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상흔 남은 곳으로, 초등생 자녀 교육에도 그만

봄이다. 의심할 여지 하나 없는 봄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 영하권에 머물렀던 기온이 영상까지 고개를 들면서 사람들은 겨우내 걸쳤던 두툼한 겉옷 가지를 벗어내는 것으로 봄을 맞고 있다. 가로수의 허리를 두르고 있던 옷들도 어느샌가 하나둘 종적을 감추고 있다. 아무래도 봄은 무거운 것을 내려두고, 대신 그 자리에 향기와 햇살을 머무르게 만드는 힘을 가졌나 보다.
이런 때에 집순이 집돌이로 주말을 보내는 것은 봄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밖으로 나가자. 
이럴 때 부모는 고민이 깊다. 어디를 가야 아이가 지루해하지 않으려나. 또래 아이들이 많은 곳이 아이에게는 좋을 게 분명하지만, 어쩐지 시끄러운 것은 오래 견디기 힘들 것만 같다. 화장실 한 번 가려면 몇십분씩 줄을 서야 하고, 커피 한 잔 마시려 몇백미터를 걸어야 하는 일은 생각만 해도 귀찮다. 아이는 아이대로 마음껏 뛰어 놀고, 어른은 어른대로 힐링할 수 있는 그런 곳, 어디 없을까?

서울에서 한 시간 정도면 갈 수 있는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은 요즘 같은 날씨에 부모와 아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이곳은 돗자리 하나만으로도 가족 소풍지가 된다. 

14만 평이나 된다는 드넓은 이 땅의 곳곳에서는 바람개비들이 힘차게 돌아가고, 가오리연이 하늘을 날며, 바이킹과 회전목마를 탄 어린이들의 꾸밈없는 미소를 볼 수 있다. 차가 지나다니지 않으니 아이들은 제기 자치를 즐기거나 집에서 가져온 킥보드로 스피드를 즐기기도 한다. 곳곳에 설치된 거대한 조형물을 관람하고, 함께 사진 찍는 이도 있다. 지금까지 열거한 장점들뿐이라면 사실, 평화누리공원을 대신할 수 있는 장소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은 분단의 아픔을 되새기며 통일을 염원하는 ‘통일안보관광지’로, 매년 수백만 명이 찾는 곳이다. 6.25 전쟁 납북자 기념관에서는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이는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이 놀이와 교육 두 가지 다 충족할 수 있는 곳이라는 뜻으로, 돗자리가 준비됐다면 바로 시동을 켜보자. 다른 준비 없이 6.25 한국전쟁에 관한 상식은 챙겨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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