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4일에 진행된 KDIN 포럼에서는 커넥트 리더십의 저자이자 와이커넥트 대표인 송지현 씨가 한국 기업에서 DEI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쌓은 노하우와 고민을 공유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멤버들 간에 한국적 DEI 프로그램의 사례와 방향성에 대해 토론한 내용을 요약해 전하고자 한다.
Plan: ‘다양성’ 문제에 대한 해석 최근 한국 기업들의 DE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특히, 구성원 대상 이해와 역량 향상을 목적으로 한 교육 니즈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DEI라는 용어조차도 보편적으로 통용되지 않는 국내 상황에서, DEI에 대한 일반적인 인지와 이해뿐만 아니라 그 필요성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 내어 이를 바탕으로 회사 또는 조직의 역할과 비즈니스에 적용까지 고민하도록 만들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미국은 ‘인종’이라는 가시적 다양성의 큰 줄기를 바탕으로 성별, 연령, 장애 등의 가시적/비가시적 영역까지 쉽게 확장 가능한 사회적 공감대와 문제의식이 기업 내에도 고스란히 연결되었기 때문에, 조직에서 DEI를 고민하고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에 대한 이유(why)를 따로 설명하는데 에너지를 많이 쓰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한국적 맥락에서의 DEI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재해석하고 공감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어떤 교육이나 워크숍도 이를 업무 장면에서의 고민과 노력으로 확장해 나갈 수가 없게 된다. 그래서 송지현 대표는 한국적 DEI Training의 첫 단계인 ‘Plan’ 단계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내 사회적 갈등 상황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들을 보여주고, 이 연장선상에서 국내 기업 문화에 만연한 다양성을 포용하지 못해 벌어지는 조직 내 문제들을 가지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연령 또는 직급 간 커뮤니케이션 문제, 기존 직원과 신규 입사 직원 간의 갈등, 여성의 커리어 개발이나 승진 기회 부족, 영어를 능숙하게 하는 직원과 그렇지 못한 직원에 대한 이미지와 평가, 출신 대학이나 이전 직장 경력을 근거로 한 편견 등 ‘다름에 대한 존중’ 문제를 각 사의 핵심 이슈 기반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Do: 존중을 막는 고정관념을 관리하는 것의 중요성과 방법 각 조직에 ‘존중’이 필요한 상황에 대한 공감이 이루어졌다면, 어떻게 문제 해결을 할 수 있을지 ‘실행 방법’을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 존중하지 않는 말과 행동의 근간에는 ‘잘못된 고정관념과 편견’이라는 생각의 방식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밝히고, 이를 관리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보는 단계로 나아간다. 이때 퍼실리테이터의 개인 경험을 기반으로 한 인식 변화 사례나 참석한 구성원 중 직책자나 시니어의 스토리가 더해지면 좋다. 주의할 점은 잘못된 고정관념이나 편견은 언제나 생길 수 있고,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라는 관점을 환기하는 것이다. 이를 너무 부정적으로 몰아가거나 한 번에 해결 가능한 단순한 문제로 치부하지 않는 것이다. 잘못된 고정관념과 편견을 관리하는 목적은 결국 존중의 말과 행동을 통해 조직 구성원들의 ‘심리적 안전감’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심리적 안전감이 확보된 조직에서는 구성원 모두가 자신의 이야기를 거리낌 없이, 제한 없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Do’ 단계에서는 구조화된 방식을 통해 DEI 가치를 실천하는 과정 전체를 경험하도록 구성한다. 이 경험을 통해 실제 업무 일상에서 구체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이후 정기적인 모니터링과 업데이트 과정을 거치며 내재화해 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송지현 대표는 이 과정을 대표적인 두 가지 방식을 활용하여 끌어간다. 하나는 모바일 설문이나 패들렛과 같은 툴을 활용하거나 종이에 쓰는 등 개인의 느낌, 생각, 행동을 ‘먼저’ 적고, ‘나중에’ 말하고 행동하도록 요청하는 것이다. 자신이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익숙한 사고가 말과 행동으로 바로 이어지면, 잘못된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알아차리거나 수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존중의 말과 행동이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이런 방식으로 연습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다른 하나는 잘 설계된 롤 플레잉(Role-playing)에 참여시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상대방의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볼 뿐만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에서 어떤 말과 행동을 할 수 있는지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마침내 ‘포용적 커뮤니케이션 스킬 가이드’를 제시함으로써 언어적/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에 변화와 필요성을 느껴보도록 한다.
See: 워크룰(Work-Rule)을 만들고 내재화하기 ‘Do’ 과정이 모두 완성되면, 교육에서 경험한 내용이 실제 업무 현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구체적인 행동 기반의 개인 다짐과 조직의 워크룰로 정리하는 ‘See’ 단계로 들어간다. 합의된 워크룰을 명시하고, 이를 기반으로 개개인의 고유성이 존중되는 문화를 만드는데 모두가 동참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전개 방식도 도출하게 한다. 그래서 사후 콘텐츠나 캠페인으로 연결되는 활동을 통해 Do-See 과정이 반복됨으로써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회고하며 변화관리를 이어나가는 것이다.
