 개선을 통해 중간관리자의 불행을 해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Ullman은 최고경영진이 조직구조를 개편하는 데 동의한다면 중간관리자와 더 잦은 소통과 더 나은 소통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중간관리자는 조직의 최상위와 하위 모두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경영진이 중간관리자의 의견을 구하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녀는 “중간관리자는 해결책에 대한 통찰력과 조언을 제공하기에 아주 좋은 위치에 있다”며 “성공적인 관리자의 역할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경영진과 중간관리자 간의 의견 통합이 필요하다. 경영진은 중간관리자에게 방해되는 것은 무엇인지 물어보고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현장 직원의 변화
워크잼(WorkJam)의 CEO인 Steven Kramer는 현장 업무에서 중간관리자의 업무부담이 완화되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 현장 직원은 맥켄지 연구에서의 사무실에 앉아 있는 직원이 아니라 식당, 유통 센터, 소매점, 제조공장, 창고와 병원같이 고객에게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을 의미한다.
Kramer은 이러한 산업에서 리더는 인력 부족, 퇴직, 고객들의 속도, 지식, 품질에 대한 새로운 요구 등으로 지쳐있다고 한다. 리더는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사업 운영을 위해 매니저들이 필요하며, 매니저들의 부담을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Kramer는 자신의 회사에서 현장 직원의 행정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프로그램을 설계했다. 그는 관리자들이 직원을 지원하기 위한 기술, 교육 등을 제공하는 것에 대해 더 많은 경영진이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한다. 관리자들은 더 많은 시간을 현장에서 직원을 지도하고, 고객과 함께하며 관리자로서의 직무를 온전히 수행한다.
관리자들이 관리 업무를 수행할 있도록 지원하는 방법은 Slack과 같은 의사소통 기술에 대한 지원 외에도 디지털 역량, 교육, 훈련, 전문성, 경험과 소프트 스킬을 고려하여 업무를 배정하는 것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직원들은 같은 온라인 공간에 접속하고, 관리자가 게시한 업무 중 선택할 수 있다. 또는 관리자가 작업별 필요 역량을 표기하거나, 새로운 업무 수행 또는 경력개발을 위한 인증과 교육과정을 안내 및 선택할 수도 있다.
Kramer는 이러한 ‘공정한 업무 배분’은 주로 현장 직원이 있는 회사에서 사용되며, 직원에게 자율성과 권한이 이양돼 관리자들은 업무 배분 및 업무에 적합한 직원을 찾기 위해 너무 많이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Jaser는 이러한 변화로 기업이 조직 개편의 필요성을 인식할 때, 중간관리자의 역할이 확대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말한다. 그녀는 “뛰어난 중간관리자들은 연결하는 능력과 영향력을 미칠 수 있어야 하며, 복잡성을 설명하고 사람의 변화 가능성을 이해하는 인간적인 역량을 키워야 한다. 직원들에게 동기부여하고 싶다면 이직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할 사람이 필요하다. 직원들이 지쳐 있다면 관리자들은 그들에게 감정적으로 공감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번역_하진수 인싸이트그룹 책임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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