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REPORT - 미국]
2023년 3사분기에는 미국 기업의 선도 주자였던 FAANG이 ‘황야의 7사(Magnificent 7)’로 개편됐다. 한편으로는 “오, 한국 완전히 망했네!”라고 한탄한 미국 석학의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생성형 AI 시대 노동시장을 푸는 실마리를 ‘황야의 7사’의 전략과 인사를 통해 찾아본다.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와!” 지난 달 미국의 석학 조앤 윌리엄스 교수가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78명이라는 통계를 듣고 머리를 부여잡는 장면이 초저출생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에 공개되면서 화제가 됐다. 캘리포니아 법대의 워크라이프 법률 연구소(Center for Work Life Law)의 창립자이자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주요 필진인, 명실공히 노동법의 대가인 조앤 윌리엄스 교수가 왜 이런 반응을 보였을까. 일할 사람이 없으면 생산이 되지 않고, 그러면 기업이고 경제이고 돌아가지 않으리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한국에서는 그간 저출산 고령화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지만 해결책을 딱히 찾을 수 없어 그만큼 둔감해진 부분도 있다. 그런 와중에 이런 통계를 처음 접한 석학의 숨김없는 솔직한 우려는 새로운 경제판도 속에 우리의 노동시장 현황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생성형 인공지능의 급격한 상용화로 새로운 경제와 노동시장이 열리는 것이 확실하다. 그리고 이 새로운 경제에서 기업이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것은 새로운 시대에 맞는 전략과 인재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키우는가에 달려있다. 이 시작점에서 최소한의 인재도 확보되지 못한다면 “오, 망했네요!”라는 반응이 뒤따르는 것이다.
“챗GPT 엔지니어를 찾습니다” 반면에 성공의 열쇠도 인재에 있다는 것도 더욱 확실해지고 있다. 2022년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액센츄어(Accentur)가 전세계 570명의 CEO와 570명의 CHRO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89%의 CEO가 “인사 총괄이 장기적 기업의 성장에 핵심적 역할을 해야 된다고 믿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올 초 생성형 인공지능이 급격히 상용화되면서 새로이 생겨난 ‘챗GPT 프롬프트 엔지니어’라는 직종은 새로운 경제에서 인사의 중요성과 노동시장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온라인 교육 플랫폼인 코세라에는 재빠르게 ‘Prompt Engineering for ChatGPT’라는 교육과정을 만들어 올렸는데 9월 중순 기준, 이미 133,000명이 넘는 수강생들이 등록했다. 여름에는 넷플릭스가 ‘생성형 인공지능 테크 리더’를 구하면서 최대 연봉이 90만 달러(한화 12억원)라는 구인공고를 내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비단 넷플릭스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이 생성형 AI 시대를 이끌 인재를 너도나도 찾고 있다. 하지만 수요가 많아도 공급이 빠르게 보조를 맞추지 못하는 것이 현재의 노동시장 현실이다. 12억원 연봉이나 13만명이 수강하는 최신 직종 관련 온라인 과정을 보면 2010년대 초반에 ‘데이터 과학자(Data Scientist)’라는 새 직종이 생겨났을 때를 방불케 한다. 이런 노동시장의 현상들은 1차 산업혁명 때 제니 방적기(spinning jenny) 발명으로 급작스럽게 생산성이 확장되었던 것과 유사한, 즉 획기적인 생산성 확장에 대한 기대로 인해 생겨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